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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울릉도 체크아웃은 아침 9시이기에 아침이 조금 바빴다. 전날 짐정리를 하지 않고 잤기 때문에 평소같으면 늦잠을 자는 일요일 아침이였을 텐데, 일찍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짐을 싸은 후에 대중 아침을 먹고 숙소에서 나왔다.

 

마지막날 아침이라 그런지 아침마다 보던 이 풍경들이 애틋하고 그리워 질 것 같았다. 딱 보름만 울릉도에 살아보면 어떨까! 요즘 제주살이가 유행이여서 아빠와 나도 보름간 제주살이(?)를 하고 왔는데 아직도 생각이 많이 나는 여행이였다. 울릉도 3박 4일, 너무 빠듯해서 그냥 스쳐지나간 지역들도 있어서 너무 아쉬웠지만, 이 여행도 바쁜 일상에 치이면 많이 생각날 것 같았다.

 

 

체크아웃을 한 후 리셉션 옆에 짐을 두고 저동항터미널로 향했다. 울릉도의 체크아웃이 9시인 이후는 울릉도로 들어오는 첫배가 대략 11시에서 12시 사이에 울릉도에 도착한다고 한다. 그런데 손님들이 배멀미가 심해서 보통은 오늘날 바로 입실하려고 하는 관광객도 많고, 여행사 가이드들도 여행객들이 너무 힘들어하니 얼리체크인을 계속 부탁하니 체크아웃 시간을 오전 9시로 했다고 한다. 9시에 손님들이 퇴실을 해도 11시까지 청소를 마치려면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고 한다. 우리가 탈 배인 썬라이즈호는 오후 2시 출항이기에 배 출발 전까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계획을 미리 세워두어야 했다.

 

둘쨋날 투어코스 A에서 못가 본 곳인 관음도를 다녀오기로 했다. 전날 카페 울라에 가면서 택시 기사 아저씨께 관음도까지 택시비를 물어보니 14,000원에서 ~15,000원정도 나온다고 했다. 일단 일주버스가 있으면 일주버스를 타고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하면 택시를 탈 생각이였다.

 

일단 숙소에서 나와서 저동항으로 갔다. 며칠을 이곳에 있었는데 이 광장은 처음이였다. 매일 다니던 길로만 다니다 보니 좁은 마을인데도 새로운 곳이 많았다.

 

호텔에서 나올 때는 맑은 하늘이라 기분이 좋았는데, 갑자기 또 하늘에서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한 5분쯤 비가 내렸을까? 언제 비가 왔냐는 듯이 날이 좋아졌다.

 

전날 독도 갈 때 타고 갔던 엘도라도호가 정박해 있었다. 어제 한번 타봤던 배라고 왠지 만나니 반갑고 기분이 좋았다.

 

배가 출항할 때는 이 앞이 북적북적 거렸는데, 아직 배가 드나들 시간이 아니라 그런지 다른 항구들처럼 조용했다.

 

 

티켓발권이 될지 안될지 모르지만 일단 와본 것이였는데, 발권이 가능했다. 매표창구에서 현장표를 구하는 울릉도 현지 주민들도 계셨다. 발권을 할 때 직원에게 자리를 창가로 배정해 달라고 부탁하니 창가로 되어 있다고 해서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배의 맨 앞쪽에 위치해 있어서 4시간 동안 화장실에 가기는 조금 힘들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표를 받은 후 신분증과 함께 잘 접어서 가방 속에 넣었다. 그리고 아침에 대저해운으로 부터 몇 시까지 티켓팅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문자가 와 있었다. 미리 표를 받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

 

여러번 지나다녔던 길이지만 오늘 옆을 바라다 보니 오늘처음 온 것 같이 새롭게 느껴졌다. 비가 온 후라 모든 세상이 물기를 머금고 있어서 깨끗하고 색감도 아름다웠다.

 

어? 이런 곳에 먹자골목이 있었네! 우린 항상 한블럭 위의 길로 다녀서, 이길을 처음 걷는 길이였다. 이렇게 많은 식당이 이곳에 있는지 알았으면 몇 번은 와서 밥을 먹엇을 텐데라는 아쉬움만 들었다. 아침시간이였지만 인기가 있는 식당들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골목을 나오니 버스정류장이 나왔다. 버스정류장과 택시정류장이 함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관음도나, 천부 등을 갈 수 있고, 또 도동으로도 버스로 갈 수 있다. 그러나 방향을 잘 확인하고 버스를 타야한다. 우리는 관음도를 가기 위해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그런데 버스 시간까지 너무 많이 남았다. 그래서 택시를 타기 위해 택시 정류장으로 갔는데 막상 택시를 타려고 하니 그 많던 택시는 다 어디로 갔을까? 누군가 택시를 불렀나 보다. 택시를 타려고 하니 다른 손님들이 홱하고 택시를 탔다. 택시 뒤편을 보니 울릉도 콜택시 번호가 있어서 잽싸게 사진을 찍어 두었다.

 

나는 콜택시 회사로 전화를 해서 관음도로 가려고 하는데 버스정류장으로 택시 한대를 보내달라고 했다. 직원분이 그곳에 남는 택시가 없냐고 물어보기에 한대도 없다고 말하니 빨리 택시를 배정해서 보내겠다고 했다. 한 오분기다렸나, 택시가 우리 앞에 정차했다. 관음도까지 요금은 미터로 하기에 대략 15,000원 정도 나왔다. 그런데 콜택시를 불렀으니 콜비 2,000원이 추가 되었다.

 

 

관음도 주차장에서 내려서 관음도 매표소까지 걸어가는 길에 '갈매기 가족 사랑으로 지켜주세요'라는 안내판을 보았다. 이 안내판은 울릉도초등학생들의 요청에 의해 만들어 졌다고, '선을 넘는 녀석들'에서 본 적이 있었다. 그냥 평범한 안내판 같지만 이런 사연이 담겨져 있었다.

 

 

전전날 이곳에서 사진을 찍기는 했지만 그냥 스쳐지나갔던 곳이 였다. 날이 맑아서 바다의 색깔도 아름답고, 바위 위에 있는 풀들의 푸릇푸릇한 녹색도 마음을 녹여주는 것 같았다. 그러나 여름이라 습하고 더웠다.

 

 

관음도로 가기 위해서 관음도 매표소로 갔다. 둘째날했던 투어에서는 입장시간이 지나도 멀리서 보기만 했어야 했다.

 

 

울릉도와 자매결연이 된 지역의 주민은 할인 또는 무료입장이 되는 것 같았다. 아빠는 경로라 무료로 입장을 하고 나만 성인요금을 지불하면 되었다.

 

계단을 통해서 올라갈 수도 있지만,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초반에 너무 힘을 빼버리면 다리가 풀려서 관음도를 제대로 구경하지 못할 수 있다.

 

 

관음도까지 가는 길은 평지길이라 걷는 것이 수월했다.

 

 

관음도로 가는 길에 보이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왼쪽, 오른쪽, 위아래, 주변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풍경에 눈을 땔 수가 없었다. 이렇게 멋진 풍경의 반은 아마 좋은 날씨의 역할도 있지 않을까!

 

관음도로 들어가는 다리까지는 평지길이라 신나게 사진을 찍으며 걸어 갔다.

 

코발트빛의 바다는 해안과 부딪히며 하얀 거품을 만들어 냈다. 뒤로는 삼선암이 보였다. 아래에서 삼선암을 볼 때와 위에서 볼 때의 느낌은 사뭇달랐다.

 

 

코너를 도니 파란색의 다리가 눈에 들어왔다.

 

 

다리의 기둥은 울릉도의 바다색과 같은 색이였다. 그리고 다리는 줄로 이어져 있었다.

 

스파이더맨이 줄을 달아 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특히 다리 아래쪽에 있는 줄은 스파이더맨이 거미줄을 쏘고 간 것 같이 느껴졌다.

 

 

관음도 아래의 바다는 어느 곳은 눈이 시릴정도로 파랗고 어떤 곳은 제주도의 바다 같이 하늘색 빛을 띠었다.

 

 

다리에 오르니 느낌이 새로웠다. 멀리서 볼 때와는 느낌이 달랐다. 멀리서 봤을 땐 그냥 다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다리 위에 오르니, 뭐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출렁다리 처럼 출렁출렁하는 다리는 아닌 것 같았다. 다리가 안정감이 있고 멀미감도 없었다.

 

다링 위에서 관음도 주차장 쪽을 바라 보니 우리가 배를 타고 육지를 바라보는 느낌이 들었다. 어느색 울릉도 하늘은 조금씩 또 구름이 짙어 지고 있었다.

 

다리를 건너면 이제 계단길을 올라야 했다. 이쁜 옷을 잘 차려입고 오신 분들은 되도록 땀을 안나게 하기 위해 천천히 쉬어가며 오르는 사람도 있었고, 관음도를 다 구경하고 나오는 사람들은 피로에 지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생각보다 계단이 많았다. 울릉도의 섬들은 해안에서 섬안으로 부드럽게 고도가 높아지지 않고 해안절벽으로 되어 있기에 해안절벽을 따라 계단을 설치했기 때문에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야 했다. 여기에 마스크까지 쓰고 걸으려니 숨이 꽉 막히는 것 같았다.

 

 

위를 올려다 보니 아직도 몇 계단이 더 남아 있었다.

 

계단을 다 오르고 나니 숲길이 나왔다. 계단을 다 걸어올라 오니 살 것만 같았다.

 

완만한 산책길을 따라서 걸었다. 많은 관광객들은 짧은 코스만 돌고 나갔다.

 

 

아직까지 배시간이 적당히 남았기에 관음도를 한바퀴 다도는 코스로 천천히 걸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옷이 땀으로 젖어있었지만 시원한 바람이 얼굴 위에 몽글몽글 맺혀있는 땀을 식혀주었다.

 

섬을 한바퀴 도는 코스는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것 같지 않았다. 파란색의 바다와 녹색의 풀들이 눈을 편하게 해주었다.

 

 

전망대에 서서 울릉도를 바라 보았다. 산에 걸려있는 구름마저도 그림이 되는 곳 이였다. 절벽과 같이 깎아지는 듯한 울릉도의 산은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풍경같았다.

 

바다에서는 쉴세 없이 바람이 불어 왔다. 살 것만 같았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기에 습함을 어느정도 머금고 있었다

 

 

바람이 얼마나 많이 부는지 어떤 나무는 가지들이 한쪽으로 꺾여 있었다. 바람맞은 사람의 머리칼 같았다.

 

섬을 걷다 보니 죽도가 보였다. 아빠가 울릉도에 오기 전부터 계속 죽도 유람선을 타고 싶다고 하셨는데 결국에는 유람선은 못타고 그냥 가게 되었다. 관음도처럼 주변이 절벽으로 이루어진 죽도도 섬 위로 가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계단을 올라야 한다고 한다. 울릉도 여행은 기본이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하는 것 같다.

 

나중에 울릉도에 오면 꼭 죽도가는 유람선을 타봐야겠다. 그런데 계단을 오를 생각을 하니 끔찍하게 느껴졌다. 그전에 살을 빼야겠다. 살이 찌니 조금만 계단을 올라도 너무 힘들게 느껴진다.

 

 

아빠는 아쉬운지 죽도를 마지막까지 놓아주지 않았다. 마지막엔 한번 죽도를 두손으로 잡아 보았다.

 

 

다행히 섬을 한바퀴 돌고 가는 길은 수월했다.

 

 

어디를 가도 어느 곳의 사진을 찍어도 아름다운 곳이 였다. 왜 사람들이 관음도에 오고 싶은지 조금은 알 수 있었다. 산을 타는 여행은 아니지만 계단이 많아서 조금 힘든 수 있지만, 막상 계단만 올라오면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곳이였다.

 

이제 돌아가는 길은 내리막 길이기 때문에 룰루랄라 편한 마음으로 길을 따라 내려갔다.

 

간혹 오르막 계단이 짧게 나오기는 하지만 그렇게 부담스러운 정도는 아니였다.

 

 

계단을 올라올 때는 힘들어서 정신이 없었다. 사진을 찍기는 찍어야 하는데 너무 귀찮았다. 내리막 길이라 사진을 찍으며 내려갔다. 그런데 계단이 가파르기 때문에 조심해야 했다. 잘못해서 구르면 울릉도를 배타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헬기에 실려갈 수 있다.

 

내려가는 길이 더 위험하기에 다리가 풀린 사람들은 꼭 난간을 잡고 걸어야 할 것 같다. 나도 걷다가 잘못해서 발을 헛딛을 뻔했는데 난간을 잡고 있어서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

 

 

물이 파랗지만 또 물이 너무 맑아서 물 속이 그대로 보였다.

 

 

관음도를 나와서 투어 때 그냥 지나쳤던 곳으로 걸어갔다. 삼선암 근처라 관음도에서 멀지 않았다.

 

투어 때는 사람들에 치여 사진을 찍어서 좋은 사진을 많이 못 찍었는데, 사람이 없을 때오니 여유롭게 작품활동을 할 수 있었다. 삼선암을 보기 위해 온 것이 아니기에 삼선암에게 인사만 한 후 조금 더 걸어 갔다.

 

어떤 블로거분께서 관음도에 버스타고 왔는데 일주버스 시간이 남아서 여기까지 걸어와서 사진을 찍어다는 글을 보고는 나도 꼭 한번 와보고 싶었다. 솔직히 별거는 아닐 수 있다. 그냥 자연이 만든 터널? 정도라고 해야할까!(자연이 만든지 인간이 만든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말이다) 터널의 크기에 내가 압도되는 것 같았다.

 

아무런 지지대가 없는 터널이기에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지만 모습만은 너무 아름다웠다.

 

 

다시 관음도 쪽으로 걸어갔다.

 

버스를 타고 갈까 고민을 하다. 일주버스가 떠난지 얼마되지 않아서 그냥 콜택시를 부르기로 했다. 목이 너무 말라서 관음도 버스정류장 옆에 있는 푸드트럭(?)에서 호박식혜를 사서 마셨다. 몸 속에 달달한 것이 들어가니 갑자기 온몸이 급속 충전이 되는 것 같았다.

 

 

다시 저동으로 돌아와 배를 타기 전에 점심식사를 했다. 배타면 토한다고 식사를 거르고 타는 사람들이 많은데 빈속에 타면 더 멀미가 심하고, 토를 할 때 더 힘들다고 해서 배타기 전에 식사를 했다.

 

 

다온프라임호텔로 돌아가는 길 짜투리 공간에 세워진 건물이 신기했다. 모텔도 호텔도 아닌 여관이였다. 어떻게 이렇게 좁은 공간에 저렇게 집을 지었을까! 우리는 다온프라임으로 돌아 온 후 남은 시간을 로비 옆에 있는 카페에 앉아서 커피 한잔을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사전에 티켓팅을 해두었기에 탑승시간을 알고 있기에 여유롭게 쉬다 저동항여객선 터미널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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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를 갔다 오고 나니 아침 일찍 일어나서 그런지 정신이 너무 없어서 숙소에서 쉰 후 울릉도에서 유명하다는 카페를 가기 위해 숙소에서 나왔다. 다행히 독도 왕복 페리에서 뱃멀미가 심하지 않아서 아빠도 빨리 컨디션을 찾으실 수 있으셨다.

 

 

카카오 맵으로 카페 울라 까지의 거리를 조회해 보니 택시비가 10,000원이 조금 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카카오 택시를 호출했는데 울릉도는 카카오 택시 서비스가 안되는 곳이었다. 그래서 버스를 타고 갈까 봤더니 울릉도 일주 버스가 자주 있지 않아서 꽤 기다려야 할 것 같았다. 버스가 안되니 어쩔 수 없이 택시를 잡아탔다. 대략 가격을 물어보니 3만원 정도가 나온다고 해서 다른 방법이 없기에 택시에 탑승을 했다. 다른 블로그를 찾아보니 버스를 타고 가면 버스정류장에서 카페 울라까지 걸어서 올라가야 하는데 오르막이 장난 아니라는 글을 보았다. 대략 금액을 알고 타니 마음이 놓였다. 저동을 출발해 해안 도로를 따라 달렸다. 전날 투어를 하면서 갔던 길이라 길이 익숙했다.

 

 

울릉도에 며칠밖에 있지 않았는데 다니다 보니 그 길이 그 길이었다. 한 일주일만 있으면 웬만한 곳은 다 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울릉도에서 가고 싶었던 곳 중 하나가 천부해중전망대인데 우리가 가기 며칠 전부터 수리(?)인가를 해서 들어갈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해저 6미터로 내려가서 울릉도의 물속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가보지 못하니 아쉬운 마음만 들었다.

 

해안 도로를 달리다 택시는 왼쪽으로 빠지더니 엄청나게 가파른 오르막을 한동안 올라갔다. 진짜 버스 타고 왔으면 땀범벅이 되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이 언덕을 편하게 오른 것만으로도 3만원의 가치를 한 것 같았다.

 

 

카페 울라는 코스모스 호텔에 있는 카페이다. 울릉도에 이런 곳도 있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건물이 이국적이었다. 이곳에서 하루 숙박을 하고 싶어서 모든 호텔 사이트를 다 뒤졌지만 성수기라 방이 없었다. 택시 기사 아저씨 말로는 비싼 방은 하루에 몇 천(?)도 한다고 했다. 아무튼 나중에 다시 온다면 꼭 한 번쯤 이곳에서 지내보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다. 대신 주변에 아무것도 없기에 돈을 두둑이 준비해서 와야겠다.

 

카페 울라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고릴라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여기에 오면 누구나 이 앞에서 사진을 찍게 된다. 울릉도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귀여운 울라였다.

 

울릉도의 산들은 육지의 산들과 제주도의 산들과 느낌이 많이 달랐다. 화산섬이라는데 제주도와는 반대의 느낌이었다. 제주도는 섬 자체가 크고 뭔가 산도 유하고 부드럽게 이어지는 느낌이 드는 반면 울릉도는 억센 느낌이 강했다.

 

사진을 찍고 있는데 택시 기사 아저씨께서 사진 한 장 찍어주신다고 해서 울라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택시 기사 아저씨도 빈차로 그냥 돌아가기 싫으신지 우리에게 언제쯤 출발하냐고 물어보셨다. 만약을 대비해서 택시 기사 아저씨께 명함을 미리 받아 두었다.

 

카페를 굳이 가지 않더라도 울라랑 사진도 찍고 바로 밑에 보이는 바다만 보고 가도 좋을 것 같았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커피 한 잔 마시고 가면 좋을 것 같아서 카페로 가기로 했다.

 

뒤에 보이는 집들이 이글루 같아 보이기도 하고 꽃잎 같아 보이기도 했다.

 

 

카페로 가려는데 사진 찍을 곳이 구석구석 많아서 카페로 들어가려던 발길을 돌려 잔디밭에서 사진을 찍었다.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에서 보았던 조형물들도 보였다. 뒤에 있는 산은 뾰족한 게 송곳 같아 보였다.

 

 

인스타그램에서 봤던 사진처럼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사진사의 능력 부족으로 평이한 그저 그런 사진으로 찍혀서 뭔가 모르게 2프로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하늘을 보니 또 구름이 하늘을 조금씩 덮고 있었다. 울릉도의 날씨는 순간순간을 예측할 수 없는 것 같다. 언젠가 또 한 번 비를 흠뻑 뿌릴 것 같아 보였다.

 

흰 원은 바다를 배경이라 푸른 배경이 아름다웠고, 검은 원은 울라 와 뒤에 보이는 산을 넣어서 찍으니 꽤 이국적으로 보였다.

 

이제 충분히 사진을 찍었기에 카페로 다시 갔다. 카페 앞에는 바리스타 모습을 한 울라가 서있었다. 얼굴이 정감 어린 게 너무 귀여웠다.

 

울라의 모습을 보니 커피를 안 마시고 그냥 가면 안 될 것 같아 보였다.

 

작은 다리를 건너면 카페가 나왔다.

 

테라스에 앉으려고 했는데 빈자리가 없어서 일단은 안으로 들어갔다.

 

 

음료 및 디저트 주문은 키오스크로 하는데 주문을 하면 카톡으로 음료가 나왔다고 알려주었다. 관광지다 보니 가격은 그렇게 저렴한 편은 아니었다. 여기는 물가 비싸다는 울릉도이니 이 정도는 그러려니 하고 주문하게 되었다. 카페에 오려고 택시비만 편도 3만원을 주었으니 비싸도 커피 한 잔 안 마시고 그냥 가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았다.

 

 

실내 인테리어도 심플했다. 울라를 모델로 한 귀여운 굿즈도 판매하고 있었다.

 

 

테라스에 빈자리가 생겨서 커피와 케이크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의자에 앉으니 울라도 보이고 송곳같이 생긴 산도 보였다. 앉아서 바라보는 풍경만으로도 힐링이 저절로 되는 것 같았다.

 

 

가격이 조금 비싸긴 했지만 케이크의 비주얼도 멋졌고, 커피도 쌉싸름한 게 울릉도의 습한 날씨로 인해 지친 몸에 에너지를 넣어주는 것 같았다.

 

야외라 그런지 실내보다 코로나로 인한 걱정이 덜했다. 그리고 의자에 앉으면 멋진 풍경이 펼쳐져 있어 커피 한 모금에 풍경 한번 이렇게 먹다 보니 진정한 힐링이 되는 것 같았다. 울릉도지만 약간 제주도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저동항의 풍경도 꽤 좋은 편이지만 이런 곳에 왜 숙소가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었다. 단 이곳에 숙소를 잡으면 렌트를 꼭 하거나 간식거리 정도는 챙겨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렌터카로 오는 게 최고로 좋은 것 같지만.

 

 

 

커피 주문할 때 굿즈가 너무 아기자기하고 귀여워서 이곳에 왔다 갔다는 기념으로 하나사 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울릉도 언제 또 올지 모르니까. 그래서 뱃지 하나와 마그넷 하나를 구매했다.

 

 

 

카페 울라에 올 때 택시 기사분께서 꼭 카페 울라 옆에 있는 성불사에 가보라고 했다. 성불사가 기도발이 잘 받는 곳이라고 한다. 카페 울라 바로 옆이라 천천히 걸어서 갔다.

 

 

절 뒤에 있는 뒷산부터 뭔가 절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달랐다(?). 성불사 뒤에 있는 산은 중간에 바위가 구멍 난 부분이 있는데 저 부분 때문일까? 주변에서 풍기는 느낌 때문인지 절이 더 묘하게 느껴졌다.

 

성불사에 가니 갑자기 장대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 시원하게 비가 한 바가지 쏟아지니 꿉꿉했던 날씨가 조금 가시는 것 같았다.

 

동남아 스콜처럼 한번 비가 퍼붓더니 또 잠잠해졌다. 이놈의 날씨는 전혀 예측이 되지 않는다.

 

 

절은 그렇게 크지 않은 것 같았다. 울릉도에도 절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다.

 

비가 그치고 풀들이 빗물에 싱그럽게 빛났다.

 

 

카페 울라 앞에는 울라 식당도 있는데 브레이크 타임 같아서 앞치마를 한 울라 와 사진만 찍었다.

 

 

카페 울라 앞에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 기사분이 있어서 도동까지 얼마냐고 물어보니 미터로 간다고 해서 그냥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한참을 걸어가고 있는데, 방금 전 가격을 물어봤던 택시 기사분이 어차피 빈차로 가는 것보다 조금 저렴하게 도동까지 데려다준다고 해서 택시를 타고 도동까지 갔다.

 

울릉도의 명물 오징어는 거의 볼 수 없었다. 요즘 오징어가 씨가 말랐다고 한다. 가끔 횟집에 살아있는 오징어를 볼 수 있었는데 수족관 속의 오징어가 많지는 않았다.

 

 

아빠 친구분을 만나서 같이 저녁을 먹었다. 퇴직하시기 전에 같은 회사에서 근무했던 동료라고 하셨다. 저녁을 먹은 후 다시 저동으로 넘어왔다. 그냥 숙소로 가자니 아쉬웠다. 오늘이 울릉도의 마지막 밤이라 매일 보는 촛대바위지만 한 번 더 보러 갔다.

 

 

첫날은 정신이 없어서 저게 촛대바위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둘째 날은 어제 봤으니 시시해 보였다. 오늘은 마지막 날 밤에 보는 촛대바위라 그런지 애틋하고 아쉬움이 느껴졌다.

 

 

 

코스모스 호텔의 풍경도 좋지만 저동항의 풍경도 못지않게 매력적이었다. 우리는 성격상 고립된 장소보다 먹을 것 사 먹기 편하고 사람이 북적이는 곳이 더 성격에 맞는 것 같다. 저동항의 바다에 반짝이는 불빛들이 아름다워 한동안 바라만 보았다.

 

 

 

 

내일은 나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오늘 사동에서 출발하는 후포행 배의 시간이 바뀐 것이 저녁에 파도가 세서 일찍 출항했기에 내일 뭍으로 나가는 일정도 마음 한편으로 걱정이 되었다.

 

 

3일이란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가 버린 것 같다. 숙소에 도착하니 어제보다 오늘 더 렌터카가 많이 주차되어 있었다. 저차를 어떻게 뺄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렌터카가 있으면 좋지만 울릉도에서는 좋으면서도 애물단지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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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여행의 꽃은 무엇일까? 아마 독도 여행이 아닐까! 현재까지 독도를 가는 방법은 울릉도에서 출항하는 페리가 최선이자 이 방법밖에 없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울릉도 여행을 오면 꼭 빼지 않고 가는 곳이 독도 여행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독도 여행은 쉽지 않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울릉도를 2박 3일 또는 3박 4일로 여행하기 때문에 계획한 날 독도에 가지 않으면 평생 언제 또 독도에 갈지 모른다. 성수기임을 감안해서 독도 가는 티켓을 몇 달 전에 구매했지만 선사의 사정으로 독도 가는 일정이 바뀌게 되었다.

 

 

전날 문자로 도동항에서 배가 출항한다는 문자를 받았으나 몇 시간이 지났을까, 또다시 선박회사로부터 문자를 받았다. 너울성 파도로 인해 도동항에 배를 정박할 수 없어서 저동항으로 바뀌었다고. 배 출발시간은 7시 30분이었으나, 새벽 6시 무렵에 저동항 여객선 터미널로 가 예약한 표를 발권했다. 우리 말고 아빠 지인분은 독도를 가고 싶은데 예약을 하지 않은 상태라서 당일 현장 발권이 가능한지 창구에 물어보니 표가 있으니 일행분들을 빨리 오라고 했다. 인터넷상으로는 표가 없었지만 현장에서 표를 구매할 수 있었다.

 

날이 꾸물해서 출항이 가능할지 의문이 들었다. 어떻게 해서 독도에 가더라도 독도에 상륙은 할 수 있을까? 오만가지 잡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아빠 지인분께 전화해서 현장 발권이 가능하다고 알려주었다. 지인분이 올 때까지 우리가 왜 그렇게 애달프게 기다렸는지 모르겠다. 도동에서 저동까지 택시를 타면 10분도 안 걸리는데 그분들이 같이 독도에 못 갈까 봐 애가 탔다.

 

탑승시간에 가까워져 오니 독도 가려는 승객들로 저동항여객선터미널은 북적거렸다.

 

 

갈색의 갈매기들이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들 사이를 유유자적 걸어 다녔다. 저동항여객선터미널 앞 좌판에서는 멀미약도 팔고 태극기 등을 팔고 있었다. 독도에 갈 때는 태극기를 가지고 가던지 아니면 독도 티셔츠를 입고 가야 사진이 이쁘게 나온다는 말을 들어 전날 독도 박물관 앞에서 아빠와 지인분 딸만 독도 티셔츠를 구매했다. 독도에 갈지 못 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일단 독도 티셔츠부터 구매를 했던 것이다.

 

 

탑승이 시작되었는데 다른 일행이 오지 않아 피가 마르는 것 같았다. 탑승 마감을 얼마 남기지 않고 일행이 도착해서 가까스로 배에 탑승할 수 있었다.

 

거의 꼴찌로 배에 탑승할 수 있었다. 기다리는 몇 십분 동안 피가 쭉쭉 마르는 것 같았다.

 

우리는 2층으로 배정받아서 2층으로 올라가고 지인분들은 1층으로 갔다. 울릉도에 올 때 탔던 배보다 좌석 간격이 훨씬 여유로웠다.

 

드디어 독도에 가기는 가는가 보다. 평생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곳인데 드디어 가게 되니 마음이 설레었다.

 

 

울릉도에서 독도까지는 87킬로미터로 한 시간 반이 걸렸다. 가는 길에 배가 몇 번 울렁울렁 거렸다. 그래도 포항에서 울릉도로 올 때보다 참을만했다. 배가 점점 독도에 가까워져 오니 가슴이 벅차올랐다. 이제는 독도에 상륙할 수 있을까 없을 것인가가 궁금했다.

 

창문 밖으로 독도가 보였다. 승무원들이 바빠 보였다. 독도에 배를 정박할 수 있을까? 선장의 안내도 독도에 상륙을 하지 못하면 섬을 한 바퀴 도는 것으로 대체한다는 방송이 나왔다.

 

 

창문 넘어 독도 부두에는 태극기가 휘날렸다. 이날이 광복절 전날이라 태극기를 설치했다고 한다. 평소엔 태극기가 없는데 광복절이라 특별히 설치했다고 하니, 간절히 독도에 발을 딛고 싶어졌다. 배는 안정적으로 부두에 정박했다.

 

많은 사람들은 내릴지 못 내릴지도 모르는데 일단 문 앞에 서있었다. 드디어 문이 열리고 배 밖으로 나갔다.

 

바람이 불기에 태극기가 펄럭 펄럭거렸다. 마음속 무엇인가가 끓어오르는 것 같았다. 글을 쓰는 지금도 사진을 보고 있으니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진 뜨거운 무엇인가가 느껴진다.

 

독도에 내리니 뭔가 얼떨떨했다. 남들은 몇 번을 이곳에 왔지만 독도에 내리지 못하고 가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하는데 태어나서 처음 이곳에 왔는데, 하늘이 허락해서 이곳 땅을 밟아 본 것 같았다.

 

 

배에서 내린 승객들은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어느 블로그에서 봤는데, 대한민국 동쪽 끝이라고 쓰여있는 표지석이 있는데, 이곳에서 나중에 사진을 찍으려면 줄을 서야 한다는 글을 본 적이 있었다. 그 글이 생각나서 아빠를 재촉해서 대한민국 동쪽 끝이라고 적힌 표지석으로 갔다.

 

 

다행히 사람들이 독도에 내려서 독도 주변 풍경을 찍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그다지 오래 기다리지 않아서 대한민국 동쪽 끝이라 적인 곳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우리가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자 이곳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길게 줄을 서야 했다.

 

대한민국 땅에서 더 이상 동쪽으로는 갈 수 없다는 글을 보니 이곳이 독도가 맞기는 맞는 것 같았다.

 

표지석 앞에서 사진을 찍고 나니 독도의 모습이 서서히 눈에 들어왔다. 동해바다 한가운데 있는 두 개의 화산섬 독도. 한국인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섬이었다. 해외여행을 그렇게 많이 다녔으면서도 이제서야 독도에 와본 것이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독도에서 관광객이 갈 수 있는 곳은 부두와 부두 근처뿐이었지만, 만약 상륙을 못해서 배에서 봤다면 얼마나 아쉬운 마음이 컸을까!

 

 

배에서 내릴 때 몇 시까지 탑승하라는 안내가 없었다. 승무원에게 물어보니 뱃고동이 울리면 그때 탑승하면 된다고 했다.

 

광복절 연휴라 독도를 찾는 관광객이 많았다.

 

제자리를 맴돌듯 같은 곳에서 사진을 찍었다. 일단 많이 찍은 후 버릴 사진은 버리자는 마음으로 미친 듯이 셔터를 누른 것 같다. 언제 또 올지 모르기에 보이는 곳마다 셔터를 눌렀다.

 

 

울릉도의 물빛과 독도의 물빛은 코발트빛으로 맑았다.

 

어떻게 이렇게 작은 섬이 동해 바다 한가운데 있는 것인지 신기할 뿐이었다.

 

 

 

독도경비 대원들이 일일이 설치했을 태극기는 바람에 나부 켰다. 애국가 영상같이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나부 켰다.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진짜 독도에 있는 건가? 꿈을 깨고 나면 집이 아닐까? 그만큼 이 공간이 이 시간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맞은편 섬은 갈 수 없기에 멀리서 볼 수밖에 없었다.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거리에 있었다. 저 섬은 독도 주민이 사는 섬이었다. 오후에 택시를 타고 가면서 택시 기사 아저씨께서 독도에 갔다 왔다고 하니 이제 집에 가도 될 것 같다고 하셨다. 독도에 갈 때 일본 쪽에서 바람이 불면 독도에 상륙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셨다. 일본 쪽에서 부는 바람을 반대편 섬에서 막아주어 독도에 배를 정박하기 훨씬 더 수월하다며, 우리에게 운이 좋았다고 하셨다. 백이면 구십은 독도에 상륙하지 못하고 한 바퀴 돌고 온단다.

 

바다가 이렇게 잔잔해 보이는데 배를 이곳에 정박하기 어렵다는 것이 뭍사람으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아무튼 오늘은 운이 좋은 날 같았다.

 

 

 

 

한 30분쯤 독도를 구경한 것 같다. 이제 사진을 찍어도 다 비슷한 것 같아 보였다.

 

 

그래도 언제 또 독도에 오겠냐며 사소한 것 하나하나 사진을 찍었다.

 

이쯤 되면 처음의 설렘보다는 언제 여기서 떠나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막상 독도를 구경한 후 배로 돌아갈 때는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우리가 갈 수 있는 곳이 한정되어 있기에 찍는 사진들도 비슷비슷했다.

 

 

찍었던 곳에서 또 찍고 사람 피해서 또 찍어보았다.

 

울릉도 있는 내내 봐도 봐도 신기한 것은 동해바다의 물빛이었다. 크로아티아에서 보았던 그 바다가 우리의 동해와 똑같았다.

 

 

 

조금 더 관광객이 갈 수 있는 부분이 넓었으면 좋겠지만, 선착장을 벗어나면 가파른 계단길뿐이었다. 아마 안보상의 문제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배는 시동을 끄지 않고 있었다. 독도 선착장에는 방파제가 없다. 언제 파도 사정이 안 좋아질지 모르기에 상시 대기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선착장이 생기면 누구나 올 수 있는 섬이 되지만 아직까지 만들지 않은 것을 보면 만드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다.

 

 

드디어 배에서 푸앙하고 뱃고동 소리가 났다. 뱃고동 소리가 나자 누가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사람들이 승선을 하기 시작했다.

 

많은 인원이 타다 보니 승선에도 시간이 꽤 걸렸다. 뭔가 독도에 오긴 왔는데 내가 진짜 독도에 오긴 왔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30분 정도 꿈꾸다 현실로 돌아온 것 같았다.

 

 

 

배로 돌아와 찍은 사진을 다시 보니 독도에 왔었다는 것이 실감 났다. 독도에 있을 때보다 사진을 보고서 독도에 왔다는 것이 느껴지는 것이 신기하며 이상했다.

 

 

돌아가는 배는 갈 때보다 편안했다. 뭔가 모르게 밀린 숙제를 끝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밀폐된 공간에 오래 있어서 코로나가 걱정되었다.

 

 

편도 90킬로,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대략 한 시간 50분 정도 걸렸다. 독도에 발 도장 한번 찍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 지인분과 식사 후 헤어지려고 했으나 후포 가는 배 시간이 오후 4시에서 갑자기 2시 인가로 변경되어 배에서 내리자마자 헤어졌다. 다행히 아빠께서는 멀미를 하지 않으셨다. 울릉도 올 때는 지옥을 맛본 것 같다고 하셨는데 독도 여행은 편하셨다고 하셨다.

https://youtu.be/c3kDP3AgcX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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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코스 A는 섬 전체를 도는 투어로 울릉도의 주요 명소들을 찍는 여행이었다. 울릉도에 대한 기본 정보가 없는 관광객에게 울릉도에 대해 빠른 시간 내 알아볼 수 있는 투어였다. 투어는 오후 2시 도동항에서 시작되었다. 아침에 참여했던 투어 코스 B는 관광객이 8명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오후 투어는 꽤 관광객이 많았다. 우리는 오전의 투어처럼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서 정시에 맞추어 갔더니 빈자리가 많지 않았다.

 

 

도동항을 출발한 버스는 해안 도로를 따라갔다. 처음에 도착한 곳은 거북바위였다. 어디에서 보느냐에 따라 바위의 모습이 다르게 보였다.

 

조금 옆으로 이동하니 바위의 모양이 거북이처럼 보였다. 거북바위 근처는 파도가 잔잔했다. 몇몇 젊은 사람들은 이곳에서 수영을 하고 있었는데, 왜 그렇게 부러운지. 푸른 물에 풍덩 뛰어들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파도가 잔잔해서 부두 위로 파도가 넘쳐 오르지는 않았지만, 바닥이 미끄러워서 조심해야 했다. 나도 걷다가 잘못해서 순간 발이 미끄러져서 넘어질 뻔했다.

 

주요 관광지인지 계속해서 관광버스가 이곳으로 왔다.

 

 

너무 물이 푸르러서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에서 수영을 하는 사람들을 보니 나도 같이 마음이 동하는 것 같았다. 역시 친구들과 왔을 땐 저런 재미가 있는 것 같다. 뭍에서는 볼 수 없는 코발트빛의 바다에 발 한 번 담그고 왔어야 했는데, 울릉도를 여행하는 내내 바라만 봐야 하는 것이 아쉬웠다.

 

거북바위 한편에 강치 모형이 있는 전망대(?) 같은 곳이 있었다. 전망대를 만들어 놓은 것을 보니 아마 이곳에서 바위를 바라보는 것 가장 거북이같이 보이지 않을까 생각해서 전망대로 가보았다. 이곳에서 바위를 바라보니 방금 전에 봤던 모습보다 더 거북이 모양을 띠고 있는 것 같았다.

 

울릉도 여행을 하다 보면 크고 작은 터널을 수없이 지난 것 같다. 아직 공사 중인 구간이 많아서 더 조심해야 할 것 같았다.

 

 

거북바위를 본 후 해안 도로를 따라갔다. 한쪽은 바다를 한쪽은 가파르게 깎아진 절벽이 있었다. 절벽을 보고 있으면 거대한 바위가 떨어질 것 같아서 마음이 후들후들했다. 버스는 잠시 갓길에 정차를 했다. 버스 밖으로 나가니 울릉도에서 보았던 돌(지층)과는 다른 모양의 돌층을 볼 수 있었다. 기사 아저씨 설명에 의하면 영지버섯바위라고 하셨다. 울릉도의 대부분 바위들이 거무튀튀하게 보이는데 이 바위는 노리끼리한 게 거대한 버섯을 심어 놓을 것 같이 보였다.

 

패키지여행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쇼핑이 아닐까? 처음에는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 다른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보고 우리고 쑥 젤리, 더덕 젤리, 호박엿, 호박 조청이 들어 있는 선물세트를 30,000원에 구매했다. 샘플을 주기에 받기는 했지만, 사람들 앞에서 마스크를 벗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주머니에 넣어 두기만 했다.

 

어차피 울릉도에 왔으면 기념품을 구매해야 했기에 아무 생각 없이 구매한 것 같다. 집에 와서 젤리를 먹어 보니 쫄깃쫄깃한 게 맛이 좋았다. 그런데 가격은 약간 비싼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구매하실 분들은 시내 상점과 가격을 비교한 후 구매하면 좋을 것 같다. 아빠와 나처럼 이것저것 생각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호박엿 판매하는 곳에서 꽤 쉬었다 출발을 했다. 이곳이 높은 지역에 위치해 있어서 주변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우리는 울릉도에 온 지 2일째 되는 날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아침 배로 울릉도에 들어와서 이 투어를 통해 울릉도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오전 투어에는 구름이 잔뜩 낀 우중충한 하늘이었는데, 오후가 되니 날이 좋아졌다. 울릉도의 날씨는 하루에도 수십 번 변하는 것 같았다.

 

주변 바다에는 섬 하나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동해바다 한가운데 있다는 것이 한 번 더 느껴졌다.

 

 

버스는 다시 다음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차를 타고 가던 도중 옆에 주유소가 있기에 휘발유 가격이 궁금해서 가격을 보니 1830원 대였다. 육지보다 200원 정도 비싼 것 같았다. 울릉도는 동해바다 한가운데 있기 때문에 모든 물건을 화물선에 실어서 와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모든 물건이 육지보다는 조금 비쌌다. 가장 저렴한 곳은 아마 편의점이 아닐까 싶다.

 

 

버스 기사 아저씨께서 전망이 좋은 곳에 차를 세워주셨다.

 

코끼리 바위와 거시기 바위가 잘 보이는 곳에 사진을 찍었다.

 

 

카메라의 줌을 엄청 당겨야 바위가 코끼리처럼 보였다. 어떤 사람들은 오토바이를 빌려서 섬을 여행하는 것 같았다. 뭔가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나도 오토바이를 빌려볼걸 그랬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곳의 길이 생각 이상으로 험하기 때문에 안전하게 투어를 하는 것이 나에게는 맞는 것 같았다.

 

우리는 예림원이라는 곳에 갔다. 이곳은 입장료가 있는 곳이었다. 성인은 5,000원이었다. 투어에 금액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개별적으로 표를 사야 했다. 울릉도의 외도라고 해야 할까?! 작은 외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굴 같은 입구를 지나면 꽃과 식물의 정원이 나왔다.

 

울릉도를 여행하다 보면 계속해서 돌과 바위, 바다만 보게 되는데, 이곳에서 울릉도에서 보지 못하 화사함을 느낄 수 있었다.

 

 

작은 연못도 있었다. 규모가 크지 않아서 부지런하게 보면 금방 볼 수 있는 크기였다.

 

절벽 위에 난 전망대도 있었다. 전망대 위에 올라 바다를 보니 바다 위에 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아찔한 느낌만 들었다.

 

예림원 아래는 깎아질 듯이 가파른 절벽으로 바로 아래는 해안 도로가 있었다.

 

 

 

 

길가에서 보았던 코끼리 바위보다 예림원에서 보는 코끼리 바위가 더 크게 보였다. 손바닥 위에 바위를 얹어 보기도 했다.

 

 

예림원 안에는 작은 카페도 있어서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 마시고 싶었는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길지 않기에 입만 쩝쩝 다시며 지나가야 했다.

 

 

 

이곳을 올라갈까 말까 고민을 아주 잠깐 했다. 딱 봐도 계단이 끊임없어 보였기에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런데 입장료까지 내고 들어왔는데라는, 본전 생각이 들어 일단 이 길의 끝에 뭐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오르기로 했다.

 

중간쯤 오르니 작은 폭포가 보였다. 봉래폭포만큼은 크지 않지만,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이런 폭포를 만나니 기분이 좋았다. 땀으로 범벅이 되었는데, 마음만은 시원해졌다. 나중에 기사 아저씨께 들으니 울릉도에는 물이 풍부해서 이 폭포는 물만 끌어와서 만든 자연 폭포라고 했다. 울릉도의 물은 위에서 솟아서 난다고 한다. 제주도의 물은 비가 오면 스며들어 해안가에서 솟아나는데, 이곳은 반대라고 한다.

 

시원한 물줄기를 구경한 후 오르막을 조금 더 올라갔다.

 

 

드디어 전망대에 도착했다. 시원한 바람이 바다에서 불어왔다. 안 올라왔으면 나중에 다른 블로거의 사진만 보면서 후회할 것 같았다. 힘들었지만 올라오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람도 시원하고 마음도 뻥 뚫리는 것 같았다.

 

절벽 아래의 해안 도로를 달리고 있는 자동차들이 그림 같아 보였다. 모든 풍경이 그림 같아 보였다. 수평선 너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이 신비하게 느껴졌다.

 

 

이것저것 구경하다 보니 버스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예림원을 구경할 시간을 40분 밖에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너무 시간적인 촉박함이 느껴졌다. 한 시간 정도는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너무 대충대충 사진만 찍으며 지나가야 해서 너무 아쉬웠다.

 

우리 투어 일행들도 늦었는지 발길을 재촉했다.

 

 

수국이 아름답게 피어있었지만 사진만 얼른 찍고 총총걸음으로 버스로 돌아갔다.

 

 

다음 목적지는 나리분지였다. 울릉도의 유일한 평지는 나리분지에 있다고 한다. 그런데 나리분지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차는 계속해서 오르막을 올랐다. 버스는 롤러코스터가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천천히 레일을 따라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방금 전 예림원에서는 날씨가 너무 좋았는데, 나리분지로 오니 비가 올 것 같았다.

 

 

산을 넘어온 구름들이 조만간 비를 뿌릴 것 같았다. 산 하나를 넘어왔을 뿐인데 섬의 날씨는 너무 달랐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집인 울릉도 너와집을 볼 수 있었다. 한 번쯤 보고 싶었는데, 나리분지에서 볼 수 있었다. 너와집을 구경하고 있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무런 예고 없이 굵은 빗방울이 떨어졌다.

 

 

우리는 나리분지 야영장 식당에서 잠시 쉬어갔다. 많이 돌아다니지는 않았지만 은근 출출했다. 그래서 감자전에 씨껍데기 막걸리를 주문했다. 막걸리가 한 병에 10,000원이라 놀랬다. 코로나 때문에 식당에서 술을 마시는 것이 불안했다. 남들도 나같이 생각하며 다들 먹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도 오고 막걸리도 한잔 마시니 알딸딸해지는 것 같았다.

 

굵은 빗방울은 멈추었다. 산에는 산 구름 위 땅으로 내려오는 것 같이 느껴졌다.

 

강원도 산골에 놀러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리분지를 출발해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투어다 보니 쇼핑이 빠질 수 없는 것 같다. 두 번째 쇼핑은 섬 백리향으로 만든 화장품과 비누를 파는 매장이었다. 비누의 향이 너무 좋기는 했지만, 집에 해외에서 사 온 다양한 비누들이 많아서 샘플만 구경하고 밖으로 나왔다.

 

 

나리분지에서 내려와 다시 해안 도로를 달렸다. 아침부터 뭔가 많이 돌아다닌 것 같은데, 마음 한구석이 허전했다. 벌써 해는 서쪽하늘로 기울고 있었다. 뭔가 이 투어에는 결정적 한 방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투어의 마지막 장소는 삼선암이 보이는 곳이었다.

 

나는 삼선암보다 방금 지나온 자연 터널에 더 눈길이 갔다. 사람들이 저 터널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나도 가서 찍어볼까 생각을 했는데 아무도 가는 사람이 없어서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다.

 

 

 

삼선암 근처에는 관음도가 있었다. 아빠 지인분은 관음도에 가보고 싶어 하셨는데, 5시 반 이후에는 관음도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해서 아쉬워하셨다. 멀리서 바라보며 아쉬움을 달랠 수밖에 없었다. 나도 천부해중전망대를 가보고 싶었는데 가지 못해서 아쉬웠다. 뭔가 몇몇 중요한 코스가 빠진 투어같이 느껴졌다. 오후 2시부터 시작해서 7시 무렵에 도동에 도착했다.

 

 

도동에 도착해서 저녁을 먹으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했다. 남들은 울릉도까지 가서 자장면에 탕수육을 먹냐고 하겠지만, 울릉도에서 먹는 중국음식의 맛은 최고였다. 쟁반짜장에 해물도 듬뿍 들어 있어서 너무 좋았다. 회를 좋아하지 않다 보니 생각보다 내 입맛에 맞는 음식이 많이 없었고, 가격도 비쌌는데, 중식은 내 수준에 딱 맞는 음식이었다.

 

 

저녁을 먹은 후 택시를 타고 도동에서 저동으로 이동했다. 울릉도에서 처음 타는 택시라서 떨렸다. 카드는 될까? 바가지요금을 내라고 하면 어쩌지라는 별별 생각이 들었다. 기사분께 이야기하니 울릉도의 택시는 전부 미터로 가고 카드도 다 된다고 하셨다. 도동에서 저동까지 대략 1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호텔로 들어가는 길에 깜짝 놀랐다. 들어가는 입구가 렌터카로 막혀 있었다. 맨 뒤에 있는 차는 어떻게 나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박 겉핥기식이지만 투어 A와 B를 통해 울릉도의 가볼 만한 곳은 다 가본 것 같다. 내일 있을 독도 여행만 잘 마무리하면 울릉도 여행도 끝날 것 같았다. 독도에 상륙은 할 수 있을지, 아니면 출항 자체가 안될지 궁금했다. 선사에서는 문자로 도동항에서 배가 출발한다고 안내를 해주었다. 그러다 또다시 문자로 도동항에 배가 접안을 할 수 없어서 저동항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아무튼 독도는 갈 수 있을지 궁금했다. 그리고 아빠 지인분은 독도 가는 표를 아직 구매를 하지 않을 상태였다. 현장 판매를 하는지 알고 싶어서 선사에 전화를 해보았으나 연락이 되지 않아서 터미널로 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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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에서의 첫날은 뱃멀미로 인해서 숙소에서 쉬었다. 울릉도 여행 계획을 3박 4일로 한 이유는 첫날의 경우 뱃멀미로 힘들 것을 예상해서 첫날 일정은 따로 잡지 않았었다. 첫날은 쉬고, 둘째 날은 울릉도 섬일주 여행, 셋째 날은 독도 여행, 넷째 날은 울릉도에서 포항으로 나가는 일정이었다.

 

아빠 지인분이 전날 울릉도 섬 여행 투어를 예약해 두었다. 투어버스는 도동에서 출발했다. 아빠 지인분은 도동에서 버스에 탑승을 했고, 우리는 다행히 숙소 앞에서 버스를 탈 수 있었다. 투어 버스는 도동에서 8시에 출발했고, 다온프라임 호텔 앞에 8시 10분경 도착했다.

 

 

투어는 8시에 시작해서 11시에 끝나는 짧은 코스였다. 투어의 첫 여행지는 저동에서 멀지 않은 봉래폭포였다. 봉래폭포는 입장료를 내야 하는 관광지로 65세 이상은 무료였다. 봉래폭포 입장료는 개인적으로 발권하지 않고 기사 아저씨께 현금을 드리면 단체로 발권을 하는 방식이었다.

 

 

주차장에서부터 봉래폭포까지는 계속되는 오르막이었다. 비가 오려고 했던 것일까? 엄청 습했다. 물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오르막길을 올라가야 했기 때문에 땀이 비 오듯이 흘렀다.

 

 

약간 가파른 언덕을 계속 올라갔다. 괜히 DSLR을 가지고 왔나? 안경은 습기로 인해 잘 보이지 않았다.

 

 

예전 같으면 그렇게 힘들게 오르지 않았을 것 같은데, 살이 찐 후부터 조금만 오르막을 올라도 숨이 헐떡헐떡 거렸다. 거기에 마스크까지 착용하고 있으니 숨이 더 막히는 것 같았다. 마스크는 땀에 젖어서 숨 쉬는 것이 더 힘들게 느껴졌다.

 

 

봉래폭포까지 20~25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울창하고 습한 숲속을 걷고 있으니 하와이에 온 것 같았다. 어디선가 공룡이 뛰어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전날 비가 왔는지 땅은 젖어 있었다. 바닥이 조금 미끄러운 곳이 있기에 조심히 걸어가야 했다.

 

 

드디어 전망대 같은 곳이 보였다.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지만, 도착하니 뿌듯했다.

 

전망대 계단을 올라가니 드디어 봉래폭포가 보였다.

 

가느다란 폭포 물줄기를 보고 있으니 은빛의 작은 용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웅장한 스케일의 폭포는 아니었지만, 폭포의 모습이 정감이 갔다.

 

그런데 폭포에 도착하고 나니 갑자기 배가 아파서 나는 빛과 같은 속도로 혼자서 화장실을 찾아서 폭포에서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내려가는 길에 화장실이 보여서 들어갔으나 화장실 불이 켜지지 않아서 잽싸게 다른 화장실을 찾아 또 내려갔다. 다행히 다른 화장실을 찾을 수 있었다. 너무 습한 날씨에 화장실 휴지가 물에 젖은 것처럼 느껴졌다.

 

봉래폭포를 출발해서 우리는 죽도가 보이는 내수전망대로 향했다. 버스는 봉래폭포를 빠져나와 저동을 지난 후 해안 도로를 타고 갔다. 해안 도로를 빠져나온 버스는 가파른 경사를 가진 도로를 올라갔다. 울릉도는 해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길이 급경사로 이루어져 있다.

 

버스는 한참을 오르막을 오른 후 내수전전망대 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장에서 죽도를 볼 수 있지만 더 멋진 풍경을 보기 위해서는 전망대까지 올라가야 했다.

 

아무 생각 없이 사람들을 따라서 계단으로 된 길을 따라 전망대로 올라갔다. 바다에서 몰려온 구름은 울릉도와 부딪혀서 큰 구름을 만들었다.

 

빗방울이 아주 조금씩 내렸다. 그리고 길가에 핀 꽃은 여행자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다.

 

 

전망대로 올라가는 입구에서 망설였다. 딱 봐도 가파른 계단이 눈앞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곳까지 왔는데 안 올라가면 왠지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서 전망대까지 가보기로 했다.

 

 

금방 도착했겠지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 앞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계단이 놓여 있었다. 가파른 계단을 계속 따라서 올라갔다. 마스크를 벗고 싶었지만, 숨이 넘어가는 고통보다, 코로나가 더 불안해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계단을 올랐다.

 

숨을 헐떡헐떡 거리면서 계단을 오르니 드디어 정상에 올랐다. 투어 일행 중 발이 빠른 사람들은 벌써 정상에 올라서 사진을 찍고 왔던 길을 다시 내려가고 있었다.

 

구름이 울릉도를 덮고 있었다. 아주 빠른 속도로 구름이 우리 쪽으로 이동했다.

 

내수전전망대에 오르니 바로 앞에 죽도가 보였다. 도동에서 죽도 유람선을 타고 죽도에 갈 수 있다고 한다. 죽도에는 한 가구가 살고 있다고 한다. 울릉도의 부속 섬으로 한 번쯤 가고 싶은데, 일정이 맞지 않아서 죽도에 가보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웠다.

 

 

아주 잠깐 죽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더 많은 구름이 몰려와서 내수전전망대를 덮어 버렸다.

 

구름으로 둘러싸인 전망대는 산 정상에 오른 것 같은 묘한 느낌이 들었다.

 

 

 

왜 사람들이 울릉도를 신비의 섬이라고 불리는지 아주 조금 알 것 같았다. 방금까지 날씨가 좋았는데, 몇 분이 채 지나지 않았을 뿐인데 날씨가 또 바뀌었다. 하루 종일 울릉도의 날씨는 몇 번이 바뀐지 모르겠다.

 

오르는 길은 가파르기 때문에 힘들었지만, 내려가는 길은 길이 미끄러워서 조심조심 내려가야 했다.

 

주차장 부근으로 오니 다시 구름이 걷히었다. 죽도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었다.

 

패키지 투어이다 보니 시간에 맞춰 오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시간에 맞춰 버스로 돌아오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해야 했다.

 

내수전전망대를 출발하기 전 기사 아저씨께서 승객들의 투어 예약 상황을 확인하고, 투어비를 받으셨다. 우리의 경우 투어비를 아직 내지 않았기에 투어 비용을 계좌이체를 했다. 우리는 A코스와 B코스를 할 예정이었다. 그래서 A코스 25,000원, B코스 15,000원으로 1인당 40,000원이었다. 현금으로 80,000원이 없어서 기사 아저씨께 계좌이체가 가능한지 물어보니 계좌이체도 가능하다고 해서 그 자리에서 바로 이체를 했다. B코스는 8시에 시작해서 11시 무렵에 투어가 끝난다고 했다. 그리고 A코스는 2시에 시작해서 6~7시 사이에 끝나는 투어로 A, B코스를 하면 울릉도의 웬만한 관광지는 다 본다고 하셨다. 약간 수박 겉핥기식의 여행이지만, 울릉도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 수 있는 투어였다.

 

내수전전망대에서 버스는 저동으로 이동했다. 우리 투어의 여행객들은 숙소가 도동에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촛대바위를 처음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아빠와 나는 숙소에서도 보이는 촛대바위라 굳이 버스에서 내려야 하나 고민을 하다, 그래도 투어로 온 것은 느낌이 또 다르니 버스에서 내려서 촛대바위로 갔다.

 

 

오늘 아침에서 보았던 촛대바위라 새로운 느낌은 없었다. 산골짜기에 걸려있는 구름이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금은 길이 막혀서 갈 수 없는 등대가 보였다. 예전에는 저동에서 도동까지 해안 길을 따라서 걸어갈 수 있었는데, 태풍으로 인해 길이 막혀서 지금은 해안 길을 따라서 갈 수 없다고 한다.

 

 

촛대바위를 출발한 버스는 도동으로 출발했다. 버스는 독도박물관 근처에 우리를 내려주었다. 도동에 있는 독도박물관 및 주변 관광지는 도보여행으로, 기사 아저씨는 A코스 여행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오후 2시까지 도동항 주차장으로 오라고 하셨다.

 

도동은 울릉도의 관공서가 있는 곳으로 주민들의 생활공간인 것 같았다. 저동은 뭔가 더 관광객이 많은 것 같았다. 예전에는 대부분의 배들이 도동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도동에 사람들이 많았는데, 현재는 저동을 통해 들어오는 관광객이 많으며 신축 건물도 저동에 많다고 한다.

 

직업은 못 속이나 보다. 독도 박물관으로 걸어가는 길에 울릉도 교육지원청이 보였다. 왠지 나도 모르게 한 번 더 눈길이 갔다.

 

독도박물관까지는 계속 오르막이었다. 갑자기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울릉도의 날씨는 전혀 예측이 되지 않는다. 독도 박물관에서 케이블카를 탑승할 수 있는데, 케이블카를 타고 도착하는 곳이 내수전전망대보다 더 낮기 때문에 케이블카를 탈 필요가 없다고 투어버스기사 아저씨께서 알려주셨다. 그리고 구름이 잔뜩 끼어 있기 때문에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에 가도 보이는 것이 없다고 한다.

 

 

 

갑자기 내린 비의 빗방울이 굵어졌다. 독도 박물관도 구경하고 비도 피할 겸 박물관 안으로 들어갔다.

 

 

울릉도에 왔으니 독도에 대해 알아보고 가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박물관을 좋아하지 않는 아빠는 독도 박물관에 관심을 가지셨다.

 

 

일본이 독도는 자신들의 땅이라고 우기고 있는데, 우리는 얼마나 많이 독도에 대해 알고 있을까? 그냥 우리 땅이니까. 당연히 우리꺼닌까 독도를 우리 땅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닐까? 독도에 대해 우리가 더 많이 알고 있다면 일본이 또는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논리적으로 또박또박 설명해 줄 수 있지 않을까?!

 

 

독도 박물관을 둘러보며 독도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마음속의 무엇인가가 울컥해지는 것 같았다.

 

 

독도 박물관을 보고 나니 독도에 빨리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 독도에 가는데 운이 좋아서 꼭 독도에 상륙을 했으며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울릉도의 마을들을 보고 있으면 태백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지라고는 나리분지밖에 없는 울릉도는 대부분의 마을들은 골짜기를 따라 형성되어 있었다. 그러다 보니 항구를 벗어나면 계속해서 오르막뿐인 길이였다.

 

독도박물관 앞에 있는 기념품 가게에서 냉장고 자석과 뱃지를 구매했다. 그리고 아빠는 독도 여행 때 입을 독도 티셔츠도 구매를 하셨다.

 

 

점심을 먹기 위해 도동 중심가로 내려갔다. 중심가로 내려가니 롯데리아가 보였다. 오! 햄버거가 먹고 싶으면 롯데리아로 가면 될 것 같았다. 저동에는 없는 햄버거 가게라 내 시선은 롯데리아 건물에 꽂혀 버렸다.

 

 

갑자기 내린 비로 더위는 한풀 꺾인 것 같았다.

 

 

투어 버스 기사 아저씨께서 추천해 주신 식당으로 갔다. 두 군데를 추천해 주셨다. 황제 식당(?)과 도동집인데, 황제 식당은 바닥에 앉아야 하기 때문에 도동집으로 갔다.

 

 

울릉도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하는 따개비 밥을 주문했다. 반찬도 깔끔한 게 마음에 들었다.

 

식사를 한 후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도동항 쪽으로 갔다. 나는 도동이 처음이라 모든 것이 새로워 보였다.

 

 

아빠 친구분께서 선창이라는 숙소에서 일하고 계신다고 들었다. 원래는 어제 아빠의 컨디션이 좋았으면 도동으로 넘어왔을 텐데, 멀미로 인해 아빠가 너무 힘들어하셔서 오지 못했다.

 

도동항 근처에 카페가 있어서 차를 한잔 마셨다. 저동은 카페가 많은 편인데 도동에서는 카페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커피를 마신 후 도동항 주변을 구경했다. 저동항과는 보이는 풍경이 달랐다. 도동항 주차장에는 대형 버스들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울릉도에는 100여 대의 투어버스가 있는데, 이 버스들은 육지에서 관광객이 들어오면 동시에 투어를 시작한다고 한다.

 

도동항 여객선 터미널 위를 걸어서 올라갔다. 예전에는 저동에서 도동까지 이 길을 통해 걸어서 왔다고 한다.

 

울릉도의 해안길은 수시로 끊기고 보수공사에 들어간다고 한다.

 

저동항은 항구 주변이 좌우로 퍼져 있는 반면에 도동은 골짝기를 따라 집들이 산 쪽으로 깊게 오밀조밀 분포해 있었다.

 

도동 여객선 터미널 반대편은 해안길이 있어서 걸어갈 수 있었다.

 

 

 

도동항에는 방파제가 없기 때문에 바다에서 해안길로 파도가 곧바로 쳤다.

 

파도가 칠 때마다 무서운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풍경이 너무 멋졌다.

 

 

돌들이 무너질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파도가 높게 칠 때는 길까지 파도가 넘쳤다.

 

도동항 회 센터 앞에서 오징어 말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울릉도 하면 오징어 아닌가! 울릉도까지 와서 오징어를 말리는 모습을 보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큰 규모는 아니지만 오징어를 말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리는 2시에 투어버스로 다시 돌아갔다. 이제부터 울릉도를 한 바퀴 도는 A코스 여행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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