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의 마지막날,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해서 국제선 관광비행을 다녀왔다. 2020년 12월에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관광비행편을 예약하였으나, 갑자기 증가하는 코로나 확진자로 인해, 12월에 예약한 표가 자동으로 취소가 되었다. 그래서 못가나 보다 하고 체념하고 있었다. 제주여행 중 항공편 확인을 위해 아시아나항공 앱을 열어 보니 팝업으로 국제선 관광비행을 시작한다는 광고를 보고 그날 잠을 이루지 못했다. 밤새 고민을 하다가 다음날 결국 2021년 1월 31일 관광비행을 예약했다. 주의사항을 읽어보니 기내식이 제공되지 않는다고 명시되어 있기에 비즈니스석으로 예약하려다, 이코노미석으로 에약을 했다. 예약을 하고 나니 바로 생각이 든 것은 간만에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겠구나였다. 그래서 12월에 사려다 못 산 면세품을 롯데 면세점 앱을 이용해서 장바구니에 담아 두고, 결제를 하였다. 그리고 아시아나항공 면세점을 이용해서 아이스 와인도 한병 예약해 두었다. 이제 1월 31일만 오기를 기다렸다.
2020년 10월에 진행된 아시아나항공 관광비행 때는 국내선 이용이기에 공항철도를 이용해서 공항에 갔는데, 이번에는 국제선 편이기에 다른 사람의 안전과 잔뜩 면세품 봉지들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엔 눈치가 보여 아빠와 함께 차로 공항으로 이동을 했다.
2020년 이전만 해도 공항가는 길에 이렇게 차가 없지는 않았는데, 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니 이래선 투자비도 못뽑겠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오랜만에 가는 인천공항이라 그런지 가는 내내 마음이 설레였다.
아시아나항공은 1터미널에서 탑승하기에 1터미널로 향했다. 아빠도 공항에 오랜만에 차를 운전해서 오셔서 그런지 마지막에 장기주차장으로 좌측으로 빠져야 했는데 못 빠져 나가서 단기주차장으로 들어갔다, 단기주차장에서 나와서 다시 장기주차장으로 갈 수 있었다.
코로나 시대 이전에는 장기주차장 1은 주차할 공간이 항상 없었는데, 야외 주차장은 텅비어 있었다. 그래도 실내주차장쪽만 차가 많았다. 비행 후 주차장으로 오니 상주직원 같은 분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장기주차장으로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공항에 일찍 와서 그런건지 아니면 원래 사람이 없는 것인지, 이렇게 조용한 공항을 마주하니 마음이 아팠다. 간간히 진짜 어떠다 한번씩 비행기 이륙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장기주차장에서 터미널로 이동하려고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주황색 불만 깜빡이고 있었다. 얼마나 차가 안다니면 이렇게 신호를 바꿔놨을까?!
교통센터로 들어오니 옛날 그 느낌 그대로 였다. 간간히 공항에 놀러온 사람을 볼 수 있었다.
드디어 터미널 1이라는 사인을 보니 진짜 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 이후로 인천공항에 올 생각이 들지 않았다. 어느날 부터인가 공항이 불안한 장소로 여겨진 것 같았다. 무빙워크를 타고 1터미널로 이동하는데, 일하시는 청소부 아주머니들을 볼 수 있었다. 인적이 뜸한 공항이지만 먼지하나 쌓이지 않도록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진짜 이륙하는 비행기가 거의 없는 것 같다. 예전이라면 빼곡하게 전광판을 꽉 채웠는데, 지금은 하루 비행편을 이렇게 한 화면에 표시되어 있었다. 우리는 1시 아시아나항공 OZ1588편으로 출발도 인천, 도차도 인천이였다.
1터미널 가운데, 인천공항에 딱 들어오면 보이는 초 거대 전광판은 바뀐 것 없이 그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한층 더 올라가니 8번 게이트앞 편의점이 있던 곳은 리모델링 중이였다. 아마 인천공항이 없어지지 않는한 아마 8번 게이트 앞 CU는 잊지 못할 것 같다. 내 20대의 3분의 1을 보냈던 곳이다.
편의점은 리모델링으로 인해 잠시 다른 곳으로 장소를 옮겼다. 2020년 10월에 왔을 때는 출국하는 사람을 아예 볼 수 없었는데, 이날을 해외로 출국하는 사람을 볼 수 있었다.
체크인 카운터를 찾아가던 중 만나 인천공항의 귀염둥이 로봇을 만났다. 인천공항 안내만 해주는지 알았는데, 사진을 찍어 문자나 메일로 보낼 수도 있고, 같이 사진을 찍을 수도 있었다.
국제선 관광비행편은 일반 체크인 카운터가 아닌 B카운터에서만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카운터를 몰라서 해맸는데, 아시아나항공에서 온 카톡을 확인하니, B카운터에서만 체크인을 할 수 있다고 써있었다. 자동 발권기를 이용해 체크인을 진행했다. 사전에 온라인 체크인을 해도 좋을 것 같다.
무인 발권기로 티켓을 받은 후 다시 직원에게 예약확인을 한 후, 세관 물품 신고서 및 미야자키 안내서, 여행내내 착용해야하는 국제선 관광비행이라고 적힌 목걸이를 받았다. 처음에는 무인 발권기를 이용해 영수증 종이같은 재질의 티켓을 받아서 뭔가 속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체크인 카운터에서 실물 아시아나 항공 티켓으로 무인 발권기에서 받은 티켓을 교환할 수 있었다. 면세품 구매내역서는 면세품을 구매하면 면세점 직원이 직접 적어주고 나머지 부분은 본인이 작성하면 되었다.
무착륙 관광비행 승객은 2번 출국장을 통해서만 출국이 가능했다.
코로나 기간 동안 공항은 멈춰있던 것이 아닌 새로운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었다.
일년만에 자동출국심사대를 이용해서 출국을 하고 면세구역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아빠도 일년만에 이곳에 들어오니 너무 어색하다고 하셨다.
항상 사람들로 북적이던 면세점에는 국제선 관광비행 승객과 일부 해외로 가는 승객들만 보였다. 국제선 관광비행 승객은 항상 체크인 때 받은 목걸이를 하고 다녀야 했다. 그리고 면세품은 10번 게이트 앞에 있는 4층 면세품 인도장에서 면세품을 받을 수 있었다.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기다리지 않고 바로 물건을 받았다.
그리고 담배 및 주류를 구매한 후 라운지로 향했다. 우리는 이코노미석이지만 아시아나항공 다이아몬드이기에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었다.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기에 일부러 비즈니스석으로 예약하지 않았다. 관광비행 승객은 10번 출구와 가까운 동쪽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었다.
아빠는 일년만에 이곳에 오니 기분이 묘하다고 하셨다..
라운지에 들어오니 승객이 많지 않아서 원하는 자리에 쉽게 않을 수 있었다. 그리고 모든 음식은 하나씩 가져가서 먹을 수 있게 개별 포장되어 있었다. 이런 방법은 꽤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관광비행에서는 물조차 마실 수 없다고 해서 이곳에서 최대한 수분 섭취를 많이 하려고 짠음식을 많이 안먹고 물을 많이 마셨다.
역시 라운지 하면 라면이 아닐까?! 아빠는 비닐장갑을 손에 끼고서 뭐를 먹을까 고민을 하셨다.
특히 세모모양의 주먹밥이 라운지에서 가장 맛있었던 것 같다. 아마 코로나 시대 이후에도 이렇게 라운지를 운영하지 않을까 싶다. 개인 방역이 점점 중요해지니 이러한 방식을 한참을 유지할 것 같아 보였다.
라운지에 앉아서 간간히 뜨는 비행기를 멍하니 쳐다 보았다. 저 에어 뉴질랜드는 언제부터 취항을 했는지, 취항을 해도 코로나 시대에 해서 손님은 있기나 한건지...
많이 먹으면 비행기에서 갈증이 날 것 같아서 라면 같이 가증을 유발하는 음식은 피했다. 그리고 샐러드 소스도 고구마 소스로 짜지 않아서 좋았다. 대신 주먹밥을 많이 먹고 싶었으나, 한번 먹으면 끊임없이 먹을 것 같아서 식욕을 다스릴 필요가 있었다.
저비행기들은 어디로 갈까? 우리는 대한민국이라는 땅에 갇혀지내는데 저 비행기들만은 그래도 자유로히 어디론가 출발하고 있어서 부러웠다.
탑승 세시간 전에 와서 체크인하고 입국심사하고 면세품 찾고 라운지에 오니 뭔가 진이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흡연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흡연실 이용 유무가 아닐까? 무착륙 관광비행의 겨우 9번 게이트 근처에 있는 별도의 흡연장을 이용할 수 있었다. 일반 승객이나 공항직원이 이 흡연실을 이용하려고 할 경우 다른 흡연실을 이용할 것 을 권하였다. 아마 국제선 관광비행 승객과 일반승객의 동선을 분리하여 만약에 있을 코로나 확진자와의 접촉을 줄이기 위해서 인 것 같았다.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은 모두 패쇄가 되었다.
1시 비행편이기에 12시 20분부터 10번 게이트에서 탑승이 시작되었다. 아직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서 그런지 게이트 앞에는 승객들이 거의 없었다. 아마 모두들 이 비행의 가장 큰 찬스인 면세쇼핑을 하고 있지 않을까?
10번게이트 부근은 일반 승객은 못들어오고 관광비행 목걸이 착용한 승객만 들어 올 수 있게 줄을 쳐놓고 보안직원들이 서이 있었다. 대신 담배나 주류는 11번과 25번 게이트 앞쪽에 있는 롯데면세점에서 구매할 수 있었다. 뭐 구경삼아서 공항을 한바퀴 돌아봐도 뭐라고는 안하나 최대한 동선을 줄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면세구역을 많이 돌아다니지는 않았다. 목걸이를 차고 있으니 뭔가 사람들에게 주시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지난 10월 첫 관광비행 때 사진찍은게 생각나서 다시 한번 사진을 찍어 보았다.
김포공항 아시아나항공 라운지보다 먹을게 많아서 그런지 라운지에서 먹는 재미도 쏠쏠했다.
저 비행기들은 왜 취소되었을까? 다시 우리가 원하는 일상이 오기는 할까?라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
12시 20분에 지연없이 탑승이 시작되었다. 스얼골드이기에 비즈니스석 탑승시 같이 탑승할 수 있었다.
3개월 만에 만나는 비만돌고래인 A380, 오늘은 얼마나 자리가 찰까? 오늘은 어떤 풍경을 볼 수 있을지 기대가 되었다.
국내선 비행기의 앞뒤 간격도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역시 380은 앞뒤 간격도 충분했다. 그리고 피곤하면 의자를 뒤로 쭉 밀 수 있게 62A와 C로 좌석을 예약할 때 지정해 두었다. 대신 뒤쪽에 승무원이 앉기에 뭔가 신경쓰였다.
탑승하고 자리에 앉아 있으니 세관에 신고할 신고서를 한장 더 주었다. 따라서 세관을 지날 때 휴대품신고서와 면세점 구매내역을 제출하면 되었다. 1인 600달러, 주류 1병, 담배 1보루까지만 면세로 인정이 되었다. 기존에 비해 확실히 세관에서 꼼꼼히 면세품 구매내역을 확인했다. 만약에 면세점 구매내역을 잃어버리게 되면 항공기에 탑승했던 승객 전원을 상대로 면세품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면세품 구매내역서는 절대로 잃어버리면 안된다고 하여 주의를 주었다.
비행은 3시간 정도로 2100키로미터를 날아서 다시 인천으로 오는 비행이였다. 우리는 이코노미좌석이기에 마일리지는 952마일이 적립되었다. 다음부터 진행되는 비행은 후쿠오카까지만 갔다 제주를 들려 인천으로 오는 편이기에 마일리지 적립은 이코노미 기준으로 694마일리 적립된다고 한다. 우리는 일본 규슈섬 남쪽에 위치한 미야자키까지 갔다 제주를 거쳐서 돌아오는 비행이기에 마일리지가 조금 더 적립되었다.
예전 관광비행 때 승무원이 유리창에 고프로를 부착하는 것은 괜찮다고 해서 눈치를 슬금슬금 보며 고프로를 창문에 부착했다. 380의 경우 외부창문과 내부 창문사이가 너무 멀어서 줌을 사용해서 촬영화각을 조절해야 했다.
역시 비행기는 이륙할 때의 느낌도 좋지만 이렇게 앉아서 이륙하러 갈 때까지의 기다림의 시간도 가슴설레게 하는 것 같다.
여기서부터는 사진이 시간순서대로 정리가 되지 않아서 조금 아쉽다. 최근에 파나소닉 LX10을 구매했는데, 이번 여행이 그 카메라를 이용해서 여행하는 처음 여행이였다. 사진을 옮기는 과정에서 사진이 전부 뒤죽박죽으로 섞여서 최대한 시간 순서에 맞게 정리하려고 했지만 하늘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 비슷비슷해서 시간 순서대로 정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외부전경을 스크린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조종사가 보는 것 같은 뷰를 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작은 화면으로 조종사가 보는 뷰의 일부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이번에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이륙했기에 게이트에서 활주로까지 한참을 갔다.
활주로 정렬이 끝나자 바로 가속을 했서 지면을 박차고 이륙을 했다. 맨뒷자리라 그런지 뒤로 더 젖혀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드렀다. 출발할 때는 그런대로 날씨가 좋았다. 밑으로 활주로를 건너려는 비행기가 우리 때문에 서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륙해서 밖을 보니 모든 것들이 미니어쳐처럼 보였다. 2020년 이전에는 자주봤던 풍경들이 오랜만에 보니 예전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이륙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아 왼쪽으로 인천대교와 송도가 눈에 들어 왔다. 길게 펼쳐진 인천대교의 장엄한 모습에 입이 다물어 지지 않았다.
주로 밤에 인천대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낮에 보는 인천대교의 모습은 색다르게 느껴졌다.
시화호 쪽에서 기수를 남동쪽으로 꺾었다. 한때는 죽은 호수라 불리었던 시화호가 요즘은 생태호수가 되었다. 위에서 내려다 보니 호수가 푸르게 보였다.
내륙으로 들어가니 높지 않은 산들이 계속 나왔다. 이번 여행은 기내식도 없고 물 한방울 먹지도 주지도 않기에 풍경보는 재미 밖에는 없었다. 그래도 3시간이라는 비행시간이 저번 국내선 관광비행보다 길기에 비행에 목마른 사람들에게는 조금이나마 비행기를 타보고 싶은 욕구를 조금더 채워주는 것 같았다.
국내 구간은 대략 5미터의 높이로 날고 있었다. 예전 비행은 3000미터 정도에서 비행을 했기에 더욱더 지상을 보는 맛이 좋았는데, 이번에는 제주도 갈 때 밖을 바라보는 느낌과 비슷했다.
청주 대구 같은 큰 도시들을 지나 부산쪽으로 향했다.
우리나라 산들은 뭔가 둥근느낌이 강한 것 같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평지가 있으면 사람들이 살고 있는 전세계에서 인구밀집 최고를 자랑하는 나라답게 작은 국토 안에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드디어 부산지역을 지났다. 왼쪽으로 부산시내가 전부 보였다. 특히 을숙도의 모습이 인상적이였다. 잘보니 김해공항도 눈에 들어왔다. 창문에 바짝 붙어서 여기는 태종대 여기는 부산항, 저기는 해운대 등 우리가 여행갔던 곳을 비행기에서 찾아보는 것도 재미가 있었다.
비행기가 이륙해서 안정권에 들자마자 승무원들을 바쁘게 움직였다.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면세품을 구매한 승객들에게 면세품을 인계하는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그리고 부산을 지나 조금 더 남쪽으로 가니 맑은 날 부산에서 보이는, 대마도 상공 위를 날고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는 기장이 3분이 비행을 하고 계셨다. 1분 넘게 캡틴의 설명이 있었다. 대략적으로 인천을 출발해 부산을 지나 대마도 상공을 날아서 일본 최남단 섬인 규슈를 날아 지금도 터지고 있는 사쿠라지마 화산을 지나 제주로 온 후 다시 인천으로 온다고 설명해 주었다.
한국에 비해 일본의 날씨가 더 맑았다.
드디어 일본 본토영역으로 들어 왔다. 저 멀리 어딘가가 아마 후쿠오카가 아닐까?
아빠는 복도측에 앉아서 할게 별로 없으셨다. 그래서 영화나 보려고 했는데, 계속해서 영화가 시작되지 않아서 승무원에게 작동이 안된다고 말했다. 승무원도 이것저것 만져보더니 고장난 것 같다고, 우리쪽 엔터테인먼트를 리셋해본다고 했다. 그런데도 영화는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앞앞쪽에 자리가 비어서 창밖이나 보려고 했는데, 비행기 자리를 이동하면 안된다고 국토부에서 지침이 내려왔다고 한다. 그래서 아빠는 3시간 가까이 지루한 시간을 보내셨다. 내자리 앞 승객도 그냥 바람이나 쐴겸 비행기에 탔다고 하는데, 갈증이 너무 나는데 물 한모금 주지 않는다고, 너무 한 것 아니냐고 항의를 했다. 승무원에게 말해 보았자 바뀌는 것은 없지만, 그래도 앞에 사람이던 아빠든 이런 비행은 힘들 수 밖에 없는 비행인 것 같았다.
내가 화장실을 간 사이에 잠시 아빠와 자리를 바꿨다. 원래는 가운데 자리를 비워서 앉아야 하는데, 아빠가 심심하다고 가운데 자리에 앉아서 밖을 보니 메니져분께서 오셔서 이렇게 자리 옮기면 안된다고 뭔라고 하고 가셨다. 그럴꺼면 정비를 완벽하게 하고 운행을 했어야지라는 말이 목구멍 밖으로 삐져 나올 것 같았다. 나야 그냥 비행기가 좋아서 뭐가 되었든 상관없지만 아빠같이 그냥 온 승객들에게는 힘든 시간일 것 같았다.
승무원 자리인 도어의 작을 문을 통해 밖을 바라보았다.
나가사키 지역을 지나 왼쪽에 운젠산이 보였다. 몇 해전 아빠와 함께 하우스텐 보스를 갔다가 운젠산을 갔던 기억이 났다. 산이 험해서 운전하기 힘들었는데, 위에서 보니 산이 더 무서워 보였다.
골짜기 골짜기 마다 이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다.
나는 사쿠라지마 화산을 볼 기대를 하면 창문에 붙어서 밖을 보고 있었으나 연기나는 화산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여기가 어디일까 궁금증을 유발하는 풍경을 보면서 대략 여기가 어디겠지 생각을 했다. 비행기 에어쇼에서 우리가 어디쯤 왔는지 확인을 할 수 있었으나, 정확한 위치는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본의 산은 우리나라의 산보다 훨씬 더 험하고 크게 보였다. 우리나라의 산은 아기자기한 맛이 있는데, 이곳은 골짜기도 깊게 보이고 거칠다는 인상이 느껴졌다.
점점 비행기는 일본의 맨 아래인 미야자키에 도달하고 있었다.
역시 섬나라 답게 모든 곳에서 바다를 볼 수 있는 것 같았다. 특히 바다쪽에 큰 도시들이 발달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푸른 하늘 위의 아시아나항공의 색동무늬는 더욱더 아름답게 보였다. 누가 디자인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색동 무늬는 진짜 잘 만든 것 같았다.
아래에 구름이 깔리니 사람들도 할게 없는지 카메라의 찰칵소리가 잦아 들었다.
아빠와 나는 그래도 같이 기념사진이라도 남기고자 셀카를 찍었다. 이번에 새로산 카메라는 액정이 180도로 돌릴 수 있는 것이라 이렇게 셀카를 찍기 너무 편했다.
이제 비행기는 동중국해 위를 날고 있었다. 이 비행의 마지막 하이라이트인 제주도를 보기 위해 기수를 다시 북으로 돌리었다.
그런데 구름이 너무 짙게 깔려 있기에 약간 걱정이 되었다. 눞덮힌 한라산 백록담을 보고 싶은데 과연 볼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밖을 계속 쳐다 보았지만 구름이 너무 많이 땅을 덮고 있었다. 그런데 뭔가 땅같은 것이 보이길래 사진기를 들고 찍으니 우리 비행기는 제주를 지나고 있었다. 어쩐지 좀전부터 비행기의 고도를 낮추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었다. 그런데 날이 좋지 않아서 제주상공에 진입했지만 제주를 한바퀴 돌지 않고, 바로 고도를 높였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를 보지 못하고 비행기는 다시 고도를 높였다. 그리고 제주를 스쳐 그냥 지나가 버렸다. 뭔가 팥없는 팥빵을 먹은 것 같은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이번에는 우리쪽으로 햇빛이 들어 왔다. 이제 지는 해를 친구 삼아서 인천으로 올라갔다.
출발한지 세시간이 되어가는데 그사이 아침과 다르게 날씨가 좋지 않았다.
비행기는 서서히 다시 고도를 낮추었다. 벌써 착륙준비를 한다니, 세시간이라는 시간이 금방지나가 버렸다.
인천으로 접근하는데 구름이 자욱했다. 그리고 종종 비행기가 흔들흔들거렸다. 며칠 전 제주에서 올 때 비행이 생각났다. 바람이 미친들이 불어서 비행기를 탄 것인지 롤러코스터를 탄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은 비행이였다. 아무튼 그정도로 심하지는 않지만, 며칠 전 그런 비행을 하고 오니 왠지 비행기가 흔들리는게 불안했다.
고도가 낮아지니 서해의 작은 섬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하늘은 약간 노랗게 물들어 있었다.
보통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착륙을 했던 것 같은데, 바람방향 때문인지 이번에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착륙을 했다.
인천의 작은 섬들이 손에 닿을 것 같았다.
그리고 세시간 만에 비행기는 착륙을 했다. 어떤 사람에게는 세시간이 30분 같이 짧게 느껴졌을 것이고 어떤 사람은 13시간 처럼 지루하게 느껴졌을 것 같다. 뭔가 기내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조금 더 많아진다면 이런 특별 비행에 사람들이 조금 더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수의 항덕, 여행덕후들에 의존해서 이런 특별비행을 계속하기에는 뭔가 힘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이 메리트를 느낄만한 뭔가가 더 있었으면 좋을 것 같았다.
많은 비행기들이 하늘로 날지 못하고 땅에 있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4시 30분이 되어서 원래 있던 곳으로 다시 돌아 오게 되었다.
어떤 비행기는 다시 어디론가 떠나는 모습에 부러움이 느껴졌다.
비행중에 자리 이동을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2층으로 올라가지 못하게 했었는데, 내릴 때가 되어서야 2층으로 가는 계단을 다시 개방했다.
사람들에게서 뭔가 아쉬움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시 입국을 위해 사람들을 쫒아 갔다. 느낌만은 예전에 해외에서 돌아올 때와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우리의 비만 돌고래는 언제나 자유롭게 다시 비행을 할 수 있지 모르겠다. 아무튼 국내선과 국제선 관광비행 두번의 관광비행을 할 수 있어서 뭔가 만족스러웠다.
입국할 때도 관광비행 승객만 따로 입국절차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대한민국 국적자이다 보니 늦게 내리니 입국 심사를 위해서 조금 기다려야 했다. 그리고 면세 한도를 넘은 승객은 세관을 지날 때 자진신고 줄이 따로 있어서 그쪽으로 줄을 서야 했다.
우리는 따라 신고할 물품이 없어서 면세라인에 서있었다. 물품 구매 내역만 확인 후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다시 공항 주차장으로 가기 위해 터미널과 교통센터를 잇는 브릿지를 통해서 갔다. 입국하는 승객이 거의 없다 보니 공항버스 정류장에는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을 거의 볼 수 없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해외여행에 대한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었다. 그러나 프로그램 측면에서 뭔가 개선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