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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이 넘는 시간 동안 2021년 2월 28일의 일은 잊지 못한다. 기억의 상흔처럼 머릿속에 깊게 자리를 잡아서 잊으려고 잊히지 않는다. 코로나가 나에게 남겨준 상처 같다. 아무튼 근 일 년 동안 비행기를 타는 것이 무서웠다. 이제 많은 규제가 완화되어 비행기를 타고 하는 여행이 한결 편해졌지만 그래도 아직도 무섭고 설레는 편이다. 또한 에어부산 자체에 트라우마가 생겨버렸다. 그래서 이번 부산 여행 때 대한항공을 이용하려고 했으나, 주말에 코로나 규제 완화로 인해 저렴한 티켓을 찾기 힘들어서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사용해서 부산행 비행기 표를 발권했다.

 
 

2021년 9월 마일런을 할 때 편리할 것 같아서 제주공항에서 사전등록을 해두었는데 뭔가 잘 안되었는지 5월 제주에서 돌아올 때 제주공항에서 사전등록해둔 것이 긴가민가해서 다시 등록을 했더니 중복 등록이 되어서 사전등록을 사용할 수 없었다. 나같이 중복으로 등록된 경우는 유인등록대에서 개인 정보를 수정해야 한다고 해서 김포공항 3층 무인사전등록대 옆에서 개인 정보를 변경할 수 있었다.

 

에어부산 코드셰어라 라운지로 가지는 않고 오랜만에 공항 에어사이드 안에 있는 카페에 앉아서 커피 한 잔을 마셨다.

 

이번에는 꼭 서울로 돌아올 때도 비행기를 타고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번처럼 무슨 일이 터져서 쫓기듯이 부산을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뿐 이었다. 차를 마시고 게이트로 이동을 할까 생각을 하고 있는데 카톡이 하나 왔다. 게이트가 변경되었다는 것이다. 다행히 변경 전 게이트 앞에 서있지 않아서 새로 바뀐 게이트까지 많이 걸어도 되지 않았다.

 
 

비행기 탑승 전 화장실도 다녀오고 밖에 보이는 비행기도 구경을 했다. 날이 맑아서 멀리 계양산까지 보였다. 매일매일 비행기만 보면서 일하면 얼마나 행복할까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15번 게이트는 계단을 통해 아래로 내려간 후 버스를 타고 비행기로 이동하는 게이트였다. 나는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좋은데 아빠는 싫다고 하신다. 사람마다 개인 취향이 있으니. 아빠는 이렇게 버스를 타고 가면 푸대접 받는 기분이 들어서 싫다신다.

 
 

다른 승객들이 탑승하는 동안 버스 창문 넘어를 바라보았다. 보딩브리지로 천천히 들어오고 있는 비행기의 모습이 보였다.

 
 

지상 직원의 수신호는 비행기와 직원과의 거리가 가까워짐에 따라 조금씩 바뀌었다. 비행기는 하늘을 날기에 자유로워 보이지만, 많은 규정을 따르고 수많은 약속이 있기에 자유와는 거리가 멀다는 말이 생각났다. 규정에 어긋나지 않기 위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절차만을 따라야 한다고 한다.

 
 
 

버스에서 내리니 우리를 부산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줄 비행기가 대기를 하고 있었다. 다른 승객들이 서둘러 탑승하는 동안 나는 물 만난 고기처럼 신이 나서 사진을 찍었다. 덥거나 비가 오는 등 날씨가 좋지 않으면 이렇게 스텝 카로 탑승하는 것이 싫기는 하지만 이렇게 날씨가 좋은 날은 옆에서 비행기를 바라보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했다.

 
 
 

다른 승객들이 탑승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옆으로는 대한항공이 지나가고 있었다. 하늘에서 시속 1000킬로미터의 빠른 속도로 날아다니는 것들이 지상에서는 살살살 조심조심 가는 모습이 귀여웠다.

 
 
 
 

이번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돌아올 수 있기를 하나 더 더 다짐한 후 비행기에 올랐다.

 

공항 터미널에서 봤을 땐 공항이 그렇게 넓어 보이진 않지만 이렇게 계류장으로 나와서 보면 그 끝을 알 수 없는 평지에 놀라곤 한다.

 
 

작은 비행기라 승객들이 탑승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한 칸 오른 후 한참 있다 또 한 칸을 올랐다. 기장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우리 자리는 뒤에서 두 번째 줄이기에 한참을 걸어서 들어가야 했다. 자가격리 때와 같은 뒤에서 두 번째 자리라서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그래도 규제가 많이 풀렸으니 전보다는 편하게 부산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탑승한 비행기는 A321-200 이었다. 좌석의 앞뒤 공간은 여유롭지 않았다. 내 키가 그리 큰 편은 아니지만 앞뒤 간격이 너무 타이트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대신 의자가 푹신한 부분은 너무 마음에 들었다.

 
 

보딩브리지로의 탑승이 아니기에 승객들이 전부 탑승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린 것 같았다.

 

비행기는 푸시 백을 시작했다. 드디어 오랜만에 비행기를 타고 부산으로 가기에 마음이 들떴다.

 
 

해가 많이 길어져 아직도 해가 지려면 한참이 남은 것 같았다.

 
 
 

비행기는 천천히 활주로를 향해서 갔다. 활주로에서 자세를 정렬한 후 엔진의 출력을 높이기 시작했다. 덜컹덜컹 거리면 비행기는 활주로를 달리리 시작했고 기수를 들어 이륙을 했다.

 
 

이 기분 너무 좋다. 비행기를 처음 탈 때부터 지금까지 이륙할 때의 기분은 항상 좋다. 지상의 건물 비행기는 점점 멀어졌다. 이제 지상의 모든 것 들이 작게 보이기 시작했다.

 
 
 

비행기는 고도를 조금씩 높이다 기수를 북에서 서쪽으로 돌렸다.

 
 

낮게 깔린 구름과 부딪힐 것 같았지만 구름과 밀당을 나누듯 닿을 듯 말 듯 한 거리를 두고 기수를 틀었다.

 

창문 아래로는 인천공항이 보였고 저 멀리 붉은 노을이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남쪽을 향해 가다 다시 방향을 남동쪽으로 틀었다.

 
 

이제 노을은 우리가 탄 비행기 뒤쪽을 비추었다.

 

남동쪽으로 향할수록 구름층이 낮고 짙게 깔려 있었다. 지금 우리가 어디쯤 가고 있을지 단지 이륙 후의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지 생각해 봐야 할 뿐이었다.

 

구름층 사이를 날고 있으니 현실과 몽상의 세계 어딘가를 날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남부 지방에 가까워질수록 더 짙은 구름 속을 향해 날고 있었다. 비행기의 고도는 점점 낮아지고 있었다. 이제 거의 다 왔나 보다. 대략 어디를 날고 있는지 유추만 할 수 있을 뿐이었다.

 

비행기는 서서히 속도를 줄이고 있었다.

 

구름 사이로 희미하게 부산 시내가 보였다. 이제 착륙까지는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비행기의 플랩이 내려왔다. 부산 시내 건물이 빠르게 지나갔다.

 

비행기 아래로 낙동강이 보였다.

 
 

지상의 사물들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그리고 비행기는 거칠게 착륙을 했다.

 
 

내릴 때는 보딩브리지를 통해 내릴 수 있었다. 한 시간도 안 되는 시간 만에 서울에서 부산까지 내려왔다.

 
 

해운대까지 가장 편한 방법은 지하철 같아서 경전철을 타러 갔다.

 

경전철은 65세 이상 무료 탑승이 되지 않았다. 사상까지 이동한 후 다시 2호선을 갈아탄 후 해운대까지 이동했다.

플라잇 어웨어 앱을 통해 내가 탄 비행기의 이동경로를 확인할 수 있었다. 부산에서 아무 일 없이 행복한 시간을 가지다 집에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https://youtu.be/z4EOJkPZL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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