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어사를 구경한 후 부산지하철 1호선을 타고 다대포해수욕장으로 향했다. 1호선의 끝에서 끝으로 가는 것이기에 졸다 일어나고 또 졸다 일어나길 반복했다.


엉덩이가 아파질 무렵 다대포해수욕장 역에 도착했다. 지하철 안은 흡사 인천역에 내리는 풍경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부산지하철 1호선의 종착역에 도착했다. 4번 출구를 통해 다대포해수욕장으로 갔다.




여기서 뉴욕까지는 얼마나 될까? 부산에서 전 세계의 주요 거리가 나온 방위표 위에 서서 코로나 이전의 자유로움을 생각해 보았다.





하늘엔 끊임없이 비행기가 착륙하는 게 보였다.




바다 쪽에서 내륙으로 빠르게 비행기가 진입하고 있었다,


해수욕장에 닿기 전 공원을 거닐었다. 바로 해수욕장이 나올 것이라 생각했는데 깔끔한 공원이 먼저 나왔다.






기분이 좋았다. 이번 여행도 왠지 잘 마무리될 것 같았다. 그러나 이런 좋은 기분은 그렇게 오래가지 못했다.


공원 끝에 오니 바다가 보였다. 넓은 백사장이 인상적이었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일까?! 해수욕장과 공원이 맞닿은 곳에 낮은 담 같은 것이 설치되어 있었다. 담 앞에는 바람에 쓸려온 것 같은 모래들이 쌓여 있었다.


해변이 넓고 길었다.




한참을 걸어야 했다. 모래가 단단해서 걷는 게 편했다. 점프도 해보았다.


해가 점점 지고 있었다. 2월의 마지막 날의 지는 해를 보기 위해 온 사람들. 사람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많아졌다.


해운대처럼 시원시원하게 파도가 치지는 않았지만, 평온한 파도는 일몰과 잘 어울렸다.



잔잔한 파도 위는 조금씩 노랗게 물들어 갔다.


조금 과장한다면 발리 짐바란이 생각났다. 짐바란같이 눈이 부실 정도의 강렬한 노을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정도의 풍경이면 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가 점점 서쪽으로 기울수록 한쪽엔 어둠이 다른 쪽은 황금빛으로 젖어 들었다.





해변을 거닐고 파도와 장난치고 실루엣 사진을 찍었다. 이 순간을 평생 잊지 않겠다는 듯 이 순간 이 공간을 즐기고 있었다.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날 같이.



저녁시간이 되어서 그런가 남쪽에서 북으로 비행기가 끊임없이 김해공항으로 착륙했다. 손에 잡히는 거리라면 얼마나 낭만적일까!



물이 더 빠지는 것일까? 물기로 인해 촉촉한 모래사장은 거울처럼 세상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아빠는 이곳이 작은 우유니 사막같이 느껴지신다고 했다. 코로나 이전의 세상이 이젠 오히려 비현실적인 옛날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젖은 모래 위를 걸으니 쿠타의 해변도 생각났다. 아마 이와 비슷한 곳이 다 생각나나 보다.



이젠 제법 주변이 어둑어둑해졌다.


누군가 그려놓은 놀이판 위에서 잠시 아이가 되어 해보았지만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것 같았다.



갑자기 하늘에서 빗방울이 내리기 시작했다.



아주 살짝 비가 내렸다. 빨간색 우산이 파란 하늘과 대비를 이루었다.




멀리서 보면 사람이 서있는 모습이었다. 가까이 다가가니 사람을 반으로 자른 모습이었다.


뒤로 돌아가니 반쪽 인간이 한발로 서있었다.


캠핑의자에 앉아서 편하게 이 순간을 즐기는 사람들.


우린 육지의 물이 바다와 맞닿은 물길에 도착했다.


작은 돌 위에 오르기도 하고, 그리고 폴짝 돌 위에서 뛰어도 보았다.




오늘 이곳에 너무 잘 온 것 같았다. 왠지 이번 여행도 잘 마무리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이제 해는 다 지고 아직 살짝 햇살의 기운만 아주 조금 남아 있을 뿐이었다.


이번 부산 여행도 이렇게 다 지나가고 있었다.




공원엔 어둠이 짙어지고 곳곳에 불이 들어오고 있었다.




어느덧 공원의 가운데엔 화려하게 불이 들어왔다.


알록달록한 조명이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화려한 조명에 취하다 보니 하늘은 짙은 남색으로 변해있었다.





조만간 일어날 일도 예상하지 못하고 즐겁게 사진을 찍었다.




신나게 놀면서 사진을 찍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받을까 말까 고민을 하다 받았다. 해운대 보건소란다. 우리가 부산으로 오는 날 비행기 좌석 근처에 확진자가 있어서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에겐 선택권이 두 가지란다. 하나는 부산의 지정된 호텔에서 자비로 지내던가, 아니면 방역 택시를 타고 서울로 가서 집에서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전부 자비로 해야 한다고 한다. 자비로 한다는 것이 조금 납득은 되지 않았다.


부산에서의 숙박은 너무 비싸고 그리고 노트북도 없기에 어찌어찌해서 방역 택시에 몸을 실었다. 자기격리대상자가 되어 제일 먼저 들은 생각은 어떻게 일을 하지였다. 아무튼 방역 택시를 타고 도망치듯 부산을 빠져나왔다.


밤새 달려 서울로 왔다. 금액은 대략 63-4만 원이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장 비싼 택시를 타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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