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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을 출발해서 남해로 가던 도중 고성 상족암이 눈에 띄였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보던 이름이라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뭔가 익숙한 이름인데 뭐로 유명한지 구체적으로 떠오르지는 않았다. 그래도 지나는 길이니 한번 갔다 가면 좋을 것 같아서, 가던 길을 수정했다.

 매일 계속 되던 비때문에 마음도 몸도 찌뿌둥하고 기분도 꿀꿀했는데, 오랜만에 해가 나왔다. 해가 뜨니 점점 땅을 뜨겁게 데우기 시작했다. 창문을 여니 차 밖에서 뜨거운 바람으 훅하고 들어왔다.

 네비가 알려주는대로 따라가니 처음에 공룡테마파크 주차장 출구로 안내해주었다. 우리차 뿐만 아니라 많은 차들이 티맵이 알려주는 길로 따라 갔다가 낭패를 당했다. 꼭 주차는 공룡테마파크 입구를 찾아서 가야한다. 공영주차장이지만 주차비가 있으나 그렇게 비싸지 않았다. 날이 정오에 가까워져 오니, 태양볕이 뜨거워졌다. 오랜만에 아주 강렬한 태양을 마주한 것 같아 신이 났다. 그러나 여행하기에는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차를 주차하고 해안누리길을 따라 걸었다. 평지길이라 걷는데 부담스럽지 않았다.

 케잌과 같이 생긴 지층들이 가끔 그늘을 만들어주기에 시원했다. 지질학자가 되어 수억년 전에 살았던 생물들을 만나러 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일단 사람들이 가는 곳까지만 가기로 하고 해안길을 걸었다.

 우중충한 날보다는 그래도 맑은 날이 사진찍기에도 좋고 기분도 좋았다. 바닷바람이 멀리서 불어 왔지만, 미지근한게 오히려 더 덥게 느껴졌다.

 푸른 바다와 파란 바다, 파란 하늘을 보니 왠지 기분이 좋아졌다. 그냥 지나쳐 갈법만한데, 그냥 지나쳐갔으면 나중에 아쉬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단을 통해 밑으로 내력갈 수 있었다. 바닥에 뭔가 의미 있는 것 같은 구멍이 뚫려 있었다. 이게 공룡발자국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공룡발자국이면 너무 보존이 안되고 있는거 아닐까라는 생각도 같이 들었다.

 바닷물이 칠 때마다 바위를 넘어서 우리쪽으로 올 것 같았다. 그러나 신기한게 딱 저만큼까지만 물이 출렁이고 나갔다.

 얼마 걷지 않았는데, 왜 이곳이 군립공원인지 알 것 같았다. 우리가 지질학을 공부한 사람도 아니니 지질학적인 요인은 잘 모르겠지만, 그냥 풍광자체가 끝내주었다. 풍경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옆에 있는 지층은 부안 채석강보다는 작지만 위압적인 느낌이 들지 않았다. 부안 채석강은 규모에서 사람을 눌러버리는 힘이 있는데, 이곳은 아기자기한게 보다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걷기 좋게 데크로 해놓았던 길이 너무 좋았다. 그러나 끝부분은 계단으로 되어 있어서 그 부분이 조금 아쉬웠다.

 해안선을 따라 풍경을 즐기면서 걸었다.

굽이굽이 난 길을 걷다 보면 자갈이 있는 해안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자갈이 있는 해안에서 바닷물과 자길이 만나 촬싹촬싹 쏴아아아 하는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고 있었다.

 아름다운 파도 소리를 뒤로 하고 다시 길을 따라 걸었다. 방금 전까지는 그늘이 많지 않아서 햇살을 바로 머리 위로 받았는데, 그래도 이곳은 나무 그늘이 만들어져 시원했다.

 길의 끝부분에 오니 거대한 절벽이 보였다. 바다는 깊고 파도는 거칠어 보였다.

 절벽 뒤로 아주 가파르게 난 계단이 있었다. 평지길이라 편했는데, 갑자기 급경사로 된 계단에 오르니 숨이 막혔다. 그리고 갑자기 뜨거워진 공기가 폐로 들어오니 숨을 멎게 하는 느낌이 들었다.

가파른 계단을 오른 후 다시 내려오니 숨겨진 시크릿 장소가 나왔다.

 앉아서 쉴 수 있는 그네가 있었는데 사진동호회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미리 온 사람이 먼저 사용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만, 이곳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쉬기 위해 만든 것 같은데 어떤 단체나 사람들이 장시간 사용하는 것은 매너가 너무 없는 것이 아닐까?! 다른 사람을 위해서 어느정도 장소를 이용했으면 자리를 비켜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사진 찍는 사람들 중에 몰려다니며 민폐를 끼치는 사람들이 꽤 있는 것 같다. 저번에 김제에 갔을 때도 자신들 사진찍는데 방해가 된다면 걸어가는 우리를 비키라고 했던 적이 있다.

 절벽에 기대어 사진을 찍어 보았다. 앞의 파도는 넓게 펼쳐진 바위을 덮쳐서 오를듯 말듯 우리와 밀당을 하는 것 같았다.

 절벽을 지나 옆으로 살짝 가니 넓은 암반지대가 나왔다. 파도가 어쩔 때는 깊숙히, 보통은 안반 앞에서 쳤다.

 솔직히 파도가 치는 곳으로 내려가기 무서웠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파도가 들락날락 거리는 길을 지나서 절벽 안쪽으로 더 들어갔다.

 오히려 샌달을 신고 왔으면 화끈하게 파도와 한판 하겠는데, 괜히 운동화를 신고 와서 파도의 움직임에 꼼짝도 못했다.

 파도를 피해 오니 동굴이 나왔다.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장소였다. 요즘 인스타에서 이곳이 실루엣 사진으로 유명하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사람들이 빠지기를 기다렸다. 사진을 찍었다.

 사람이 없을 때까지 동굴 안에서 기다리는 동굴 같은 것을 무서워하는 나는 1분 1초가 무섭고 힘들었다. 갑자기 동굴이 무너질까봐 나도모르게 머리 속으로 별 생각이 다 왔다 갔다 했다. 그래도 사진을 찍을 때 만큼은 집중할 수 있었다.

 역시 동굴안에서 밖으로 찍는 실루엣 사진은 말이 필요없는 것 같다. 어떤 포즈를 취하던 허세 작렬하는 사진이 나왔다.

 나중에 검색해 보니 물때를 못맞추면 이곳에 들어오기 힘들다고 하는데, 우리는 우연히 들렸는데 운이 좋았다.

 사진을 찍고 있으니 사람들이 몰려 오기에 자리를 비켜주는 것이 맞기에 동굴에서 나와서 다시 주차장으로 걸어서 갔다.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멋진 실루엣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아빠는 패도라를 쓰고 오기를 잘한 것 같다고 하셨다. 실루엣 사진을 찍을 때는 역시 챙이 있는 모자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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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늬라벤더농장에서 나와서 송지호해수욕장으로 향했어요. 아직까지 해수욕장을 방문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었다. 그러나 주말에 답답함을 잊고자 나온 캠핑족들이 많았다.

텐트를 산지 7년이 지났지만, 이날 처음으로 텐트를 사용했다. 원래는 7년전에 홈쇼핑에서 구매를 했는데, 사용할 기회가 없었다. 국내여행을 갈 때 차에 넣어서 가져가면 되는데, 막상 여행지에 와서 생각나서 이번에는 단단히 벼르고 체크리스트에 넣어서 잊지 않고 가지고 왔다. 7년이 지났지만, 처음 사용하는 텐트라 설치의 어려움이 조금 있었지만 원터치 형식이라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여행 때마다, 멋진 풍경이 있어도 쉴 곳이 마땅치 않아서 그냥 눈으로 구경만 하다 지나갔던 점이 아쉬워서 휴대용 의자도 두개 구매 했다. 살이 찌는 바람에 의자에 엉덩이가 끼어서 불편한 느낌이 있기는 했지만, 안락한 느낌이 들었다. 역시 의자에 편하게 앉기 위해 살을 먼저 빼야할 것 같다.

날은 따뜻했다. 그리고 낮게 구름이 깔려 있었지만 태양은 강렬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물에 들어가기는 조금 겁이 났다. 수영복으로 갈아 입을까 고민하다, 추워보여서 들어가지는 않았다. 한쪽에서는 서핑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같이간 꼬마는 모래놀이세트를 안 가지고 왔다고 계속 투덜거렸다. 내가 나이가 들었는지, 그냥 모래 파고 놀면 안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모래 놀이 세트가 필요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아빠도 물에 들어가기에는 물이 너무 차갑다고 모래사장과 바다의 언저리에서 사진만 찍었다.

잠깐 바닷물에 발을 담그니, 물이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그래도 차가운 느낌이 좋았다. 물 속에 들어가서 수영을 하면 어떨까 생각을 했지만, 감기 걸릴 것 같아서 참았다. 지금 몇달째 수영을 못가니 너무 수영이 하고 싶었다.

파도가 쎄게 밀려 올 때는 모래사장 멀리까지 올라 왔다. 파도가 지나간 자리는 아무것도 없게 지워지는 것이 신기했다.

아이들은 오랜만에 밖에 나와서 행복한지 차가운 바닷물은 문제가 되지 않아 보였다.

잠깐 걱정이 되었던 것은 사람들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기는 하지만, 외부 활동을 한다는 설레임 때문인지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이 많아 보이지는 않았다.

작년에 왔을 때 공사중이었던 호텔이 완공 되어 있었다. 그래서 커피 한잔 마실겸 커피숍으로 왔다. 워커힐 계열 호텔인 것 같았는데, 나중에 한번 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동해안에 많은 호텔들이 생긴 것 같다. 옛날에 비해 고품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서 좋을 것 같으면서도, 너무 무분별하게 많이 생기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

카페는 깔끔했다. 그리고 간단한 빵종류도 팔고 있었다. 우리는 실내에 있으면 답답할 것 같아서 야외에서 커피를 마셨다. 커피 맛은 생각이 나지는 않지만, 풍경이 모든 맛을 커버해 주는 것 같았다. 바다를 보면서, 바다의 파도소리를 들으며, 파도의 촤악촤악하는 음악을 들으며 커피를 마시니 이곳만큼은 현실이 아닌 것 같이 느껴졌다.

그리고 다시 평창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울산바위도 지나갔다. 작년에는 울산바위가 보이는 현대아이파크에서 숙박을 했던 것이 생각났다.

오후 3시쯤 다시 평창으로 돌아 왔다. 객실 청소가 마무리되지 않아서 조금 기다려야 했지만 역시 숙소만큼 좋은 곳은 없는 것 같다. 씻고 밖을 보니 날이 너무 맑았다. 저녁에 안반데기를 갈 예정이었는데, 날이 맑아져서 기분도 다시 맑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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