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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의 둘째 날이 밝았다. 전날 늦게 도착한 후 다음 날은 새벽같이 일어났다. 온몸이 몽둥이로 맞은 것 같이 욱신욱신 쑤셨다.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을 먹으려니 입안이 껄끄러웠다. 잠이 덜 깨서 그런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였다. 대강 눈에 보이는 대로 접시에 담고 입에 넣었다. 아침잠이 많은 나에게는 패키지는 잠과의 싸움 같았다.

 

해가 뜨기도 전에 버스는 호텔을 출발해 보천 대협곡으로 향했다. 숙소에서 보천 대협곡까지 2시간이 넘게 걸렸다. 중국이 넓은 것은 알고 있지만 여행을 다니다 보면 넓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지평선 너머로 이제서야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가이드가 간식이라고 옥수수 젤리를 주었다. 쫀득쫀득하게 입에 달라붙는 것이 맛이 좋았다. 태항산은 하나의 산이기보다는 태항 산맥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하나의 산맥 안에 여러 관광지가 있었다. 태항산맥의 첫 여행지는 보천 대협곡으로 중국의 그랜드 캐니언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버스가 보천 대협곡에 도착하기 전 저 멀리 우뚝 솟은 산들을 볼 수 있었다.

 

겨울은 태항산맥 여행의 비수기라고 한다. 버스에서 내리는데 여행 팀이라고는 우리랑 교원 투어 딱 두 팀뿐이었다. 봄이 시작되면 이곳은 사람으로 가득 찬다고 한다.

 

지금은 겨울이라 회색빛의 산맥이 보이는데 봄부터는 산맥이 푸릇푸릇 해져서 꽤 멋있다고 한다. 겨울이라 좋은 점은 태항산맥 어디를 가든지 줄을 설 필요가 없었다.

 

여름에 이 줄이 사람들로 가득 찬다고 생각하니 겨울에 오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천 대협곡의 시작은 버스를 타고 케이블카 타는 곳으로 이동을 하는 것이었다.

 
 

케이블카는 공중 버스라 불릴 만큼 많은 사람을 태울 수 있었다. 그러나 겨울이라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사람은 우리 팀과 중국인 여행객 몇몇 사람뿐이었다.

 
 

공중 버스 바닥은 중간중간이 유리로 되어 있어 약간의 스릴을 느낄 수 있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오니 주변 풍경이 시원하게 보였다.

 

케이블카에 내린 후부터는 산책로를 따라 걸어야 했다.

 

평평한 산책 길이라 걷는데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패키지 팀의 걷는 속도가 빨라서 속도를 맞춰가는데 조금 힘들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 평지 면 걸을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도가 조금 높다 보니 이곳의 공기는 차가웠다.

 

겨울이라 그런지 산이 전체적으로 황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나무가 없어서 협곡의 모습을 더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협곡 길을 따라 계속 걸었다. 가끔 풍광이 좋은 곳에 전망대가 있었다.

 

떨어지면 뼈도 못 추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이런 협곡이 만들어졌는지 신기할 뿐이었다. 태항 산맥의 옆쪽은 대부분 평지인데 이렇게 산맥이 우뚝 솟아 있는 것이 더 신기해 보였다.

 

절벽 아래로 내려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절벽 옆으로 철제 난간이 되어 있기는 하지만 딱 봐도 위험해 보였다. 오금이 저려왔다.

 
 
 

세상에는 참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어떤 삼들은 이곳에서 암벽등반을 하고 있었다. 절벽에 붙어서 바라보는 이곳의 풍경은 어떨지 궁금했다.

 

절벽길을 따라 걸어가는데 어떤 구간은 움찔하게 만드는 구간도 있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평지라 걷기는 수월했다. 걸을 때마다 두 뺨에 차가운 공기가 닿았다.

 
 

이렇게 풍경을 보면서 계속 걸었다. 가이드의 설명은 따로 없었다. 가이드의 설명이 없는 것이 좋았다. 걷는 템포가 조금만 늦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하는 일행의 걷는 속도가 꽤 빨라서 거의 파워워킹을 하는 것 같았다.

 

협곡 사이로 흐르는 물 때문에 이곳이 더 웅장하고 신비하게 보였다. 자연이 만들어 놓은 작품 안에 들어와 있으니 신기하고 신비했다.

 

아까 보았던 암벽등반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자연 앞에 서니 인간은 개미 보다 더 작은 존재로 보였다.

 

고도가 높다 보니 바람이 불 때마다 두 뺨이 시려왔다.

 
 

평평한 길을 다 걸으니 이번도 푸니 쿨라 같은 것을 타고 더 위로 올라갔다. 걷는 길이 그렇게 힘들지 않아서 나이가 많으신 분들도 쉽게 여행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만 패키지 팀의 걷는 속도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빨라서 사람들의 속도를 맞춰가는 것이 오히려 더 힘들었다.

 
 

푸니쿨라를 타고 위로 올라오니 더 추웠다. 양달에 있으면 그래도 따스한데 그늘에 들어서면 꽤 추웠다. 우리는 절같이 보이는 찻집에 잠시 쉬어 갔다.

 

이곳에서 이번 여행의 특전인 차와 과자가 제공되었다. 사람들은 일행끼리 삼삼오오 모여 차를 마시며 추위를 녹였다.

 
 

차를 마신 후 또 걷기 시작했다. 이제 이 풍경이 점점 익숙해져서 신기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조금 신선한 풍경이 필요했다.

 
 

풍경에 익숙해서 지루해질 즘 보천 대협곡의 명소이니 유리 다리를 걸었다. 처음에는 뭣도 모르고 호기롭게 유리 다리 위에 올랐다. 조금씩 유리 다리 안으로 걸어 들어갈수록 몸이 움찔움찔했다.

 

다리 아래로는 천 길 낭떠러지가 있었다. 아빠는 별로 무섭지 않다고 하는데 나는 점점 안으로 걸어갈 수 록 다리가 안 떨어졌다.

 
 
 

심지어 아빠는 괜찮다며 유리 위에 앉아 보이기까지 하셨다. 나는 무서워 유리 테두리의 철제 부분만 밟으며 걸었다.

 

이곳에서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라는 별 시답지 않은 생각까지 들었다. 아무튼 옛날과 달리 쫄보가 된 나를 볼 수 있었다.

 

조금 더 걸어야 하는데 너무 무서워서 중간에 나오니 살 것 같았다. 사진만 봐도 오줌이 찔끔찔끔 나올 것 같이 무서웠다.

 
 

무작정 걷기만 했는데 지도를 보고 나니 우리가 어떻게 걸어왔는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포토존이 있어서 이곳에서 사진을 찍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한참을 내려갔다. 엘리베이터의 창문이 없으니 얼마나 내려간지 알 수는 없지만 꽤 오랫동안 아래로 내려갔다.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는 동굴 같은 길이 나왔다.

 

동굴 같은 길을 나오니 날이 따스했다. 같은 공간인데 높이에 따리 이렇게 온도가 다를 수 있을까.

 

진짜 꽃이 핀지 알고 신기해했는데 가짜 꽃이라 실망을 했다.

 
 

우리가 걸어온 길을 보기 위해서는 고개를 한껏 뒤로 젖혀야 그 정상을 볼 수 있었다. 푸르게만 보이던 물은 맑고 투명했다.

 
 

꽃길을 따라 산을 내려왔다. 다시 버스를 타고 매표소로 돌아왔다. 우리는 점심을 먹기 위해 팔리구 쪽으로 향했다. 또 버스를 한두 시간 타고 이동을 해야 했다. 아침부터 돌아다녔더니 잠이 왔다. 차창 밖의 햇살이 너무 따스했다. 나는 나도 모르게 꾸벅꾸벅 졸며 팔리구로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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