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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코스가 길었다. 코스가 길었지만 거의 평길인 코스이기에 숨찬 느낌 없이 사진을 찍으며 걸었다.

 
 
 

계곡엔 물이 졸졸 흐르고 그 주변엔 낙엽이 떨어져 가을의 운치를 흠뻑 느낄 수 있었다.

 
 

강천산 초입은 그렇게 강렬하지 않았으나 점점 산책로를 따라 들어갈수록 온통 노랗고 빨간 풍경으로 변해갔다.

 
 

와! 어디를 둘러봐도 가을, 가을, 가을이었다.

 
 
 

내장산과는 또 다른 매력이 느껴졌다. 내장산은 강한 원색의 단풍이라면 이곳은 강한 듯 강하지 않는 계속 보고 있어도 질린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서서히 나도 아빠도 가을에 물들어 갔다.

 
 

물속마저 가을 하늘과 단풍에 물들어 갔다.

 
 
 
 

계곡을 따라 단풍나무가 쭉 늘어서 있었다.

 
 
 
 

붉은 단풍이 만든 카펫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어 보았다.

 
 

왜 가을 단풍하면 내장산과 함께 순창 강천산을 찾는지 알 수 있었다.

 
 

단풍나무숲이 끝나자 키가 큰 나무들이 늘어선 구간이 나왔다. 붉은색이 지루해질 무렵 다른 색의 나무와 잎을 보니 다시 눈이 정화되는 것 같았다.

 

이 폭포는 비가 내려야 생기는 폭포라고 한다. 폭포를 보려면 비 오는 날 와야 하는 것일까? 폭포의 모습이 궁금하긴 하지만 비 오는 날 오긴 무리가 아닐까 싶다.

 
 

노란 잎들이 만든 부드러운 햇살이 따스하게 느껴졌다. 아침엔 춥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조금 덥다는 느낌이 들었다.

 
 

단풍이 너무 아름답지만 계속 보면 질리기에 이렇게 닷는 색깔들로 잠시 눈의 피로를 풀 수 있었다.

 
 
 
 
 

강천산은 단풍철에는 야간 개장을 하는 것 같은데 이곳까지가 야간개장 시 갈 수 있는 종점이었다.

 
 

유명산 산에는 꼭 절이 하나씩 있는 것 같다. 그런 사실을 잊고 지내다 절 앞에 와서야 그제서야 절이 있다는 것이 생각났다.

 

붉은 단풍은 한국의 오방색의 단청과 잘 어울렸다.

 
 
 

아침에는 쌀쌀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더워졌다.

 

누군가 소원을 빌며 놓았을 돌탑이 보였다.

 

어느덧 절 내로 들었다. 어디가 절의 경계일까? 그냥 걷다 보니 절이 나왔다. 생각 없이 걷다 보면 지나쳐 버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려하진 않지만 가을임을 알려주는 단풍들. 이런 모습이 사람의 마음을 사로 잡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곳으로 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크게 화려한 절은 아니지만 소소한 맛을 주는 이곳의 단풍과 절이 잘 어울렸다.

 

감나무에는 감이 매달려 있었다. 홍시 하나가 떨어지기를 기다렸지만, 이놈의 홍시는 아직 가지에서 멀어지기 싫은지 대롱대롱 나무에 매달려 있었다. 이놈의 홍시, 까치밥이나 되어 버려라.

 

언제 홍시를 본 적이 있을까? 책에서나 보았을 법한 풍경이었다.

 

스님들께서 수양을 하는 공간은 낮은 울타리의 담장이 둘러쳐 저 있었다.

 
 
 

사람이 많지도 적지도 않은 절. 소소한 맛이 너무 좋았다.

 
 

걸으면 걸을수록 이 산의 가을에 흠뻑 빠지게 되었다. 대강 구도를 잡고 찰칵하면 멋진 풍경이 알아서 작품을 만들어 주었다.

 
 
 

지루한듯한 산책로는 계속 다른 풍경을 보여주었기에 길은 지루했지만 눈은 즐거웠다. 누구나 걸을 수 있는 길이었다. 산골짜기를 따라 걷고 걸었다.

 

절을 지나 현수교로 가기 위해 산속으로 더 들어갔다.

 

단풍나무 사이 자기 혼자 푸름을 가지고 있는 대나무 숲이 보였다. 계단이 보여서 올라가기는 싫었다. 대신 앞에서 사진만 잠깐 찍고 다시 내려왔다.

 
 
 
 

드디어 강천산의 자랑인 현수교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왔다. 지금까지 너무 편하게 걸었던 탓일까, 가파른 계단을 보니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그래도 이곳에 온 이유는 강천산 현수교를 걸어보는 것도 한몫을 했기에 힘들고 숨차지만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몇 계단 올랐을까, 벌써 숨이 헐떡헐떡 거렸다. 잠시 쉬면서 올라온 길을 바라보니 마음이 흐뭇했다. 그러나 앞으로 걸어가야 할 남을 길을 생각하니 정신이 아찔했다.

 
 
 
 

현수교로 올라가는 길은 우리가 올라온 계단과 다른 쪽에서 올라오는 계단, 총 2군데였다. 현수교 앞에서 그 두 길이 만나게 되니 갑자기 사람이 많아졌다.

 
 

1980년대에 만들어진 다리이다 보니 단풍시즌에는 다리를 지키는 분이 계셔서 다리를 건너는 인원수를 통제를 했다.

 
 
 

높이도 높지만 1980년대에 만들었다는 말이 내 머릿속에 꽂혀 있었기에 마음속으로는 불안했다. 사람들이 걸을 때마다 다리가 조금씩 움직였다. 그러나 다리 아래로 보이는 멋진 풍경 때문에 무섭지만 행복하게 다리를 걸 수 있었다.

 

사람에 밀려밀려 걷기는 했지만 앞사람이 사진을 찍는 틈을 이용해서 우리도 같이 사진을 찍었다. 알아서 눈치껏,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내에서 우리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다리가 끝나는 지점엔 가파른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와! 사람이 이 길을 걸어 올라갈 수 있다니. 오르는 계단에서 조금만 고개를 들면 하늘이 보였다.

 
 

아주 가파른 계단을 조금 올랐더니 숨이 헐떡헐떡 거렸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숨 고르기를 했다.

 

그래도 다리에서 본 풍경은 힘들지만 오를 만한 가치가 있었다.

 
 

다시 내려가는 길도 쉽지는 않았다. 누군가 한 명이 발을 삐끗하기라도 한다면 밑에 내려가는 사람들이 볼링공처럼 우르르 넘어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내려가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을 했다.

 
 

다리에서 내려온 후 다리를 올려다보았다. 위에서 보았을 때보다 아래에서 내려다보니 더욱더 아찔했다.

 
 
 
 

다리에서 내려온 후 우리는 이 단풍길의 마지막인 구장군 폭포로 향했다.

 

오전 9시 무렵 걷기 시작했는데 시간은 정오를 넘어가고 있었다. 이번에 새로 산 그러데이션 ND 필터를 이용해 나름 기교를 부려보았으나 삼각대가 없어서 실패를 했다.

 

자갈들 사이를 흐르는 계곡 사이사이에 붉은 단풍이 떨어져 있었다.

 
 
 

한 가지 소원을 잘 이뤄준다는 수좌굴을 보고는 가볼까라는 마음이 들었지만 오르막길이네 포기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때 한번 올라가 볼껄이라는 후회가 들었다. 요즘 소원이 하나 생겼기에 다시 가서 한번 가서 소원을 빌어야 할까! 아무튼 요즘 생긴 소원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단풍터널을 지나면 이 코스의 마지막인 구장군 폭포가 나왔다.

 
 

하늘에서 두 갈래의 물줄기가 떨어지는 것 같아 보였다.

 

화려하진 않았다. 웅장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보고 있으니 마음이 숙연해졌다. 하늘에서 용 두 마리가 내려오는 것 같은 신비한 느낌이 들었다.

 
 
 
 

전혀 생각하지 않은 곳에서 만난 뜻밖의 보물이었다.

 

가늘고 길게 흐르는 폭포를 보니 내 인생도 저렇게 살아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길을 걷고 걸으니 마지막에 최고의 풍경을 만날 수 있었다. 현수교를 건넌 후 다리가 후들후들 거렸기에 폭포를 보지 않고 다시 돌아가려고 했다.

 

이 폭포에서 흘러나온 물은 모이고 모여서 계곡을 이루는 것 같았다.

 

물이 찰랑찰랑 한 계곡의 징검다리를 건너서 이제는 주차장으로 향했다.

 
 
 

돌아가는 길은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너무 풍경에 취해서 이곳에서 거의 4시간가량을 보낸 것 같았다.

 
 
 

다시 돌아가는 길에는 올 때 보지 못했던 풍경들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가 이렇게 많이 걸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돌아가는 길이 길었다.

 
 

정오가 지나 한시가 지나가고 있었다. 사람들은 더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가을의 절정을 이루는 주말이라 사람들이 강천산으로 강천산으로 모이고 있었다.

 
 

차가운 물속에 빠진 단풍들은 더 깨끗하고 강한 색을 띠고 있었다.

 
 

햇살이 강해지니 햇살을 받은 단풍잎은 더욱더 상큼하게 느껴졌다.

 
 
 

산에서 내려온 후 온몸에 있는 흙을 털어냈다. 산에서 내려오니 몸은 천근만근 무거웠다. 새벽부터 출발한 탓인지 몸이 금세 피로해지는 것 같았다. 하늘에는 무슨 일이 있는지 구조헬기가 돌고 있었다. 그리고 구급 대원들이 입구에서 대기를 하고 있었다.

 
 

주차장에 도착한 후 이제 전주로 가기 위해 출발을 했다. 강천산 주차장을 나와 국도로 향하는 길에 우리 반대 차선은 강천산으로 들어가기 위한 차량들 때문에 차들이 움직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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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패키지 투어로 가려고 예약을 했다가 인원수 미달로 강천산 여행은 취소되고 내장산 백양사로 가게 되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한번쯤 가보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일박이일의 짧은 여행이기에 또 새벽에 집에서 순창으로 출발을 했다. 서울톨게이트를 지나는데 새벽시간 이었지만 벌써부터 도로가 붐비는게 느껴졌다.

 
 

수도권을 벗어나니 차가 조금 빠진 것 같았지만 그래도 남쪽지방으로 이동하는 차량은 여전히 많았다.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동쪽하늘에서 서서히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새로산 오렌지색 필터를 사용해서 사진을 찍어 보았다. 주황빛의 하늘을 더 주황색으로 보이게 했다.

 
 

이번엔 파란색 필터를 끼워 보았다. 오렌지색 필터가 동이 틀 때는 더 나은 것 같아 보였다.

 
 

새벽부터 일어나 고속도로를 달리니 점점 피로가 급속도로 몰려왔다.

 
 

이제 겨울의 문턱에 들어서나 보다. 차밖은 많이 차가웠다. 잠시 창문을 열어 시원한 공기를 마셔보았다. 상쾌했다. 더 날이 추워지면 이런 상쾌함은 사라지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날 친구에게 내가 아시는 분이 암에 걸리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기분이 이상했다. 정정하셨던 분인데 암이라니. 그 소식을 듣는 순간 머리가 하얗게 변했다. 가을 단풍을 보러가는 기분은 좋았으나 마음 한편은 죄진 사람같이 무거웠다. 마음 속 한편이 아파왔다.

 
 

하늘은 더 노랗게 변했다. 이 순간 모든 지상의 사물들은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노란색 그라데이션 필터가 세상을 더 노랗게 만들었다.

 

살짝 낀 안개는 노란 하늘을 더욱더 깊은 색을 만들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전라도 지방. 20대부터 였던 것 같다. 넓은 들판을 볼 수 있는 이곳에 마음이 갔다. 특히 새마을호 기차를 타고 창문에 기대어 바라본 노을은 20년전 이지만 아직도 어제 본 것 같이 생생했다.

 
 

전주를 지난 우리는 전라북도의 산악지역을 지나고 있었다. 산과 안개, 산수화를 보는 것 같았다.

 
 

몇 시간을 열심히 달렸다. 드디어 고추장의 고장 순창에 도착했다. 순창은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익숙했다. 김용택선생님의 책에서 자주 접해서 였을까. 처음 오지만 익숙한 이 느낌 묘한 기분이 들었다.

 
 

고속도로를 나와 강천산으로 가는 지방도에 들어 섰다. 우와! 가로수, 이거 실화냐! 차가 다니는 도로가 아니라면 아마 사람들로 북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지나기엔 너무 아쉬워 빈공터에 차를 세웠다.

 

차를 세운 후 멋진 가로수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지나다니는 차들이 많아서 사진을 찍지 못했다. 대신 개울에 퍼진 물안개만 바라볼 뿐이 였다.

 

강천산에 도착하기 전 길가의 가로수만으로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얼마나 오래전에 조성된 길일까? 숨겨진 보석을 발견한 것 같았다. 점점 강천산에 가까워질 수록 차가 밀리기 시작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채 아침 9시가 되지도 않았는데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입구부터 정신이 없었다.

 
 
 
 

주차장에 겨우 주차를 한 후 걸어서 매표소로 갔다. 매표소 앞 주차장은 일찍 만차가 되어서 이곳 주차장에 주차를 해야했다.

 

운동삼아 걷는다 생각하며 천천히 보행자 길을 따라 걸어갔다.

 

알록달록, 강하지 않지만 은은한 단풍들이 내마음에 쏙 들었다.

 

주차를 하고나니 마음은 편했다. 사람들이 점점 몰려오고 있었지만 그래도 한결 마음은 가벼웠다.

 

아침은 상점과 식당이 몰려있는 곳에서 간단히 해결했다.

 
 

식사를 하고 나니 배도 불렀다. 어디선가 쉬고 싶었다. 매표소로가 표를 구매했다.

아빠는 경로라 공짜고, 나만 입장권을 지불했다.

 
 

왔으니 인증샷은 남겨야 하지 않을까!

 

사람들을 따라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물 속이 다보이는 투명한 물이 너무 맑고 깨끗했다.

 
 

어떤 곳은 단풍이 많이 떨어져 낙엽이 두텁게 쌓여 있었다. 가을의 운치를 더 깊게 만들어 주었다.

 
 
 

물 속마저 가을을 담고 있었다. 깨끗한 가을하늘과 알록달록한 단풍, 그리고 크리스탈 같이 맑은 물까지 내 마음까지 덩달아 맑아지는 것 같았다.

 
 
 
 

강천산에는 여러 곳의 폭포가 있는데, 첫번째로 맞이한 폭포가 병풍폭포였다.

 
 

가파른 절벽을 흐르는 폭포수는 수량이 많지 않지만 은빛가루를 하늘에서 뿌리는 것 같았다.

 
 

붉은 단풍 나무 아래에 앉아 가을을 느껴보았다. 진짜 붉었다. 아! 진짜 가을인가 보다. 아빠의 체크무늬 옷이 가을 분위기를 더 가을같이 느껴지게 했다.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이 신선한 가을 공기를 마스크를 통해 마셔야 하다니. 빨리 코로나인지 메로나인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곡엔 단풍이 떨어져 가을의 정취를 더 깊게 느낄 수 있었다.

 

걷는 길이 꽤 긴 것 같았다. 9시 반 무렵부터 걷기 시작했는데 우리가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한시가 훌쩍 넘었었다. 코스가 길기는 했지만 딱 걷기 좋은 길이였다. 사진을 찍는데 많은 시간을 쏟았다.

 
 

은은한 것 같지만 곳곳에 포인트가 있어서 단조롭지 않은 사질을 찍을 수 있었다.

 
 
 

남도의 가을은 강원도의 가을과는 또 다른 깊이와 매력이 있었다. 내장산과 백양사의 가을은 화려했다. 이 가을을 불사르겠다는 그런 느낌의 강한 붉은색이었지만, 강천산의 가을은 강한 것 같으면서 은은했다.

 
 

은은한 가을 빛이 보는 사람을 부담스럽지 않게 만들었다.

 
 
 

걷는 내내 뷰파인더에서 눈을 땔 수가 없었다. 내 능력의 한계를 느끼기도 했지만 그래도 내가 찍을 수 있는 최대 능력으로 찍기 위해 노력을 했다.

 

어느덧 사람들은 더 많아졌다.

 
 
 
 

계곡아래로 내려가 사진을 찍었다.

 
 
 

모든 풍경 하나하나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가을 감성이 다시 온몸 세포 하나하나에 퍼지는 것 같았다.

 
 
 

조금 걸었을 뿐인데 피곤했다. 새벽부터 일어나 서울에서 출발을 했으니 피로가 몰려오는 것 같았다. 그래서 전날 전주나 군산에서 숙박을 한 후 오고 싶었으나, 서울에서 새벽에 출발하기를 잘한 것 같았다. 조금만 늦었어도 주차는 커녕 길거리에서 시간을 다 버릴 것 같았다.

 
 
 

남들이 낙엽을 뿌리며 사진을 찍기에 우리도 따라서 해보았다. 낙엽이 축축해서 그림처럼 되지 않고 엉성한 모습으로 사진이 찍혔다.

 

처음에는 한편으로 후기를 마무리하려고 했으나 사진을 고를 때 선택장애가 생겨서 이 사진 저 사진 다 보여주고 싶어서 후기를 두편으로 나누게 되었다. 강천산 여행의 첫번째 이야기는 여기까지 적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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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에서 철암단풍나무 군락지와 구문소를 본 후 영주 부석사로 이동했다. 태백에서 대략 한 시간 정도 걸렸다. 같은 강원도이지만 태백에서 평창까지 가는 것이 경북 봉화나 영주로 가는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리는 것 같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그런지 가는 길에 계속 졸음이 왔다. 졸다 깨다를 반복하는 사이 차는 부석사 부근에 다다르고 있었다.

 

 

손자들을 경운기에 싣고 가는 할아버지의 표정에서 편안함과 사랑스러움이 느껴졌다.

 

부석사에 오후 4시쯤 도착했다. 절이 커서 주차장도 꽤 넓었는데 주차된 차가 많아서 빈자리를 찾기 꽤 어려웠다.

 

야동 휴게소에서 먹은 라면이 전부이기에 오후 4시에 늦은 점심을 먹었다. 예전에도 이 식당에서 밥을 먹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 또 같은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입에 진공청소기가 달린 것 같이 음식을 빨아 드렸다.

 

 

배가 부르니 동작이 굼떠졌다. 부석사까지 걸어가야 하는데 배가 부르니 그냥 어디선가 씻고 자고 싶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밥만 먹고 갈 수는 없기에 귀찮지만 천천히 절로 걸어갔다.

 

절로 가는 길 상점에서는 영주의 명물 사과를 팔고 있었다.

 

고창 선운사는 평지라 걷기 좋았지만 부석사는 끊임없는 계단과 오르막길뿐이었다.

 

 

오르는 길 양옆으로는 단풍이 흐드러졌다.

 

 

 

 

예상치 못했는데 알록달록한 단풍을 보니 괜히 가슴 설레었다.

 

 

태백의 단풍은 오렌지빛이 강했다면 부석사로 오르는 길은 찐한 노란빛이었다.

 

 

오르막이 죽을 정도로 힘들진 않았으나 마스크 때문에 점점 숨이 거칠어지고 더웠다.

 

 

 

 

우와! 왜 이렇게 늦은 시간이지만 사람이 많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숲길을 걷다 보니 절의 입구에 다다르게 되었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느라 숨이 가빴지만 눈을 크게 뜨고 나를 바라보는 사천왕을 보니 거칠었던 숨이 사천왕의 눈에 졸아서 정상적인 호흡을 찾았다.

 

절 안으로 들어가니 절로 오는 길과는 달리 붉은 단풍의 향연이었다.

 

 

 

눈이 시리도록 강한 원색의 빨강 색이었다.

 

단풍에 취해 사진을 찍다 보니 해가 점점 서산으로 기울고 있었다.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을 보기 위해서는 계속 오르막길을 걸어야 했다. 그러나 풍경이 너무 아름답기에 힘들지만 힘든 느낌을 잊을 수 있었다.

 

중간쯤 올랐던 것 같다.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오늘 하루가 길어서 힘들었지만 석양을 바라보니 피곤함이 서서히 풀리는 것 같았다.

 

 

 

 

소백산맥의 부드러운 산 능선이 아련히 보였다.

 

절도 아름다운 곳이지만 절 앞에 보이는 소백산맥은 이 절의 백미라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이곳에 몇 번 온 것 같은데 노을은 처음 보았기에 마음이 설레었다.

 

 

 

 

이 맛에 이곳에 오는가 보다. 마음속 번뇌들이 서서히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길을 따라 오르다 보니 무량수전으로 가는 안내판을 볼 수 있었다. 서산의 햇살은 부드러웠다.

 

노을이 만든 부드러운 햇살은 주변 사물마저 부드럽게 만들어 주었다.

 

 

이렇게 부드럽고 아름다운 햇살은 처음 보는 것 같았다.

 

 

소백산맥의 산들이 겹겹이 있는 모습이 산수화의 한 장면같이 느껴졌다.

 

 

 

 

햇빛을 받은 단풍의 더욱더 매력적으로 보였다.

 

 

너무나 부드러운 햇살이 온 세상을 환상의 세계로 변화시켰다. 아주 짧은 순간임을 알기에 이 순간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다른 절과는 달리 산비탈을 따라 걸어야 하는 것이 힘들기는 했지만, 조금씩 오를 때마다 다르게 보이는 풍경은 힘든 것을 잊게 만들었다.

 

 

 

누군가 바위에 동전들을 붙여 놓았는데 그 모습이 기괴했지만 신기했다. 드디어 이 절의 슈퍼스타인 무량수전에 도착했다. 예전 책 중에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서서라는 책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대해 알게 되었다.

 

 

배흘림 기둥, 위아래는 좁고 가운데 배만 통통한 게 아빠 배랑 똑같아 보였다.

 

무량수전 옆 탑 앞에 늘 사진 동호회에서 왔는지 많은 사람들이 석양이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삼각대를 세워 놓고 이 순간을 기록하고 있었다.

 

하늘은 이제 노랗게 변해있었다. 사람이 저런 느낌으로 색을 만들 수 있을까? 내 능력의 한계를 노 사진을 찍으며 느낄 수 있었다.

 

 

 

 

노을과 사람을 동시에 넣어 찍으려고 하니 카메라의 노출이 맞지 않아서 카메라는 접고 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역시 폰이 최고인 것 같다. 간단하게 쉽고 편하게 찍을 수 있는 것이 너무 좋았지만 사진 찍는 맛은 덜했다. 그러나 결과물은 최고였다,

 

 

 

 

노란 하늘이 주황빛으로 바뀌었다 군데군데 어둠을 느낄 수 있었다.

 

 

 

와! 이런 멋진 광경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오늘의 아니 이번 달의 운을 다 써버린 것 같았다. 시월이 딱 하루 남은 시원 삼십일 최고의 선물을 받은 것 같다.

 

 

 

 

 

해는 빠르게 서쪽으로 지고 있었다. 천천히 주차장 쪽으로 가기 위해 걸어서 내려갔다.

 

 

 

올라갈 때 보지 못했던 풍경들을 보면서 아주아주 천천히 절 아래로 내려갔다.

 

 

햇살을 받은 절은 위엄함보다는 친근하고 편안함을 주었다.

 

 

 

찍는 곳마다 예술이 되었다. 그냥 태백에서 가깝기에 왔는데 날을 너무 잘 골라서 온 것 같았다.

 

 

이젠 어둠이 조금씩 깔리기 시작했다.

 

 

 

 

노을도 아름답고 단풍도 아름다웠다. 부석사에 오지 않았으면 평생 두고두고 후회할 뻔했다,

 

 

 

어두워져서 사진기로 사진을 찍는 것이 어려워졌다.

 

 

 

숨을 꾹 참고 사진을 찍었다. 그래도 사진이 흔들렸다. 삼각대가 없어서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만족스러웠다.

 

해가 지고 있는데 이 시간에 절로 향하는 사람이 있었다.

 

 

 

 

절로 올라갈 땐 사람이 그렇게 많더니 내려가는 길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절에서 내려오니 어느덧 어둠이 찾아와 깜깜해졌다.

 

 

길가의 가로등엔 불이 켜졌다. 많은 상점들은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부석사가 유네스코 문화재임을 이 돌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부석사에서 이제 집으로 가기 위해 출발을 했다. 어느덧 주변은 맨눈으로 볼 수 없을 만큼 어두웠다. 우리는 풍기 IC에서 중앙고속도로를 탔다. 기름도 넣을 겸 첫 번째 휴게소에서 쉬었다. 원래는 모둠 왕돈까스를 먹고 싶었으나 주문가능한 메뉴가 한정적이라 라면을 먹고 또다시 달렸다. 중간에 차가 막혀서 거의 밤 11시가 돼서야 집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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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에 볼 일이 있어서 주말을 이용해 태백과 영주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왔다. 차가 막힐 것 같아서 새벽 4시에 일어나 집에서 5시에 나갔다. 그리고 밤 10시 30분이 되어서 집으로 도착했다. 차가 막히는 시간을 피하다 보니 해뜨기 전 나갔다 한밤중에 들어왔다.

 

 

새벽 일찍 일어나 출발하니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해가 서서히 뜨고 있었지만 아직 고속도로엔 어둠이 깔려 있었다.

 

 

원래는 태백으로 가는 길에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를 들렀다 가려고 했는데, 중간에 아빠 지인분을 만나서 받을 것이 있어서 갑자기 목적지가 바뀌게 되었다. 고속도로를 나와 국도로 갈아탔다.

 

수도권을 그래도 벗어나서 그런가 차가 밀리지 않았다. 한 달 전쯤 태백에 가려고 새벽 6시 무렵에 나왔다 길바닥에서 이도 저도 가지 못하는 일이 있었기에 주말엔 한 시간 차이가 도착지 도착시간을 두세 시간 다르게 바뀌는 것 같다.

 

 

 

어느덧 하늘은 노란 기운을 걷어내고 푸른빛을 품기 시작했다.

 

 

아빠 지인을 만나서 볼 일을 본 후 거돈사지에서 사진도 찍었다. 절터만 덩그러니 남아 있어서 휑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어떤 모습을 가진 절이었는지 상상을 해보았다.

 

 

푸른 들판엔 천 년 동안 이곳을 지킨 나무가 서 있었다.

 

 

이제 전국은 알록달록한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이 나무에게는 지금이 천몇 번째 가을일까? 그에 비해 인간의 삶은 너무 짧게 느껴졌다.

 

거돈사지를 출발해 다시 태백으로 출발했다. 얼마쯤 갔을까 화장실도 가고 간단한 요기를 하기 위해 국도변 휴게소로 갔는데 휴게소 이름에 익숙함 반, 낯 뜨거움 반이 느껴졌다. 나중에 궁금해서 이 동네 학교 이름을 찾아보니 지금은 폐교가 되었지만, 학교명이 야동초였다. 뭐 기장에 예전에 대변초가 있었으니. 아무튼 아이들 입장에서는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아니면 싫었을지 궁금했다.

 

식사를 할 겸 휴게소 식당으로 들어갔다. 창가엔 잘 가꿔진 다육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라면이 조금 매콤하기는 했지만 시원하고 매콤한 라면을 오랜만에 먹어본 것 같다.

 

 

이제 충전도 했으니 또 열심히 동쪽으로 달렸다.

 

 

여름엔 녹색으로 둘러싸였던 도로는 빨갛고 노랗고 녹색을 띤 총천연색을 띠고 있었다. 평창 쪽 산들은 지대가 높아도 완만하게 느껴지는 반면 영월, 정선, 태백 쪽 산들은 산세가 험한 게 그대로 느껴졌다. 이 산골짜기를 따라 도로를 놓고 사람들이 산다는 것에 경외감이 들었다.

 

새벽에 출발했기에 아빠가 너무 피곤해 하셔서 국도 옆 쉼터에서 부족한 잠을 보충했다.

 

다시 또 달렸다. 고속도로가 아니라 빨리 갈 수는 없었지만 천천히 가기에 창문 너머로 가을을 즐길 수 있었다.

 

 

단풍이 멋들어지게 진 곳에서 차를 세웠다. 맞은편 산과 하늘이 그림을 옮겨 놓은 것 같이 보였다. 더구나 카메라 뷰 파인더로 보이는 모습은 풍경화의 한 장면 같아 보였다. 다만 내 능력의 부족으로 내가 보는 것을 그대로 담을 수 없었다.

 

 

도로에는 차가 쌩쌩 달리고 있지만, 이곳만은 평온했다.

 

차 안에서 볼 때는 느낄 수 없는 가을 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

 

기온이 서울보다는 조금 더 낮기는 했지만 햇살 때문인지 조금 덥게 느껴졌다. 자동차 매연이 조금 거슬리기는 하지만 시원한 공기가 매연과 먼지로 찌든 폐를 정화시켜 주는 것 같았다.

 

드디어 태백에 도착했다. 태백 시내에서 열쇠 복사를 위해 인터넷으로 이곳저곳 찾아보았다. 전번에도 열쇠를 하는 가게를 찾다 못 찾고 서울에 와서 열쇠를 복사했는데 이번에는 다행히 토요일에도 영업하는 가게를 찾았다. 복사된 열쇠는 써 봤어도 열쇠 복사하는 모습을 처음 보았기에 만드는 모습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리고 열쇠가게 앞에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하는 아파트가 보였다. 이제 태백에도 저런 아파트가 생긴다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약간의 위화감이 느껴졌다.

 

태백에서 볼 일을 이것저것 본 후 좀 더 가을을 느끼기 위해 철암단풍군락지로 이동했다. 태백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단풍군락지가 있었다. 2020년 가을에도 이곳을 찾아왔지만 늦은 시간에 방문해서 대충 사진만 찍고 발길을 돌렸었다.

태백 철암단풍군락지

 

단풍군락지 맞은편에 주차를 한 후 밖으로 나가니 산에 불이 난 것 같이 불게 물들었다.

 

단풍이 든 모습을 보니 오늘도 사진을 수백 장 찍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에는 10월 초에 와서 새빨간 단풍을 볼 수 있었던 반면 2021년 10월의 마지막 주말 단풍은 붉은 기운이 조금 빠진 파스텔 톤의 연한 빨강이었다.

 

아빠는 조금 늦은 시기에 와서 단풍의 절정을 놓친 것 같다고 하셔서 아쉬워하셨다.

 

그래도 여러 가지 색의 나뭇잎들이 2021년 가을을 동화처럼 만들어 주었다.

 

벌써 시월의 마지막 주말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이렇게 붉고 찬란하게 핀 잎들은 어느 순간 땅 위로 우수수 떨어지며 급격히 추워질 것임을 알기에 이 찬란한 순간을 즐겨야 했다.

 

 

 

 

강가의 단풍은 절정을 지나서 붉은색보다는 주황색에 가까웠다. 나무의 윗부분은 잎이 떨어져 가지들이 하얀색으로 보였다.

 

 

 

단풍나무숲 겉에서 이렇게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은데 숲속으로 들어가면 또 어떨까?!

 

작년에 왔을 땐 딱 여기까지만 와서 사진을 찍었던 것 같다. 길을 따라 올라가면 단풍 터널을 만날 수 있었다.

 

 

 

 

붉은빛이 살짝 약해서 아쉬웠지만 멋진 단풍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내가 생각한 태백은 칙칙한 회색빛의 도시인데 이렇게 아름다운 색을 가진 도시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이 오지 않을 땐 이렇게 독사진도 찍어 보았다.

 

지나가는 늦가을이 아쉬워 주말 나들이를 나온 연인과 가족 단위 여행객이 많았다.

 

 

 

사람들마다 보는 눈이 달라서 일까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지 않고 자유롭고 편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조금 오르니 갈림길이 나왔다.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는, 걸어 올라가는 사람과 반대 방향으로 산책길을 따라 올라갔다.

 

 

 

 

날이 쌀쌀한 것을 대비해서 털이 보송보송한 옷을 입고 갔는데 등엔 땀이 흥건했다. 태백이 주로 서울보다 쌀쌀하거나 추운 것이 맞지만 이날은 태백이 더 더운 것 같았다.

 

그래도 일부러 단풍 구경할 때 입으려고 아끼고 아끼다 입고 온 옷이니 끝까지 벗지 않았다.

 

 

계단을 조금 오르니 두 갈래 길이 나왔다. 코스를 길게 걷고 싶지 않아서 왼쪽으로 난 아주 짧은 코스 쪽으로 걸어갔다.

 

 

 

 

이곳의 잎들은 황금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황금이 주렁주렁 달린 것 같아 보였다. 진짜 금이면 얼마나 좋을까.

 

 

 

완만한 길을 따라 걸으면 황금물결에 빠져 버렸다.

 

은행나무의 노란빛과는 다른 매력이 있었다.

 

 

다시 내러 오는 길을 따라 걸었다. 이곳은 아직 붉은색 단풍이 이곳저곳에서 볼 수 있었다.

 

 

 

이제 올랐던 길을 반대로 걸어가는데 어디선가 떠돌이 흰둥이가 나타나서 온몸이 굳는 것 같이 느껴졌다. 어느 순간부터 개를 보면 나도 모르게 근육이 굳어 버리는 것 같다.

 

아이들도 쉽게 걸을 수도 있고 어느 정도 연세가 있으신 어르신분께서도 힘들게 오르지 않아도 되는 코스였다.

 

 

 

 

예년보다는 색이 강렬하지 않아서 2프로 부족했지만 은은한 단풍 빛이 아직도 눈에 선한 것 같다,

 

 

단풍 군락지도 멋지지만 길가를 따라 심어진 단풍나무의 단풍도 꽤 운치 있었다.

 

무지갯빛으로 빛나던 가로수가 인상적이었다.

 

내 머릿속에는 무채색만 가진 도시라 생각했는데 이번 여행을 통해 이제는 태백 하면 단풍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색이 화려한 도시로 기억될 것 같다.

 

 

 

 

 

계단을 따라 철암천으로 내려갔다.

 

가을철엔 수량이 많지 않은지 하천의 아주 일부분만 물이 흐르고 있었다.

 

 

투명하게 맑은 하천은 단풍의 붉은빛으로 물들었다.

 

 

 

 

 

좀 더 하천 주변이 강한 붉은색을 가졌으면 꽤 더 운치가 있었을 것 같지만, 흰 눈이 내린 것 같은 나뭇가지들은 미리 겨울이 가을에 온 것이 아닐까라는 착각이 들었다.

 

철암초 학생들은 가을에 백만 불짜리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것이 쬐금이 아닌 아주 부러웠다.

태백 구문소

 

 

태백을 떠나 영주로 가는 길에 잠시 구문소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철암에서 영주로 가는 길 구문소 인공터널을 지나기에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서 아주 짧게 보고 가기로 했다.

 

 

태백은 온통 알록달록한 한복 같아 보였다. 과거의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듯 더욱더 강한 색감으로 여행객을 유혹하고 있었다.

 

저번에 왔을 땐 계단을 못 올라가게 막아 놓았는데 이번에 갔을 땐 출입도 가능했고 자개루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9월엔 전부 푸릇푸릇해서 약간은 밋밋했는데 가을이 되니 회색의 돌 사이로 알록달록한 단풍이 들어서 해외의 유명 관광지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들게 했다.

 

여전히 변함없는 자연의 풍경은 계절에 따라 매력이 다르게 느껴졌다.

 

가을이라 그런 것일까? 물이 더 푸르게 보였다.

 

 

 

 

 

지나는 길이라 우연히 지난 장소였지만 구문소의 매력을 또 한 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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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인가 싶더니 갑자기 추워져 겨울에 바짝 가까워진 10월이다. 두꺼운 겨울옷은 아직 꺼내지도 않았는데 이제 털이 보송보송 달린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가야 할 것 같다.

 

 

추워지기 전에 아슬아슬하게 양주 나리공원에 다녀왔다. 작년엔 코로나 때문에 나리공원에서 꽃 축제를 하지 않았는데 이번엔 꽃 축제를 하고 있었다.

 

난 유료 아빠는 무료로 공원에 입장할 수 있었다. 아마 매해 가을마다 이곳에 오는 것 같다. 공원의 식물들이 나이를 점점 먹어 감에 따라 공원의 꽃들이 더 풍성해지는 것 같다.

 

이젠 코로나가 익숙해진 것 일까, 공원에 방문하는 관광객이 많았다. 코로나 이전의 북적임은 아니였지만 예년에 비해 사람이 많아졌음이 느껴졌다.

 

다양한 꽃들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꽃단지가 꽤 넓어서 황홀한 느낌을 주었다.

 

 

 

내가 좋아하는 구절초는 벌써 반이상 져버려서 마음이 아팠다.

 

대신 세월이 지날때 마다 핑크뮬리는 더욱더 거대한 군집을 이루고 있었다.

 

 

 

 

희미한 핑크빛이 아닌 진분홍의 진한 핑크빛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몇년 전까지는 핑크뮬리는 생소한 식물이었는데 이젠 외래종의 식물이지만 가을하면 생각나는 전국민의 식물이 된 것 같다.

 

 

 

 

핑크뮬리 사이에 서니 이 시간만큼은 환상의 세계로 빨려가는 것 같았다.

 

 

 

역시 핑크뮬리가 이곳에서 가장 인기가 있었다. 거대한 군집은 이룬 핑크빛 물결을 보면 반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핑크뮬리를 지나면 천일홍 꽃밭이 나왔다.

 

 

카메라의 색감을 너무 높게 올려 놓아서일까?! 천일홍 꽃이 너무 밝게 나왔다.

 

 

 

멀리서 찍어보니 천일홍의 핑크빛이 조금 산 것 같았다. 난 채도가 높은 사진이 너무 좋은데 채도가 높은 꽃을 찍을 땐 색감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철원 고석정꽃밭에서는 파란 댑싸리를 볼 수 있었는데, 나리공원의 꽃들은 붉게 타들어 가는 빨간색의 댑싸리들이였다. 갯벌에 사는 염생식물이 생각나는 붉은색 댑싸리였다.

 

 

 

이꽃도 고석정에서 본 것 같은데 이름이 생각나질 않는다. 문안개 핀 것 같이 꽃을 보고 있으면 꽃안개가 피어나는 묘한 느낌이 들었다.

 

 

코스모스 길을 걸었다. 가을하면 그래도 코스모스가 가장 먼저 생각나지 않는가. 그런데 우리가 이곳에 갔을 땐 코스모스가 많이 져서 아쉬웠다.

 

 

 

그래도 들판엔 늦가을까지 남아 피어 있는 코스모스가 찬바람에 하늘하늘 움직였다.

 

 

 

코스모스길을 지나 백일홍 꽃밭에 왔다. 백일홍과 천일홍 이름이 비슷해서 꽃도 비슷할 것 같지만 그 생김새가 전혀 달랐다.

 

 

 

붉은새의 노랑색의 핑크색의 여러 가지 백일홍 꽃이 피어 있었다. 파란하늘을 배경삼아 사진을 찍으니 꽃이 더욱 돋보여 보였다.

 

 

나리공원 한쪽엔 전망대가 있어서 공원의 꽃을 위에서 감상할 수 있었다. 꽃 속에서 꽃을 바라볼 때와는 다른 느낌을 선사했다.

 

 

공원이 넓어서 사람들이 꽤 많았지만 사람에 치이는 느낌없이 사진도 찍고 꽃들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공원의 한쪽엔 억새풀이 있었다. 이젠 억새풀들이 꽤 자라서 키를 훌쩍 넘겼다. 작년에 이곳에 왔던 기억이 떠올랐다. 우리나라 최초로 국내선 관광비행이 있기 전날 이곳에 왔었다. 그러고 보니 국내선 관광비행을 타본지 벌써 일년이 지났다. 코로나로 인한 상황이 더 좋아지기 보다 더 안좋아진 것 같아서 씁쓸했다.

 

 

 

 

억새풀도 이곳에서 핑크뮬리만큼 인기가 많은 곳이였다.

 

억새풀 곁으로 팜파스 그라스가 심어져 있었다. 이 풀을 처음 본 곳은 진도 쏠비치였다. 쏠비치 정원 한 곳에 팜파스 그라슬 심어 놓아 이국적인 느낌을 받았었다. 이곳의 팜파스 그라스는 아직 많지는 않았으나 시간이 지나면 괜찮을 것 같았다.

 

 

 

 

어떤 가족이 팜파스 그라스를 보며 팜파스가 어디에 있는지 이야기 하는 것을 들으니 아르헨티나 여행이 떠올랐다. 팜파스를 가보진 못했지만 칠레 산티아고에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넘어갈 때 하늘에서 본 장엄한 평야가 아직도 생각난다. 바둑판같이 반듯하게 보였던 땅사이로 흐르던 구불거리는 강까지,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였다.

 

 

 

 

다시봐도 천일홍의 자주빛은 매력적이었다. 하늘이 조금만 더 파랬다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

 

 

 

이제 공원의 대부분을 본 것 같다. 사람들에게 코로나와 함께한 두번째 가을은 어떤 기억으로 남을까? 코로나로 인해 많은 부분이 불편하고 짜증나고 힘들어졌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사회 변화를 더 빠르게 바꾸게 된 계기도 된 것 같다. 그중 하나가 원격수업이나 재택근무 등 인터넷 기반의 사회에 더욱더 다가간 것 같다. 그래도 마스크 벗고 사람을 자유롭게 만나던 시절이 많이 그립다. 이젠 마스크를 벗고 사람을 만나는게 너무나 어색해졌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간 곳은 아스타 꽃밭아였다. 아스타라는 꽃은 처음이였다.

 

 

 

꽃은 자주색과 흰색 두 종류였는데 흰꽃이 훨씬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아마 천일홍이나 핑크뮬리 등 핑크빛 꽃을 너무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출구로 나가는 길에 마지막으로 핑크뮬리를 보았다. 아마 이 가을에 보는 마지막 핑크뮬리가 될 것 같기에.

 

장미 정원의 장미가 많이져서 장미 정원이라 부르기 민망하지만, 파란 장미 가지 사이사이에 빨간 장미들이 돋보였다. 사진동호회에서 왔는지 카메라 가방을 메고 계신 중년의 아저씨 분들이 많았다. 렌즈를 보니 괜히 부러워졌다. 어릴적엔 돈이 없어 번들렌즈만 썼는데 나이가 들어도 카메라에 관해선 그다지 난 변한게 없었다. 단지 18-55미리 줌렌즈에서 18-135미리 렌즈로 바뀌고, 중고로 중급자용 바디를 사용하는 정도일까. 아무튼 고가의 렌즈나 장비를 들고 있는 사람 앞에서는 벤츠 앞의 미티즈 같이 나도 모르게 주눅이 들었다.

 

 

장미를 본 후 출구를 따라 나갔다.

 

 

출구로 나가기 전 박인지 수세미인지 헷갈리지만 비닐하우스 안에 주렁주렁 자란 식물의 열매를 볼 수 있었다.

 

 

마지막 식물까지 다 본 후 주차한 곳으로 걸어 갔다. 머리론 가을이 왔다 생각만 했었다. 이렇게 가을에 만날 수 있는 꽃들을 보니 2021년 가을이 지나감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주차장으로 가는 놀이터의 나무가 노랗게 물들어 있었다. 이렇게 또 2021년의 한 계절이 지나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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