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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의 둘째 날, 오늘도 날이 좋지 않았다. 아침 먹고 침대에 뒹굴뒹굴하다 오전 늦게 숙소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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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락가락했다. 일단 아빠가 가고 싶어 하시는 허브동산으로 향했다. 

 

허브동산에 도착하니 비가 조금씩 내렸다. 

 
 

입장료를 산 후 허브동산으로 들어갔다. 날이 궂어서 그런지 한산했다. 

 
 

갑자기 빗방울이 굵어져 카페로 들어갔다. 카페 안에는 애견용품과 관련된 구즈를 팔고 있었다. 

 
 

허브티를 무료로 제공하기에 따스한 차 한 잔을 마시며 비가 약해지기를 기다렸다. 

 

애견 카페라 그런지 코가 간지러웠다. 그래서 차만 한잔 마시고 바로 밖으로 나와야 했다. 털 알레르기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카페 안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져서 좀 더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밖에 나오니 비가 그쳐있었다.

 
 

어디를 먼저 가면 좋을까. 발길 닿는 곳으로 향했다. 

 

또다시 비가 아주 조금씩 내렸다.

 

화사한 꽃을 보니 흐린 날씨 때문에 처졌던 마음이 다시 업되는 것 같았다.

 
 
 

큰 나무가 우거진 나무 터널을 지났다.

 
 
 

약간의 오르막길을 걸었다. 길이 살짝 미끄럽지만 분위기는 로맨틱했다. 나무에 달린 조명엔 불이 들어왔다. 

 

오르막길을 오르니 동화 속에 나오는 집들이 보였다. 서프라이즈에 나오는 것 같은 이국적인 느낌의 집들이 모여 있었다. 아마 펜션도 같이 운영하는 것 같았다.

 
 
 

작은 동산에는 핑크 뮬리가 피어 있었다. 

 
 

요즘 어디 가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식물이 되어 버렸지만, 그래도 가을에 보는 핑크 뮬리는 몽환적인 느낌이 너무 좋았다. 

 
 

비가 온 후라 핑크 뮬리에 가까이 가면 옷이 다 젖었지만 그래도 이 아름다운 광경을 그냥 눈으로만 보기 너무 아까웠다. 이 순간의 모습과 향기, 그리고 정서까지 담을 수 있는 카메라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핑크 뮬리 단지가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을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비가 안 왔으면 벤치에 앉아 멍하니 하늘하늘 바람에 흔들리는 핑크 뮬리를 보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핑크 뮬리를 본 후 다음 꽃밭으로 이동했다. 

 

수국(?)이었던 것 같다. 가장 절정을 지난 꽃의 색은 종이가 바랜 것 같아 보였다. 이 계절이 또 지나감을 느낄 수 있었다. 

 

가을비는 부슬부슬 또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제주의 날씨는 종잡을 수 없는 것 같다. 변덕스러운 날씨가 가끔은 짜증 나기는 하지만 그래도 좋다. 제주니까. 

 
 

가평 아침 고요수목원이 생각나는 교회(?)가 보였다. 교회 앞에는 꽃들이 활짝 피어 있었다.

 

하늘엔 짙은 구름이 낮게 깔려 있어서 땅과 하늘이 서로 맞닿을 것 같았다. 

 
 

걷는 중간중간 포토 스폿이 있었다. 난 생각보다 이런 포토 스폿에서 구조물을 이용한 사진 찍는 것이 어렵다고 느껴진다. 

 
 

관광객이 거의 없었다. 어디 가나 사람들로 정신없는 제주지만 이곳은 조용했다. 

 

비가 와서 앉아서 쉴 곳이 없는 점이 아쉬웠다. 지붕이 있는 벤치가 있다면 좋을 것 같았다. 

 
 

실내 화원에는 부겐빌레아 꽃이 피어있었다. 

 
 

밖은 비 때문에 으슬으슬 한기가 느껴졌는데 온실에 들어오니 따스한 게 온몸이 노고 노곤해졌다. 

 
 
 

걷다 보니 온 곳. 담쟁이넝쿨이 벽을 타고 자라고 있었다. 

 
 

이 문을 통과하면 다른 세계가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아니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처럼 문을 지나면 상상의 세계가 우리를 기다릴 것 같았다.

 
 

오래된 공중전화를 보니 응답하라 1994가 떠올랐다. 삐삐를 치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이 생각났다.

 
 

이제 다리가 아파졌다. 

 
 
 

돌다 보니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대략 허브동산 한 바퀴를 다 돈 것 같다. 비가 오락가락해서 불편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땡볕이 아니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 들어올 땐 정신이 없어서 찍지 못한 허브동산 입구 쪽 사진을 다시 찍었다. 난 소심쟁이라 어디를 가든 처음엔 어색해서 몸과 마음이 움츠러든다. 

 
 
 

매표소 옆에 있는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느껴지는 집 앞에서 우리 집 마냥 사진을 찍었다. 이곳을 카페로 이용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정원에 앉아 마시는 차 한 잔이 여행객에게 깊은 감동을 줄 것 같았다.

 
 

비가 와서 쉽지 않은 허브동산 여행이었다. 그래도 사람이 많지 않아 여유롭게 산책하듯 구경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허브동산에서 나와 우리는 그다음 목적지인 오늘은 녹차 한 잔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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