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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 벚꽃 명소를 구경하다 눈에 확 들어오는 곳이 있었다. 바로 여좌천 벚꽃 터널이었다. 작은 개울을 사이에 두고 핀 벚꽃이 장관이었다. 코로나가 터지기 전 매년 벚꽃을 보러 일본에 갔다. 주말을 이용해서 갈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꼭 3월 말에서 4월 초에 일본 도쿄와 오사카를 갔었다. 목적은 벚꽃을 본다고 했지만 그냥 여행이 가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경화역에서 여좌천까지는 십여 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벚꽃을 보러 온 사람들이 많기에 주차할 공간이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차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차를 세워두어서 주차공간을 찾을 수 없었다. 다행히 우리는 길을 잘못 들어서 여좌천 근처에 있는 워터파크 주차장(파크랜드 주차장)에 주차를 할 수 있었다. 여좌천 옆이 바로 동네라서 주차할 수 있는 곳이 없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차를 여좌천에서 떨어진 곳에 세워두고 걸어서 여좌천으로 갔다.

 
 

여좌천에 벚꽃길에 도착하니 눈이 동그래졌다. 작은 개울(?)을 사이에 두고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장관이었다. 순간 일본 교토에 온 것 같다는 착각이 들었다. 입에서 '와!'라는 탄성이 저절로 나왔다.

 
 
 

아직 정오가 되지 않은 시각이었지만 남부 지방은 더웠다. 수도권은 아직까지 날이 쌀쌀한데 이곳은 벌써 초여름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울을 따라 산책길이 조성되어 있기에 편하게 걸으며 구경할 수 있었다. 대신 벚꽃이 피는 시기에는 산책로의 걷는 길이 일방통행이었다. 한쪽 방향으로 걸어서 로망스 다리 쪽으로 내려갔다. 반대쪽 길을 이용해 다시 돌아오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여좌천의 로망스 다리를 보기 위해 오기 때문에 우리가 있는 곳은 그래도 사람이 적은 편이었다. 여좌천 로망스 다리는 시내 쪽에 있기 때문에 우리가 시작한 부분에서 끝까지 걸어가야 했다.

 
 
 

벚꽃이 핀 시기에는 상춘객들이 이곳을 가득 채우지만 그 외에는 이곳 주민들의 산책코스이고 운동코스이기에 산책로에는 운동기구들이 설치되어 있었다.

 

산책로 옆의 차도에도 벚꽃이 가득했다. 그러나 차들로 도로가 꽉 막혀있었다. 그러나 벚꽃만큼은 환상적이었다. 차 안에 있는 사람들도 창문을 열고 벚꽃 터널 사진을 찍었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2022년에는 더 이상 벚꽃을 볼 필요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에서 벚꽃으로 가장 유명한 곳 2군데에서 벚꽃을 봤으니 말이다.

 
 

여좌천을 따라 걷다 화장실에 갈 겸 여좌천 옆에 있는 공원에 잠시 들렸다. 화장실만 들렸다 다시 나가려고 했는데 공원도 너무 좋아서 공원을 한 바퀴 돌아 본 후 다시 여좌천 벚꽃길로 나갔다.

 
 
 

하루 종일 벚꽃만 봐서 살짝 눈이 얼얼했는데 푸릇한 나무를 보면서 눈의 피로를 풀 수 있었다.

 
 
 

그래도 이번 여행은 벚꽃 여행이기에 어디를 가나 벚꽃을 볼 수 있었다. 푸른빛과 분홍빛이 대조를 이루어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제 완연히 봄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몸에서는 계속해서 땀이 흐르는 것을 보니 확실히 겨울은 저 멀리 가버린 것 같았다.

 
 
 

가지가 인상적인 나무 옆 벤치에 앉아서 잠시 다리를 쉬었다. 오늘 아침부터 끊임없이 걷기만 하는 것 같다. 봄 여행이 여유로워야 하는데 차 한잔 마실 시간도 없이 계속 이동하고 걷기만 했다.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이 생각났다.

 

이곳에 앉아서 쉬고 있으니 아빠와 함께 여행했던 도쿄 우에노 공원의 벚꽃이 생각났다. 호수가 있고 벚꽃이 피어있고 뭔가 분위기가 우에노 공원에 온 것 같았다.

 
 
 

나무들은 호수를 향해 경례를 하듯 길게 휘늘어져 있었다.

 
 
 
 

사람들이 북적이던 공간에서 잠시 벗어나니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았다. 공원에도 사람들이 많기는 했지만 공원이 꽤 넓어서 사람들이 퍼져 있기에 사람들로 인한 스트레스가 적었다. 그냥 스쳐 지나갈 수 있는 곳이었는데, 공원에 들리기 잘한 것 같았다.

 

역시 한국의 어느 관광지나 공원에 있는 뚱뚱도 테스트 기구가 있었다. 아빠는 자신 있게 S로 들어가 보셨지만 통과를 하지 못하셨다. 나는 차마 하기 민망해서 옆에서 구경만 했다.

 

호수에 비친 봄의 반영이 아름다웠다. 한국에 있지만 한국에 있지 않은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호수를 한 바퀴 돌며 다리도 쉬었으니 다시 여좌천으로 돌아가 기려 했다.

 
 
 
 

여좌천으로 다시 돌아오니 도쿄 벚꽃 명소에서 교토의 벚꽃 명소로 옮겨 온 것 같았다. 장소가 바뀌니 또다시 분위기가 바뀌었다.

 
 

그사이 관광객이 더 많아졌다. 이 많은 사람들은 어디서 왔을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이렇게 멋진 곳을 두고 왜 항상 밖으로만 나돌았는지. 그 비싼 비행기 표를 지불하고 꼭 해외로만 나갔는지 약간 반성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이 너무 익숙해서 제대로 알려고 보려고 하지 않고 다른 문화만을 너무 관심을 가지고 높이 평가했던 것이 아닐까. 한국은 한국 나름의 멋이 있는데 말이다.

 
 
 

그냥 생각 없이 주변 풍광만 보고 걸으면 딱 좋은 길이었다.

 

종종 사람에 휩쓸려 걸어야 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경화역에 비해 사람에 많이 치이지 않는 점이 좋았다. 경화역은 기찻길에서 사진을 찍는다는 색다른 경험이 좋았고, 이곳은 산책길을 걸으며 사색에 빠질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아침부터 걷다 보니 정오가 조금 지났는데 벌써 만보를 넘게 걸었다. 그래서 다리가 아파지기 시작했다. 더 걸어 내려가서 로망스 다리를 볼까 고민을 하다 내려간 만큼 다시 올라와야 하기에 다시 돌아가 기려 했다.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기분도 다르고 풍경도 달랐다. 반대쪽 길은 차도를 통제해서 사람들이 걸어갈 수 있게 했다. 굳이 좁은 산책로로 걸을 필요가 없어서 편하게 차도를 걸었다.

 
 

벚꽃 터널에서 아주 잠깐 벗어나서 옆에서 여좌천 터늘을 관망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곳 주민들에게 벚꽃은 매년 돌아오는 연례행사처럼 느껴질 수 있겠지만 이곳에 처음 온 우리 같은 사람들은 아주 특별한 시간이자 공간이었다.

 

아빠는 벚꽃에 이제는 살짝 질리셨는지 동백꽃을 보시곤 너무 좋아하셨다.

 

무슨 꽃 색깔이 이리 맑고 강렬한지. 파란 하늘에 핑크 물감을 뿌려 놓은 것 같아 보였다.

 

여좌천 초입(주차장 쪽으로 가는 길)에 있는 카페에 앉아 진짜 뱃속까지 시원해지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고 사진을 정리했다.

 
 

조금 이른 시간에 창원을 떠나 서울로 향했다. 더 이상 어딘가를 돌아다닐 체력이 안되기에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었다.

 
 

돌아다니다 보니 점심도 못 먹었기 때문에 휴게소를 들려 간단하게 점심 겸 저녁을 먹었다. 난 역시 언제나 돈까스로.

 

중부지방에 가까워질수록 차가 막히기 시작했다.

 

어느덧 해가 지기 시작했다. 영동고속도로에 들어서니 그냥 이곳은 주차장이었다.

 
 
 

고속도로가 주차장이 되었지만 그래도 차 안에 앉아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는 것은 너무 행복했다. 그러나 1킬로미터를 가는데 몇 십분이 걸리니 속에서는 불이 나고 있었다.

 

정체가 아주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차는 점점 속도를 내어 고속도로를 달렸다. 그러나 집에 오니 벌써 밤이 되어 있었다. 1박 2일 여행은 너무 빠듯했던 것 같다. 그래도 이번 여행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을 여러 군데 가보았다는 것이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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