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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아빠 생신 땐 해운대에 있는 시그니엘 부산에서 지냈었다. 1년에 한 번이니 살짝 무리하긴 했지만 역시 비싼 가격을 하는 호텔이었다. 작년엔 코로나가 극성이라 비싼 숙박비를 지불하고 충분히 즐기지 못한 것이 아쉽게 느껴졌다. 이번 연도 생신은 부산 기장에 있는 힐튼에서 보내기로 했다. 시그니엘이 해운대를 즐기는 도심 속의 힐링여행이었다면, 힐튼 부산은 자체가 힐링인 여행이었다.

 
 

1시쯤 얼리체크인을 하고 싶었지만 우리가 예약한 룸 타입은 3시가 되어야 체크인이 된다고 해서 힐튼 호텔 앞 산책길을 걸으며 시간을 보냈다. 두시 반쯤 가니 체크인이 되었다. 체크인을 할 때 아빠 생신이라고 말하니 다음날 아침에 작은 케이크를 보내준다고 했다.

 
 

우리가 배정받은 층은 8층으로 꽤 높은 층으로 배정을 받았다. 역시 높이 올라오니 보이는 풍경에 압도되었다.

 

들어오는 입구도 모던하고 복도도 모던했다.

 

객실이 확실히 넓은 것 같았다. 객실 사이의 문이 꽤 멀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넓은 침실이 나왔다. 그리고 창문 넘어 보이는 바다에 역시 숙박비가 비쌀만하네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그리고 침대는 슈퍼 싱글 두 개를 붙여 놓은 것 같았다. 아니 더블 침대 두 개인가. 아무튼 성인 세명이 누워도 불편하지 않을 것 같았다.

 
 

출입구 부근엔 탁자와 의자가 있었다.

 
 

그리고 가장 기대가 되었던 곳은 바다가 보이는 욕실이었다. 화장실과 욕실도 꽤 넓었다. 우리 집 거실 반절 정도 되는 것 같았다. 침실도 넓고 욕실이 있는 공간도 넓었다.

 
 

시그니엘 호텔은 넓지는 않았지만 편의성은 좋았던 것 같다. 그에 비해 힐튼은 편의성보다는 미국식의 거대함과 말문이 막히는 풍경이 좋았다.

 
 

어미니티도 준비가 되어 있었다. 샤워할 때 샴푸나 보디샴푸의 향도 좋았다. 보기보다 양도 꽤 많았다. 그리고 비누도 두 개나 제공되었다. 비누는 사용하지 않고 기념품으로 가지고 왔다.

 
 

그리고 가장 기대가 컸던 바다가 보이는 욕실로 가보았다. 전통적인 미가 돋보이는 창을 여니 바다가 보이는 통창문이 나왔다. 2년 동안 저 바다를 보며 일했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니 전혀 다른 느낌이 들었다. 와! 그냥 입이 쩍하고 벌어졌다. 최대한 높은 층을 배정받기를 잘한 것 같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다음날 해 뜨는 모습을 조금 보기 애매한 위치의 객실이었다.

 

커피캡슐은 애매하게 3개가 제공되었다. 조금 더 인심을 쓰면 좋을 텐데.

 
 

서랍장에는 컵과 잔도 준비되어 있고, 와인 오프너도 있었다.

 

그리고 베란다에는 바다를 바라보며 차를 마실 수 있도록 테이블과 의자도 놓여 있었다.

 

체크인할 때 카드 키와 야외수영장 입장료를 받았다. 수영장에 갈 때 입장권을 보여줘야 했다.

 

그리고 체크인 시 조식을 신청하려고 했는데 다음날 조식당에 가서 현장에서 바로 지불하고 먹으면 된다고 했다. 그래서 다음날 조식을 먹으러 갈 땐 신용카드를 챙겨서 식당으로 갔다. 이점이 조금 불편한 것 같았다. 보통은 체크아웃 때 정산을 하는데 이곳은 현장에서 결제하는 것이 어색했다.

 
 
 

룸서비스와 미니바 이용금액이 적힌 종이가 있어서 대략 훑어보았다.

 
 

아빠는 숙소에 들어오니 몸이 노곤노곤해지셨나 보다. 의자에 한동안 누워계셨다.

 

그리고 베란다로 나가 주변 풍경을 보았다. 날이 맑아 24마일 넘어의 수평선까지 시원하게 보였다.

 
 

오늘 하루 종일 한 것도 없는데 왜 그렇게 피곤한지, 짐을 정리하고 욕조에 물을 받았다. 따스한 물에 몸을 담그니 몸도 노곤했다. 진짜 힐링이 따로 없었다. 진짜 열심히 돈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차 한 잔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왜 그렇게 시간이 빨리 가는지.

 

목욕도 했으니 이번엔 수영장으로 향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도 통창문을 통해 바다를 조망할 수 있었다. 통창문이라 그런지 대신 조금 덥게 느껴졌다.

 

수영장으로 가서 입장권을 보여주니 큰 타월 두 개를 주었다.

 

우리가 수영장에 오니 급격하게 날이 추워졌다. 물속은 미지근해서 좋은데 물 밖은 너무 추웠다.

 

이곳도 인피니티 풀이라 수영장이 바다와 연결된 것 같이 느껴졌다.

 
 

시그니엘 호텔 수영장은 작아서 사람들이 바글바글한데 이곳은 수영장이 넓은 점이 좋았다. 아이들과 함께 오면 놀기 좋을 것 같았다.

 
 

수영장은 메인 수영장과 메인 수영장 앞에 작은 수영장 두 개가 있었다. 작은 수영장에서 사진을 찍어야 수영장과 바다가 이어진 것처럼 보였다.

 
 
 
 

우리가 수영장에 나오니 왜 갑자기 하늘에 구름이 잔뜩 끼는지 햇빛이 사라지니 물 밖은 너무 추웠다.

 
 
 
 

수영장에서 놀고 있으니 동남아에 놀러 온 것 같았다. 선베드도 많은 편이라 빈자리를 찾으려고 눈치작전을 펼칠 필요가 없었다.

 
 

수영장이 넓으니 이렇게 수영 다운 수영도 할 수 있었다. 난 물에 둥둥 떠있으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오랜만에 온 수영장에 너무 설레었다.

 

시그니엘의 인피니티 풀과 이곳의 풀의 서로 비교 불가인 것 같았다. 서로만의 장점이 너무 넘치기에 비교를 할 수 없을 것 같다.

 
 
 

50분 단위로 브레이크 타임을 하기에 수영장 밖으로 나와야 했다. 더 이상 놀기엔 추워서 다시 객실로 돌아갔다.

 

수영장 한편에는 흡연실이 있었다. 브레이크 타임이라서 수영장은 조용했다.

 

다시 객실로 돌아온 감기에 걸릴 것 같아서 뜨거운 물에 몸을 담갔다.

 

점심을 건넜기에 저녁을 먹으러 아난티 타운으로 갔다.

 

치킨 냄새에 홀려 치킨가게로 갔다. 실내보다는 역시 밖에서 먹는 게 분위기가 더 좋은 것 같다.

 

치킨에 맥주 두 잔을 주문하니 5만 원이나 했다. 역시 비싸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먹는 맥주가 시원했다. 치킨의 양이 적어서 뭔가 아쉬웠지만 너무 맛있었다.

 

치맥을 하고 나오니 벌써 어둠이 찾아왔다.

 

사람들이 광장에서 이것저것을 먹기에 우리도 CU에서 라면과 맥주 그리고 몇몇 안주를 사서 광장으로 왔다.

 

역시 편의점이 싸고 저렴하고 우리 수준에 딱 맞는 것 같았다.

 

맥주 한 잔과 한 캔을 먹으니 알딸딸했다.

 

숙소로 돌아와 바다를 보니 수평선에는 배들이 떠있고 달은 구름에 가려져 있었다.

 
 
 

고요한 바다에 빛나는 어선의 불빛이 마음을 아련하게 했다.

 

다음날은 일출시간에 맞춰 일어났다. 그러나 구름이 수평선 부근에 짙게 깔려 붉게 타오르는 태양을 볼 수 없었다.

 
 

우리방에서는 일출을 보기 조금 애매했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간 방으로 받았으면 좋았을 것 같았다.

 
 
 

아빠나 나 둘 다 서로 비몽사몽한 상태로 바다만 바라보았다.

 
 

잘 보이지 않은 태양을 손에 얹어 사진을 찍었다. 아빠한테 일출이 멋지다고 엄청 자랑했는데 오늘 일출은 망했다.

 
 

조식을 먹으러 갈 때까지는 시간이 남아서 욕조에 입욕제를 넣어 거품을 만들었다.

 
 
 
 

역시 입욕제를 넣으니 보들보들한 게 느낌이 좋았다.

 
 
 
 

이날 만실이다 보니 조식을 일찍 먹는 것이 좋다고 해서 일찍 아침을 먹으러 식당으로 갔다. 밖을 바라보니 밖에선 사람들이 요가를 하는 것인지 명상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 아침의 고요를 즐기고 있었다.

 
 

현장 결제를 한 후 식당으로 들어왔다. 일찍 오니 사람이 많지 않아서 창가 쪽으로 앉을 수 있었다.

 
 
 

조식당의 규모는 엄청 큰데 생각보다 손이 가는 음식은 많이 없었다. 1인당 5만원 정도인데 약간 메뉴에서 실망했다. 그래도 오랜만에 먹어보는 조식이라 기분은 최고였다.

 
 
 
 

우리가 음식을 가지러 간 사이 우리 자리가 치워지고 다른 사람이 앉아 있었다. 직원이 우리가 다 먹고 간지 알고 우리 자리를 치워버렸던 것이었다.

 
 
 

다행히 직원에게 말해서 우리가 아직 식사가 안 끝났다고 말하니 미안하다고 하며 다른 사람들을 다른 자리로 옮기게 해주었다.

 

그리고 VIP만 준다는 주황색 음료도 무료로 주었다.

 
 

아무튼 작은 해프닝이 있었지만 오래간만에 먹은 조식이라 기분이 좋았다.

 

숙소에 오니 직원이 케이크를 가져다주었다. 작은 케이크지만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작은 선물이지만 이런 작은 선물에 사람이 더 감동을 하는 것 같다.

 

이 순간만큼은 오지 않았으면 했는데 드디어 시간이 되었다. 체크아웃을 하는 발걸음은 너무 무거웠다.

 
 

카드 키를 반납하고 엘리베이터로 가는데 창문 넘어 풍경이 아쉬워 한 번 더 바라보았다. 이곳 카페에서 파는 팥빙수 가격을 본 후 기절할 뻔했다. 4만원이 4천원 같이 느껴지는 사람들이 가는 카페 같았다.

 
 
 

이 길을 통해 이곳에 들어왔는데 이제는 이 길을 통해서 나가야 하니 아쉽기도 하고 씁쓸했다.

 
 

그래도 이곳에서 하루 지내봤다는 것이 너무 행복했다. 또 열심히 일해야 할 힘이 생기게 된 것 같다. 내년 아빠 생신 때는 어디로 가야 할지 벌써부터 고민이 되었다.

 
 
 

호텔 직원에게 택시를 잡아달라고 부탁하니 금세 택시를 타고 지하철을 타기 위해 장산역으로 갔다. 꿈같은 하루를 지내고 다시 현실로 돌아갈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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