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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에서 오후 1시가 못 되어 기장으로 이동했다. 택시를 잡는데 잘 잡히지 않아서 카카오 택시 앱을 이용해 해운대에서 아난티 힐튼까지 이동했다. 대략 10,000원 정도 나온 것 같다. 해운대 신시가지를 지나 송정으로 이동했다. 주말이다 보니 송정에 도착하니 차가 막혔다. 센스가 있으신 택시 기사님께서 지름길을 이용해 빠르게 아난티 힐튼 부산에 도착할 수 있었다.

 
 

택시에서 내린 후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직원분이 힐튼에 투숙하는지 물어보았다. 아빠는 우리의 행색이 이런 호텔에 맞지 않아서 물어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괜히 기분이 나쁘셨다고 한다. 이곳엔 아난티 힐튼과 코브 두 종류의 숙박시설이 있기에 직원이 우리에게 물어본 것인데 아빠는 오해를 하신 것 같았다. 자동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니 블로그에서 수없이 본 그 모습이 보였다. 아! 모던하면서 고급진 모습이 나랑 안 맞긴 하구 나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역시 이런 고급 호텔은 언제나 부담스럽다.

 
 

체크인 카운터는 10층에 있었다. 오랜만에 온 고급 호텔이라 그런지 아빠와 나는 어디에 시선을 두어야 할지 몰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10층에 오르니 창밖으로 바다가 보였다. 역시 뷰가 최고인 호텔인 것 같다.

 
 

2시가 못된 시간이기에 체크인이 가능한지 물어보니 내가 예약한 룸 타입은 3시가 넘어야 입실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래서 가방만 보관하고 나와야 했다.

 

무슨 뷰 깡패 같은 느낌이 들었다. 통창문 밖의 바다를 보고 있으니 말이 나오지 않았다.

 

1박만 하기엔 아쉽고 2박 하기엔 부담스러운 가격이기에 오늘 하루를 이곳에서 알차게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밖의 풍경을 보고 있으니 그냥 좋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한 시간이라도 빨리 입실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기는 했지만 일단 남는 시간 동안 힐튼호텔 주변 산책하면서 호텔 부대시설은 뭐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우리는 10층 체크인 카운터에서 지하 1층으로 내려갔다. 왜 체크인 카운터가 10층에 있는지 알 것 같았다. 이 호텔의 시그니처 같은 느낌이랄까! 체크인 카운터에서 뷰에 압도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짐을 맡기고 받은 티켓은 잘 보관하고 있다가 객실에서 0번으로 전화를 하고 번호를 불러주면 객실까지 짐을 가져다주었다.

 

지하 1층에 도착하면 바로 서점으로 통했다. 예전에 사진을 보고 한 번쯤 와보고 싶었던 서점이었다. 둘러보다 사고 싶은 책이 하나가 있었는데 25달라여서 잠시 구경만 하고 다시 제자리에 놓았다.

 

번잡하지 않고 깔끔한 서점이었다. 서점에 오랜만에 온 것 같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책을 구매하다 보니 서점에 올 일이 옛날만큼 많지 않다.

 
 
 

아빠는 마음에 드시는 책을 한 권 들고 잠깐 의자에 앉아서 책을 읽으셨다.

 
 

서점 한켠에는 카페가 있었다. 창문 밖으로는 5월의 햇살이 들어오고 있었다. 비가 오는 날 방문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김용택 선생님의 '나비가 숨은 어린나무'시집도 진열되어 있었다. 집에 책만 사두고 읽어 보지 않았는데 짬짬이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테리어 자체가 모던하고 깔끔해서 이곳에서 오래 있으면서 이곳의 분위기에 젖어 들고 싶었다. 서점에 가면 책 냄새 때문에 종종 머리가 아플 때가 있는데 이곳은 그런 느낌은 없는 것이 좋았다. 분위기에 나도 모르게 젖어 들 것 같았다. 책 한 권 완독하고 가야 할 것 같아 보였다.

 
 

밖으로 나오니 상점들이 있었다.

 

아난티타운라고 부르는 것 같았다. 호텔에 붙어 있는 상가지역이라고 해야 할까! 몇 년 전 하와이에 갔을 때 우리 숙소 옆이 힐튼호텔이었다. 그곳도 이곳처럼 호텔이 있고 이런 식으로 상점이 있는 구역이 따로 있었다.

 

좁은 건물들 사이를 지나니 넓은 광장이 나왔다. 골목을 걷다가 치킨 가격을 보고 입이 벌어졌다. 그래도 오늘 하루는 이런 곳에서 닭다리 하나 정도는 뜯어야 제맛이 아닐까!

 
 

오후의 햇살은 뜨거웠다. 날이 뜨거웠지만 광장에 앉아 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많았다. 뒤를 돌아보니 힐튼호텔이 보였다. 오늘 이 호텔은 전 객실 만실이라는 말을 들었다. 이렇게 객실이 많은데 객실이 만실이라니,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아난티 타운 앞은 산책로와 연결되었다. 그래서 외부인들도 자유롭게 아난티 타운에 들어올 수 있었다. 다음에 다시 이곳에 오면 투숙은 안 하고 그냥 차 한잔 마시러 놀러 오고 잠은 조금 저렴한 곳에서 잘 것 같다. 경험은 딱 한 번이 족하니까.

 
 

호텔 앞에 있는 산책로를 걸었다. 예전에는 이곳이 전부 군사지역이었기에 깨끗한 자연환경을 유지할 수 있었다. 저 멀리 보이는 곳에 내 인생의 2년이 담겨있었다. 오랜만에 오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렇게 지겹던 바다도 오늘은 왜 그렇게 좋아 보이는지 모르겠다. 오늘은 좋은 감정만 가득한 바다였다.

 
 

군화를 신고 터벅터벅 걷던 길은 오늘은 가벼운 마음으로 걸어 보았다.

 

이제는 철조망이 사라지고 그곳을 관광객이 길을 가득 채웠다. 동해, 강릉에서 보는 동해바다와는 이곳의 동해바다는 느낌이 달랐다. 파도마저 잔잔한 바다를 보니 마음이 자연스럽게 편안해졌다.

 

이렇게 파도 없는 동해 바다를 본 적이 있을까! 가끔 불어오는 바람만이 더위를 식혀주었다.

 

하늘도 파랗고 바다도 파랬다. 이번 여행의 테마가 힐링인데 단지 보고만 있을 뿐인데 스트레스가 저절로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바위와 자갈이 넓게 퍼져있는 곳이라 바위 끝에 서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그러나 바다는 언제 또 자신의 모습을 바꾸기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

 
 

맑은 하늘에 구름을 뿌려 놓은 것 같아 보였다.

 
 
 
 

힐튼 건물 옆이 아난티 코브가 보였다. 역시 회원제로 운영되는 곳이다 보니 고급짐이 호텔과는 차원이 달라 보였다. 그리고 일단 호텔보다 객실의 크기가 비교가 되지 않았다.

 
 

무슨 바닷가에 이런 계단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단에 올라 사진을 찍으니 산 정상에서 사진을 찍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문득 생각이 났다. 예전에 매복 진지였겠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아빠한테 계단 끝에 올라가면 뭐 없었냐고 물어보았다. 군인들이 근무하는 곳 같다고 하셨다. 군인들이 매복하는 곳마저 멋진 곳이 이곳이었다.

 
 

주말이라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이 꽤 많았다. 호텔 투숙객 및 부산 사람들까지 전국에서 모여든 사람들로 북적였다.

 
 

아난티 코브에서 운영하는 카페 같은데 커피도 팔고 식사류도 파는 것 같았다. 점심도 못 먹었기에 뭐 좀 먹고 갈까 생각하고 들어왔는데 일단 자리도 없고 가격도 착하지 않아서 화장실만 이용하고 씁쓸함을 머금고 밖으로 나왔다.

 
 

시간이 남기에 계속 걸었다.

 
 

나무가 한쪽으로 누워있었다. 이곳에 얼마나 바람이 많이 부는지 알 수 있었다. 조금 걸었다고 등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부산의 여름은 역시 빨리 찾아오는 것 같다.

 

숲길을 지나니 다시 바다가 나왔다. 이곳도 뭔가 낯이 익었다.

 
 

숲을 지나니 저 멀리 대변항이 보였다. 이름이 조금 이상하지만 그래도 대변항은 기장의 자랑인 멸치로 유명한 곳이다. 예전에 저곳에 대변 초등학교가 있었는데 학생들이 학교 이름이 이상하다고 계속 항의를 해서 이름을 바꿨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름에 대변이 들어가서 조금 말할 때 망설일 것 같다.

 

그리고 요즘 이색 명소로 각광받는 오랑대와 오랑대 공원이 보였다.

 
 
 
 

바다 위 바위에 세워진 사당이 이국적으로 보였다.

 

차가 없으면 조금 방문하기 애매한 곳에 위치한 곳인 것 같았다. 그래도 우연한 기회에 이렇게 오니 신기하기도 했다. 우리는 힐튼호텔에서 걷다 보니 이곳까지 오게 되었다.

 
 
 
 

척박해 보이는 바위 위에 이쁜 꽃이 자라고 있었다.

 
 

우리도 남들처럼 이쁜 사진을 찍고 싶어서 같은 장소에 가서 같은 자세로 사진을 찍었는데, 왜 난 남들처럼 사진을 찍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풍경이 워낙 멋진 곳이기에 똥손도 금손으로 만들어주는 곳이었다.

 
 

오랑대에서 다시 호텔로 돌아오는 길 길가에 누워있는 냥이를 보았다. 사람의 손을 많이 탔는지 아빠가 냥이를 만져도 가만히 포즈를 취해주었다.

 
 

멋진 차 한대 뽑을까 생각해서 차 가격을 보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역시 비싼 차는 크건 작건 상관없이 비싼 것 같다.

 

아쉽게도 목란이 5월 1일부로 영업을 하지 않았다. 숙소를 예약하면서 이곳에서 음식을 테이크 아웃해서 숙소에서 먹을 생각을 했는데 목란은 나와 인연이 없는 것 같았다.

 

아닌티타운 구석에 CU가 있었다. 밖에서 보는 것과는 달린 안은 슈퍼마켓같이 넓고 없는 것이 없었다.

 

3시가 못 되었지만 일단 체크인이 될 것 같아서 10층으로 올라갔다. 얼리체크인은 실패했지만 힐튼 호텔 주변을 둘러보며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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