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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뜨거움은 한풀 꺾인 9월이지만 아직까지 여름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 같다. 발리 여행기도 아직 다 올리지 못했는데 지금 또 다른 여행을 위해 인천공항으로 향하고 있다.

 

전날 투어가 힘들었던 것 같다. 특히 애증의 스노클링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었다. 건기의 발리는 언제나 상쾌했다. 발리를 여러 번 왔지만 이런 날씨는 처음이라 순간순간 놀랬다.

 
 

조금 늦게 와서 레스토랑이 여유로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빈자리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리고 비워진 음식은 손님들의 먹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빈 그릇이 많았다.

 
 

창밖을 보니 동네 개가 아침부터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사누르에는 생각보다 개가 많았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발리 남자들이 개키우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1인 1개 정도로. 그래서 바람난 개들 때문에 길거리에 개들이 많다고 했다.

 

식사를 한 후 난 운동을 하고 왔다. 아빠는 계속 체력이 올라오지 않으셔서 아침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셨다.

 

예전처럼 수영을 즐기지 않지만 수영장으로 가는 길은 언제나 기분이 좋았다. 빈 썬 베드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수영장에 가는 것이 좋았다.

 
 

다행히 남은 베드가 있어서 자리를 잡았다. 비치타월은 수영장 가운데 부스에서 방 번호를 적은 후 가지고 올 수 있었다. 쓰레기통과 레스토랑 테이블 사이에 있는 베드이기는 하지만 일단 자리를 잡으니 마음이 편했다.

 

베드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니 참 하늘이 맑고 깨끗했다.

 
 

물놀이를 왔으니 튜브에 바람을 넣고 수영장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수영장은 위아래 총 2개였다.

 
 

레스토랑 쪽 수영장은 풀 바도 있었다. 풀 바에 앉아서 맥주나 음료를 마시는 사람들이 보였다.

 

내 키가 172 정도인데 물은 쇄골뼈 있는 곳까지 오는 것 같았다.

 

수심이 얕은 수영장도 있어서 아이들이 놀 수 있었다.

 
 

사방이 건물로 막혀 있어 답답할 수도 있지만 수영장에 누우면 건물이 액자가 되고 하늘은 그림이 되었다.

 
 
 

햇살이 따가웠다. 따갑지만 후텁지근하지 않아서 한국의 여름보다 좋았다.

 

리셉션 앞쪽에 있는 선베드는 수영장 안에 있었다. 물 위에 떠 있는 느낌이랄까.

 

리셉션 앞쪽 수영장은 사각져서 수영을 하는 사람이라면 운동으로 수영하기 좋았다.

 
 
 
 
 
 

수영장 옆 선베드는 빈자리가 없을 만큼 사람이 많지만 물에서 수영을 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우리가 수영장을 전세 낸 것 마냥 여유롭게 놀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스노클링보다 백만 배는 즐거웠다. 내 등은 남국의 따가운 태양에 또 붉게 익어갔다.

 

아빠가 힘들면 내가 튜브를 끌고 수영장 이곳저곳으로 돌아다녔다.

 
 
 
 

어깨만 타는 것이 싫어서 위에 아무것도 안입고 수영했는데 어느새 온몸이 붉어지더니 나중에는 피부가 벗겨졌다.

 

코로나 때 시설관리가 제대로 대지 않아서 시설물이 고장 나 있거나 있는 곳들이 종종 보였다.

 
 

체크인 때 받은 무료 음료 쿠폰을 사용하기 위해 풀 바로 왔다. 무료 음료는 선택할 수 없고 풀 바에서 제공하는 것만 마실 수 있었다.

 
 
 

보기엔 풀 맛 가득해 보였는데 막상 마시니 시원하고 상큼, 달달했다.

 
 

물에서 놀다 시원한 음료 한 잔을 마시니 갈증이 싹 사라졌다.

 
 

언제나 우리 여행과 함께하는 8자 모양의 튜브. 뒤로 누울 수도 있고 엎어져서 물 위에서 선탠도 할 수 있어 이래저래 용도가 좋은 튜브였다.

 
 
 

맨날 사람들이 풀에서 쉬거나 수영하는 모습만 보다 막상 풀에 와서 시간을 보내니 기분도 좋고 지루한 오후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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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가을이 왔다. 이번에는 집에서 시간을 보내야지 생각했지만 몸이 근질거렸다. 어김없이 어디를 가면 좋을까 숙소를 검색하고 있었다. 

 

이번엔 조금 멀리 숙소를 정했다. 어디를 가면 좋을지 고민을 하다 신안으로 정했다. 신안으로 가는 길 단풍으로 유명한 백양사를 걸쳐서 가기로 했다. 주말이라 차가 밀릴 것 같아서 오늘도 새벽에 집에서 출발했다. 오래간만에 서울 톨게이트를 거쳐서 전라도 지방으로 향했다. 

 

남쪽으로 남쪽으로 향했다. 동쪽 하늘은 붉게 물들고 있었다. 잠을 많이 못 자고 출발해서 그런지 정신이 몽롱했다. 지구의 시간은 내 몸 상태와는 달리 어김없이 아침이 오고 있었다. 

 

서울과 수도권을 빨리 벗어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쉬지 않고 내리 달렸다. 수도권을 벗어나니 차량도 많이 줄었다. 

 

아침 일찍 출발한 덕분인지 차가 밀리지 않고 내장산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내장산 톨게이트를 나와 장성 쪽으로 향했다. 이제 아침 공기가 많이 차가웠다. 

 

서울에서 늦게 출발했으면 아마도 가을 단풍을 구경 가는 차량들 때문에 수도권도 못 벗어났을 것 같았다. 

 
 

백양사로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단풍이 우리를 맞이했다. 

 

점점 산속으로 들어갈수록 짙은 단풍을 볼 수 있었다. 아직 백양사에 도착을 하지 않았는데도 입구에서부터 아름다운 단풍이 우리를 맞이했다. 

 
 

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아침 일찍 도착했다고 생각했는데 주차장에는 우리보다 먼저 온 차량들이 많았다. 

 
 

쌀쌀한 공기를 마시며 백양사로 걸어갔다. 

 

주차장과 연결된 계단을 통해 백양사로 갔다.

 

예전에 왔을 땐 이 길이 사람들로 가득 찼던 기억이 났다.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 길이 한적해서 호젓하게 걷기 좋았다. 

 

간혹 차가 지나기는 했지만 아직 지나는 차들이 많지 않아서 이렇게 차도에 서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간혹 차들이 다니기에 다시 인도로 와서 걸었다. 

 

백양사로 들어가는 입구에 가인 민박마을이 있었다. 하루 정도 이런 곳에서 지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혼자 카메라를 들고 걷는 사람이 보였다. 나도 예전에는 저렇게 혼자 잘 다녔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혼자보다는 아빠랑 둘이 다니는 것이 더 익숙해졌다. 20대 때는 무서운 것도 없이 카메라 하나만 들고 전국을 아니 전 세계를 돌아다녔었다. 

 

새로 산 조리개 값 2.8 렌즈 때문에 인물사진을 찍을 맛이 났다. 어디서 본 것은 있어서 사람들이 올려놓은 사진처럼 사진을 찍어 보았다. 

 
 

사진의 결과물을 볼 때마다 매우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나중에 핸드폰으로 옮겨서 사진을 확인하니 사진의 초점이 맞지 않은 것이 많았다. 

 
 
 

사람에 치이지 않다 보니 주차장에서 절까지 올라가는 길이 멀기는 했지만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단풍이 화려하진 않았다. 그러나 은은하게 빨갛고 노란 단풍들이 마음을 편하게 했다. 

 
 

바닥에 떨어진 낙엽들은 걸으며 밟을 때마다 바삭바삭 소리를 냈다. 시각적으로도 좋고 청각적으로도 걷는 길이 너무 좋았다. 몇 시간 아니 몇 분 뒤면 인파에 이 고즈넉함을 느끼지 못할 수 있지만 지금 이 시간이 행복했다.

 
 

2022년의 가을은 이 순간뿐이기에 천천히 걸으며 순간순간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다. 

 
 

빨리 걸으면 금방 닿을 수 있는 곳이지만 우리는 게으른 여행자이기에 아주 천천히 백양사 쪽으로 향했다. 

 

하늘이 맑다. 기분도 맑다. 몸은 잠을 못 자서 피곤했지만 맑은 공기가 피곤한 몸에 에너지를 불어 넣어 주었다. 

 

감나무의 꼭대기에는 아직 감이 매달려 있었다. 누구를 위해 저렇게 남겨 놓은 것일까. 

 

감나무를 흔들어 감을 따볼까 생각도 들었지만, 그냥 눈으로 구경하는 것이 더 좋았다. 

 
 

예년에도 백양사에 왔었다. 그때는 내장산 1일 투어를 이용해서 왔었다. 단체 투어로 오다 보니 여유가 없었다. 

 

이번 여행의 주제는 여유였다. 백양사의 단풍만 구경하고 신안으로 이동할 예정이었기에 충분히 이곳을 느낄 수 있었다. 바쁜 게 다니는 여행도 좋지만 이런 여유로운 여행이 요즘은 더 마음에 끌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백양사로 걸어 올라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호수는 단풍이 든 산을 머금고 있었다. 

 
 

남들이 가지 않는 호수 주변을 한 바퀴 돌았다. 맑은 하늘이 하늘에도 땅에도 있었다. 

 
 
 

주차장에서 백양사로 가는 길이 힘이 들지 않기에 누구나 쉽게 이곳을 방문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와! 이 맛이 그리워, 이 풍경이 그리워 다시 이곳 백양사로 오게 되었다. 

 
 

이제 가을이 끝나고 겨울로 들어가는 초입이기에 어떤 나무는 단풍을 다 떨구고 앙상한 가지만을 가지고 있었다. 앙상한 가지도 단풍이 무성한 나무도 모두 다 이쁘게 보였다. 

 
 

이 나무는 얼마나 이곳을 지키고 있었을까. 나무가 너무 커서 한 화면에 나무의 전체 모습을 다 담기 힘들었다. 

 
 
 
 

백양사로 올라가는 길 만난 또 다른 사진 명소. 물에 반영된 단풍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약간의 오르막길을 따라 걸으니 백양사의 최대 포토 스폿이 눈앞에 보였다. 

 
 
 
 

백양사의 단풍과 누각, 그리고 내장산의 모습까지 한 번에 담을 수 있는 포인트였다. 

 
 

어떻게 찍으면 잘 찍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 내 능력으로 이 아름다운 모습을 다 담아낼 수 있을까. 

 
 
 

때깔 꼬마니 같은 풍경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이리저리 카메라의 설정을 바꿔가며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뭔가 2퍼센트 부족한 이 느낌은 무엇인지.

 
 
 

뭔가 아쉽기는 하지만 내 영혼을 갈아 넣는다는 생각으로 카메라의 셔터를 눌렀다. 

 
 

징검다리를 건너 건너편으로 넘어왔다. 이젠 제법 관광객이 많아졌다. 이렇게 이른 시간에 왔다고 생각했는데. 우리가 게으름을 피우며 사진을 찍으며 걷는 사이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백양사로 들어오니 입구에서 구운 가래떡을 팔고 있었다. 이른 시간에 아침을 먹어서 그런가 가래떡을 굽는 구수한 냄새에 위가 요동쳤다.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가래떡을 먹고 백양사 경내를 구경했다. 

 
 
 

처마끝 매달려 있는 발이 인상 깊었다. 

 
 

햇빛을 가려주는 용도뿐만 아니라 미적으로도 아름다웠다. 기능성과 미를 둘 다 취하고 있었다. 

 
 

절 뒤로 보이는 바위산에서 영업함이 느껴지고 절은 아기자기했다. 

 
 
 

스님들이 기거하는 공간은 고요했다. 관광객이 다니는 길과 스님들만의 공간은 낮은 나무 담장으로 구분되어 있지만 뭔가 넘을 수 없을 것 같은 힘이 느껴졌다. 

 
 

백양사 본당에 들어서니 마음이 경건해졌다. 다른 절에 비해 본당이 웅장하지는 않지만 뒤로 보이는 산과 절이 주는 분위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마음이 무거워졌다. 보이지 않는 힘이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아직까지 사람이 많지 않아서 고즈넉한 분위기가 좋았다. 경내가 크고 웅장하지는 않지만 절이라는 공간이 주는 경건함이 느껴졌다. 

 

극락보전 뒤에는 아직까지 따지 않은 감들이 매달려 있었다. 

 

파란 하늘 아래 보이는 홍시는 더욱더 주황색 빛을 띠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이 많아졌다. 

 
 

백양사를 나오는 길 뒤를 돌아 보았다. 들어갈 때 보지 못했던 아름다움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백양사를 구경한 후 경내 외부로 나오니 단풍을 보기 위한 수많은 관광객을 볼 수 있었다. 남들보다 조금 더 서둘러 왔기 때문에 백양사의 고즈넉함과 가을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백양사 앞 카페에 앉아서 잠시 여유를 느껴보았다. 커피를 주문할까 고민하다 따스한 대추차를 주문했다. 이런 분위기에는 전통차가 더 어울리지 않을까. 

 

카페 뒤로 사람들은 분주히 백양사의 단풍을 보기 위해 지나갔다. 

 

실내보다는 역시 실외가 좋은 것 같다. 날이 조금은 쌀쌀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가을을 느끼기에는 야외 테라스가 좋았다. 

 
 

대추차를 마시고 왔던 길을 되돌아 주차장으로 향했다. 

 

아침에 오면서 보지 못했던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왔다. 왜 처음 볼 때는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뒤돌아보면 항상 미처 깨닫지 못한 아름다움이 보였다. 인생도 가끔 뒤돌아보면 내가 깨닫지 못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무엇을 찍어도 작품이 되었다. 눈으로 본 것을 모든 것을 카메라에 담을 수 없다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2022년의 가을을 느끼지도 못하고 아쉬움만 남기고 지나갈 것이라 생각했는데 내장산 백양사에서 잠시나마 가을을 느낄 수 있었다.

 
 
 

새벽부터 일어나 먼 거리를 온 후 백양사 산책길을 걸으니 피곤함이 밀려왔다.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가벼웠다.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가을을 느끼기 위해 우리와 반대편으로 걷고 있었다. 

 
 
 
 

징검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평범한 모습이지만 일렬로 걸어가는 그들이 모습이 아름다웠다. 

 

사진보다 동영상으로 찍었으면 어떠했을까. 사람들의 모습이 물에 비친 모습이 더 아름다웠다. 

 
 

아쉬움이 남아 가끔씩 뒤를 돌아보았다. 이 가을을 마음속으로 간직하고 싶었다. 

 
 

이제 백양사에서 다시 신안으로 이동해야 했다. 왜 그렇게 숙소를 멀리 정했는지 모르겠지만 서울에서 최대한 멀리 가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백양사로 가고 오는 산책로 만으로도 충분히 가을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남들보다 서두른 탓에 백양사의 호젓함을 볼 수 있었다. 

 

이제 2시간 이상을 달려서 또다시 이동해야 했지만 아름다운 단풍을 보고 떠날 수 있어서 마음이 가벼웠다. 2022년의 가을을 뜻깊게 보낼 수 있어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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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의 시간은 바람과 같이 지나가는 것 같다. 2022년 제주의 여름은 뜨거웠다. 한반도 거의 대부분이 구름에 덮여 있을 때 이곳은 항상 날이 맑았다. 

 
 

더운 날은 한라산 중턱에서 시원한 바람을 쐬며 보내는 것은 어떨까. 날이 맑으니 한라산 정상도 잘 보였다. 살면서 한 번은 저곳에 오르고 싶은데 언제쯤 오를는지. 이 무릎을 가지고 오를 수 있을지 시작도 하기 전에 겁부터 났다. 

 

제주도 녹차밭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곳은 오설록 녹차밭일 것이다. 오늘 우리가 방문한 녹차밭은 오설록 녹차밭의 크기에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작은 다원이었다. 녹차 단지가 크기 않기에 광활한 녹차밭을 느낄 수 없지만 방문자가 많지 않아 조용하게 걷기 좋은 곳이었다. 예전 블로그들에는 입장료가 없다고 나온 것 같은데 이곳도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다 보니 인당 5,000원의 입장료가 생긴 것 같았다. 아마도 사람들이 사진만 찍고 그냥 지나쳐 가다 보니 농장주의 입장에서는 손해였던 것 같다. 그래서 입장료를 입구에서 받고 있었는데 인당 입장료는 5,000원이고 녹차밭 가운데 있는 다원에서 차를 무료로 마셨다. 예전에는 차를 유료로 마셨다는 글을 읽은 것 같다. 

 

주차장은 위, 아래 두 군데 있었는데 우리는 다원을 걸으며 구경하고 싶어서 아래쪽에 주차를 한 후 걸어서 다원으로 올라갔다. 

 
 

입구에서 다원까지는 살짝 오르막이나 삼나무가 일렬로 심어져 있어서 차를 타고 지나가기보다는 걸으며 삼나무 길의 아름다움을 느껴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았다. 또 이런 길은 걸어봐야 제맛이 아닐까. 날이 더워 차에서 내리는 것이 조금 귀찮기는 했다. 

 

다원을 감싸듯이 나무들이 다원 주변을 감싸고 있었다. 

 
 
 

서귀다원에 서면 날이 맑은 날은 한라산이 바로 보이는 것 같았다. 이날은 날이 너무 좋아서 분화구가 깨끗하게 보였다. 구름이 자욱한 날도 꽤 운치기 있을 것 같았다. 

 
 

날이 너무 더워 온몸에서는 땀이 뚝뚝 떨어졌지만 멋진 풍경 때문에 카메라는 쉴 새 없이 셔터 소리를 내며 사진을 찍었다. 

 
 
 

녹차밭만 있다면 얼마나 밋밋할까. 들어서는 입구에 삼나무 길이 있으니 더욱더 이국적인 느낌이 났다. 

 

차를 타고 이 길을 지나기보다는 걸어서 다원까지 올라가는 것을 추천한다. 올라가면서 보이는 한라산에 감탄하고 이국적인 느낌의 길에 한 번 더 감탄사를 내뱉게 된다. 

 
 
 

인스타나 블로그에서 보았던 더 멋진 풍경은 서귀다원 안에서 녹차밭을 바라보아야 볼 수 있기에 차를 마시기 위해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먼저 녹차밭부터 둘러보았다.

 
 
 

가끔씩 바다에서 바람이 불어오긴 했지만 제주에 온 후로 시원한 바람이 분 날은 없는 것 같다. 역시나 뜨겁고 습했다 오늘은 햇살이 더 강해서 피부가 타들어 갈 것 같았다. 

 
 

무슨 구름이 저렇게 생겼을까. 보는 사람마다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다 다를 것 같았다. 

 

한순간 만들어진 구름이 참으로 신기했다. 누군가 가운뎃손가락을 들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저 구름은 이 생각 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아빠도 신기하신지 사진을 찍으셨다. 

 

신기하게 생긴 구름은 오랫동안 하늘에 떠 있지 못하고 금세 모양이 흔적도 없이 지워졌다. 

 

자연이 만든 작품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시 자연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걷다 보니 전망대가 있어서 전망대로 올라가 보았다. 

 
 

전망대에 서니 녹차밭이 시원하게 잘 보였다. 

 

이곳을 일구며 나온 돌들을 쌓은 것일까. 

 

녹차밭이 넓지는 않지만 찾는 이가 많지 않다는 점이 너무 좋았다. 

 
 

녹차밭 사이사이로 들어가 사진을 찍을 수는 없지만 약간의 사진 상의 트릭을 사용한다면 녹차밭 사이에 서 있는 것 같은 사진을 찍을 수도 있었다. 

 
 

한라산 남쪽 사면의 숲에 숨은 보석처럼 차밭이 자리 잡고 있었다.

 
 
 

녹차밭이다 보니 뜨거운 땡볕에 그대로 노출되어야 했다.

 
 
 

일렬로 통일감 있게 뻗어 있는 길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편했다. 

 

조금 걸었을 뿐이지만 날이 더워 목이 타서 녹차를 마시기 위해 다실로 들어갔다. 

 

녹차밭을 바라볼 수 있는 자리는 다 차서 빈자리에 앉았다. 이곳에 에어컨은 있었지만 손님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창문을 수시로 열어서 그런지 선풍기만 열심히 일을 할 뿐이었다. 

 
 

다기는 미리 비치되어 있었고, 차가든 유리 주전자는 직원에게 받아와야 했다. 

 
 

이곳에서 제공하는 차는 녹차와 황차로 오랜만에 티백 녹차가 아닌 잘 우려진 차를 맛볼 수 있었다. 쓴맛 없이 고소하고 구수한 느낌이 티백과는 차별화된 맛을 나타냈다. 여유롭게 차 한 모금, 풍경 한 번을 보며 쉼을 가지었다. 

 

창문을 열고 밖을 보았다. 

 

봄, 가을에 온다면 덥지도 춥지도 않아 좋을 것 같았다. 

 
 
 

홀짝홀짝 마시다 보니 차 두병을 거의 다 마셨다. 

 
 

화장실은 다실밖에 있었는데 화장실 안은 에어컨을 켜놓아서 이곳에서 제일 시원한 곳이었다. 

 
 

주차장으로 걸어서 내려갔다. 몇몇 차는 입구로 들어오다 입장료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 기분이 안 좋은지 차를 돌려 나갔다. 큰 기대를 가지지 않고 여유롭게 쉬며 차 한자 마시고 간다고 생각하면 방문하기 좋은 곳 같았다. 

 

짧지만 좋은 추억을 남기고 다음 방문지인 돈내코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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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아침을 먹고 숙소에서 미적거리다 점심 무렵 숙소에서 나왔다. 주차장에는 우리처럼 게으른 여행자의 차량만 한두 대 덩그러니 주차되어 있었다. 오늘은 어디 갈까! 오늘도 마음이 끌리는 곳으로 여행을 시작했다. 전날 천지연 폭포로 향하다 봤던 이정표가 생각나서 오늘 첫 번째 코스는 정방폭포로 정했다. 바다로 바로 떨어지는 폭포가 아름다운 곳으로 처음 가는 곳은 아니지만 오늘은 이곳에 마음이 끌렸다. 

 

광복절 연휴라 그런지 정방폭포 주차장에는 차량이 많아서 주차할 곳을 찾기 조금 힘들었다. 

 

65세 이상은 무료이고 성인은 입장료가 2,000원이었다. 정방폭포는 천지연 폭포와는 달리 폭포를 보려면 계단을 내려가야 했다. 

 
 

표를 사고 매표소 옆으로 난 계단을 따라 아래로 내려갔다. 활동하는데 불편함이 있는 여행자라면 이곳은 여행지에서 빼야 할 것 같은 아쉬움이 있었다. 계단을 따라 폭포로 향하는데 멀리 폭포가 눈에 들어왔다. 힘차게 떨어지는 두 가닥은 물줄기, 그리고 코발트빛의 물까지. 더운 여름 보기만 해도 시원했다. 

 

정방폭포는 가까이서 보는 맛도 좋고 이렇게 내려가는 도중 보이는 절벽과 폭포의 모습도 너무 아름다웠다. 특히 바다로 바로 흘러드는 폭포이기에 바다와 폭포의 조화에 넋을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페로제도에 있는 바다로 떨어지는 강물을 보러 가고 싶은데 언제쯤 가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정오가 되니 날은 무더웠다. 바다에서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지만 습했다. 습식 사우나에 들어온 것 같은 끈적거림이 싫었다. 

 
 

경사진 계단을 내려가니 평지 길이 나왔다. 역시 이곳은 변한 것이 없는 것 같다. 여행에서 새로움도 좋지만 이제는 이런 익숙함도 너무 좋다. 시간이 흘렀지만 변하지 않는, 과거의 모습을 현재에도 또 볼 수 있다는 것도 좋았다. 

 

폭포로 가기 위해서는 폭포 주변의 바위를 폴짝폴짝 넘어서 가야 했다. 

 

무릎이 안 좋아서 이곳을 지날 때 무지 신경이 쓰였다. 바위가 미끄럽지는 않았지만 바위 덩어리가 꽤 크기 때문에 잘못하면 크게 다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더운 날 시원하고 힘차게 떨어지는 폭포를 보기만 해도 마음만은 시원하게 느껴졌다. 

 
 

포토 스폿 같은 바위 위에 서서 사진을 찍었다. 

 

폭포 주변이 전부 바위이다 보니 돌들이 열을 받아서 훨씬 더 덥게 느껴졌다. 

 

바위에 기대 사진을 찍으니 따뜻했다. 찜질방에 온 것 같은 느낌이랄까. 따뜻한 돌 위에서 허리나 어깨 좀 지지고 올 걸 그랬나 보다. 

 

폭포와 함께 사진만 찍고 다시 주차장으로 향할 때가 많았는데 오늘은 크록스도 신고 왔고 날도 더웠기에 폭포 물이 흐르는 곳으로 갔다.

 
 

발이 물에 닿는 순간 온몸에 전기가 쫘르륵 왔다. 너무 차가웠다. 시원하다를 넘어서는 발이 시리도록 물이 차가웠다. 땡볕을 걷다 마신 얼음 물같이 온몸을 부르르 떨게 했다. 

 

발을 아주 잠깐 담갔을 뿐인데 발이 너무 시려서 오래 물속에 발을 담그지 못했다. 

 
 
 

물이 얼음장같이 차갑기는 했지만 이날 너무 습하고 더웠기에 물 밖으로 나가기 싫었다. 이렇게 날이 더운데 물은 어떻게 이렇게 차가울 수 있을까. 

 
 
 

코발트색의 폭포는 보기만 해도 깊어 보였다. 

 

아이들은 시원한 물을 만나니 신이 나서 물을 튀기며 놀았다. 

 
 
 

물속에 발을 오래 담그니 너무 추워서 물 밖으로 나왔다. 물 밖으로 나오면 찜질방에 온 것 같고, 물에 있으면 냉수탕에 온 것 같은 극과 극의 느낌을 주었다. 

 
 
 

이렇게 더운 날 얼음 물같이 차가운 물이 흐른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물이 너무 차가워서 물에 오래 있지 못하고 잠깐씩 물 밖으로 나와야 했다. 

 

온몸은 땀과 미지근하고 덥고 끈적이는 바람 때문에 끈적끈적했지만 발만은 시원한 물에 담갔다 나오니 보송보송하게 느껴졌다. 

 
 
 

어떻게 저 폭포는 쉬지도 않고 끊임없이 물이 떨어지는 것일까.

 
 

발만 물에 담그고 바위에 기대어 사진을 찍어 보았다. 바람에 물방울이 안경에 튀어서 시야가 가려졌지만 시원했다. 

시리도록 차가웠던 정방폭포의 물을 뒤로하고 다시 왔던 길을 돌아갔다. 

 
 

내려올 때는 편하게 생각 없이 내려왔는데 막상 올라가려고 위를 올려다보니 까마득하게 느껴졌다. 

열심히 계단을 오르다 뒤를 돌아보았다. 폭포는 힘차게 떨어지고 폭포의 물은 바다로 흘러들었다.

 
 

날이 너무 더워서 정방폭포 주차장 앞에 있는 미술관 옆 카페에서 뼛속까지 시원해지는 커피 한 잔을 마시러 갔다. 카페도 작은 미술관 같았다. 1층에서 커피를 주문한 후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도 미술 작품이 진열되어 있었다. 

 
 

2층에는 낮고 작은 창문이 일렬로 있었고 창문 위로도 작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온몸이 끈적거렸는데 시원한 에어컨 아래에 몇 분 있으니 온몸의 끈적임이 많이 사라졌다. 이곳에서 정방폭포에서 찍은 사진을 카메라에서 핸드폰으로 옮겼다. 날이 너무 뜨거워서 나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정방폭포 다음에 어디로 가면 좋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가본 곳 중에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 있었다. 사려니 숲길. 몇 년 전에 가본 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곳이다. 오늘 하루는 레트로 여행인가 보다. 시원한 커피를 마시며 에너지를 충전한 후 우리는 사려니 숲길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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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에서 오후 1시가 못 되어 기장으로 이동했다. 택시를 잡는데 잘 잡히지 않아서 카카오 택시 앱을 이용해 해운대에서 아난티 힐튼까지 이동했다. 대략 10,000원 정도 나온 것 같다. 해운대 신시가지를 지나 송정으로 이동했다. 주말이다 보니 송정에 도착하니 차가 막혔다. 센스가 있으신 택시 기사님께서 지름길을 이용해 빠르게 아난티 힐튼 부산에 도착할 수 있었다.

 
 

택시에서 내린 후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직원분이 힐튼에 투숙하는지 물어보았다. 아빠는 우리의 행색이 이런 호텔에 맞지 않아서 물어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괜히 기분이 나쁘셨다고 한다. 이곳엔 아난티 힐튼과 코브 두 종류의 숙박시설이 있기에 직원이 우리에게 물어본 것인데 아빠는 오해를 하신 것 같았다. 자동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니 블로그에서 수없이 본 그 모습이 보였다. 아! 모던하면서 고급진 모습이 나랑 안 맞긴 하구 나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역시 이런 고급 호텔은 언제나 부담스럽다.

 
 

체크인 카운터는 10층에 있었다. 오랜만에 온 고급 호텔이라 그런지 아빠와 나는 어디에 시선을 두어야 할지 몰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10층에 오르니 창밖으로 바다가 보였다. 역시 뷰가 최고인 호텔인 것 같다.

 
 

2시가 못된 시간이기에 체크인이 가능한지 물어보니 내가 예약한 룸 타입은 3시가 넘어야 입실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래서 가방만 보관하고 나와야 했다.

 

무슨 뷰 깡패 같은 느낌이 들었다. 통창문 밖의 바다를 보고 있으니 말이 나오지 않았다.

 

1박만 하기엔 아쉽고 2박 하기엔 부담스러운 가격이기에 오늘 하루를 이곳에서 알차게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밖의 풍경을 보고 있으니 그냥 좋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한 시간이라도 빨리 입실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기는 했지만 일단 남는 시간 동안 힐튼호텔 주변 산책하면서 호텔 부대시설은 뭐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우리는 10층 체크인 카운터에서 지하 1층으로 내려갔다. 왜 체크인 카운터가 10층에 있는지 알 것 같았다. 이 호텔의 시그니처 같은 느낌이랄까! 체크인 카운터에서 뷰에 압도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짐을 맡기고 받은 티켓은 잘 보관하고 있다가 객실에서 0번으로 전화를 하고 번호를 불러주면 객실까지 짐을 가져다주었다.

 

지하 1층에 도착하면 바로 서점으로 통했다. 예전에 사진을 보고 한 번쯤 와보고 싶었던 서점이었다. 둘러보다 사고 싶은 책이 하나가 있었는데 25달라여서 잠시 구경만 하고 다시 제자리에 놓았다.

 

번잡하지 않고 깔끔한 서점이었다. 서점에 오랜만에 온 것 같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책을 구매하다 보니 서점에 올 일이 옛날만큼 많지 않다.

 
 
 

아빠는 마음에 드시는 책을 한 권 들고 잠깐 의자에 앉아서 책을 읽으셨다.

 
 

서점 한켠에는 카페가 있었다. 창문 밖으로는 5월의 햇살이 들어오고 있었다. 비가 오는 날 방문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김용택 선생님의 '나비가 숨은 어린나무'시집도 진열되어 있었다. 집에 책만 사두고 읽어 보지 않았는데 짬짬이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테리어 자체가 모던하고 깔끔해서 이곳에서 오래 있으면서 이곳의 분위기에 젖어 들고 싶었다. 서점에 가면 책 냄새 때문에 종종 머리가 아플 때가 있는데 이곳은 그런 느낌은 없는 것이 좋았다. 분위기에 나도 모르게 젖어 들 것 같았다. 책 한 권 완독하고 가야 할 것 같아 보였다.

 
 

밖으로 나오니 상점들이 있었다.

 

아난티타운라고 부르는 것 같았다. 호텔에 붙어 있는 상가지역이라고 해야 할까! 몇 년 전 하와이에 갔을 때 우리 숙소 옆이 힐튼호텔이었다. 그곳도 이곳처럼 호텔이 있고 이런 식으로 상점이 있는 구역이 따로 있었다.

 

좁은 건물들 사이를 지나니 넓은 광장이 나왔다. 골목을 걷다가 치킨 가격을 보고 입이 벌어졌다. 그래도 오늘 하루는 이런 곳에서 닭다리 하나 정도는 뜯어야 제맛이 아닐까!

 
 

오후의 햇살은 뜨거웠다. 날이 뜨거웠지만 광장에 앉아 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많았다. 뒤를 돌아보니 힐튼호텔이 보였다. 오늘 이 호텔은 전 객실 만실이라는 말을 들었다. 이렇게 객실이 많은데 객실이 만실이라니,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아난티 타운 앞은 산책로와 연결되었다. 그래서 외부인들도 자유롭게 아난티 타운에 들어올 수 있었다. 다음에 다시 이곳에 오면 투숙은 안 하고 그냥 차 한잔 마시러 놀러 오고 잠은 조금 저렴한 곳에서 잘 것 같다. 경험은 딱 한 번이 족하니까.

 
 

호텔 앞에 있는 산책로를 걸었다. 예전에는 이곳이 전부 군사지역이었기에 깨끗한 자연환경을 유지할 수 있었다. 저 멀리 보이는 곳에 내 인생의 2년이 담겨있었다. 오랜만에 오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렇게 지겹던 바다도 오늘은 왜 그렇게 좋아 보이는지 모르겠다. 오늘은 좋은 감정만 가득한 바다였다.

 
 

군화를 신고 터벅터벅 걷던 길은 오늘은 가벼운 마음으로 걸어 보았다.

 

이제는 철조망이 사라지고 그곳을 관광객이 길을 가득 채웠다. 동해, 강릉에서 보는 동해바다와는 이곳의 동해바다는 느낌이 달랐다. 파도마저 잔잔한 바다를 보니 마음이 자연스럽게 편안해졌다.

 

이렇게 파도 없는 동해 바다를 본 적이 있을까! 가끔 불어오는 바람만이 더위를 식혀주었다.

 

하늘도 파랗고 바다도 파랬다. 이번 여행의 테마가 힐링인데 단지 보고만 있을 뿐인데 스트레스가 저절로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바위와 자갈이 넓게 퍼져있는 곳이라 바위 끝에 서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그러나 바다는 언제 또 자신의 모습을 바꾸기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

 
 

맑은 하늘에 구름을 뿌려 놓은 것 같아 보였다.

 
 
 
 

힐튼 건물 옆이 아난티 코브가 보였다. 역시 회원제로 운영되는 곳이다 보니 고급짐이 호텔과는 차원이 달라 보였다. 그리고 일단 호텔보다 객실의 크기가 비교가 되지 않았다.

 
 

무슨 바닷가에 이런 계단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단에 올라 사진을 찍으니 산 정상에서 사진을 찍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문득 생각이 났다. 예전에 매복 진지였겠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아빠한테 계단 끝에 올라가면 뭐 없었냐고 물어보았다. 군인들이 근무하는 곳 같다고 하셨다. 군인들이 매복하는 곳마저 멋진 곳이 이곳이었다.

 
 

주말이라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이 꽤 많았다. 호텔 투숙객 및 부산 사람들까지 전국에서 모여든 사람들로 북적였다.

 
 

아난티 코브에서 운영하는 카페 같은데 커피도 팔고 식사류도 파는 것 같았다. 점심도 못 먹었기에 뭐 좀 먹고 갈까 생각하고 들어왔는데 일단 자리도 없고 가격도 착하지 않아서 화장실만 이용하고 씁쓸함을 머금고 밖으로 나왔다.

 
 

시간이 남기에 계속 걸었다.

 
 

나무가 한쪽으로 누워있었다. 이곳에 얼마나 바람이 많이 부는지 알 수 있었다. 조금 걸었다고 등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부산의 여름은 역시 빨리 찾아오는 것 같다.

 

숲길을 지나니 다시 바다가 나왔다. 이곳도 뭔가 낯이 익었다.

 
 

숲을 지나니 저 멀리 대변항이 보였다. 이름이 조금 이상하지만 그래도 대변항은 기장의 자랑인 멸치로 유명한 곳이다. 예전에 저곳에 대변 초등학교가 있었는데 학생들이 학교 이름이 이상하다고 계속 항의를 해서 이름을 바꿨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름에 대변이 들어가서 조금 말할 때 망설일 것 같다.

 

그리고 요즘 이색 명소로 각광받는 오랑대와 오랑대 공원이 보였다.

 
 
 
 

바다 위 바위에 세워진 사당이 이국적으로 보였다.

 

차가 없으면 조금 방문하기 애매한 곳에 위치한 곳인 것 같았다. 그래도 우연한 기회에 이렇게 오니 신기하기도 했다. 우리는 힐튼호텔에서 걷다 보니 이곳까지 오게 되었다.

 
 
 
 

척박해 보이는 바위 위에 이쁜 꽃이 자라고 있었다.

 
 

우리도 남들처럼 이쁜 사진을 찍고 싶어서 같은 장소에 가서 같은 자세로 사진을 찍었는데, 왜 난 남들처럼 사진을 찍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풍경이 워낙 멋진 곳이기에 똥손도 금손으로 만들어주는 곳이었다.

 
 

오랑대에서 다시 호텔로 돌아오는 길 길가에 누워있는 냥이를 보았다. 사람의 손을 많이 탔는지 아빠가 냥이를 만져도 가만히 포즈를 취해주었다.

 
 

멋진 차 한대 뽑을까 생각해서 차 가격을 보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역시 비싼 차는 크건 작건 상관없이 비싼 것 같다.

 

아쉽게도 목란이 5월 1일부로 영업을 하지 않았다. 숙소를 예약하면서 이곳에서 음식을 테이크 아웃해서 숙소에서 먹을 생각을 했는데 목란은 나와 인연이 없는 것 같았다.

 

아닌티타운 구석에 CU가 있었다. 밖에서 보는 것과는 달린 안은 슈퍼마켓같이 넓고 없는 것이 없었다.

 

3시가 못 되었지만 일단 체크인이 될 것 같아서 10층으로 올라갔다. 얼리체크인은 실패했지만 힐튼 호텔 주변을 둘러보며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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