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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치고-유자와에 올 때는 너무 긴장이 되었다. 충분한 정보 없이 새로운 곳에 오려니 두려움이 강했다. 일단 무슨 깡이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표부터 예약해 두고 온 곳이었다. 유자와 고원 로프웨이를 타고 산꼭대기 정원을 다녀온 게 다였지만 몇 시간 동안 도시에서 벗어나 힐링을 하고 떠나기에 마음이 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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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탑승 시간까지는 15분 정도 남았다. 시골역의 정거장이라 승강장은 한산했다. 전광판의 안내만이 잠시 후 기차가 온다는 것을 알리고 있을 뿐이었다.

 
 

에치고 유자와를 지나 갈라 유자와로 갈 수 있는데 갈라 유자와로 가는 신칸센은 임시 열차편이라 여름에는 운행하지 않았다. 에치고 유자와는 사케가 유명하다고 한다. 기차역에 사케 박물관이 있는데 유자와 고원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서 사케 박물관에 갈 여유 시간이 없었다. 사케 박물관에 가면 다양한 사케를 마셔볼 수 있다는데 술을 마시지 않아도 거대한 사케 자판기를 못 보고 가는 것이 아쉬웠다.

 

기차는 지연 없이 정각에 플랫폼으로 들어왔다. 스크린 도어가 없으니 노란 선 안에서 열차가 정차하기를 기다렸다. 역무원이 플랫폼에 나와서 방송을 했다.

 

기차는 빠른 속도로 플랫폼에 진입을 했다.

 
 
 

고상홈이기 때문에 계단 없이 바로 열차에 탑승할 수 있는 점이 편했다. 지하철을 타는 느낌과 비슷했다.

 

니가타에서 출발한 열차기에 열차에는 벌써 승객들이 군데군데 자리를 잡고 있었다. 지정석 열차라 예약증에 나온 자리를 찾아서 앉았다. 이번에는 2명만 앉는 좌석이었다.

 

KTX보다는 역시 앞뒤 간격이 확실히 넓다. 의자도 뒤로 미룰 수 있는 것이 좋았다. 그리고 창가 자리는 팔을 올려놓을 수 있게 되어 있어서 디테일한 것까지 신경을 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편의점에서 산 도시락을 꺼냈다. 점심을 빵으로 대강 먹었기에 배가 고팠다.

 
 

승무원이 돌아다니기는 했으나 따로 표를 검사하지는 않았다. D, E 좌석이 2명이 앉는 좌석이다.

 

에치고 유자와 역을 나온 기차는 한동안 계속해서 터널 속을 달렸다.

 

열차의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QR코드가 붙어 있었다.

 

터널이 끝나자 대도시가 나왔다. 대도시로 기차가 들어서니 꿈속에서 다시 현실로 돌아온 것 같았다.

 
 

기차역 바닥에 쳐져 있는 그물망이 신기해서 사진을 찍어 보았다. 가운데 철로는 무정차하는 기차가 달리는 철로라 고속으로 기차가 주행하기에 돌이 튈 수 있기에 그물망을 설치해 놓은 것 같았다.

 
 

기차역을 벗어나자마자 기차는 급 가속을 했다. KTX에 비해 확실히 가속하는 시간이 짧았다. KTX 이음 같은 경우는 신칸센처럼 가속시간이 짧은 것 같은데 예전 고속 열차의 경우는 가속하는 데 꽤 시간이 걸렸다. 기차는 한순간에 시속 200킬로미터를 넘어섰고 풍경들이 순식간에 뒤로 밀려 지나갔다.

 

어릴 적 조종사도 되고 싶었고 열차 승무원도 되고 싶었고 기관사도 되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 이 셋 중 하나의 꿈도 이루지 못하고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종종사가 부럽고 열차 승무원이 부럽고, 기관사를 보면 마음이 설레었다. 아무튼 기차나 비행기를 타면 다른 승객들은 쉬면서 다음 여행을 준비하는데 나는 이 공간에서도 끊임없이 사진 촬영을 하고 비디오를 찍느라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다. 열차나 비행기에서 내리면 항상 피곤했다.

 
 

조에츠 신칸센은 중간중간마다 다른 선로의 열차와 만났다. 처음에는 호쿠리쿠 신칸센과 만나고 다음에는 동북지역이나 홋카이도로 가는 선로와 만났다. 도쿄에 가까워질수록 집들이 많아지고 건물의 높이가 높아졌다.

 
 

기차는 지하 구간으로 진입했다. 벌써 우에노 역에 도착했다. 우에노 역에서 많은 승객들이 내렸다. 우에노 역이 꼭 청량리역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에노 역에 도착하니 다양한 열차가 이곳에서 정차를 했다. JR패스가 있다면 후쿠오카에서 삿포로까지 기차를 타고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기차는 우에노 역을 나와 도쿄역으로 향했다. 시골 촌뜨기가 처음으로 도시에 와서 신기해하는 것 같은 표정으로 밖을 바라보았다.

 
 

수많은 지하철이 정신없이 지나갔다. 영화 ‘너의 이름은’의 모습이 떠올랐다. 왜 그 영화가 떠올랐을까.

 
 

기차는 금세 도쿄역으로 진입을 했다. 수많은 플랫폼과 사람들. 익숙한 듯 어색한. 출발한 곳으로 다시 돌아오니 마음에 안도감이 들었다.

 
 

우리 옆에 서있는 E5 계열의 열차는 항상 시선을 사로잡는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는데 우리가 방금 전 다녀왔던 지역에 대한 광고를 볼 수 있었다. 눈이 덮인 산을 보고 왔다면 더 멋졌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도쿄역에 온 김에 도쿄역 지하상가의 캐릭터 숍이 있는 곳으로 갔다. 커비나 마리오 캐릭터를 살 생각이었다.

 
 

캐릭터 상점도 많고 사람도 너무 많았다. 너무 많은 캐릭터 상점을 지나니 충동적으로 사고 싶은 욕구가 마구 생겼다. 슬램덩크 관련된 굿즈도 사고 싶었는데 슬램덩크와 관련된 상품을 생각보다 찾기 힘들었다. 슬램덩크 관련된 굿즈는 하라주쿠로 가야 할 것 같았다.

 

해리포터 관련 굿즈를 파는 상점도 새로 생겼다. 해리 포터 굿즈도 사고 싶었는데 아빠가 나를 확 째려보시기에 그냥 눈으로 구경만 했다.

 

하와이 한정판 헬로키티 굿즈를 파나 헬로키티 상점에 들어가 보았으나 내가 찾는 굿즈가 없었다. 굿즈 하나 사려고 하와이까지 가야 할까. 그냥 아마존으로 구매하는 것이 더 저렴할 것 같다.

 

역시나 사람들의 인기가 많은 곳 중 하나가 포켓몬 스토어가 아닐까. 피카추가 우리를 반겨주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사람에 밀려다니는 것 같았다.

 

나의 눈을 뒤집어 놓은 상점은 커비 카페였다. 사람이 많을 때는 줄을 서서 기다렸다 사야 하는 것 같다. 한 사람당 같은 물품은 두 개까지만 구매할 수 있었다. 커비 컵도 사고 싶었는데 가격이 꽤 비싸서 열쇠고리와 인형만 구매를 했다.

 

몇 개 샀더니 금액이 거의 8만 원이나 나왔다. 봉투도 900원이나 했다. 영수증에도 깜찍하게 커비가 찍혀 있었다.

 

아빠는 피곤하신지 말이 없으셨다.

 
 

아메노테선을 타고 오카치마치역으로 다시 갔다.

 
 

맨 앞에 탔더니 열차가 앞으로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도 이렇게 열차의 앞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트레인 시뮬레이터 광고가 붙어 있었는데 진짜 열차에 진심인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가면 오랜만에 ‘전차데 고’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카치마치까지 가는 동안 멍하니 밖을 바라보았다.

 

숙소로 가는 길 편의점에 들러서 저녁에 먹을 도시락을 샀다. 편의점에 소주도 파는데 한 병에 3500원 정도 하는 것 같았다. 아빠와 내가 사본 가장 비싼 소주는 호주 시드니에서 먹었던 소주였던 것 같다. 한 병에 거의 2만 원 정도 주었다.

숙소에 와서 커비 인형을 기념 삼아 사진을 찍어 보았다. 가격이 비쌌지만 커비 카페에서만 살 수 있는 굿즈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에치고 유자와를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 너무나 정보가 없어서 가서 무엇을 해야 할까 걱정을 많이 했다. 다행히 로프웨이가 운행을 해서 유자와 고원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만족도가 높았다. 계절에 따라 사계절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다음에도 한 번 더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https://youtu.be/48YtYcX8WHw

https://youtu.be/2QXBOYm8e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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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을 구석구석 이곳저곳 가본 것 같은데 아직도 많이 안 가본 곳이 더 많은 것 같다. 일본어가 익숙하지 않다 보니 시골지역 여행을 할 때는 마음속에 부담감이 강하다. 이번에는 도쿄 와이드 패스를 구매했기에 패스를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구간으로 여행을 계획했다. 패스로 신칸센도 이용할 수 있으니 오랜만에 신칸센을 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도쿄의 대관령 같은 곳인 에치고 유자와로 여행을 떠났다. 도쿄에서 에치고 유자와까지는 신칸센으로 1시간 10분 정도 걸리는 곳으로 겨울이 성수기이고 여름은 비수기라 사람이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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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기인 초여름이었지만 에치고 유자와에서 관광객들이 많이 내렸다. 시골역인데 의외로 역의 규모가 컸다. 유자와 고원으로 가는 로프웨이를 타러 가기 위해 역 밖으로 나왔다. 역의 규모에 비해 역 앞에 서있는 택시 수는 많지 않았다. 겨울에는 스키를 타러 오는 도쿄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데 여름이라 그저 한적한 시골 마을이었다. 도쿄의 택시가 런던 택시같이 현대식으로 바뀌고 있지만 이곳은 아직까지 각진 모양의 택시들이 역 앞에서 손님을 기다렸다.

 
 

한산한 역 앞에 간간이 택시나 픽업 차량이 손님을 싣고 가거나 내려주었다. 지대가 높아서 그런가 태양볕이 뜨거웠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면 깨끗한 공기가 폐 속 깊숙이 들어오는 것 같았다. 기차로 한 시간 밖에 안 걸리지만 도쿄와는 너무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번잡한 도시를 벗어나는 여행이라 좋으면서도 많은 정보 없이 온 곳이라 돌아가는 기차 시간까지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야 할지 걱정도 되었다.

 

역 앞에는 도요타 렌터카 회사가 있었다. 예전 같으면 렌터카를 빌려볼까 생각도 했을 텐데 코로나 기간 동안 아빠와 나의 여행 감각이 다 죽었기에 이번에는 대중교통과 도보를 이용해 여행을 했다.

 

기차역 앞 도로를 따라 로프웨이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마을 자체가 너무 조용했다. 흡사 강원도 태백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역 앞에는 료칸이 줄지어 있었다. 사람들이 캐리어를 끌고 내렸던 이유가 이곳에 료칸이 많아서 하루 편하게 지내기 위해서였나 보다. 이번 여행의 일정이 길었다면 료칸에서 쉬면서 목욕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료칸 앞에는 족욕을 할 수 있는 작은 탕이 있었다. 기차역 앞에도 족욕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에치고 유자와를 걷다 보면 곳곳에서 족욕을 할 수 있는 탕을 볼 수 있었다.

 

기차역 앞에 놓인 길을 걷는데 흡사 태백에 놀러 와서 걷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마을은 조용했다. 죽은 도시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종종 지나가는 오토바이 소리가 이곳의 정적을 깼다. 그리고 라이딩을 하는 사람은 유유히 자전거를 타고 이 도시를 지나갔다.

 

마을이 눈에 덮인다면 어떤 느낌일까. 눈이 쌓인 마을 길을 상상해 보았다. 고도가 높은 곳이지만 햇살은 뜨겁고 5월 말이라 이곳도 더웠다. 조금 걸었을 뿐인데 등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스키로 유명한 곳이지만 이곳은 또한 소설 '설국'에 나오는 도시로 사람들에게 알려진 시골 도시였다. 기차가 긴 터널을 지나면 나오는 설국의 세상. 지금은 터널을 나오면 설국 대신 푸른 산이 우리를 맞이했지만, 겨울에 온다면 소설책의 한 부분을 현실에서 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설국관이 있어 한번 들어가 볼까 생각했지만 아빠의 취향이 아니기에 건물 옆에서 사진만 찍고 지나쳐 갔다. 소설을 읽어 본 사람이라면 한번 들어가 볼 만하지 않을까.

 

마을 길이 단순해 기차역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계속 걷기만 하면 되었다.

 

녹음이 우거진 산에서 흘러내린 계곡물이 맑았다.

 

졸졸졸 흐르는 물을 보니 더위가 조금은 가시는 것 같았다.

 

다리 위에는 이곳의 겨울을 알 수 있는 흑백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오래전 사진 같았다. 이곳에 눈이 얼마나 많이 내리는지 사진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도쿄에서 가까운 곳이지만 우리 같이 외국인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장소였다. 도쿄가 지겹다면 자연이 그립다면 가볍게 구경한다 생각하고 오면 좋을 것 같았다. 회색빛 도시를 벗어나 파란 하늘과 녹음이 우거진 산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천천히 놀면서 오다 보니 유자와 고원으로 가는 로프웨이를 타는 곳까지 시간이 조금 걸렸는데, 빨리 걸어서 오면 기차역에서 5분 정도면 올 수 있는 거리였다.

 
 

사람이 너무 없어 운행을 하고 있는 것일까라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일단 로프웨이 티켓을 사기 위해 로비 층으로 향했다.

 
 

로비층에 오르니 그네와 해먹이 놓여 있고 창문 밖으로 한적한 거리가 보였다.

 

사계절 다양한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인데 찾는 관광객이 많지는 않은 것 같았다. 로프웨이 이용료는 왕복으로 구매해서 2600엔으로 로프웨이는 매시간 3번 운행했다.

 

로프웨이를 타기 위해서는 한 층 더 올라가야 했다. GALA 유자와는 눈이 오는 계절에는 신칸센으로 갈 수 있는데 지금은 눈이 다 녹아서 임시열차가 운행하지 않고 있어서 에치고 유자와 역에서 내려야 했다. GALA 유자와 역에 내리면 역이 바로 스키장이라고 한다.

 

로프웨이 타는 곳에는 로커가 있었고 유자와 고원의 다양한 모습의 사진을 볼 수 있었다.

 

흡연은 주차장에서 할 수 있었다.

 
 

눈 덮인 유자와 고원의 모습이 담긴 사진은 다음에 이곳에 한 번 더 오고 싶다는 마음을 들게 만들었다. 여름에는 눈이 없기에 고원에 위치한 야생화 가든을 볼 수 있었다.

 
 

로프웨이 탑승 시간이 되니 사람들이 꽤 모였다. 중국인이 한 명도 없었다. 다음날 후지산 관광열차를 타고 시모요시다와 가와구치코를 다녀왔는데 그때는 내가 일본에 왔는지 중국에 왔는지 구분이 되지 않았는데 이곳은 일본인들만 여행을 오는 곳이었다.

 
 

로프웨이 안도 조용했다. 오히려 우리가 한국말로 이야기하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아서 대화도 자제하게 되었다.

 
 

로프웨이는 꽤 크고 넓었다. 로프웨이가 움직이자 서서히 에치고 유자와의 시내가 눈에 들어왔다.

 

로프웨이가 산꼭대기로 움직이는 중 유자와 고원에 대한 설명이 일본어로 나왔다. 대강 눈치껏 알아듣고 아빠에게 설명해 주었다.

 
 

위로 올라갈수록 바람이 선선했다. 중간에 기둥이 있는 지역을 통과할 때 속도가 빠르고 진동이 있어서 깜짝 놀랐다.

 

총 2대의 로프웨이가 운행 중이었다. 우리는 파란색 로프웨이를 타고 올라왔고, 반대쪽은 주황색이었다.

 

산 정상이라 그런지 그늘에 있으니 추웠다.

 
 

로프웨이 탑승장 건물 밖으로 나오니 이국적인 버스가 서있었다. 이 버스는 로프웨이 탑승장에서 몇 백 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식당으로 가는 버스인데 가는 길이 오르막이다 보니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었다.

 

고원에 서서 방금 전 로프웨이를 탔던 도시를 내려다보았다.

 

햇살이 뜨겁지만 공기가 너무 시원하고 상쾌했다.

 
 

전망대에 앉아 산 아래를 멍하니 바라볼 수 있었다.

 

전망대에도 족욕탕이 있었다. 바람이 선선하고 좋았다. 따스한 탕에 발을 넣으니 피로가 싹 풀리는 것 같았다.

 
 

발은 따스하고 바람은 선선하고 눈은 아름다운 풍경에 시원했다.

 

코로나의 여파였을까. 아직까지 사람들이 공공으로 사용하는 물건을 사용한다는 것이 부담스럽지만 이제는 코로나로부터 조금씩 벗어나는 연습을 해야 하지 않을까. 3년 동안 몸에 밴 습관이나 관념을 한 번에 없애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가끔씩 흡연실 같은 곳에서 라이터를 빌려달라고 해서 빌려주었다 다시 돌려받으면 왜 그렇게 찜찜한지 모르겠다. 시간이 지날수록 코로나 때 익었던 습관들도 점점 희미해지지 않을까.

 
 

로프웨이 아래쪽에도 식당이 있었다. 로프웨이에서 한무리의 사람들이 내렸는데 다들 어디로 갔을까.

 

뜨거운 태양볕을 받으며 광합성을 했다. 얼굴은 까맣게 탔지만 앞에 보이는 풍경은 절대 잊을 수 없었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뚫리는 풍경. 일본의 대관령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간혹 아직까지 산 정상에 눈이 덮인 산을 볼 수 있었다.

 
 
 

일본인 가족이 족욕탕에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앞으로 보이는 풍경과 가족의 모습이 평화로웠다.

 
 

어디 가나 찍는 아빠의 시그니처 점프샷. 이곳에서도 점프샷을 찍었다.

 

야생화 정원으로 가기 위해 아래쪽으로 난 길을 따라 걸어갔다. 아빠는 아이들의 놀이 공간이 궁금하셨는지 놀이 공간으로 걸어가셨다. 어린아이 한 명이 부모와 함께 놀고 있었다.

 
 

아빠는 미끄럼틀 위로 걸어 올라가셨는데 담장이 아빠 키만큼 높았다.

 

미끄럼틀에서 내려와 다시 아래로 내려갔다. 알파인 보테닉컬 가든까지는 700미터였다. 내리막길이라 걷는 길은 편했다.

 

주변에는 나무가 빼곡했지만 우리가 걷는 길은 초원 같았다.

 

그늘이 없기에 뜨거운 햇빛을 다 받고 걸어야 하지만 풍경은 스위스 알프스를 연상시켰다.

 

내리막길이 조금 가파르기에 발바닥에 힘을 주고 걸어야 했다.

 
 

뒤를 돌아보면 우리가 걸어 내려온 전망대가 보였다.

 

굽이 난 길을 돌아서 내려가야 하는데 내려가는 길 중간에 지름길이 있어서 지름길로 걸어 내려갔다. 비수기라 그런지 시설물이 조금 관리가 안 된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걸어 내려가는 길은 지루하지 않았다. 고산지대에 피는 꽃들이 걸어 내려가는 길을 심심하지 않게 해주었다.

 
 

미지의 공간을 찾아서 아래로 아래로 걸어서 내려갔다.

 

알파인 정원으로 내려오니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팸플릿에서 본 조형물도 보였다.

 
 

일단 사람들이 없을 때 고산 정원의 사진 명소에서 인증숏을 찍었다.

 

정원 자체는 넓지 않기에 걷는데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그리고 녹음이 우거져서 따가운 태양 볕을 피할 수 있었다.

 

산속의 호수를 따라 걸었다. 어디서 흘러 들어온 물일까. 맑은 물이 산에 고여 있는 것이 신기했다.

 
 

잘 가꾸어진 정원을 걷는데 발걸음이 가벼웠다. 울창한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 주었고 시원한 바람이 불 때마다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정원 한쪽에는 리프트가 설치되어 있었다. 리프트는 액티비티를 즐기는 사람들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왔다 다시 위로 올라갈 때 타는 것 같았다.

 

호수 한쪽에는 테이블과 의지가 있고 해먹이 있었다.

 

삼삼오오 자리를 잡고 사 온 도시락이나 집에서 가지고 온 간식을 꺼내서 먹었다.

 
 
 

아빠와 나도 편의점에서 산 간식을 꺼내서 먹었다. 해먹이 있기에 해먹에 누워봤다. 해먹에 눕기까지 조금 힘들었지만 누우니 파란 하늘을 멍하니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바람이 불 때마다 시원했다. 이대로 잠들 것 만 같았다.

 

오전에 찍은 사진들을 아빠에게 보내드리고 우리는 해먹에 누워 잠시 개인적인 시간을 가졌다. 나는 멍하게 아무 생각 없이 근심 걱정 없이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에너지 충전도 했으니 가보지 않은 길을 따라 걸었다.

 

정원이 화려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마음이 편했다. 어쩌면 심심하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오히려 이런 심심함이 좋았다. 번잡한 도쿄, 대도시를 벗어나니 자연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덱을 따라 걸으니 영화의 한 장면 같아 보였다. 카메라를 들이대는 모든 풍경이 작품이 되었다.

 
 

물에 비친 꽃들이 마음속에 담겼다.

 

꽃도 사람도 물에 반영된 풍경처럼 마음속 깊숙한 곳에 스냅 사진처럼 저장이 되었다.

 
 

도쿄에서 멀지 않은 곳인데 한국인 관광객에게 너무 알려지지 않은 장소 같았다.

 
 

케이블카를 타고 도착했을 때는 주변 풍경에 입이 딱 벌어지고 정원을 걸으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정원 안에는 작은 꽃이 펴 있어서 꽃들과 술래잡기를 하는 것 같았다. 나같이 꽃에 잘 모르는 사람들은 길가에 핀 그저 그런 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아빠에게는 하나하나 그냥 지나쳐가기 아쉬운 이쁜 꽃 들이었다.

 
 
 

정원의 높은 부분에는 나무 전망대가 있고 산장 모양을 한 카페도 있었다. 카페 건물에 화장실도 같이 있었다.

 
 
 
 

정원 가꾸기로 유명한 일본이라 그런지 이곳에서도 아기자기하게 가꿔놓은 정원이 인상적이었다.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이 당기는 날이었지만 미리 편의점에서 사 온 음료를 마셨기에 화장실만 이용했다.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시간이 된다면 꼭 한번 카페에서 젤라토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 좋을 것 같다.

 
 

전망대로 오르는 길의 나무들이 원시림을 연상시켰다. 일본이 습하고 더운 나라라 그런가 한국에 비해 나무가 크고 울창했다.

 

전망대에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무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무 덱에 기름칠을 했는지 나무 덱에서 기름 냄새가 났다.

 

새로 산 카메라로 셀카도 찍어 보았다.

 

아빠는 어떻게 숨겨진 꽃들을 잘 찾으시는 것 같다. 내 눈에는 안 보이는 꽃들이 아빠의 시선에는 딱 보이시나 보다.

 
 
 

카페 근처에는 캠핑의자와 테이블이 놓여 있는데 잠시나마 이곳에 앉아서 캠핑의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제 천천히 로프웨이 탑승하는 곳으로 가야 할 것 같았다. 처음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 걱정을 했는데 막상 와서 시간을 보내니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돌아가는 길에도 가는 걸음을 사로잡는 꽃들과 풀들.

 

노부부가 서로 손을 잡고 걸어가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역에 조금 일찍 가서 족욕을 하며 시간을 보낼 생각에 발걸음을 재촉했다.

 

진짜 개구리가 사는 것일까. 아니면 녹음된 소리를 틀어주는 것일까. 호수에서 계속해서 개구리(?) 소리가 났다.

 

3시가 넘어가고 있는데 오히려 사람이 더 많아진 것 같다. 해먹이 있는 곳에는 역시나 사람이 많다. 그리고 오두막이 보였다. 오두막 앞 자판기 색이 너무 튀는 것이 옥에 티라고 할까.

 

빨리 보면 10여 분이면 볼 수 있는 정원이지만 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힐링을 한다고 생각하며 천천히 걷는다면 이곳에서 한두 시간은 충분히 보낼 수 있는 것 같다.

 
 

빠름보다는 느림의 미학으로 정원을 둘러보다 보면 어느덧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리는 곳이었다.

 
 

정원을 나와 다시 로프웨이를 타러 걸어갔다. 계속 오르막이기에 숨을 몰아쉬면서 천천히 걸었다.

 

하늘과 맞붙은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일본에서 느끼는 작은 알프스라고 해야 할까.

 

시간을 보니 로프웨이를 바로 탑승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로프웨이 탑승줄에 섰다.

 
 

올라올 때 보다 내려갈 때 사람이 더 많았다. 나중에 오게 된다면 겨울에 오고 싶은데 겨울은 성수기라 올 수 있을지라는 생각을 했다.

 

기차 탑승시간까지는 1시간 정도 남았기에 역으로 가는 길 족욕탕에서 피곤한 발의 피로를 풀고 갔다.

 

봄, 가을에 오면 공기는 선선하고 물을 따뜻하고 신선놀음이나 다름없을 것 같았다.

족욕을 마친 후 다시 천천히 걸어서 기차역으로 갔다.

 
 

기차역 편의점에서 기차에서 먹을 도시락과 음료를 샀다. 그리고 다양한 기차 관련 기념품을 팔고 있기에 철덕인 나는 또 기념품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무엇을 살까 고민을 하다 조에츠 신칸센에서 운행 중인 E7 열차 열쇠고리를 구매했다.

 

기차를 타려면 15분 정도 남았지만 미리 플랫폼으로 올라가서 기차를 기다렸다. 플랫폼에는 역시나 흡연실이 있었다.

 

이제 다시 한 시간 10분 기차를 타고 도쿄로 가면 되었다. 도쿄에서 이곳까지 차로 오면 200여 킬로미터가 되었다. 신칸센으로는 한 시간 10분이면 이곳에 도착하고 차로는 대략 3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았다. 도쿄에서 에치고 유자와까지 6000엔이 넘는다. 왕복하면 12000엔이니 한번 왕복만 해도 도쿄 와이드 패스의 가격 보다 훨씬 비싸다. 짧은 시간이지만 유자와 고원을 걸으며 오랜만에 자연과 함께 조용히 힐링을 하고 왔다.

https://youtu.be/81UP047puu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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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너무 늦게 도착해서 피곤했다. 아침에 일어나기 얼마나 싫었던지 모르겠다. 한국에서 동일본 JR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표를 예매해 두었다. 전날 나리타 공항에서 도쿄 와이드 패스와 예약증을 다 발권 받아서 왔기에 바로 도쿄역으로 향했다. 이번 여행의 메인은 후지산 관광열차를 타는 것인데 패스 사용 중 하루가 남기에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패스로 조에츠 신칸센 일부, 호쿠리쿠 신칸센 일부를 이용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한 번도 이용해 보지 않은 조에츠 신칸센을 이용해 보기 위해 우에노에서 에치고 유자와행 신칸센을 왕복으로 예약했다.

 

부실하게 아침을 먹어서 기운이 없었지만 날씨가 너무 좋았다. 신칸센 표를 우에노에서 에치고 유자와로 예약했지만 기차가 도쿄에서 출발하기에 우에노 역 대신 도쿄역에서 기차를 타기로 했다.

 

야마노테 라인의 지하철 배차 간격이 얼마나 될까. 몇 분 지나지 않았는데 다음 열차가 들어왔다. 배차 간격이 한국의 지하철 보다 짧은 것 같았다.

 

오카치마치 역 플랫폼은 토요일 아침이지만 오카치마치 역 플랫폼은 분주했다.

 
 

끊임없이 지하철이 들어왔다 빠져나갔다.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 같았다.

 

오카치마치 역에서 4정거장을 가면 도쿄역이 나왔다. 이제부터 긴장이 되었다. 수많은 플랫폼과 사람들 때문에 벌써 정신이 없는 것 같았다. 그리고 끊임없이 나오는 안내방송이 정신을 쏙 빼놓았다.

 
 

오카치마치 역에서 도쿄역까지 늦을까 봐 한 시간 정도 일찍 출발했는데 예상보다 빨리 도착했다. 일단 전광판에서 우리가 타고 갈 기차인 조에츠 신칸센 토키 315가 있는지 확인했으나 아직 전광판에 나오지 않았다. 도쿄 와이드 패스가 있으니 동일본 JR을 이용할 때 편하게 지하철에 승하차하고 역에 들어갔다 나갈 수 있었다.

 

예전의 기억을 떠올려 도쿄역 앞 광장으로 나왔다.

 
 

도쿄역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나라도 옛 서울역을 현재까지 역으로 활용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거의 없었다. 도쿄역 앞 빌딩도 그대로인 것 같고 궁으로 향하는 길은 아름드리나무가 길가 양옆에 서서 도심의 더위를 식혀 주었다.

 
 

일본에 왔으니 일본 국기가 보이는 것이 당연한데 왠지 일본 국기를 보면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다른 나라 국기를 보면 신기해서 사진을 찍는데 일본 국기는 되도록이면 피해서 찍게 되는 것 같다.

 
 

벤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날이 점점 뜨거워져서 그늘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았다.

 
 

벤치에 앉아 기다리다 기차를 탑승하기 위해 다시 도쿄역 안으로 들어갔다. 일단 도쿄 와이드 패스를 개찰구에 넣고 안으로 들어갔다.

 
 

다양한 지하철과 기차, 신칸센이 출발하는 역이라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기차에 탑승하기 전 도시락을 구매했다. 일본 기차여행의 백미 중 하나는 에키벤이 아닐까. 기차 안에서 먹는 맛있는 도시락. 각 지역마다 다른 도시락을 먹을 수 있기에 기차를 탈 때마다 어떤 도시락을 먹을지 고민이 되었다. 에키벤을 사는 줄이 꽤 길었다.

 

우리가 탈 토기 315는 플렛 홈 23번이었다. 신칸센을 탑승하기 위해 한 번 더 개찰구를 통과해야 했다. 아마 지하철 고객과 신칸센 고객을 구분하기 위해 한 번 더 개찰구를 통과하게 하는 것 같았다.

 
 

개찰구에 도쿄 와이프 패스를 넣으면 패스에 도쿄역이라고 적힌 빨간색 글이 찍혀 나왔다.

 

이곳에서는 남쪽으로 가는 신칸센, 북으로 가는 신칸센, 서쪽으로 가는 신칸센 등 다양한 신칸센이 출발하고 도착하기에 처음 오는 사람이라면 정신줄을 놓을 것 같다.

 

예약증에 나온 기차 번호와 시간을 다시 한번 확인 후 전광판에 나온 안내를 따라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플랫폼으로 올라갔다.

 

우리가 타고 갈 토키 315는 플랫폼에 벌써 들어와 내부 청소를 하고 있었다.

 

플랫폼에는 스크린 도어가 없기에 조심해야 했다.

 

플랫폼도 사람들로 번잡했다.

 

우리 플랫폼 반대쪽에는 홋카이도에 갈 때 이용한 적이 있던 하야부사가 정차하고 있었다. 앞 주둥이가 길고 색이 화려했다.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어떻게 저런 디자인을 상용 구간에서 사용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지만 고유의 디자인과 색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기종 중 하나이다.

 
 

또 다른 열차가 플랫폼으로 들어왔다. 쉴 새 없이 플랫폼으로 기차가 들어오고 나갔다. 그리고 플랫폼에 흡연실이 있는 것이 신기했다.

 

기차의 청소가 끝났는지 사람들이 탑승을 위해 줄을 섰다.

 

기차가 길어서 그 끝이 보이지 않았다. 내가 고프로를 사용하지 않으니 아빠가 이제부터 여행을 가실 때 고프로를 사용하신다고 하셨다. 처음으로 아빠가 고프로를 들고 촬영을 하셨다. 아직 손에 익지 않아서 그런지 불편하다고 하셨다.

 

탑승 시작 십여 분을 남기고 문이 열렸다. 고상홈이기에 지하철에 탑승하듯이 바로 타면 돼서 편했다.

 

일반석 좌석은 2-3였다. JR패스처럼 그린 티켓과 일반 티켓으로 판매했다면 당연히 그린으로 선택했을 텐데 도쿄 와이드 패스는 단일 티켓이기 때문에 일반석만 예약할 수 있었다.

 

옆에 사람이 없기를 바랐지만 다음 역에서 아빠 옆자리에 손님이 앉았다. 의자들이 출발할 때는 다 서있어서 앉으면 불편한데 버턴을 눌러 뒤로 밀면 앞뒤 간격이 넓어서 뒷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편하게 탈 수 있었다. 많은 일본 사람들이 의자를 뒤로 밀 때 뒷사람에게 양해를 구하고 의자를 뒤로 미는 것 같았다.

 

도쿄역은 야외 플랫폼인데 우에노 역의 신칸센 플랫폼은 지하에 있었다. 항상 궁금했던 부분 중 하나였다. 우에노 역 지상 플랫폼에서 한 번도 신칸센을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신칸센을 어디서 타나 매번 궁금했는데 이번에 기차를 타고 신칸센이 어느 곳에 정차하는지 알게 되었다.

 
 

지하구간을 지나 다시 기차는 지상구간으로 나왔다. 지하 청량리에서 지상으로 나갈 때의 느낌과 비슷했다.

 

지상으로 나온 기차는 서서히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속도를 내기 시작하니 주변 풍경이 빠르게 뒤로 지나갔다.

 

아침에 빵 한 조각만 먹고 왔기에 에키벤이 빨리 먹고 싶었다. 아빠가 드실 에키벤은 소고기 덮밥으로 가격이 조금 비쌌지만 맛있어 보였다. 거기에 아사히 맥주 한 캔까지.

 

지상을 달리는 기차의 속도는 어느덧 100킬로미터를 넘었다.

 
 

그리고 거의 130까지 속도를 냈다. 상행선 기차가 지날 땐 총알같이 지나갔다.

 
 

이곳 기차는 도카이도 신칸센과는 디자인이 달랐다. E5, H5, E7 등 호쿠리쿠 신칸센, 조에츠 신칸센, 홋카이도 신칸센 등 다양한 지역, 특히 북쪽으로 가는 신칸센이 운행하고 있었다.

 

도쿄 근교 역이 오미야 역에서 기차가 섰다. 도쿄 근교 역이지만 여러 방면으로 가는 기차와 지하철이 정차하는 역이다 보니 역의 규모가 상당히 컸다.

 
 
 

오미야 역을 지나자 기차 노선이 분리가 되었다. 분리된 선은 홋카이도 신칸센으로 계속해서 북쪽으로 가는 철로였다.

 
 

오미야 역을 출발한 열차는 갑자기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시속 200킬로미터를 지나 260을 넘겼다.

 

기차는 고속으로 주행 중이었고, 아빠와 나는 배가 고파서 에키벤을 꺼내서 먹었다.

 

아빠 도시락은 1400엔 정도였고 내가 고른 것은 1000엔이었던 것 같다. 기차 안에서 도시락을 먹으니 냄새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까 걱정이 되었지만 다른 승객들도 도시락을 먹기에 마음 편히 도시락을 먹었다.

 

이렇게 마스크를 벗고 기차 안에서 먹을 것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코로나 기간 3년이 꿈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기차는 고속으로 달리다 타카사키 역에 정차를 했다.

 

가운데 두 개 선은 이곳을 정차하지 않는 열차가 이용하는 고속선이었다.

 

무정차하는 열차는 타카사키 역을 고속으로 지나갔다.

 
 

이곳에 정차한 열차는 앞 열차와의 간격 조정 때문인지 한참을 이곳에서 서있다 출발했다.

 

다시 열차는 속도를 냈다. 신기한 점은 고속선의 경우 자갈 없이 콘크리트 바닥에 철로가 놓여 있는 점이었다. KTX는 고속선에도 자갈이 깔려 있는데 이곳은 기차역에는 자갈이 깔려있고 고속선에는 자갈이 깔려있지 않았다. 타카사키 역을 지나자 또다시 기차선로가 분리되었다.

 
 

아마 분리된 선로는 호쿠리쿠 신칸센으로 카나자와까지 가는 열차가 이용하는 선로였다.

 

타카사키 역부터가 본격적인 조에츠 신칸센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기차는 평지를 빠른 속도로 달렸다. 저 멀리 높은 산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평지가 끝나자 터널이 나왔다. 터널을 한참을 달렸다. 한 터널이 끝났다 싶으면 다른 터널이 나오고 이전과는 다른 풍경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되는 터널 때문에 밖의 풍경을 볼 수 없었다.

 
 

일본 소설 설국에 터널을 지나면 설국의 세상이 펼쳐진다는 말이 나오는데 평지를 달리다 갑자기 계속되는 터널 구간을 달린 기차는 이제 에치고 유자와 역에 정차한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긴 터널을 지나 설국의 세상이 펼쳐져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다만 여름이기에 푸른 산이 우리를 반기지 않을까.

 
 

안내방송이 나오자 짐을 챙겨서 객실 밖으로 나왔다. 객실 밖에는 화장실이 있었다.

 
 

터널을 나온 기차는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로 역사 내로 진입을 했다.

 

기차는 에치고 유자와 역에 정차를 했다. 도쿄에서 한 시간 십분 정도 걸렸다. 자동차로 오면 대략 200킬로미터 정도 되는 시간으로 넉넉히 접아도 3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신칸센 덕분에 1시간 남짓이면 에치고 유자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곳은 겨울이 성수기로 스키를 타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고 한다. 지금은 여름이라 그렇게 많은 승객들이 이곳에 내리지 않았다. 그러나 내가 생각한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하차를 했다.

 

겨울에만 한시적으로 갈라 유자와까지 가는 열차가 운행되는데 지금은 눈이 다 녹아서 갈라 유자와로 가는 임시열차는 운행되지 않고 있다.

 
 

이곳도 스크린 도어가 없었다. 대신 역무원이 나와서 안내방송을 하고 육안으로 확인 후 기차에 신호를 보내는 것 같았다.

 

열차는 순식간에 빠른 속도를 내며 기차역을 빠져나갔다.

 

에치고 유자와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어서 걱정이 되었다. 대부분의 정보도 겨울철 스키장 이용에 대한 것 밖에 없어서 이곳에서 무엇을 하며 4시까지 보내야 할까 고민이 되었다.

 

일단 계단을 따라 밖으로 나갔다.

 

출구를 따라 나갔다. 나갈 때도 들어올 때처럼 승차권을 개표구에 넣으면 티켓이 나왔다.

 

신칸센이 30분 또는 1시간에 1대 정도 이곳에 정차했다.

 

유자와 케이블카를 타러 가기 위해 역 안에 있는 안내도를 확인했다.

 

작은 시골 마을로 역 근처에는 료칸이 많았다. 우리는 유자와 고원으로 가기 위해 역을 나가 오른쪽으로 꺾은 후 5분 정도 걸어가면 되었다. 무엇을 꼭 해야 한다는 생각이 없기에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도쿄에서 느끼지 못하는 자연을 실컷 즐기다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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