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오늘은 뭔가 기분이 좋았다. 날씨도 좋고 다녀온 여행 지도 너무 마음에 들었다. 총 두 군데를 다녔다. 범어사와 다대포해수욕장이었다. 부산지하철 1호선 끝과 끝에 위치한 곳으로 여행 동선으로는 최악이지만 수도권 지하철에 익숙하다 보니 그렇게 먼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러나 다대포에서 일이 터지고 말았다. 해운대 보건소에서 연락이 왔는데 자가격리 대상자라고 했다.

 

토요코인 호텔에 투숙하면 아침식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기에 이점이 너무 좋았다. 아침을 든든히 먹고 범어사로 향했다. 부산교대 말만 들어 보았지 지하철을 타고 지나본 적은 처음이었다.

 

지하를 나온 지하철은 서울 지하철 2호선처럼 밖의 풍경을 보며 달렸다. 느낌은 흡사 오사카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범어사역에 내려 밖으로 나갔다.

 

버스를 타고 범어사까지 갈 수 있지만 우리는 걸어서 범어사로 갔다.

 
 

범어사로 가는 산책로가 있기에 산책을 한다고 생각하며 걸었다. 그러나 산책길 치고는 코스가 꽤 길었다.

 
 
 
 

날이 따스했다. 어제는 스산하고 으스스했지만 오늘은 벌써 봄이 된 것 같았다. 하루 사이에 겨울에서 봄이 되었다. 첫 코스부터 계단이라 힘들었다. 계단만 올랐을 뿐인데 벌써 등은 땀으로 젖었다.

 
 

계단을 오르니 완만한 경사를 가진 길이 나왔다.

 

삼나무인가? 길쭉하게 쭉쭉 뻗은 붉은색의 나무들은 시각적인 시원함을 선사했다.

 

외길이기에 그냥 쭉 따라 걸으면 되었다.

 
 
 

찬바람은 어디론가 가버리고 따스한 바람이 불어왔다.

 
 
 

돌아갈 땐 버스를 타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기는 했지만 걷는 것도 좋고 기분도 상쾌했다.

 

생각도 못 한 풍경에 아빠나 나나 기분이 좋았다. 주말이라 등산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부산에서 이런 풍경을 볼 것이라고 생각을 못 했다. 부산하면 항상 바다, 해변만 생각하게 되는데 살짝 내륙으로 들어오니 또 다른 부산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육 년 근 홍삼을 뒤집어 놓은 것 같은 나무가 길 한가운데서 자라고 있었다.

 

삼나무 숲을 나오니 파란 하늘이 보였다. 햇빛이 강했다. 이젠 겨울은 저 멀리 지나간 것 같았다.

 
 
 
 

마지막 돌계단을 오르니 저 멀리 절 입구가 보이는 것 같았다.

 
 

그러나 절 입구까지도 또 열심히 걸어야 했다. 지하철역 이름은 범어사역이지만 지하철역에서 절까지는 한참을 걸어야 했다.

 
 

절로 들어가는 길에는 벌써 봄이 찾아왔다.

 

회색빛 도시에 지친 마음은 분홍빛 꽃들을 보고 있으니 다시 생기를 찾는 것 같았다.

 
 
 

푸른 하늘과 분홍빛 그리고 흰 꽃을 벗 삼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이 순간만큼은 행복했다. 오르막을 올랐던 힘듦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봄꽃에 취하다 보니 걷는 걸음은 더디었다.

 

절 입구도 인상적이었다.

 

절 입구를 지나 뒤를 돌아보니 절 입구 뒤로 길게 뻗은 소나무가 보였다.

 
 
 

입구에서부터 계속 오르막이었다. 그러나 경사가 심하지 않아 천천히 걸으면 걸을만했다.

 

하나의 건물과 입구를 지날 때마다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 같았다. 이 맛에 절을 찾는 것이 아닐까.

 
 

규모가 꽤 큰 절인 것 같았다. 절을 방문한 사람들이 꽤 많았지만 절이 넓어서 사람들로 인한 스트레스가 그렇게 크지 않았다.

 
 

처마 끝의 풍경은 바람이 불 때마다 딸랑딸랑 거렸다. 청아한 소리가 잔잔히 들려왔다.

 

계단을 올라 대웅전으로 갔다.

 

대웅전을 등지고 바라본 풍경의 꽤 멋있었다.

 
 

대웅전에 서서 경내를 바라보니 대웅전 안의 부처님의 시각으로 주위를 볼 수 있었다.

 

불교신도는 아니지만 부처님께 마음속으로 기도를 했다.

 
 

대웅전 옆에는 아치형 문이 인상적인 건물이 있었다.

 
 

단청도 다른 건물에 비해 더 화려한 것 같았다. 전체적으로 색감이 강렬하게 느껴졌다.

 

지붕이 겹겹이 보이는 모습에서 편안함이 느껴졌다. 서로 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닌 조화롭게 포개져 있었다.

 
 

절 안의 담장의 무늬마저 좋았다.

 
 

대웅전 앞 계단을 내려가는데 경사가 심하기에 넘어지지 않기 위해 조심해야 했다.

 

올라올 때와는 다른 길을 따라갔다.

 
 

우와! 이런 길도 있었다니! 거서 찍는 사진마다 화보가 되는 곳이었다.

 
 
 

수령이 몇 백 년이나 되는 나무 앞에서 사진도 찍었다.

 

절 입구를 지나 아래로 내려갔다. 절 아래에서는 계속 관광객이 올라왔다.

 
 

갈등이란 등나무와 칡 나무가 서로 얽혀 있는 모습을 갈등이라 한다는 안내를 볼 수 있었다.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으로 왔으나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에 천천히 걸어서 내려가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았다.

 
 

내리막길이니 수월하기는 했지만 계속 걷다 보니 피곤했다.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기에 범어사역 근처로 와서 커피 한 잔과 토스트 두 조각으로 늦은 점심을 해결할 수 있었다. 몸속으로 당이 들어가니 피로가 풀리는 건 같았다.

반응형

 

728x90
반응형
728x90
반응형

미포 오션사이드 호텔에서 나온 뒤 거제로 넘어가기 전 해운대 근처에 위치한 청사포로 향했다. 아주 작은 항구 마을이다. 해운대 근처에 위치해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장소 중 하나이다. 달맞이 고개만 넘어오면 도심 속의 시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예전에는 동해남부선이 지나는 곳이였지만, 지금은 동해남부선이 이설되어 지금은 폐선만 남아 있다. 청사포는 달맞이 고개가 빙그르르 감싸고 있는 지형으로 포근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해운대에서 달맞이 고개를 지나 청사포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기존 도로가 공사중이라 길을 잘못들어섰다. 그래서 해마루라는 곳에 차를 세웠다. 해마루는 APEC행사를 기념하기 위해 세웠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전망만은 끝내 주었다. 주변에 소나무가 많아서 시원한 바다 풍경을 보는데 방해가 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해마루에서 보는 뷰는 어느 바다뷰에 뒤지지 않는다. 도시와 자연을 한번에 느낄 수 있는 뷰를 가지고 있다.

 해마루에 오르기 위해 조금 운동을 해야 했다. 살이 찌기 전에는 이정도 계단은 문제도 아니였는데, 살이 찌고 나니 한걸음 한걸음이 버겁게 느껴졌다. 그리고 여름의 부산 날씨는 물 속에 있는 것 같이 습도가 높았다. 조금 걸었을 뿐인데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정상에 오느니 청사포와 달맞이 고개가 보였다. 유독 달맞이 고개에 새로 생긴 빌딩이 눈에 들어왔다. 날이 맑은 날은 이곳에서 대마도까지 볼 수 있다.

 날이 흐려서 달맞이 고개 뒤편으로 보이는 해운대와 광안리가 가려서 아쉬웠지만 몽환적인 느낌이 좋았다.

 날이 좋은 날 방문하면 최고의 뷰를 볼 수 있는데, 구름이 잔뜩 낀 날이어서 조금 아쉬웠다. 예전에는 아침에 동해남부선을 달리는 통근 열차가 제시간에 청사포를 지나 미포를 지나서 해운대로 향했다. 그리고 동해바다에서 뜨는 붉은 태양이 아름다웠던 기억이 난다.

 해마루에서 내려와 청사포로 향했다. 예전에는 지역 명소로, 청사포에서 결혼 야외 사진을 찍는 사람이 많았었다. 도시에 위치해 있지만 작은 어촌 마을의 분위기를 가진 도시도 아니고 시골도 아니지만 둘다의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주차는 횟집이 늘어선 곳 앞 방파제 쪽으로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뚜벅이 여행자의 경우 시티투어를 이용해서 올 수도 있고, 해운대 신시가지에서 마을버스를 이용해서 청사포로 올 수도 있다. 아니면 그냥 해운대에서 산책삼아 달맞이 고개를 걷다 청사포로 와도 된다. 해운대에서 넘어지면 코 닿는 위치에 있는 곳이다.

 청사포는 작은 어촌 마을이었는데, 요즘은 청사포 다릿돌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

 폐선이 된 동해 남부선을 따라서 다릿돌전망대를 갈 수 있었다. 옆으로 보이는 바다가 예전에 이곳에서 군생활을 했던 기억을 하나씩 소환시켰다.

 다릿돌 전망대 이용은 무료였지만, 덧신을 신고서 입장할 수 있었다. 덧신은 제공되었다. 대신 많은 사람들이 사용했던 공용품이기 때문에 신고난 후에 손소독을 했다.

 해안 절벽 위에 놓이 다리로, 해안에서 바다를 볼 때 보다 훨씬 더 다이나믹한 뷰를 볼 수 있었다.

 중간 지점은 유리로 되어 있었다. 무게가 많이나가서 올라가도 될까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용기를 내서 유리 위로 올라가 보았다. 유리 밑으로 파도가 철썩 거렸다.

 생각보다 전망대가 높았다. 어떤 부분은 바닥이 완전히 유리로 되어 있었다. 물 위에 떠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청사포 다릿돌 외쪽으로는 달맞이고개가 보이고, 왼쪽으로는 송정해수욕장이 보였다. 시정이 좋은 날은 대마도까지 볼 수 있는 곳인데, 구름만 잔뜩 끼어서 가까이에 있는 달맞이고개도 선명히 보이지 않았다.

 특히 이렇게 철제로 된 부분도 있는데, 물건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했다.

 바다에서 후텁지근한 바람이 불어왔다. 바람이 불어도 시원한 느낌보다는 오히려 더 덥게 느껴졌다. 온몸이 끈적거렸다.

이 길을 직선으로 가면 어디가 나올까?

 바다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보였다. 파도가 치는 날이여서 위험해 보였지만, 아마 이런 맛에 낚시를 하는 것일까? 아무튼 위험해 보이지만 이런 것에서 스릴을 느끼나 보다. 내 성격은 한 곳에 오래 있거나 기다리지 못하는 성격이라 낚시를 하는 사람의 심정이 잘 이해가 되지 않지만, 위에서 내려다 본 풍경만큼은 고독하고 투사같은 느낌을 받았다.

 항상 사진을 찍어 놓고 이곳이 어디였지 기억이 안날 때가 많다. 그래서 이렇게 사진을 한 컷 찍어 놓으면 나중에 사진을 정리할 때, 블로그에 글을 쓸 때 유용한 것 같다.

 느린 우체통이 있었다. 우표와 엽서는 관광안내소에서 구매할 수 있다는 것 같았다. 몇년 전에 영종도로 들어가기 전에 있는 공항 휴게소에서 엽서를 적어 우체통에 넣은 적이 있는데, 엽서를 보낸 것도 잊고 지낼쯤 1년 뒤 진짜 엽서가 집으로 와서 신기했다. 이곳에서도 엽서를 쓸까 고민하다, 아빠가 귀찮다고하셔서 그냥 사진만 찍었다.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었던 동해남부선은 이렇게 폐선이 되었다. 흙에 철로가 뭍혀 버렸다. 그래서 흔적만 이렇게 볼 수 있었다.

 다릿돌 옆으로 승강장 같은 것이 놓여져 있고, 매표소가 설치되고 있었다. 최근 뉴스에서 폐선을 이용해서 관광열차같은 것을 운행하기 시작했다고 한 것을 들은 것 같다. 미포의 아름다운 해안 철로를 지나서 청사포를 지나 송정까지 다닌다고 한다. 다음에 다시 부산에 간다면 한번 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부산에는 여러 곳의 뷰 포인트가 있는데, 첫째는 이기대에서 바라보는 해운대의 풍경, 둘째는 미포에서 바라보는 해운대의 야경, 셋째가 청사포에서 보는 일출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다릿돌 전망대 옆으로 해안 절벽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었다.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 보니 다리가 길고 꽤 높아 보였다.

 다행이 파도가 높게 치지 않아서 절벽에 서있는 것이 무섭지는 않아지만, 파도가 조금만 높아도 사람을 잡아 먹을 것 같은 곳이라 절대로 파도가 높은 날을 해안절벽있는 곳으로 내려가지 않기를 바란다.

 청사포 버스정류장에는 부산시티버스 블루라인과 해운대 마음버스가 정차하는 곳이였다. 아마 미포에서 송정까지 해변열차가 놓이게 되었으니, 차를 이용하는 사람보다는 해변열차를 타고 오는 관광객이 더 많을 것 같다.

 청사포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은 아마 포구가 아닐까?! 포구에서 육지쪽을 바라보면 포근하게 달맞이 고개가 청사포를 감싸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몇년 전까지만해도 달맞이 고개에는 빌라촌이 많았는데, 이제는 초고층 빌딩이 케잌에 초를 꼽아 놓은 것 같이 세워져 있었다. 도시의 느낌과 작은 어촌 마을의 느낌을 둘 다 느낄 수 있었다.

 빨간 등대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흰등대는 방파제 반대쪽에 있어서 돌아서 가야하기 때문에 주로 버스정거장과 가까운 빨간등대에서 사람들이 사진을 많이 찍는 것 같아 보였다.

 사람들이 떠나자 우리도 사진을 찍었다. 몇년 전 부산에 사는 친구 결혼식에 참석한적이 있었는데, 야외 사진을 청사포에 찍었었다. 청사포 철길과 포구에서 찍은 사진이었는데, 외국에서 찍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흰등대도 가보는게 어떨까라고 아빠한테 물어봤다. 아빠가 뭐하러 가냐고, 줌으로 땡겨서 찍으면 되지라고 하셨다. 멀어 보이기는 했지만 흰등대는 흰등대만의 매력이 있고, 등대에 그림도 그려져 있어서 가보고 싶었다.

 하늘은 점점 구름인지 안개인지 시야가 좋아지지 않았다. 혼자 고독을 씹어 먹기 딱 좋은 분위기가 되었다. 이런 날은 막걸리에 파전을 먹으면 참 좋을 것 같은데, 우린 또 거제로 이동해야 했기에 분위기를 온전히 느낄 수 없었다.

 20대 때 이곳에서 2년의 시간을 보냈던 추억이 생각났다. 국가의 부름이라 어쩔 수 없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 또한 좋은 추억이라 생각된다. 부산에 도착하면 포근함이 느껴진다. 아마 부산이라는 곳이 2년이라는 시간동안 정이 들은 것 같다. 여러번 와본 청사포이고 부산에서 지내면서 2년 동안 징그럽게 많이 왔던 장소이지만, 청사포에 오면 편암함이 느껴진다. 도시인지 시골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곳이지만, 산책삼아 오기 좋은 곳이다.

 

728x90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