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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엘도라도 리조트가 증도 끝자락에 위치해 있어서 다른 관광지를 가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이다. 그래도 가까운 관광지 중 하나가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화도 노두길과 화도가 아닐까 싶다. 신안인근 바다는 조수 간만의 차가 크기 때문에 이런 노두길이 잘 발달되어 있는 것 같았다. 병풍도 여행을 할 때도 만조와 간조 시간을 미리 알아두고 여행을 해야 당황스러운 상황을 피할 수 있다.

 

숙소에서 차로 10분 밖에 걸리지 않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오기 좋은 곳이였다. 이곳에 오기 전에 간조와 만조 시간을 미리 인터넷으로 알아본 후 출발을 했다. 드라마 '고맙습니다'를 촬영했다고 하는데, 이 드라마를 열심히 보지 않았기에, 이곳에 가면 촬영지로 사용된 집을 보면 되는구나라고 생각만 했다.

 

노두길이라는게 별다를 것이 없었다. 차를 타고 화도로 들어와서 그런가, 그냥 뻘 위에 놓인 다리인지 길을 그냥 지나서 들어오다 보니 특별하다는 인상을 받지 못했다. 차를 공터에 주차하고 잠시 길을 걸어 보았다. 차를 타고 마을 안으로 들어가자니 마을 길이 좁은 것 같아서 마을에서 떨어진 곳에 차를 세운 후 잠시 둑길을 따라 걸었다.

 

 

차를 타고 들어오기 보다는 자전거를 타고 왔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걷기에는 넓은 것 같고, 차를 타고 다니기에는 길이 좁고, 자전거로 여행하는 것이 딱인 것 같았다.

 

 

작은 마을은 조용했다. 가끔 저 멀리서 개짓는 소리만 들려오고, 바람소리만 들렸다. 무엇인가 소리가 들린다면 모든 시선을 받을 것 같은 조용함이 흘렀다. 간간히 지나가는 차소리가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조용한 곳에서 조용한 여행을 하는 것은 오랜만이다.

 

 

 

드라마 촬영을 한 집을 찾아 가볼까 생각을 했다가, 이렇게 조용한 마을에서 왁자지껄하게 싸돌아 다니기 싫어서, 그냥 멀리서 저기 어디쯤 있겠지 생각을 하며, 마을을 나왔다.

 

 

차를 타고 나오는 길에 화도 노두길 주변에 차를 세웠다. 뻘(?) 위에 놓인 일자로 길게 놓인 길이 인상적이였다.

 

이곳의 갯벌은 유네스코생물권보전지역이라는 안내판을 볼 수 있었다.

 

찾아오는 사람이 많지 않은 섬이라 그런지 고요했다. 이 고요한 느낌이 너무 좋았다. 항상 시끄러운 환경에 놓여 있어서 그런지 가끔은 이런 고요함이 필요했나 보다.

 

저 앞에 우리 숙소가 보이는 것 같았다 물이 빠지는 시간이였는지 들어오는 시간이였는지 모르겠다. 아마 조금씩 들어오는 시간이였던 것 같다.

 

물이 빠진 뻘은 어디가 땅인지 어디가 바다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걸어서 저 곳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물이 많이 빠진 모래는 마른 땅과 같았다. 회색 빛의 뻘은 갈 수 없었지만, 모래 부분은 편하게 걸을 수 있었다.

 

모래가 생각보다 굵었다. 모래사장의 모래와는 다른 느낌의 굵은 모래였다. 그래서 걷기가 너무 편했다. 걸을 때마다 모래에서 사각서걱 사각서걱 소리가 나는 것 같았다. 걷는 느낌도 좋고 소리도 좋았다.

 

신기하게 이렇게 바닷물이 닿는 부분에 풀이 자라고 있었다. 분명히 물이 차면 바닷물로 잠기는 곳 같은데, 어떻게 이렇게 풀이 자라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빠도 바다 한가운데 이렇게 풀이자라는 것이 신기하셨는지 잠시 풀 위에 누어보셨다. 푹신하다고 하셨다. 아무도 없는 곳에 우리만 이렇게 있으니, 영화 속에서 우리만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멀리서 차바퀴 소리가 들려왔다. 차는 아무도 없는 노두길을 지나갔다. 무슨 풍경이 영화같은지, 영화의 한장면을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이곳에 오니 내 감정이 야들야들해진 것 일까? 어찌보면 평범한 풍경인데, 이곳에서 보니 평범한 것도 새롭게 보였다.

 

 

 

아빠는 모래 속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시다며 막대기를 찾아서 모래 속을 뒤적거리셨다. 모래 속에는 그냥 회색 빛 뻘만 보였다.

 

 

노두길을 따라 우체부 아저씨의 오토바이 소리가 들렸다. 우리가 화도에 들어 올 무렵 우체부 아저씨의 오토바이도 비슷한 시간대에 들어 온 것 같은데, 아저씨는 일을 마치셨는지 노두길을 통해 섬을 나가셨다. 왠지 아저씨가 나가시는 모습을 보니 물이 들어올 시간이라서 그런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물이 조금씩 육지 쪽으로 차오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우리도 여기서 밍기적밍기적 놀다가 물이 차서 못나갈까봐 서둘러 섬을 나가기로 했다.

 

노두길 가운데에 차를 피할 수 있는 장소가 있었다. 이곳에 잠시 차를 세운 후, 아무도 오지 않는 노두길 위에서 사진을 찍었다.

 

 

 

점프사진도 찍고, 바 위에 앉아서 사진도 찍었다. 안전바 위에 물기가 남았는지 아빠는 사진을 찍으신 후, 엉덩이가 다 젖었다며 투덜투덜 거리셨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노두길 옆이 점점 물이 차올랐다.

 

물이 더 오르기 전에 나가야 하는데, 왜 그렇게 이곳을 떠나는 발길이 무거웠을까? 주변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노두길을 건너 증도로 넘어오니 벌써 노두길 옆은 바닷물로 조금씩 차오르고 있었다. 이 많은 물은 다 어디로 갔다, 다시 이곳으로 온다는 것이 신기했다. 어떻게 보면 물때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은근히 까다로운 섬이다. 그러나 가볍게 둘러볼 마음으로 가면 좋을 것 같다. 신안을 여행할 때 이런 노두길이 포함되어 있다면 떠나기 전 만조와 간조 시간은 알아두고 떠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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