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령치 휴게소에서 나와서 지리산치즈랜드로 향했다. 요즘 20대들에게 한국의 알프스라고 불리는 곳으로 인스타에서 사진을 볼 때마다 오~! 한번 가볼만 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당시 구례가 수해현장에 있었기에 가도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오면서 강물이 넘쳐서 도로로 넘어오고, 산이 무너져서 토사가 길가에 뿌려져 있었다. 코로나에 수해까지 있다보니 우리가 갔을 땐 지리산 채즈랜드에는 방문객이 많지 않았다. 간간히 차가 들어갔다 나가기만을 했다. 땡볕인 주차장에 차를 주차했다. 아마 돌아 올쯤 되면 차가 뜨겁게 달궈져 있을 것 같았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푸릇푸릇한게 리틀 알프스의 느낌이 물씬 났다.
스위스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났다. 건물도 주변 풍경에 맞춰서 꽤 신경써서 지은 것 같았다.
휴게실과 체험관을 스쳐 지나갔다. 안에서 사람들이 앉아서 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치즈랜드 한바퀴 돈 후 갔다 가면 좋을 것 같아서 지나쳐 갔다.
어! 이곳에도 양이 있나 보네하고 가까이 가보니 가짜 양이였다. 어쩐지 사람이 다가가도 안 도망 가는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푸른 잔디가 깔려 있는 언덕에 간간히 나무 한그루씩 심어져 있어서 뜨거운 태양빛을 피할 수 있었다.
보기에는 그렇게 힘들어 보이지 않았는데, 오를 수록 숨이 헉헉 거렸다. 보기보다 언덕을 오르는 길이 힘들었다. 아마 코로나로 인한 운동 부족인 것 같다. 그리고 우리가 간 시간이 가장 뜨거운 2~3시 무렵이였기에 더욱더 언덕을 오르는게 힘들었다.
비가 많이 온 탓인지 보기에는 땅이 탄탄해 보여도 종종 물컹한 땅이 있어서 조심해야 했다.
아빠도 조금만 걷고 숨이 막히시는지 뜨거운 돌에 앉아서 잠시 숨을 고르셨다.
어느정도 오르니 저 멀리 호수인지 저수지가 보였다. 와! 이런 느낌 때문에 사람들이 오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언덕 능선을 따라서 걸어갔다. 시원하게 보이는 뷰가 너무 좋았으나, 이놈의 햇빛은 왜 그리도 강렬한지, 머리꼭지가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얼마나 많은 비가 내렸기에 땅이 푹 파여 있었다. 그리고 잡초들도 흙에 뒤덮혀서 일어나지를 못했다.
나홀로 도도하게 서있는 나무는 거친 폭우를 이겨내고 언덕에 비스듬히 서있었다.
언덕 능선에 오르니 산책길이 잘 되어 있었다. 그런데 오르락 내리락, 절대로 햇볕이 뜨거운 날은 피하는게 좋은 것 같다.
얼굴은 웃고 있지만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사진만은 너무 만족스럽게 나왔다. 누가 이곳을 한국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잔디에 앉아서 아래를 내려다 보니 힘들게 올라올만한 가치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길 옆에 핀 계란 후라이를 닮은 후라이 꽃은 내 마음을 설레게 해주었다. 이 꽃만 보면 나도 모르게 가슴 안에 나비 한마리가 앉은 것 처럼 설레였다.
언덕의 가장 높은 곳에 오르니 전체적인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장소가 있었다. 그러나 그늘하나 없는 곳이기에 오랫동안 서 있다가는 내 몸이 타들어 갈 것 같았다. 지금도 온몸이 몸에서 나온 땀으로 목욕을 했는데, 강한 햇빛을 오래 받으니 이제는 어질어질한 느낌이 들었다. 멋진 곳인가 만큼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느낌을 받았다.
푸른하늘이 너무 이쁘지만 구름아 조금만 햇빛을 가려주면 어떠하겠니?!라고 기도를 했다.
이렇게 더운데 피크닉을 즐기고 있는 젊은 커플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봄, 가을에는 이곳에서 피크닉을 즐기면 좋을 것 같은데, 8월의 중반인 지금은 피크닉을 즐길 정신이 들지 않았다. 그러나 피크닉을 즐기는 모습만은 그림같아 보였다.
그늘을 찾아서 걸었다. 그늘에 오니 조금 살 것 같았다. 그늘에 앉아서 풍경을 바라 보니 이맛에 오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덕에 오를 때 물이라도 한병 가지고 왔어야 했는데, 아무 준비 없이 언덕을 오른게 후회 되었다.
이제 내려갈 일만 남아서 그렇게 힘들지 않을 것 같았다 대신 계단을 내려가야 하기에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했다.
내려가면서 보이는 풍경은 올라오면서 힐끔힐끔 봤던 풍경과는 또 다르게 느껴졌다. 그리고 저수지에서 바람이 조금은 불어왔다.
아래에 내려와서 다시 위를 올려다 보니 생각보다 진짜 높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호수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수상스키를 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눈에 부러움 가득한 모습으로 수상스키 타는 모습을 바라 보았다.
그래도 평지길이기에 힘들지 않게 걸을 수 있었다.
여행의 마지막날 드디어 해를 볼 수 있었으나, 오랜만에 본 해가 익숙하지 않은 것 같았다. 이제서야 여름같은 날씨를 느낄 수 있었는데, 그동안 구름낀 하늘에 너무 익숙해져버린 것 같았다. 평지길을 걷는데 이곳도 비로 인해 토사가 흘러 내린 흔적을 볼 수 있었다.
아빠도 힘드신지 잠시 앉아서 주변 풍경을 보면서 쉬었다 가셨다.
주차장 근처에 오니 정자가 있었다. 정자의 아름다운 곡선을 배경삼아 사진을 찍으니 액자를 넣어서 사진 찍은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밖에 있다 휴게소로 들어가니 너무 시원했다. 조금 있다보니 옷이 마르면서 더 춥게 느껴졌다. 코로나 때문에 실내에 사람이 많으면 지나쳐 가는데 다행인지, 우리가 갔을 때는 사람이 있지 않았다. 유리창을 통해 푸릇푸릇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목제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가구들이 더욱더 정감어리게 느껴졌다.
지리산치즈랜드에 오면 꼭 요거트 한병은 먹어봐야 하는 것 같다. 맛은 세종류로 플레인 딸기, 블루베리가 있었다.
예의상 1인 1병은 해줘야 할 것 같아서 두개를 주문했다. 목이 너무 말랐던 탓에 끈적끈적 거리는 요거트를 단숨에 마셔버렸다. 끈적거림이 강하다 보니 남는 요거트가 아까워 물을 받아서 깨끗이 마지막까지 마셨다. 물섞은 요거트 맛은 표현하지 못하겠다.
너무 시원해서 이동해야 하는데 이동할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언덕에서 보았던 풍경이 멋지기는 하지만, 역시 여름엔 시원한 곳이 최고인 것 같다.
구례를 여러번 왔지만 항상 조각조각 왔다가는 것 같아서 나중에 한번에 쭉 돌아보고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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