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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를 다녀온지 벌써 반년이 지났지만 이제서야 여름휴가의 마지막 부분을 적어 본다. 10일간의 여름휴가의 마지막 여행지는 고창 학원농장이였다. 원래는 청보리로 유명한 곳이지만, 여름에는 해바라기로 또한 유명하다.

여름휴가 동안 거의 계속 비가 계속 되었다. 휴가의 마지막날이 되어서야 파란 하늘을 맞이할 수 있었다. 지리산 남원에서 출발해 정령치, 지리산 치즈랜드를 거쳐 고창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길을 잘못 들어서 예상시간보다 조금 더 시간이 걸렸다.

요즘은 하이패스 전용 도로에서 따로 속도를 줄일 필요가 없는 구간이 많이 생겨서 훨신 더 편해진 것 같다.

8월의 중순으로 달려가고 있기에 아직까지는 해가 많이 길었다. 대신 점점 태양볕이 더욱더 강해지는 것 같았다.

푸른 논과 밭을 보며 가고 있으니 마음만은 시원하게 느껴졌다.

파란 논과 들판을 보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그냥 마음이 설레였다. 언제인지는 모르겠다. 전라도 지역에 오면 이런 푸른 들과 논을 보고 있으면 내 마음이 나도 모르게 두근거리고 설레였다. 여름이 되면 항상 오고 싶은 그런 곳 이였다.

네비가 알려준 것보다 생각보다 길게 느껴졌다. 아마 지나가는 차가 많지 않은 도로를 달리고 있으니 우리만 이 도로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학원농장을 보고 또 다시 서울로 올라가야 하는데 여름날의 해는 길고 길기에 저녁이 다 되어가는 시간임에도 아직도 몇 군데 더 가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길게 펼쳐진 길을 보고 있으면 20대 때 걸었던 고창의 길이 생각났다. 2004년 뜨거웠던 여름 144명의 친구들과 함께 걸었던 그 길을 다시 차를 타고 오게 되니 다시 20대의 감성이 살아나는 것 같았다.

드디어 네비가 알려준 위치에 도착을 했다. 꽤 유명한 관광지임에도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아직도 해가 뜨겁기에 그늘진 곳에 차를 세웠다.

고창을 여러번 왔지만 학원농장은 처음 와봤다. 매번 한번 와봐야지라는 마음만 가지고만 있었지 생각만큼 이곳까지 오는 것이 쉽지 않았다.

 

고창 청보리밭이라는 간판을 보고서야 이곳이 청보리밭이였음을 알 수 있었다. 여름에 이곳에 오니 청보리밭은 이미 철이 지나서 없었고, 해바라기밭을 볼 수 있었다.

 

어디서 봐야할까 살짝 고민을 했다.

 

 

어디서 보는게 좋을까 고민을 했지만, 마음 닿는대로 걷는게 최고인 것 같다. 그래서 산책삼아서 이곳을 걷기 시작했다. 화장실은 주차장 근처에 있었다.

 

강남에 있는 싸이의 손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이 손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알 수 있었지만, 뭔가 이곳과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이곳은 참 그늘이 없었다. 그렇기에 길가에 세워져 있는 나무로부터 이국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대신 한낮, 햇빛이 강한시간은 피해서 방문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오솔길 같은 곳을 걸어 들어갔다. 바다에서 미지근하며 끈적이는 바람이 불어왔다. 해가 많이 기울었지만, 자신은 아직 죽지 않았다는 듯이 강한 빛과 열기를 내뿜고 있었다.

 

노란 물결의 바다를 상상했지만, 해바라기가 약간 듬성듬성 자라고 있었다. 그러나 각각의 해바라기는 너무 아름다웠다.

 

우리가 생각하는 완연한 노란들판은 아니였지만 그래도 도시에서 온 여행객에게는 이것도 큰 감동으로 다가 왔다.

 

푸른하늘과 솜사탕같은 구름, 그리고 땅에는 해바라기와 푸른 들판이 서양화에서 볼 듯한 풍경이였다.

 

 

오늘 하루의 해가 저만큼 밖에 남지 안은 모습을 보니 10일이라는 시간동안 내가 무엇을 하고 어떤 곳을 다녔는지 생각해 보았다.

 

왠지 이곳을 마지막으로 방문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한다고 생각하니 아쉬움이 느껴졌다.

 

 

 

길에는 착시효과를 일으키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아빠는 처음에 사진찍기 어색하다며 그냥 가자고 하셨는데, 내가 우겨서 사진을 찍게 되었다.

 

 

킹콩에게 잡혀가는 컨셉으로 예시사진이 있기 때문에 사진찍기는 어럽지 않았다. 그런데 그림의 페인트가 많이 바래서 예시 사진처럼 나오지는 않았다.

 

어린왕자와 같이 행성 위에 앉아서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종이비행기를 타고 기암절벽으로 되어 있는 곳을 날아 보았다.

 

악어와 친구가 되어 잠시 시간을 보내기도 하였다.

 

 

마지막으로 해골폭포가 흐르는 곳에서 사진을 찍고, 외나무 다리 위를 걸어보았다. 그냥 걷는 것만으로도 좋은 길이였는데, 이렇게 다양한 컨셉사진을 찍으며 걸으니 벌써 길의 끝에 닿았다.

 

 

그리고 다양한 영화가 이곳에서 촬영되었다는 설명을 볼 수 있었다.

 

 

청보리가 넘실 거릴 때 사진을 찍으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푸릇한 들판이 청보리밭을 대신해 주었다.

 

아무리 해가 많이 기운 시간이 였지만 그늘이 없는 이곳을 걷는 것은 쉽지만은 않았다.

 

길가에 핀 꽃은 여행자의 마음을 살랑살랑하게 만들어 주었다.

 

프랑스의 어느 들판에 와있는 착각이 들었다. 들판 사이로 난 외길은 여행자의 발걸음을 신나게 하였다. 내 귓가에는 신나는 동요가 들리는 것 같았다.

 

 

 

 

이제 겨우 반을 돌았는지 모르겠다. 느낌 상 반정도 온 것 같았다. 그래서 잠시 쉬어가기 위에 길가 옆에 있는 벤치에 앉았다.

 

 

벤치에 앉아서 물도 마시고 따가운 햇살을 잠시나마 피할 수 있었다. 방문하는 사람이 많이 없어서 그런가 벤치가 있는 곳은 잡초와 거미줄이 무성했다.

 

 

차가운 물 한모금에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

 

 

양옆으로 심어진 가로수는 점점 멀어질 수록 작아져 감을 느낄 수 있었다. 저 끝, 이 길의 끝부분이 아련히 멀어져 갔다.

 

해가 조금더 기울자 빛은 더욱더 부드러워졌다. 햇살이 부드러워지니 모든 사물들 부드럽게 느껴졌다. 내가 바라보는 세상에 노란색 필터를 하나 끼운 것 같이 느껴졌다.

 

 

저멀리 보이는 산까지 얼마나 될까? 우리나라의 산은 인상적이지는 않지만 편안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이곳이 드라마 도깨비에도 나온 것을 이곳에 와서야 처음 알았다.

 

 

멀리서 바라보니 왜 드라마 촬영지로 선정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부드러운 햇살은 들판을 더욱더 묘하게 보이게 만들었다.

 

풀숲에 핀 주황색의 이름 모를 꽃들이 눈길을 끌었다.

 

 

 

필터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사진들이 하나같이 필터를 사용한 것 처럼 몽환적으로 나왔다. 드디어 나도 요즘 젊은 사람들이 찍는 사진을 찍은 것인가? 뭔가 모를 인스타 감성에 나도 모르게 피식 웃어 버렸다.

 

판자로 뚝딱뚝딱 대충 만든 것 같은 건물이지만 이곳 풍경과 너무 잘어울렸다.

 

 

 

안은 비 한방울 못막을 것 같은 건물이지만, 햇살이 드리운 건물은 아늑하고 포근하게 느껴졌다.

 

 

이곳을 돌아다니며 관광객을 보기 힘들었는데, 이곳에서 몇몇 젊은 남녀를 볼 수 있었다.

 

아마 사진찍기 가장 좋은 골든 타임이 아니였을까? 부드러운과 풍부한 채광까지 밋밋한 사진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된 것 같았다. 여름날의 해는 너무 길어 얼마만큼 더 있어도 되는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온몸은 땀으로 끈적거렸다. 빨리 집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한편으로는 너무 아쉬웠다.

기울어진 해는 아빠와 내키를 훌쩍 크게 만들어 주었다.

 

 

차로 돌아가기 전 한번더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집으로 가는 길 아직도 날이 밝아 있었다. 이제 여기서 부터 5시간 정도 더 가야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10일이 길게 느껴졌지만, 막상 여행을 시작하니 하루하루가 너무나 빨리 지나가 버렸다. 시간은 상대적인 것인지 놀 때는 왜이렇게 시간이 빨리가는지 모르겠다. 코로나로 인해서 해외를 나가지 않은 여름은 너무 오랜만인 것 같다. 근 10년 만에 처음으로 해외를 가지 않고 국내에서만 돌아다녔다. 한동안 보지 못했던 국내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였다.

 

점심을 거른채 여행을 하다 보니 너무 배가 고팠다. 그래서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마자 보이는 첫번째 휴게소에서 이른 저녁을 먹었다.

 

나는 오랜만에 돈까스가 아닌 볶음박을 아빠는 비빔밥을 주문했다.

 

자정이 가까워져 오는 시간 경기도 부근에 도착을 했다. 아직도 한시간을 더 가야 했다. 수도권에 오니 뭔가 공기가 다르다는게 느껴졌다.

다시 차를 타고 달렸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뭔가 꿈을 꾸다가 잠에서 깬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10일간의 휴가로 또 2020년의 후반기를 달려갈 힘을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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