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 코스 A는 섬 전체를 도는 투어로 울릉도의 주요 명소들을 찍는 여행이었다. 울릉도에 대한 기본 정보가 없는 관광객에게 울릉도에 대해 빠른 시간 내 알아볼 수 있는 투어였다. 투어는 오후 2시 도동항에서 시작되었다. 아침에 참여했던 투어 코스 B는 관광객이 8명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오후 투어는 꽤 관광객이 많았다. 우리는 오전의 투어처럼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서 정시에 맞추어 갔더니 빈자리가 많지 않았다.
도동항을 출발한 버스는 해안 도로를 따라갔다. 처음에 도착한 곳은 거북바위였다. 어디에서 보느냐에 따라 바위의 모습이 다르게 보였다.
조금 옆으로 이동하니 바위의 모양이 거북이처럼 보였다. 거북바위 근처는 파도가 잔잔했다. 몇몇 젊은 사람들은 이곳에서 수영을 하고 있었는데, 왜 그렇게 부러운지. 푸른 물에 풍덩 뛰어들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파도가 잔잔해서 부두 위로 파도가 넘쳐 오르지는 않았지만, 바닥이 미끄러워서 조심해야 했다. 나도 걷다가 잘못해서 순간 발이 미끄러져서 넘어질 뻔했다.
주요 관광지인지 계속해서 관광버스가 이곳으로 왔다.
너무 물이 푸르러서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에서 수영을 하는 사람들을 보니 나도 같이 마음이 동하는 것 같았다. 역시 친구들과 왔을 땐 저런 재미가 있는 것 같다. 뭍에서는 볼 수 없는 코발트빛의 바다에 발 한 번 담그고 왔어야 했는데, 울릉도를 여행하는 내내 바라만 봐야 하는 것이 아쉬웠다.
거북바위 한편에 강치 모형이 있는 전망대(?) 같은 곳이 있었다. 전망대를 만들어 놓은 것을 보니 아마 이곳에서 바위를 바라보는 것 가장 거북이같이 보이지 않을까 생각해서 전망대로 가보았다. 이곳에서 바위를 바라보니 방금 전에 봤던 모습보다 더 거북이 모양을 띠고 있는 것 같았다.
울릉도 여행을 하다 보면 크고 작은 터널을 수없이 지난 것 같다. 아직 공사 중인 구간이 많아서 더 조심해야 할 것 같았다.
거북바위를 본 후 해안 도로를 따라갔다. 한쪽은 바다를 한쪽은 가파르게 깎아진 절벽이 있었다. 절벽을 보고 있으면 거대한 바위가 떨어질 것 같아서 마음이 후들후들했다. 버스는 잠시 갓길에 정차를 했다. 버스 밖으로 나가니 울릉도에서 보았던 돌(지층)과는 다른 모양의 돌층을 볼 수 있었다. 기사 아저씨 설명에 의하면 영지버섯바위라고 하셨다. 울릉도의 대부분 바위들이 거무튀튀하게 보이는데 이 바위는 노리끼리한 게 거대한 버섯을 심어 놓을 것 같이 보였다.
패키지여행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쇼핑이 아닐까? 처음에는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 다른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보고 우리고 쑥 젤리, 더덕 젤리, 호박엿, 호박 조청이 들어 있는 선물세트를 30,000원에 구매했다. 샘플을 주기에 받기는 했지만, 사람들 앞에서 마스크를 벗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주머니에 넣어 두기만 했다.
어차피 울릉도에 왔으면 기념품을 구매해야 했기에 아무 생각 없이 구매한 것 같다. 집에 와서 젤리를 먹어 보니 쫄깃쫄깃한 게 맛이 좋았다. 그런데 가격은 약간 비싼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구매하실 분들은 시내 상점과 가격을 비교한 후 구매하면 좋을 것 같다. 아빠와 나처럼 이것저것 생각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호박엿 판매하는 곳에서 꽤 쉬었다 출발을 했다. 이곳이 높은 지역에 위치해 있어서 주변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우리는 울릉도에 온 지 2일째 되는 날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아침 배로 울릉도에 들어와서 이 투어를 통해 울릉도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오전 투어에는 구름이 잔뜩 낀 우중충한 하늘이었는데, 오후가 되니 날이 좋아졌다. 울릉도의 날씨는 하루에도 수십 번 변하는 것 같았다.
주변 바다에는 섬 하나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동해바다 한가운데 있다는 것이 한 번 더 느껴졌다.
버스는 다시 다음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차를 타고 가던 도중 옆에 주유소가 있기에 휘발유 가격이 궁금해서 가격을 보니 1830원 대였다. 육지보다 200원 정도 비싼 것 같았다. 울릉도는 동해바다 한가운데 있기 때문에 모든 물건을 화물선에 실어서 와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모든 물건이 육지보다는 조금 비쌌다. 가장 저렴한 곳은 아마 편의점이 아닐까 싶다.
버스 기사 아저씨께서 전망이 좋은 곳에 차를 세워주셨다.
코끼리 바위와 거시기 바위가 잘 보이는 곳에 사진을 찍었다.
카메라의 줌을 엄청 당겨야 바위가 코끼리처럼 보였다. 어떤 사람들은 오토바이를 빌려서 섬을 여행하는 것 같았다. 뭔가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나도 오토바이를 빌려볼걸 그랬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곳의 길이 생각 이상으로 험하기 때문에 안전하게 투어를 하는 것이 나에게는 맞는 것 같았다.
우리는 예림원이라는 곳에 갔다. 이곳은 입장료가 있는 곳이었다. 성인은 5,000원이었다. 투어에 금액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개별적으로 표를 사야 했다. 울릉도의 외도라고 해야 할까?! 작은 외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굴 같은 입구를 지나면 꽃과 식물의 정원이 나왔다.
울릉도를 여행하다 보면 계속해서 돌과 바위, 바다만 보게 되는데, 이곳에서 울릉도에서 보지 못하 화사함을 느낄 수 있었다.
작은 연못도 있었다. 규모가 크지 않아서 부지런하게 보면 금방 볼 수 있는 크기였다.
절벽 위에 난 전망대도 있었다. 전망대 위에 올라 바다를 보니 바다 위에 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아찔한 느낌만 들었다.
예림원 아래는 깎아질 듯이 가파른 절벽으로 바로 아래는 해안 도로가 있었다.
길가에서 보았던 코끼리 바위보다 예림원에서 보는 코끼리 바위가 더 크게 보였다. 손바닥 위에 바위를 얹어 보기도 했다.
예림원 안에는 작은 카페도 있어서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 마시고 싶었는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길지 않기에 입만 쩝쩝 다시며 지나가야 했다.
이곳을 올라갈까 말까 고민을 아주 잠깐 했다. 딱 봐도 계단이 끊임없어 보였기에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런데 입장료까지 내고 들어왔는데라는, 본전 생각이 들어 일단 이 길의 끝에 뭐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오르기로 했다.
중간쯤 오르니 작은 폭포가 보였다. 봉래폭포만큼은 크지 않지만,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이런 폭포를 만나니 기분이 좋았다. 땀으로 범벅이 되었는데, 마음만은 시원해졌다. 나중에 기사 아저씨께 들으니 울릉도에는 물이 풍부해서 이 폭포는 물만 끌어와서 만든 자연 폭포라고 했다. 울릉도의 물은 위에서 솟아서 난다고 한다. 제주도의 물은 비가 오면 스며들어 해안가에서 솟아나는데, 이곳은 반대라고 한다.
시원한 물줄기를 구경한 후 오르막을 조금 더 올라갔다.
드디어 전망대에 도착했다. 시원한 바람이 바다에서 불어왔다. 안 올라왔으면 나중에 다른 블로거의 사진만 보면서 후회할 것 같았다. 힘들었지만 올라오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람도 시원하고 마음도 뻥 뚫리는 것 같았다.
절벽 아래의 해안 도로를 달리고 있는 자동차들이 그림 같아 보였다. 모든 풍경이 그림 같아 보였다. 수평선 너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이 신비하게 느껴졌다.
이것저것 구경하다 보니 버스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예림원을 구경할 시간을 40분 밖에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너무 시간적인 촉박함이 느껴졌다. 한 시간 정도는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너무 대충대충 사진만 찍으며 지나가야 해서 너무 아쉬웠다.
우리 투어 일행들도 늦었는지 발길을 재촉했다.
수국이 아름답게 피어있었지만 사진만 얼른 찍고 총총걸음으로 버스로 돌아갔다.
다음 목적지는 나리분지였다. 울릉도의 유일한 평지는 나리분지에 있다고 한다. 그런데 나리분지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차는 계속해서 오르막을 올랐다. 버스는 롤러코스터가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천천히 레일을 따라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방금 전 예림원에서는 날씨가 너무 좋았는데, 나리분지로 오니 비가 올 것 같았다.
산을 넘어온 구름들이 조만간 비를 뿌릴 것 같았다. 산 하나를 넘어왔을 뿐인데 섬의 날씨는 너무 달랐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집인 울릉도 너와집을 볼 수 있었다. 한 번쯤 보고 싶었는데, 나리분지에서 볼 수 있었다. 너와집을 구경하고 있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무런 예고 없이 굵은 빗방울이 떨어졌다.
우리는 나리분지 야영장 식당에서 잠시 쉬어갔다. 많이 돌아다니지는 않았지만 은근 출출했다. 그래서 감자전에 씨껍데기 막걸리를 주문했다. 막걸리가 한 병에 10,000원이라 놀랬다. 코로나 때문에 식당에서 술을 마시는 것이 불안했다. 남들도 나같이 생각하며 다들 먹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도 오고 막걸리도 한잔 마시니 알딸딸해지는 것 같았다.
굵은 빗방울은 멈추었다. 산에는 산 구름 위 땅으로 내려오는 것 같이 느껴졌다.
강원도 산골에 놀러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리분지를 출발해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투어다 보니 쇼핑이 빠질 수 없는 것 같다. 두 번째 쇼핑은 섬 백리향으로 만든 화장품과 비누를 파는 매장이었다. 비누의 향이 너무 좋기는 했지만, 집에 해외에서 사 온 다양한 비누들이 많아서 샘플만 구경하고 밖으로 나왔다.
나리분지에서 내려와 다시 해안 도로를 달렸다. 아침부터 뭔가 많이 돌아다닌 것 같은데, 마음 한구석이 허전했다. 벌써 해는 서쪽하늘로 기울고 있었다. 뭔가 이 투어에는 결정적 한 방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투어의 마지막 장소는 삼선암이 보이는 곳이었다.
나는 삼선암보다 방금 지나온 자연 터널에 더 눈길이 갔다. 사람들이 저 터널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나도 가서 찍어볼까 생각을 했는데 아무도 가는 사람이 없어서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다.
삼선암 근처에는 관음도가 있었다. 아빠 지인분은 관음도에 가보고 싶어 하셨는데, 5시 반 이후에는 관음도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해서 아쉬워하셨다. 멀리서 바라보며 아쉬움을 달랠 수밖에 없었다. 나도 천부해중전망대를 가보고 싶었는데 가지 못해서 아쉬웠다. 뭔가 몇몇 중요한 코스가 빠진 투어같이 느껴졌다. 오후 2시부터 시작해서 7시 무렵에 도동에 도착했다.
도동에 도착해서 저녁을 먹으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했다. 남들은 울릉도까지 가서 자장면에 탕수육을 먹냐고 하겠지만, 울릉도에서 먹는 중국음식의 맛은 최고였다. 쟁반짜장에 해물도 듬뿍 들어 있어서 너무 좋았다. 회를 좋아하지 않다 보니 생각보다 내 입맛에 맞는 음식이 많이 없었고, 가격도 비쌌는데, 중식은 내 수준에 딱 맞는 음식이었다.
저녁을 먹은 후 택시를 타고 도동에서 저동으로 이동했다. 울릉도에서 처음 타는 택시라서 떨렸다. 카드는 될까? 바가지요금을 내라고 하면 어쩌지라는 별별 생각이 들었다. 기사분께 이야기하니 울릉도의 택시는 전부 미터로 가고 카드도 다 된다고 하셨다. 도동에서 저동까지 대략 1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호텔로 들어가는 길에 깜짝 놀랐다. 들어가는 입구가 렌터카로 막혀 있었다. 맨 뒤에 있는 차는 어떻게 나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박 겉핥기식이지만 투어 A와 B를 통해 울릉도의 가볼 만한 곳은 다 가본 것 같다. 내일 있을 독도 여행만 잘 마무리하면 울릉도 여행도 끝날 것 같았다. 독도에 상륙은 할 수 있을지, 아니면 출항 자체가 안될지 궁금했다. 선사에서는 문자로 도동항에서 배가 출발한다고 안내를 해주었다. 그러다 또다시 문자로 도동항에 배가 접안을 할 수 없어서 저동항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아무튼 독도는 갈 수 있을지 궁금했다. 그리고 아빠 지인분은 독도 가는 표를 아직 구매를 하지 않을 상태였다. 현장 판매를 하는지 알고 싶어서 선사에 전화를 해보았으나 연락이 되지 않아서 터미널로 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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