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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여행의 마지막 장소는 한반도 지형 전망대였다. 서울에서 태백을 가다, 아니면 태백에서 서울을 가다 영월을 지나고 있으면 한반도 지형을 알리는 이정표를 볼 수 있었다. 궁금하긴 했지만 갈 일이 없기에 이정표만 보고 지나만 갔었다.

 

국도에서 나와 서강을 따라갔다. 점점 시골길을 따라가다 보니 길이 맞나라는 의심이 들었었다. 네비를 따라가다 보니 커다란 주차장이 보였다.

 

주차장이 넓어서 주차할 공간이 많았다. 차를 세운 후 전망대 가는 길로 향했다. 전망대로 가기 위해 계단을 올랐다. 시작부터 계단이라 아찔했다.

 
 

계단을 오르고 나니 완만한 길이 나왔다. 11월의 중순을 넘어가고 있기에 해가 점점 짧아지는 게 느껴졌다.

 

조금만 늦었으면 왔어도 못 보고 가지 않았을까.

 

저물어가는 햇살을 받으며 한반도 지형 전망대로 걸었다. 하루 종일 걸어 다녔기에 피곤하기는 했지만 처음 오는 곳이라 궁금하기도 했다.

 

오르락내리락 산책하기 좋은 길이었다. 아이들이랑 함께해도 부담되지 않는 길이었다.

 
 
 

돌리네, 어디서 들어봤나 궁금해 안내문을 읽어보니 고등학교 한국지리 때 배웠던 석회 지역에서 생기는 지형이었다. 기억의 저장소에 보관되었던 지식들이 이럴 때 한번 빛을 보는 것 같다.

 

피곤해서 그런가 걷는 길이 편하지만 길게 느껴졌다.

 
 
 

이제 다 왔으려나 생각이 들었다. 힘이 있을 때 오면 그렇게 힘든 길은 아니지만 다른 여행지를 몇 군데 돌다 오다 보니 힘들게 느껴졌다. 아니면 한주 전에 맞은 백신 때문이 아닐까.

 
 

이제 마지막 계단을 오르면 한반도 지형이 나타날 것에 기대가 되었다. 사진이나 동영상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보고 느끼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있을까.

 

계단을 오르니 한반도 지형이 보였다. 사진으로 볼 때는 그냥 비슷하네였는데 실제로 보니 더 한반도 같아 보였다. 삼면이 물로 둘러싸여 있는 모습이 더욱더 한반도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련히 멀어지는 산들도 아름답고, 부드럽게 내리쬐는 햇살은 이 시간을 황홀하게 만들어 주었다.

 
 
 

잘 보이는 자리는 사진을 찍기 위해 치열했다. 한순간 폭풍같이 사람들이 지나가고 나니 여유를 가지고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한반도 지형을 굽이 돌아가는 평창강에는 부여 금강과 같이 배가 떠다니고 있었다. 부여 여행의 추억을 이곳에서 다시 한번 떠올릴 수 있었다.

 
 
 
 
 
 

있다 보니 산 너머로 해가 완전히 지고 있었다. 황금의 시간대에 온 것 같았다. 너무 늦어도 너무 빨라도 볼 수 없는 풍경들.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뒤를 돌아 보았다. 하늘은 더 붉게 더 강하게 절정에 달하고 있었다.

 

뭔가 져가는 태양빛을 보고 있으니 오늘 하루도 알차고 즐거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속도로로 가기 위해 시골길을 달렸다. 차량이 없는 길엔 우리만 달리고 있었다. 즐겁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다. 그냥 오랜만에 느끼는 슬프고 기쁜 감정이었다.

 
 

점심도 못 먹고 돌아만 다녔기에 고속도로를 타고 보인 첫 번째 휴게소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역시 휴게소 최고의 음식은 돈까스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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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영화가 뭐가 있을까? 바로 '라디오스타'이다.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는 바로 영화의 무대인 영월 KBS가 아닐까! 영화를 감명 깊게 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가보고 싶은 장소일 것 이다.

 
 

청령포에서 영월 시내를 지나 영월 KBS로 향했다. 차를 타고 방송국으로 가는데 문득문득 영화의 장면들이 생각났다. 이스트리버가 주인공을 따라 걷던 그 길. 지금은 방송국이 아닌 라디오스타 박물관으로 바뀌어 일반인들도 갈 수가 있는 곳이 되었다.

 

늦가을의 단풍이 잊어져가던 가을을 다시 생각나게 했다. 빨간색의 단풍은 이곳만이 가을이 가는 것이 아쉬워 하는 것 같았다.

 

이곳에 오니 가을의 느낌이란 이런 것 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속에서 보던 그모습이 눈앞에 펼쳐지니 꿈같이 느껴졌다. 심심할 때면, 힘들 때면, 그냥 보고 싶을 때 항상 보던 그 영화의 장소에 오니 영화의 장면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이 영화에 대해 모르더라도 박물관 앞에 붙여진 주요 장면들을 보고 있으면 이곳에 대해 대략적으로 영화에 대해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하늘은 파랗고 단풍은 더욱더 붉고 선명했다.

 
 
 

우리는 영화 속 인물이 되는 것 같았다.

 

이곳까지 왔으니 박문관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슬리퍼로 신을 갈아신었다. 성인은 3,000원이고 65세 이상은 신분증을 제시하면 무료였다.

 

입구에서 종류는 많지 않지만 굿즈를 팔고 있었다.

 
 

이곳이 KBS영월방송국이었음을 알리는 연역표가 붙어 있고 벽에는 감성을 자극하는 턴테이블이 있었다.

 

구경하는 사람이 없어서 우리가 박물관을 전세 낸 것 같았다. 요즘은 익숙하지 않은 라디오지만 어릴적 방학이 되면 티비 방송을 하지 않은 낮에는 라디오를 끼고 살았던 것 같다. 어릴적 추억을 떠올리며 라디오의 역사를 따라가 보았다.

 

아빠는 젊을 때 추억이 떠오른다고 하시고 난 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 때의 추억에 사로 잡혔다.

 
 
 
 

자신이 직접 목소리를 녹음해서 확인할 수 있는 장비가 있었는데 생각보다 잘 안되서 결국엔 녹음한 파일을 확인하지 못했다. 그래도 뭔가 체험할 수 있는 것이 있어서 재미가 있었다.

 
 

시골 전파사의 풍경과 다방의 풍경. 영화에서 나온 다방의 이름과 같은 청록다방이었다. 아직도 이런 풍경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 있을까? 가끔은 이런 모습들이 그리울 때가 있다.

 

하나쯤 장식으로 가지고 싶은 오래된 라디오들이 눈에 들어 왔다. 요즘은 클래식한 디자인의 블루투스 스피커가 젊은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 같다.

 
 

드디어 영화 라디오스타를 떠올리게 하는 곳에 이르렀다. 라디오스타의 명장면들이 붙어 있는 복도를 걸었다.

 
 

그리고 영화 라디오스타의 주요장면만 편집해 놓아서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도 대략적으로 영화에 대해 알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수십번 본 영화이지만 여기에 앉아 멍하니 또 영화를 바라보았다.

 
 

보면 볼 수록 빠져드는 질리지 않는 영화인 것 같다.

 

영화의 명장면에 대한 투표를 할 수 있었고, 영화 OST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에 오르니 기증될 테이프가 한쪽 벽을 채우고 있었다. 쭉 훑어보았다. 기억 속에 잊혀져 있던 가수들과 노래들이 벽면 가득히 채우고 있었다.

 
 

카세트테이프를 직접 들어 볼 수 있었다. 테이프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요즘 아이들에겐 신기한 물건이라 생각되지 않을까.

 

테이프를 넣고 플레이 버튼을 꾹 눌러 보았다. 찰칵 거리는 소리가 나며 노래가 흘러 나왔다. 우와 잊고 있었던 아날로그 감성이 느껴졌다.

 

나의 십대를 같이 했던 노래들. 테이프가 늘어질 때까지 듣던 기억이 난다. 중학교 입학해서 샀던 영어 듣기 교재들. 너무 들어서 나중엔 테이프가 늘어지기도 하고, 또 고등학교 때는 버스의 출렁거림에 따라 소리가 튀던 CD플레이어 등 90년대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들이 많았다.

 
 
 

좋아하는 가수의 음반을 사기 위해 친구와 함께 갔던 음반매장 등이 떠올랐다.

 
 
 

잠시 의자에 앉아 창문 넘어로 깊어가는 가을의 정경에 매료되기도 했다.

 

그리고 작은 방들에서는 직접 라디오 디제이가 되어 볼 수 있었다.

 
 

디제이와 여러 게스트가 라디오 방송을 할 수 있는 장소도 있었다.

 
 
 

라디오 방송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었지만 프로그램 작동법을 몰라서 흉내만 내보았다.

 
 
 

이곳은 영화 라디오 스타에 나온 그 스튜디오가 아닐까?

 

영화의 장면을 하나하나 비교해보면서 구경하는 것도 너무 좋았다.

 
 
 

스튜디오 앞에는 LP판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QR코드를 인식시키면 헤드폰을 통해서 해당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

 

처음에 아빠는 이곳이 뭐 볼거 있난고 볼멘소리를 하셨지만 박물관을 구경하면서 계속 웃음 꽃을 피우셨다.

 
 
 

밖에 나오니 날이 쌀쌀했다. 박물관 앞 카페에서 차 한잔을 마시기로 했다.

 
 

박물관 앞을 흐르는 동강과 단풍을 바라볼 수 있었다.

 
 
 

가을 산장에서 차를 마시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차 한잔을 마시며 이렇게 행복할 수 있을까. 이 순간만큼은 모든게 행복했다. 참 잘온 것 같다. 박물관도 좋았고 차를 마시며 바라 본 풍경은 더 좋았다.

 
 
 
 

해가 점점 져가나보다. 이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아서 너무 아쉬웠다.

 
 

마른 낙엽들을 밟으니 사각사각 소리가 났다.

 
 
 

영월에서 2020년 가을의 절정을 느낄 수 있었다.

 

더 늦으면 한반도 지형을 보러 갈 수 없을 것 같아서 서둘러 박물관을 떠났다.

 

영월시내를 지나다 본 청록다방. 이곳 또한 영화의 주요 무대가 되었던 곳이다. 우연히 지난 곳에서 영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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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을 가기 위해 매번 영월을 지난다. 그리고 항상 지나는 길목에 있는 곳 중 한 곳이 청령포였다. 자주 지나는 길이다 보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적이 많지는 않았다.

 

정선을 출발해 라디오스타 박물관으로 가기 위해 영월로 향했다. 계속된 내리막길이라 기름 소모가 많지는 않지만 과속하기 좋은 길이었다.

 

영월의 상징 동강을 지나 영월 시내로 들어가는 길에 길을 잘못 들어서 내친김에 오랜만에 청령포로 향했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이 기회에 청령포를 구경하는 것도 좋은 것 같았다. 저번에 청령포에 왔을 때는 청령포로 들어가는 배 운행시간이 지나서 멀리서 보기만 해야 했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표를 사기 위해 매표소로 갔다.

 

아빠는 경로라 할인을 받아서 1,000원이었다.

 

굽이 흐르는 강이 눈에 먼저 들어왔다. 늦은 가을이지만 유난히 날이 따뜻했다.

 
 

강폭은 넓지 않았다. 그 사이를 부지런히 배가 사람들을 나르고 있었다.

 
 

배를 타기 위해 가파른 강둑 길을 따라 내려갔다. 배는 정해진 시간이 있는 것 같지 않았다. 손님이 많던지 적던지 상관없이 끊임없이 움직였다.

 
 

강둑에 서있던 승객들이 탑승하자 배는 서서히 움직였다.

 

물이 투명했다. 너무 맑았다. 물속에 뭐가 있는지 육안으로 식별이 가능했다. 마음속까지 덩달아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배를 타고 5분도 안 걸린 것 같다. 아마 2분 남짓이었던 것 같다.

 

배가 반대쪽에 도착했다. 이 강 하나 때문에 유배지가 되었던 것일까!

 

강 건너에서 주차장이 있는 강둑을 바라보았다. 단종도 이곳에 서서 강 건너를 바라보지 않았을까! 헤엄치면 금방 닿을 수 있는 곳이지만 왕 체면에 헤엄을 칠 수는 없으니. 사방은 강이고 뒤로는 높은 산이 있어서 천연 유배지였다.

 
 
 

사람들을 따라 소나무 숲이 무성한 곳으로 갔다.

 

커다란 소나무를 보니 이곳의 역사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이곳의 소나무는 이곳에서 일어난 일을 다 보았을까?

 

소나무 숲 사이로 산책길이 놓여 있기에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끼며 걷기 좋았다.

 

길쭉한 소나무들을 보고 있으니 기분이 좋았다. 이곳이 유배지였다는 생각은 잊어버리고 한적한 곳에서 힐링을 하는 것 같았다.

 
 

누군가에게 이곳은 생사를 달리하는 장소가 되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겐 여행의 추억이 담긴 아름다운 장소가 되었다.

 
 
 
 

저 멀리 단종이 지냈던 가옥이 보였다.

 

역사적인 슬픔만 없다면 마음이 한결 편할 것 같은데 아름다운 풍경에 한이 서려있는 것 같았다.

 
 

키가 큰 소나무들 사이에 유독 눈에 띄는 소나무가 보였다. 눈에 띄는 만큼 보호수인지 낮은 펜스가 둘러져 있었다.

 
 
 
 
 

단종이 서울을 그리며 올랐다는 망향탑으로 올랐다. 강가의 평평한 지형과는 달리 망향탑으로 오르는 길은 가팔랐다.

 

가파르다 보니 숨을 헐떡이며 계단을 올랐다.

 
 
 
 

오르는 게 힘들긴 했지만 오르고 나니 우와라는 감탄사밖에 나오지 않았다. 풍경은 너무 멋지지만 단종에게는 넘을 수 없는 탈출할 수 없는 감옥같이 느껴졌을 것 같다.

 
 

위에서 강을 내려다보니 물속의 돌까지 선명하게 보였다. 가을 날씨같이 물도 시원하게 느껴졌다.

 
 
 

날이 따스하긴 했지만 장소가 주는 분위기 때문일까, 으스스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잠시 벤치에 앉아서 물 한 모금 마시며 쉬었다,

 
 

앉아서 소나무를 바라보니 더욱더 크고 높게 보였다.

 
 

오랫동안 앉아서 쉬기엔 이젠 제법 날이 쌀쌀해진 것 같다. 그래도 햇볕만큼은 포근했다.

 
 
 
 
 

무엇을 특별히 본다는 것보다는 이곳의 분위기 이곳의 숨결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곳이었다.

 
 

그냥 걸으며 잡다한 역사 이야기도 하고 사진도 찍었다.

 

이곳에 외로이 혼자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집이 있었다.

 

다른 유배지보다는 더욱더 슬퍼 보이는 집이었다.

 
 

한적한 선비의 집과는 느낌이 다르게 다가왔다.

 

집 안으로 들어오니 소나무가 집을 둘러싸 보호하고 있는 것 같이 보였다.

 
 

단종은 이 마루에 앉아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문 사이로 보이는 소나무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충절의 소나무(?)가 집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한 번쯤 오고 싶었던 곳이라 청령포를 보고 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웠다.

 

배를 타고 다시 강 건너로 넘어왔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리얼한 모습을 한 동물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살아서 동물들이 움직이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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