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에서의 둘째 날이 밝았다. 첫날에는 날이 우중충해서 기분도 살짝 쳐졌는데 둘째 날에는 날이 봄날같이 맑고 화창했다. 바람만 불지 않으면 살짝 땀이 난다고 해야 할까!


숙소를 출발해 네비가 알려주는 길대로 가지 않고 해안 도로를 따라서 갔다. 창문을 열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맡으며 가니 일로 인한 스트레스가 바람과 함께 날려가는 것 같았다.



해안을 따라가다 새들이 쉬고 있는 곳을 발견했다. 바위마다 새들이 앉아서 2월의 따스한 햇살을 쬐고 있었다. 코로나 이전에는 제주라는 곳이 비싸고 볼 것 없는 곳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자주 오다 보니 제주라는 곳이 비싼 관광지가 아니라는 생각이 조금씩 없어졌다. 육지에서 느낄 수 없는 새롭고 신선함을 주는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코로나가 빨리 종식되어 자유롭게 해외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우리의 목적지는 제주 동백 수목원이었다. 해안 도로를 나와 네비가 알려주는 곳을 따라갔다.



동쪽 해안에서 서귀포 쪽으로 가기 위해 제주 동부 중산간 도로를 이용했다. 바다와는 또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이었다. 제주의 바다도 매력적이지만 중산간 도로는 바다와는 다른 이국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눈 덮인 한라산을 보고 있으니 기분이 묘했다. 제주에서 눈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볼 때마다 신기하게 다가왔다.


산간도로에 접어드니 날이 시원했다. 쌀쌀하다고 해야 할까. 통행하는 차량도 많지 않았다. 낮은 오르막과 내리막을 달렸다. 옆에는 오름들이 있고 키 큰 나무들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드라마 파일럿을 보면 한석규가 비행을 하지 못하게 되어 제주도에서 비행교관이 되는데, 아마 이곳이 대한항공에서 운영했던 정석비행장인 것 같았다. 지금은 운영을 하지 않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관제탑 만이 이곳이 예전에 비행장이었음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자를 한곳에 세워두고 갖은 폼을 잡아 보았다. 이번에 빌린 차량은 경차이지만 경차 같지 않은 캐스퍼였다. 경차다 보니 차는 작지만 외형은 SUV이다 보니 그렇게 작아 보이지는 않았다. 제주에는 고속도로가 없다 보니 경차로도 여행하기 충분했다. 오히려 경차가 더 편의성이 좋다고 해야 알까.





제주 동백 수목원으로 가는 도중 유채꽃 프라자라는 이정표를 보았다. 그래서 가던 길에서 잠시 다른 곳으로 샜다. 들어가는 길이 너무 황량해서 과연 가도 되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채꽃 프라자 근처에는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많이 설치되어 있었다. 풍력발전기가 많이 설치된 곳이라 그런지 바람이 많이 불었다.


한라산 중턱에서 만난 풍력발전 단지가 꽤 인상적이었다. 특히 사람이 많이 없다 보니 코로나 시대에 딱 맞는 여행 장소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채꽃 프라자 뒤로는 한라산이 보였고 한라산 정상에는 소복이 눈이 내려 있었다. 서귀포 쪽에서 날아온 구름은 한라산을 넘지 못하고 한라산 남쪽은 이불처럼 덮고 있었다.



날은 봄날 같았지만 풍경은 가을 같았다.



한라산의 모습은 매 순간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언제 또 그 모습을 보여줄지 모르기에 볼 수 있을 때 많이 봐야 했다.



커피 한 잔이 당겨서 유채꽃 프라자 안에 있는 커피숍으로 갔다.


커피숍 앞에는 이쁜 다육이들이 있었고 통유리를 통해서 바라본 풍경만으로도 그냥 마음이 편안해졌다. 손님도 뜸하다 보니 오롯이 우리만의 공간같이 느껴졌다.



푹신한 의자에 앉아서 마시는 아메리카노는 풍경을 디저트 삼아 여유롭게 마실 수 있었다.


인상적인 부분은 사람들이 엽서에 그려진 그림들이었다. 나도 그림을 그리고 갈까 생각을 했지만 똥 손이기에 다른 사람이 그려 놓은 그림만 구경했다.


남쪽에서 불어온 따스한 바람은 한라산과 대결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쌀쌀함을 느껴지셨는지 아빠는 따뜻한 아메리카노로 몸을 녹이셨다.


배가 고파서 간식으로 말린 감귤을 샀다. 맛이 어떨까 궁금했다. 시끔하면서 달달한 게 묘한 맛이었다. 손이 계속 가는 맛이었다.


커피를 마시고 유채꽃 프라자를 떠나기 위해 커피숍에서 나왔다.



너무 풍경이 좋은 곳인데 너무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았다. 도로를 타고 가다가 중간에 깊이 들어가야 하기에 많은 이들이 찾이 않는 것 같았다.

커피숍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 등도 이곳에서 진행하는 것 같은데 코로나 때문인지 유채꽃 프라자는 조용했다.






차를 타고 유채꽃 프라자를 나오는 길에 가을 느낌이 물씬 느껴지는 곳에 잠시 차를 세우고 한라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어디를 찍나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 속에 담아낼 수 있었다.


바람이 많이 불기는 했으나 햇살도 좋고 풍경도 좋다 보니 그저 지나칠 수는 없었다.



풍력 발전기의 휭휭하는 소리가 기괴하고 무섭게 들렸지만 이국적인 느낌이 너무 좋았다.




유채꽃 프라자에서 나와 다시 서귀포 쪽으로 향했다. 한라산 중턱을 내려 남쪽으로 달렸다. 시원했던 한라산과는 달리 점점 날이 더워졌다. 같은 제주이지만 날씨와 온도가 다르게 느껴졌다.


낮은 구릉지역을 따라난 길을 달렸다. 매 순간 다른 풍경을 보여주었다.




언젠가 한 번은 오르고 싶은 산인데 언제쯤 오를 수 있을까! 멀리서 바라보는 맛도 너무 좋았다. 그냥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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