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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에서 오후 1시가 못 되어 기장으로 이동했다. 택시를 잡는데 잘 잡히지 않아서 카카오 택시 앱을 이용해 해운대에서 아난티 힐튼까지 이동했다. 대략 10,000원 정도 나온 것 같다. 해운대 신시가지를 지나 송정으로 이동했다. 주말이다 보니 송정에 도착하니 차가 막혔다. 센스가 있으신 택시 기사님께서 지름길을 이용해 빠르게 아난티 힐튼 부산에 도착할 수 있었다.

 
 

택시에서 내린 후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직원분이 힐튼에 투숙하는지 물어보았다. 아빠는 우리의 행색이 이런 호텔에 맞지 않아서 물어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괜히 기분이 나쁘셨다고 한다. 이곳엔 아난티 힐튼과 코브 두 종류의 숙박시설이 있기에 직원이 우리에게 물어본 것인데 아빠는 오해를 하신 것 같았다. 자동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니 블로그에서 수없이 본 그 모습이 보였다. 아! 모던하면서 고급진 모습이 나랑 안 맞긴 하구 나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역시 이런 고급 호텔은 언제나 부담스럽다.

 
 

체크인 카운터는 10층에 있었다. 오랜만에 온 고급 호텔이라 그런지 아빠와 나는 어디에 시선을 두어야 할지 몰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10층에 오르니 창밖으로 바다가 보였다. 역시 뷰가 최고인 호텔인 것 같다.

 
 

2시가 못된 시간이기에 체크인이 가능한지 물어보니 내가 예약한 룸 타입은 3시가 넘어야 입실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래서 가방만 보관하고 나와야 했다.

 

무슨 뷰 깡패 같은 느낌이 들었다. 통창문 밖의 바다를 보고 있으니 말이 나오지 않았다.

 

1박만 하기엔 아쉽고 2박 하기엔 부담스러운 가격이기에 오늘 하루를 이곳에서 알차게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밖의 풍경을 보고 있으니 그냥 좋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한 시간이라도 빨리 입실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기는 했지만 일단 남는 시간 동안 힐튼호텔 주변 산책하면서 호텔 부대시설은 뭐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우리는 10층 체크인 카운터에서 지하 1층으로 내려갔다. 왜 체크인 카운터가 10층에 있는지 알 것 같았다. 이 호텔의 시그니처 같은 느낌이랄까! 체크인 카운터에서 뷰에 압도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짐을 맡기고 받은 티켓은 잘 보관하고 있다가 객실에서 0번으로 전화를 하고 번호를 불러주면 객실까지 짐을 가져다주었다.

 

지하 1층에 도착하면 바로 서점으로 통했다. 예전에 사진을 보고 한 번쯤 와보고 싶었던 서점이었다. 둘러보다 사고 싶은 책이 하나가 있었는데 25달라여서 잠시 구경만 하고 다시 제자리에 놓았다.

 

번잡하지 않고 깔끔한 서점이었다. 서점에 오랜만에 온 것 같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책을 구매하다 보니 서점에 올 일이 옛날만큼 많지 않다.

 
 
 

아빠는 마음에 드시는 책을 한 권 들고 잠깐 의자에 앉아서 책을 읽으셨다.

 
 

서점 한켠에는 카페가 있었다. 창문 밖으로는 5월의 햇살이 들어오고 있었다. 비가 오는 날 방문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김용택 선생님의 '나비가 숨은 어린나무'시집도 진열되어 있었다. 집에 책만 사두고 읽어 보지 않았는데 짬짬이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테리어 자체가 모던하고 깔끔해서 이곳에서 오래 있으면서 이곳의 분위기에 젖어 들고 싶었다. 서점에 가면 책 냄새 때문에 종종 머리가 아플 때가 있는데 이곳은 그런 느낌은 없는 것이 좋았다. 분위기에 나도 모르게 젖어 들 것 같았다. 책 한 권 완독하고 가야 할 것 같아 보였다.

 
 

밖으로 나오니 상점들이 있었다.

 

아난티타운라고 부르는 것 같았다. 호텔에 붙어 있는 상가지역이라고 해야 할까! 몇 년 전 하와이에 갔을 때 우리 숙소 옆이 힐튼호텔이었다. 그곳도 이곳처럼 호텔이 있고 이런 식으로 상점이 있는 구역이 따로 있었다.

 

좁은 건물들 사이를 지나니 넓은 광장이 나왔다. 골목을 걷다가 치킨 가격을 보고 입이 벌어졌다. 그래도 오늘 하루는 이런 곳에서 닭다리 하나 정도는 뜯어야 제맛이 아닐까!

 
 

오후의 햇살은 뜨거웠다. 날이 뜨거웠지만 광장에 앉아 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많았다. 뒤를 돌아보니 힐튼호텔이 보였다. 오늘 이 호텔은 전 객실 만실이라는 말을 들었다. 이렇게 객실이 많은데 객실이 만실이라니,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아난티 타운 앞은 산책로와 연결되었다. 그래서 외부인들도 자유롭게 아난티 타운에 들어올 수 있었다. 다음에 다시 이곳에 오면 투숙은 안 하고 그냥 차 한잔 마시러 놀러 오고 잠은 조금 저렴한 곳에서 잘 것 같다. 경험은 딱 한 번이 족하니까.

 
 

호텔 앞에 있는 산책로를 걸었다. 예전에는 이곳이 전부 군사지역이었기에 깨끗한 자연환경을 유지할 수 있었다. 저 멀리 보이는 곳에 내 인생의 2년이 담겨있었다. 오랜만에 오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렇게 지겹던 바다도 오늘은 왜 그렇게 좋아 보이는지 모르겠다. 오늘은 좋은 감정만 가득한 바다였다.

 
 

군화를 신고 터벅터벅 걷던 길은 오늘은 가벼운 마음으로 걸어 보았다.

 

이제는 철조망이 사라지고 그곳을 관광객이 길을 가득 채웠다. 동해, 강릉에서 보는 동해바다와는 이곳의 동해바다는 느낌이 달랐다. 파도마저 잔잔한 바다를 보니 마음이 자연스럽게 편안해졌다.

 

이렇게 파도 없는 동해 바다를 본 적이 있을까! 가끔 불어오는 바람만이 더위를 식혀주었다.

 

하늘도 파랗고 바다도 파랬다. 이번 여행의 테마가 힐링인데 단지 보고만 있을 뿐인데 스트레스가 저절로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바위와 자갈이 넓게 퍼져있는 곳이라 바위 끝에 서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그러나 바다는 언제 또 자신의 모습을 바꾸기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

 
 

맑은 하늘에 구름을 뿌려 놓은 것 같아 보였다.

 
 
 
 

힐튼 건물 옆이 아난티 코브가 보였다. 역시 회원제로 운영되는 곳이다 보니 고급짐이 호텔과는 차원이 달라 보였다. 그리고 일단 호텔보다 객실의 크기가 비교가 되지 않았다.

 
 

무슨 바닷가에 이런 계단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단에 올라 사진을 찍으니 산 정상에서 사진을 찍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문득 생각이 났다. 예전에 매복 진지였겠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아빠한테 계단 끝에 올라가면 뭐 없었냐고 물어보았다. 군인들이 근무하는 곳 같다고 하셨다. 군인들이 매복하는 곳마저 멋진 곳이 이곳이었다.

 
 

주말이라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이 꽤 많았다. 호텔 투숙객 및 부산 사람들까지 전국에서 모여든 사람들로 북적였다.

 
 

아난티 코브에서 운영하는 카페 같은데 커피도 팔고 식사류도 파는 것 같았다. 점심도 못 먹었기에 뭐 좀 먹고 갈까 생각하고 들어왔는데 일단 자리도 없고 가격도 착하지 않아서 화장실만 이용하고 씁쓸함을 머금고 밖으로 나왔다.

 
 

시간이 남기에 계속 걸었다.

 
 

나무가 한쪽으로 누워있었다. 이곳에 얼마나 바람이 많이 부는지 알 수 있었다. 조금 걸었다고 등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부산의 여름은 역시 빨리 찾아오는 것 같다.

 

숲길을 지나니 다시 바다가 나왔다. 이곳도 뭔가 낯이 익었다.

 
 

숲을 지나니 저 멀리 대변항이 보였다. 이름이 조금 이상하지만 그래도 대변항은 기장의 자랑인 멸치로 유명한 곳이다. 예전에 저곳에 대변 초등학교가 있었는데 학생들이 학교 이름이 이상하다고 계속 항의를 해서 이름을 바꿨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름에 대변이 들어가서 조금 말할 때 망설일 것 같다.

 

그리고 요즘 이색 명소로 각광받는 오랑대와 오랑대 공원이 보였다.

 
 
 
 

바다 위 바위에 세워진 사당이 이국적으로 보였다.

 

차가 없으면 조금 방문하기 애매한 곳에 위치한 곳인 것 같았다. 그래도 우연한 기회에 이렇게 오니 신기하기도 했다. 우리는 힐튼호텔에서 걷다 보니 이곳까지 오게 되었다.

 
 
 
 

척박해 보이는 바위 위에 이쁜 꽃이 자라고 있었다.

 
 

우리도 남들처럼 이쁜 사진을 찍고 싶어서 같은 장소에 가서 같은 자세로 사진을 찍었는데, 왜 난 남들처럼 사진을 찍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풍경이 워낙 멋진 곳이기에 똥손도 금손으로 만들어주는 곳이었다.

 
 

오랑대에서 다시 호텔로 돌아오는 길 길가에 누워있는 냥이를 보았다. 사람의 손을 많이 탔는지 아빠가 냥이를 만져도 가만히 포즈를 취해주었다.

 
 

멋진 차 한대 뽑을까 생각해서 차 가격을 보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역시 비싼 차는 크건 작건 상관없이 비싼 것 같다.

 

아쉽게도 목란이 5월 1일부로 영업을 하지 않았다. 숙소를 예약하면서 이곳에서 음식을 테이크 아웃해서 숙소에서 먹을 생각을 했는데 목란은 나와 인연이 없는 것 같았다.

 

아닌티타운 구석에 CU가 있었다. 밖에서 보는 것과는 달린 안은 슈퍼마켓같이 넓고 없는 것이 없었다.

 

3시가 못 되었지만 일단 체크인이 될 것 같아서 10층으로 올라갔다. 얼리체크인은 실패했지만 힐튼 호텔 주변을 둘러보며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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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여행이라 그런지 벌써 하루가 지나가 버렸다. 역시 퇴근 후 오는 여행은 시기이 너무 빨리 간다. 코로나 이전에는 주말 일본 여행, 주말 중국 여행, 주말 베트남 여행 등 주말에 갈 수 있는 여행은 다 해본 것 같다. 그중 가장 힘들었던 여행은 주말 보라카이 여행이었다. 진짜 보라카이 바다에 발 두 시간 담그고 온 기억밖에 없는 시간에 쫓기는 여행이었다. 아무튼 주말여행은 언제든 시간과의 싸움인 것 같다.

 

토요코인 호텔의 가장 큰 장점은 무료 조식 제공이 아닐까.

 
 

제공되는 조식의 퀄리티도 꽤 괜찮은 편이다. 아침의 시작을 든든하게 할 수 있었다. 특히 오랜만에 본 부산우유가 반가웠다. 2년간 열심히 부산우유에 단백질 파우더를 넣어 먹었던 지난 과거가 떠올랐다.

 
 

무료 조식이다 보니 사람들이 꼭 빼먹지 않고 조식을 먹는 것 같았다. 이른 아침이지만 사람이 꽤 있었다.

 

숙소로 돌아와 부족한 잠을 더 자고 체크아웃 시간 보다 조금 빨리 숙소에서 나왔다. 오후엔 기대하고 고대하던 기장에 있는 아난티 힐튼 부산으로 옮겨야 했기에 배낭을 멘 상태로 나가야 했다.

 

날씨가 너무 좋았다. 대신 뜨겁기도 했다. 이기대의 끝에는 오륙도가 선명하게 보였다.

 
 

파란 하늘과 파란 바다, 그리고 파란 동백섬과 이기대. 모든 것이 파란 나라였다. 파란 나라에선 빨강과 노랑이 톡톡 튀어 보였다.

 
 

햇살은 뜨겁지만 바다에서 바람이 불어와 뜨거운 열기를 조금이나마 식혀 주었다.

 
 
 

시원한 바다로 풍덩하고 싶었지만 들어갈 수 없는 것이 너무나 아쉬웠다.

 
 
 

가방만 없으면 조금 더 편하고 자유로울 텐데 어쩔 수 없이 매고 있어야 하니 짐처럼 느껴졌다.

 
 

아이들은 바다가 좋은지 파도가 일렁이는 해변을 뛰고 있었다.

 
 
 
 

전날엔 선명하게 보지 않던 모래작품들이 디테일하게 보였다.

 
 
 
 

모래축제를 준비하는 작가들의 손이 분주해 보였다. 모래축제 기간에 왔으면 완성된 작품을 보았을 텐데 미완성의 작품만 보고 간 것이 아쉬웠다.

 
 
 

어제는 못 본 귀염둥이 조형물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푸른 바다와 잘 어울리는 작품이었다.

 

역시 부산은 여름인 것 같았다. 시원하게 바다를 가르는 제트스키가 부러울 뿐이었다.

 

아빠의 지인분께서 주신 기프티콘을 이용하러 스타벅스에 갔다. 창가 쪽 자리가 없어서 다른 자리에 먼저 앉았다.

 
 
 

내가 음료와 케이크를 가지고 자리로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옆자리가 비어서 창가 자리로 옮겼다. 우리 테이블 근처에는 언어 교환을 하는 젊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뭔가 열정을 가지고 공부하는 모습이 부러웠다.

 

스타벅스에서 차를 마시며 힐튼으로 가기 전까지 시간을 보냈다. 힐튼에서 얼리체크인을 해주면 좋을 텐데 어떨지 모르기에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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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뭔가 기분이 좋았다. 날씨도 좋고 다녀온 여행 지도 너무 마음에 들었다. 총 두 군데를 다녔다. 범어사와 다대포해수욕장이었다. 부산지하철 1호선 끝과 끝에 위치한 곳으로 여행 동선으로는 최악이지만 수도권 지하철에 익숙하다 보니 그렇게 먼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러나 다대포에서 일이 터지고 말았다. 해운대 보건소에서 연락이 왔는데 자가격리 대상자라고 했다.

 

토요코인 호텔에 투숙하면 아침식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기에 이점이 너무 좋았다. 아침을 든든히 먹고 범어사로 향했다. 부산교대 말만 들어 보았지 지하철을 타고 지나본 적은 처음이었다.

 

지하를 나온 지하철은 서울 지하철 2호선처럼 밖의 풍경을 보며 달렸다. 느낌은 흡사 오사카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범어사역에 내려 밖으로 나갔다.

 

버스를 타고 범어사까지 갈 수 있지만 우리는 걸어서 범어사로 갔다.

 
 

범어사로 가는 산책로가 있기에 산책을 한다고 생각하며 걸었다. 그러나 산책길 치고는 코스가 꽤 길었다.

 
 
 
 

날이 따스했다. 어제는 스산하고 으스스했지만 오늘은 벌써 봄이 된 것 같았다. 하루 사이에 겨울에서 봄이 되었다. 첫 코스부터 계단이라 힘들었다. 계단만 올랐을 뿐인데 벌써 등은 땀으로 젖었다.

 
 

계단을 오르니 완만한 경사를 가진 길이 나왔다.

 

삼나무인가? 길쭉하게 쭉쭉 뻗은 붉은색의 나무들은 시각적인 시원함을 선사했다.

 

외길이기에 그냥 쭉 따라 걸으면 되었다.

 
 
 

찬바람은 어디론가 가버리고 따스한 바람이 불어왔다.

 
 
 

돌아갈 땐 버스를 타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기는 했지만 걷는 것도 좋고 기분도 상쾌했다.

 

생각도 못 한 풍경에 아빠나 나나 기분이 좋았다. 주말이라 등산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부산에서 이런 풍경을 볼 것이라고 생각을 못 했다. 부산하면 항상 바다, 해변만 생각하게 되는데 살짝 내륙으로 들어오니 또 다른 부산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육 년 근 홍삼을 뒤집어 놓은 것 같은 나무가 길 한가운데서 자라고 있었다.

 

삼나무 숲을 나오니 파란 하늘이 보였다. 햇빛이 강했다. 이젠 겨울은 저 멀리 지나간 것 같았다.

 
 
 
 

마지막 돌계단을 오르니 저 멀리 절 입구가 보이는 것 같았다.

 
 

그러나 절 입구까지도 또 열심히 걸어야 했다. 지하철역 이름은 범어사역이지만 지하철역에서 절까지는 한참을 걸어야 했다.

 
 

절로 들어가는 길에는 벌써 봄이 찾아왔다.

 

회색빛 도시에 지친 마음은 분홍빛 꽃들을 보고 있으니 다시 생기를 찾는 것 같았다.

 
 
 

푸른 하늘과 분홍빛 그리고 흰 꽃을 벗 삼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이 순간만큼은 행복했다. 오르막을 올랐던 힘듦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봄꽃에 취하다 보니 걷는 걸음은 더디었다.

 

절 입구도 인상적이었다.

 

절 입구를 지나 뒤를 돌아보니 절 입구 뒤로 길게 뻗은 소나무가 보였다.

 
 
 

입구에서부터 계속 오르막이었다. 그러나 경사가 심하지 않아 천천히 걸으면 걸을만했다.

 

하나의 건물과 입구를 지날 때마다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 같았다. 이 맛에 절을 찾는 것이 아닐까.

 
 

규모가 꽤 큰 절인 것 같았다. 절을 방문한 사람들이 꽤 많았지만 절이 넓어서 사람들로 인한 스트레스가 그렇게 크지 않았다.

 
 

처마 끝의 풍경은 바람이 불 때마다 딸랑딸랑 거렸다. 청아한 소리가 잔잔히 들려왔다.

 

계단을 올라 대웅전으로 갔다.

 

대웅전을 등지고 바라본 풍경의 꽤 멋있었다.

 
 

대웅전에 서서 경내를 바라보니 대웅전 안의 부처님의 시각으로 주위를 볼 수 있었다.

 

불교신도는 아니지만 부처님께 마음속으로 기도를 했다.

 
 

대웅전 옆에는 아치형 문이 인상적인 건물이 있었다.

 
 

단청도 다른 건물에 비해 더 화려한 것 같았다. 전체적으로 색감이 강렬하게 느껴졌다.

 

지붕이 겹겹이 보이는 모습에서 편안함이 느껴졌다. 서로 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닌 조화롭게 포개져 있었다.

 
 

절 안의 담장의 무늬마저 좋았다.

 
 

대웅전 앞 계단을 내려가는데 경사가 심하기에 넘어지지 않기 위해 조심해야 했다.

 

올라올 때와는 다른 길을 따라갔다.

 
 

우와! 이런 길도 있었다니! 거서 찍는 사진마다 화보가 되는 곳이었다.

 
 
 

수령이 몇 백 년이나 되는 나무 앞에서 사진도 찍었다.

 

절 입구를 지나 아래로 내려갔다. 절 아래에서는 계속 관광객이 올라왔다.

 
 

갈등이란 등나무와 칡 나무가 서로 얽혀 있는 모습을 갈등이라 한다는 안내를 볼 수 있었다.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으로 왔으나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에 천천히 걸어서 내려가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았다.

 
 

내리막길이니 수월하기는 했지만 계속 걷다 보니 피곤했다.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기에 범어사역 근처로 와서 커피 한 잔과 토스트 두 조각으로 늦은 점심을 해결할 수 있었다. 몸속으로 당이 들어가니 피로가 풀리는 건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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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천문화마을에서 버스를 타고 자갈치 시장 역에 내렸다. 자갈치 시장은 여러 번 가 보았기에 이번엔 Biff 광장과 남포동 거리, 그리고 롯데백화점 광복점에 가보았다.

 
 

코로나 때문에 유동인구가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역시 부산의 메인 여행지이자 현지인들도 자주 찾는 곳이다 보니 사람들이 많았다.

 
 

Biff 광장의 가운데에는 영화배우들의 손 프린팅이 바닥에 있었다.

 

길거리에서 파는 음식 냄새를 맡으니 뱃속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점심을 안 먹었기에 배가 더 심하게 꿈틀꿈틀 거렸다.

 

Biff 광장의 가운데서 인증숏을 찍었다. 나도 오랜만에 와봐서 그런지 감회가 새로웠다. 예전보다 그 명성은 약간 떨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고 있었다.

 

 

더 이상 배고픔을 참지 못해 식당으로 들어갔다.

 
 
 

부산의 날씨는 서울보다는 따뜻했지만 그래도 겨울이라 쌀쌀했다. 으슬으슬 추웠다. 그래서 따스한 국물이 당겼다. 갈비탕을 먹다 보니 아빠께서 냉면이 드시고 싶다고 하셔서 추가로 냉면도 주문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살 것 같았다. 역시 뱃속이 비면 여행도 고행이 되는 것 같다. 먹고 나니 세상이 밝게 느껴졌다.

 

뱃속이 든든하니 또 걸을 힘이 생겼다. 비프광장을 벗어나니 골목길은 한산했다.

 

조명가게가 늘어선 길을 걸었다. 이쁜 조명들이 많았다.

 

영화에서 나온 그 국제시장. 예전의 명성만큼 사람이 많지 않았다. 많은 상점들도 문이 닫혀 있었다.

 

국제시장을 나와 용두산 방면으로 걸었다. 오랜만에 들어 본 경양식. 어릴 적에는 돈가스를 먹을 수 있는 날은 생일날뿐 이었다. 지금이야 흔한 게 돈가스지만 말이다. 1966년이면 나보다 대략 20살이 많은 식당이었다.

 

걷다가 모자 파는 상점 앞에 멈춰 섰다. 모자에 한국어가 적혀 있었다. 문구들이 인상적이었다. 외국인들도 영어로 적힌 옷의 프린팅을 본다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여행 중'이라고 적힌 모자를 구매했다.

 

옷 가게가 즐비한 거리를 걸었다.

 

사이즈 때문에 눈에 들어오는 옷들이 없었으나 난 왜 그렇게 스웨터에 눈길이 가는지 모르겠다. 사이즈 맞는 게 있으면 하나 사고 싶은데 사이즈 없으면 상처받을까 두려워 눈으로 구경했다. 진짜 몇 킬로만 더 빼서 이쁜 스웨터를 사고 싶다.

 
 

걷다 보니 광복로 끝에 도착했다. 광복로 끝에는 롯데백화점 광복점이 있었다.

 

영도다리와 부산대교. 매번 두 다리의 이름이 헷갈린다. 맞은편 영도엔 요즘 20대, 30대에게 핫한 라발스 호텔이 보였다.

 

저번에 왔을 땐 롯데백화점이 공사 중이었는데 공사가 완료되었기에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옥상에 가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서 옥상으로 올라가 보았으나 코로나 때문에 옥상정원을 이용할 수 없었다.

 
 

대신 옥상과 연결된 내부엔 다양한 조형물이 있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이곳에도 영화배우들의 손 프린팅이 진열되어 있었다. 어떤 손이 아빠와 손크기가 같을까?

 
 

1000억을 벌기(?) 바라며 천억의자에 앉아 보았다. 단돈 1억만 있어도 행복할 것 같았다.

 

진열돼 고급스러운 소파 및 의자에 앉아 보았다. 가격표를 보는 순간 움찔했다.

 
 

다양한 콘셉트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있었다.

 
 
 

백화점 식품관에서 저녁에 먹을 음식을 사서 다시 호텔로 갔다.

 
 

오랜만에 백화점에서 산 음식으로 입이 즐거웠다. 하루 종일 걷고 식사도 제대로 못해서 힘들기는 했지만 눈이 즐거웠던 하루였다. 내일은 어디를 가야 즐거울까? 지도를 보며 다음날 갈 곳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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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또는 사진으로만 보던 부산의 핫한 장소인 감천문화마을로 향했다. 내 여행 스타일은 주로 지하철로 갈 수 있는 곳을 다니는 편인데 이곳은 지하철을 이용한 후 버스나 한참을 도보로 가야 하는 곳이기에 처음엔 망설여졌다.

 

수도권에서는 우대권 패스를 사용하면 되지만 지방에 오면 이렇게 우대권 발급기를 이용해서 승차권을 발권할 수 있었다.

 

서면이 환승역이라 1호선과 2호선 어디를 가든지 편리했다. 감천문화마을 및 비석마을로 가기 위해서는 이름부터 특이한 토성역에 내리면 되었다.

 

감천문화마을 및 비석마을로 가는 사람이 많아서 이렇게 가는 방법이 나와 있었다.

 

우리는 비석마을을 거쳐 감천문화마을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급한 게 없는 여행이었기에 천천히 쉬엄쉬엄 걸어갔다.

 
 

토성역을 나와서 계속 오르막을 올랐다. 부산은 참 오르막이 많은 것 같다. 바닷가 지역의 일부 평지를 제외하곤 전부 오르막이라 초반부터 숨이 헐떡거렸다.

 
 

오래된 도시의 오래된 길을 걸었다. 날씨만 좋았어도 한결 기분 좋게 걸을 것 같은데, 이날 날씨는 싸했다. 춥지도 그렇다고 덥지도 않다. 바람이 불면 추웠고 그리고 습해서 으슬으슬했다. 인도의 겨울 날씨를 연상시켰다.

 
 

날씨도 괴팍한데 동네 분위기도 묘했다. 끊임없는 오르막 그냥 버스 타고 편하게 갈 걸 그랬나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어느 정도 올라 뒤를 보았다. 부산의 구시가지가 조금씩 보였다. 나름 비석마을도 매스컴에 자주 나오는 곳인데 이렇게 관광객이 없다니. 관광객이 북적이지 않기에 누구보다 여유롭게 이곳을 즐길 수 있었지만 스산한 기분은 감출 수 없었다.

 
 

BTS의 팬클럽 이름과 같은 이곳은 아미동. 현대사의 아픔이 있는 곳이다. 이곳의 다른 이름은 비석마을인데 예전 일본인의 묘지가 있던 곳으로 묘지 위에 집을 짓고 살았다고 한다.

 
 

슬픈 과거가 있는 곳이지만 이곳에서 바라본 부산의 전경은 아프지 않았다. 대신 날이 요 모양이라 그런지 이곳의 분위기가 더욱더 쓸쓸하게 느껴졌다.

 
 

이곳의 역사와 날씨가 몸과 마음을 무겁게 했다. 그래도 한 번쯤 와보고 싶었다.

 
 
 

아미동 비석마을을 지나면 감천문화마을이 나온다. 토성역에서 한참을 걸어서 올라 산을 하나 넘어야 했다. 언덕을 오르는 버스조차 힘에 부치는 것 같았다.

 

미로 같은 골목을 걷다 주변을 바라보면 가끔 막다른 골목이 나오기도 벽이 나오기도 또한 예상하지 못한 멋진 풍경이 나오기도 했다. 내가 자란 80년대 90년대가 이곳에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정겨웠다. 내 기억의 80년대, 90년대에는 이런 길이 흔했던 것 같다. 어느 곳을 가도 이런 미로 같은 길을 찾기 쉬웠다. 하루 종일 친구와 놀던 골목길. 이런 감성을 잊고 이젠 너무 아파트 생활에 익숙해졌다. 한때 미술 공부를 하다 이런 골목길이 그리워 사진작가의 사진을 보며 어릴 적 추억에 잠겨보기도 하고 사진을 보며 울기도 했다.

 

걷다 보니 티브이에서 보았던 그 집이 보였다. 진짜 비석 위에 집이 세워져 있었다. 할 말을 잊었다. 이렇게도 사람이 살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경이감과 함께 얼마나 절박함이 느껴졌다.

 
 

다시 골목으로 들어왔다. 한 사람이 지나가기에도 벅찬 좁은 골목이었다.

 
 

좁은 골목을 걷다 보면 광장 같은 공간이 나왔고 다시 미로같이 좁은 공간이 나왔다. 우리 집의 창문이 맞은편과 마주하고 있는 모습이 정겨웠다.

 
 

숨이 차기는 했지만 계속 오르막만 걷다 보니 건강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골목만 걷는다면 답답할 수 있지만 이곳에도 숨 쉴 곳은 어느 곳에나 있었다. 골목을 벗어나면 숨통이 트이는 멋진 풍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다시 큰 길로 나와 감천문화마을 쪽으로 걸어갔다. 큰 길이라 해봤자 2차선의 좁은 도로이지만 이곳에서는 가장 넓은 공간의 길이였다.

 

고개를 넘으면 감천문화마을이 나왔다. 아미동 비석마을에서는 부산의 구시가지와 부산항을 볼 수 있었다.

 

고개를 넘으니 아미동보다 활기찬 마을이 눈에 들어왔다.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발열 체크도 하고 안심 콜로 전화를 해야 마을로 들어갈 수 있었다.

 
 

아미동은 쓸쓸했다면 부산의 핫플레이스답게 활기찼다.

 
 
 

곳곳이 감성을 자극하는 벽화와 색으로 되어 있었다.

 
 
 

감천문화마을까지 오는 길에 힘을 다 빼서 그런지 어디에 앉아 쉬고 싶었다. 날은 으스스한 게 계속 오르막을 걷다 보니 등은 젖어 있고 또 젖은 반팔이 마르면서 더 춥게 느껴졌다.

 
 

벽화도 아기자기하고 마을의 분위기도 활기차다 보니 다운되어 있던 우리도 힘은 들지만 힘듦을 잊을 수 있었다.

 
 

감성을 쿡쿡 자극한다고 해아 할까?! 좁은 골목마저도 지나가는 이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아직까지는 사진으로 보던 마을의 모습 볼 수 없었지만 건물 사이로 힐끗힐끗 언덕 위의 알록달록한 마을의 모습이 보였다.

 
 
 
 

이곳은 80년대, 90년대의 모습에 2000년대의 감성을 지니고 있었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 또 촌스럽지는 않았다. 이탈리아엔 포지타노와 아말피가 있다면 한국에는 감천문화마을이 있었다.

 

골목을 걷다 마주한 시크한 고양이마저 아름답게 정겹게 보이는 곳이었다.

 

배가 고파서 빵을 사 먹을까 고민하다 사람이 많아서 군침만 삼켜야 했다.

 
 

사람이 줄 서 있는 곳을 발견했다. 뭐 이런 곳에서 줄까지 서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줄 선 사람들을 지나 아이 러브 감천이라는 문구 앞에서 인증숏을 남겼다.

 
 

배도 고프고 춥기에 오렌지색 건물이 인상적인 카페 파로로 들어갔다.

 

카페 창밖으로 감천문화마을이 보였다. 안으로 들어오니 따뜻한 게 몸이 노곤노곤 해지는 게 낮잠이 몰려오는 것 같았다.

 

카페 안에는 커피나무가 있었고 푸른색의 커피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평범해 보이는 건물에 오렌지색으로 칠하니 건물이 감각적이고 특별하게 보였다.

 
 
 

사람들이 줄 서 있 던 곳은 이곳의 명물 어린 왕자가 있는 곳이었다.

 
 

우리도 줄을 서서 기다렸다 어린 왕자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어린 왕자가 바라보고 있는 감천문화마을이 우리가 사진으로 보던 그 풍경이었다.

 
 
 

이 풍경을 보니 연예인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진과 영상으로만 보다 실제로 보니 사진의 감동보다 백만 배는 더 컸다.

 
 
 
 
 

아기자기한 상점과 골목들. 어디를 꼭 가고 봐야겠다는 생각 없이 길이 있으면 걷고 없으면 다시 돌아가고, 무의식의 흐름을 따라 길을 걸었다.

 
 

숨어 있는 야옹이와 잠시 인사도 하고 또 수많은 계단을 보며 한 계단 한 계단을 오르며 이곳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이제는 내려가는 길을 따라 마을 아래로 걸어갔다.

 
 

누군가의 마당은 다른 집의 지붕이 되고, 집과 집들이 이어진 듯 떨어져 있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다.

 
 
 

걷다 보면 빈 공터가 나왔고 이곳에서 아이들이 놀기도 하고 마을 사람들이 만나서 이야기를 꽃피웠을 것 같아 보였다.

 
 

어느 정도 마을을 내려와 우리가 왔던 길을 뒤돌아 보니 위에서 내려다봤을 때와는 다른 압도감으로 마을이 다가왔다.

 
 
 

진짜 많이 걸은 것 같다. 힘들었지만 그래도 기분 좋은 힘듦이었다.

 

누군가에게 이곳이 아픔의 기억이기도 하고 우리 같은 관광객에게는 이국적인 관광지였다. 그러나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으로서 이곳에서 잠시지만 어릴 적 추억에 잠겨 볼 수 있었다.

 
 
 
 

별이 보일 만큼 가파른 언덕 계단 길이었다. 삶의 고단 힘이 길에서 느껴졌다. 왜 이 길을 보고 있으니 갑자기 기억도 희미한 영화'엄마 없는 하늘 아래'가 생각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정채봉 선생님의 '초승달과 밤배'가 생각났다.

 
 
 
 

버스를 타기 위해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길에 아주머니 분께서 길에 서 계시기에 저기가 버스 타는 곳인가 생각했다가 가까이서 보니 가짜 사람이었다.

 
 
 

우리는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마을버스 타고 자갈치 시장으로 갔다. 버스를 타고 바로 감천문화마을에 왔다면 우와 이쁘네라고 생각하고 말았을 텐데 두 개의 마을을 걷다 보니 잠시나마 추억여행을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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