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를 타고 공항에서 롯데호텔 양곤까지 30분도 안 걸린 것 같다. 호텔입구부터 고급스러움이 느껴졌다. 롯데호텔만 있는 것이 아니라, 롯데레지던스도 같이 있었다. 약간 강남의 잘사는 아파트 단지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들어서는 입구에서부터 마음이 약간 쪼그라드는 것 같았다. 왠지 이런 곳에 오면 심리적으로 부담되는 것 같다. 한국에서는 비싸서 예약을 망설이게 되는데, 제일 저렴한 방을 예약하니 15만원 선이였다. 대신 조식은 없는 대신 뷰는 레이크뷰로 했기에 기대가 되었다. 특히 일출을 방에 누워서 볼 수 있다는 글을 본 후로, 호수에서 바라본 일출이 어떨지 궁금했다.
택시에서 내려서 체크인을 하려고 리셉션으로 갔다. 12시 정도에 도착해서 체크인이 될까 궁금했다. 직원이 아직 방이 준비가 되지 않아서 한시간 정도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다른 손님들은 체크인을 해서 방으로 가는데 우리만 로비에서 기다려야 해서, 다른 손님들은 방으로 가는데 우리만 왜 기다려야 하냐고 물어보니, 호수뷰 방이 아직 준비가 안되었다는 말만 들었다.
아빠한테 한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하니, 아빠가 아침부터 이동을 해서 피곤하셨는지 나에게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을 하셨다. 그때 그냥 애교 떨면서 기분을 맞춰야 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선을 넘는 부분에 대해 짜증을 내니 나도 같이 짜증을 내버렸다. 조금 참았어야 했는데, 성질머리를 못참고 내질러 버렸다. 그후로 아빠가 삐져서 말을 안하셨다. 그리고 한시간이 지난 후 방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14층까지 있는 호텔로 객실은 13층까지 있고, 13층 일부와, 14층은 클럽라운지가 있었다.
차분한 분위기의 우리가 딱 아는 그런 분위기의 복도였다. 익숙함이 느껴져서 편했다. 그리고 신축호텔이라 그런지 깔끔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방에 들어서니 롯데계열 호텔의 느낌이 물씬 났다. 롯데호텔은 안가봤지만, 서울 시그니엘 호텔과, 롯데시티호텔은 몇 번 가봤는데, 그 호텔들과 분위기기 비슷했다. 대신 한국에 비해 저렴한 가격이라 마음에 들었다.
커튼사이로 인야호수의 모습이 보였다. 호수가 생각보다 넓었다. 레이크뷰의 느낌도 나지만 넓게 뻥 뚫린 모습이 오션뷰 같은 인상을 받았다.
고급호텔에 있는 욕조가 화장실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욕조가 있는 호텔을 요즘은 점점 찾기 힘들어진다. 자리도 많이 차지하고 물사용양도 많다보니 많은 저가의 호텔들은 욕조를 변경해서 샤워부스만 설치하고 있다. 생각보다 동남아 여행을 할 때 뜨거운 물에 들어가고 싶을 때가 많은 것 같다. 밖에 나가면 끈적거리고 덥고, 안에 있으면 춥다보니 약간 저체온증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데, 이때 욕조에 들어가서 체온을 올리면 기분도 좋아지고, 에어컨으로 인해 떨어진 체온이 다시 올라와서 컨디션도 많이 좋아진다.
화장실에 생수가 하나 준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수건도 완전 뽀송뽀송 했다. 역시 폭신함의 느낌이 다르게 느껴졌다. 확실히 잘 관리되고 있는 호텔이라는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샴푸와 린스, 비누 등도 록시땅 제품이였다. 비누는 안쓰고 가방 속으로 쏘옥 집어 넣었다. 칫솔세트, 면도기 등도 준비가 되어 있었다. 심지어 가글까지 있었다.
옷장에는 금고가 잇고 슬리퍼, 가운이 있었다. 금고야 항상 쓸일이 없으니 그냥 눈으로 구경만 했다. 그리고 커피와 차, 생수 2병이 있었다. 이것만 무료이고 냉장고에 있는 물과 음료는 전부 유료였다 .
와인을 사와서 먹을 수 있게 잔도 있었고 와인 오프너도 준비 되어 있었다. 전반적으로 완벽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미니바 가격을 보고는 절대 손대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조식도 룸에서 주문할 수 있는데, 한국으로 생각하면 그렇게 비싼가격은 아니였으나, 미얀마 물가로 생각하면약간은 비싼 가격이였다.
멀티콘센트를 이용하지 않아도 되는 콘센트를 사용해서 편하게 충전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USB단자로 충전할 수 있는 단자가 하나 있었다.
그리고 창밖의 풍경을 봤다. 우리는 고층을 배정받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층수가 높지 않아도 나쁘지 않았다. 저 멀리 쉐다곤파고다도 보였다.
아빠는 피곤하다고 하셔서 혼자 오랫만에 운동을 하러 짐으로 갔다. 생긴지 얼마 안되었는지 시설에서 광이 났다. 대부분의 운동기구가 새거라서 왠지 마음이 들떴다. 예전에 헬스장을 다닐 때는 맨날 오래된 운동기구로 운동을 했는데, 새 기구들을 보니 마음이 설레였다. 열심히 운동하면 몸짱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냉장고에서 물을 한병 꺼내고 수건을 한장 가지고 트레드 밀 위에 섰다. 오~! 최신식의 설비를 오랜만에 봐서 하나하나가 신기하게 느껴졋다. 운동을 하면서 아빠한테 화냈던 것도 반성하고, 내 몸 안에 남아 있는 화를 운동으로 승화 시켰다. 내몸의 열을 땀으로 식혔다.
한시간 정도 땀을 쏙 뺀 후 다시 방으로 왔다. 아빠도 잠시동안 낮잠을 주무셔서 다시 기분이 좋아지신 것 같았다. 수영장에 가기 위해 방에서 나왔다.
아기들이 노는 작은 풀장도 있었다. 물은 미지근해서 수영하면 살짝 덥게 느껴졌다.
그리고 메인 풀장도 꽤 넓었다. 25미터 수영장 보다는 조금 작은 것 같지만, 운동을 하기에는 나쁘지 않은 길이였다.
수영장에는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아서 여유롭게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풀장 넘어로 보이는 호수뷰가 나름 인피니티풀이였다.
물이 깊지는 않으나 170이 안되는 아빠는 약간 깊다고, 무섭다고 하셨다. 나야 오랜만에 수영장에 오니 기분이 다시 업이 되었다.
이럴 때 튜브를 가지고 와서 둥둥둥 떠다니면 좋은데, 아무 생각없이 나와서 그냥 물장구만 치고 놀았다. 누워서 하늘을 바라봤더니 하늘이 너무 이쁘고 건물 또한 인상적이였다. 바간에서 너무 오래된 건물만 보고 와서 그런지 최신식의 건물이 경이로워 보였다.
우리가 놀고 있는 옆에 한국 어린이가 보였다. 아마 친척이 이곳에 거주하고 있어서 방학이라 놀러온 것 같았다.
체력도 바닥난 것 같고, 배도 고파서 물에서 나와서 방으로 돌아가는 길 호수 앞 나무에서 잠시 사진을 찍고 갔다.
호수가 하늘을 담고 있었다. 아빠는 이 호수에 어떤 물고기가 사는지 그게 더 궁금하신 것 같았다.
지하 1층엔 헬스장과 K뷰티 스파가 있었다. 그리고 식당도 있었는데, 가격이 착하지는 않았다. 저녁은 이곳에서 먹어볼까 생각했다가, 그냥 괜히 허세를 부리는 것 같아서 근처 마트에서 사먹기로 하였다. 양곤에서, 미얀마에서의 마지막 식사라 돈을 투자할까 했는데, 아빠가 그냥 간단히 먹자고 해서 이날도 마트에서 사온 음식으로 방에서 야경을 보면서 먹었다.
호텔 앞에 있는 인야호수를 보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첫날 양곤에 도착해서 팬퍼시픽호텔로 가는 길에 이쪽 부근에서 공원을 본 것 같아서 구글맵을 따라서 한번 가보기로 했다.
호텔을 나와 큰길로 나왔다. 길가의 나무 우에 이구아나(?)가 한가롭게 나무 위에서 쉬고 있었다. 사람을 봐도 무섭지 않은지 저렇게 가만히 서있기만 했다. 그리고 롯데호텔양곤 앞에 건물이 하나 있어서, 호텔이라 생각했는데 호텔이 아닌 미대사관이였다. 왠지 사진 많이 찍으면 카메라 뺏길까 무서워서 그냥 조용히 지나갔다.
아주 잠깐 큰길을 따라가니 근린공원같은 곳이 나왔다. 해가 뉘웃뉘웃 지고 있었다. 야자수 사이로 햇살이 펴져나가는 모습이 몽환적이였다.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하고. 친구와 대화를 하고, 관광객은 특히 외국인은 우리 밖에 없었다. 가끔 지나가는 우리를 보고 힐끔 보는 사람도 있었다.
호수가에 앉아서 사진을 찍는데 뒤의 호수에 하늘 그대로 머금고 있었다. 우유니 사막을 옮겨온 것 같은 느낌 들었다. 며칠되지 않는 미얀마 여행이지만 항상 하늘을 보면 신기할 뿐이였다. 어떻게 저렇게 구름이 한 점 없는 하늘이 있는지 볼 때마다 새로웠다. 그리고 차에서 나오는 매연이 많기는 했지만,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호수에 있으니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잔디에 색이 다른 나무를 심어서 글을 쓴 것 같은데 미얀마 언어를 모르니 그냥 장식, 무늬 같아 보였다. 어릴적 아빠 따라 88올림픽 호돌이를 보았던게 떠올랐다. 그때도 잔디인지 나무로 호돌이를 만든게 생각이 난다. 아마 미얀마의 현재 모습은 우리의 80년대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몇해 전 미국인과 같이 일할 때가 있었는데, 3년정도 같이 일을 했다. 같은 사무실에서 하루에 10시간 가까이 시간을 보내다 보니 자연적으로 살려고 영어를 배웠다. 그때 그 친구가 어릴적 사진을 보여준적이 있었는데, 80년대 90년대 우리의 모습과 미국의 모습은 확연히 달라서 약간 충격을 받았었다. 지금의 우리 모습이 미국의 90년대 모습이였기 때문이다.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자주 접하는 미국의 모습이지만, 이렇게 친구를 통해 어릴적 사진을 보니, 체감하는 정도가 확연히 달랐다. 미얀마에서 어릴적 잔상만 남은 80년대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야자수가 길게 늘어선 길을 따라 걸어 보았다.
퇴근 시간 전인데도(퇴근시간이 몇 시인지는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호숫가로 나와서 시간을 보내였다.
어린 아이는 할아버지가 준 음식으로 까마귀와 놀고 있었다. 아이가 먹을 것을 주기 시작하니 많은 까마귀들이 아이 주위로 몰려 들었다. 난 새가 무서워 저 멀리서 구경만 했다.
소녀들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깔깔거리며 웃는데, 무슨말인지 모르지만 그냥 웃는 것 자체만으로도 나또한 기분이 좋아졌다.
금빛의 론지를 입은 사람이 눈에 확 들어왔다. 사진을 찍는데 저 멀리 브이를 하면서 지나가는데 사진을 확인하면서 그분의 센스에 감동을 했다. 미얀마에서는 론지에 셔츠만 입으면 출근 복장이 된다고 들었다. 그래서 많은 남성들이 흰셔츠에 론지를 입고 쪼리를 신고 걷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흰 셔츠에 론지를 입으면 출근 복장도 되고 예식복장도 되고, 공식석상에서 예의를 갖추어 입는 예식복이 된다고 한다.
연인들은 호수에 비치는 석양을 보며 서로간의 사랑을 나누고, 저마다의 아름다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인야호수였다. 우리가 간 부분은 인야호수의 아주 극히 작은 부분이지만, 호수도 맑고 깨끗해서 좋았으며, 풀과 나무가 있는 근린 공원은 여행자가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곳이였다.
해도 거의 다 지고 배도 고파서 호텔 근처에 있는 마트로 갔다. 호텔에서 나와서 오른쪽으로 1~2분 정도 걸어가면 마켓플레이스라는 작은 쇼핑몰이 있었다. 호텔에 투숙하는 사람들도 많이 와서 저녁에 먹을 물건을 사는 것 같았다.
유제품과 음료, 미얀마 맥주를 샀다.
원래는 도미노인가 피자헛에서 피자를 사가려다가 들고 댕기기 뭐해서 그냥 베트남 반미를 팔길래 반미를 샀는데, 이것도 가격이 그렇게 싸지는 않았다. 빵은 큰 것으로 두개 샀는데, 빵 표면이 너무 빠삭해서 반미를 먹고 입천정이 다 까졌다.
그리고 아빠가 좋아하는 빵을 사기 위해 반미가게 맞은편에 있는 빵가게로 왔다. 이 쇼핑몰의 대부분 물건의 가격은 한국과 비슷했다. 질도 한국과 비슷해서, 여행때 위생에 신경 많이 쓰시는 분에게 오기 좋은 곳 같았다.
들어갈 때는 그래도 해가 있었는데, 나오니 해가 완전히 져버렸다. 호텔방으로 돌아와서 다음날 얼굴 퉁퉁 불을 것을 걱정하면서 저녁을 배가 터지게 먹었다. 역시 먹으면 행복하지만, 항상 다음날이 걱정된다.
아침 9시 30분 비행기지만 국제선 비행이라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아침 5시 30분 에 일어났다. 7시까지 공항에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아침부터 짐을 정리하고, 씻었다. 씻고 나오니 하늘이 붉게 물들었다.
어느 쪽은 오렌지색으로 물들고 있었고, 다른 곳은 아직 어둠이 그곳을 점령하고 있었다.
줌으로 땡겨서 쉐다곤 파고다를 찍어보았다. 새벽이지만 조명을 받고 있는지 반짝거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였다. 아침부터 쉐다곤 파고다를 봤으니 오늘하루도 좋을 일로만 가득할 것 같았다. 하늘이 오렌지 빛으로 물드니 호수도 같이 이번에는 주황색으로 물들었다. 점점 어둠의 색인 검은색은 호수에서 업어졌다. 모든게 CG같은 느낌이였다.
아침에 뜨는 해를 바라보니 왜 롯데호텔양곤에 오면 레이크뷰로 해야하는지 알 것 같았다. 저멀리 높은 빌딩 뒤로 해가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떠나는 날이라 아쉬움이 가득했는데, 떠나는 우리에게 미얀마가 마지막 선물을 주는 것 같았다. 한동안 말없이 밖만 쳐다 보았다.
계란 노른자와 같이 동르란 해가 하늘로 떠올랐다. 손으로 잡힐듯 잡히지 않는 태양이였다. 마음 속으로만 잡을 수 있었다.
아침부터 빨리빨리 행동하다 해가 뜨면서 부터 아빠와 나는 무엇엔가 홀린 것처럼 밖을 보면서 사진만 찍었다. 이제는 진짜 굿바이인사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아빠에게 정리하고 나가자고 했다.
해가 어느정도 떠오른 후 체크아웃을 하기 위해 리셉션으로 왔다. 이른 시간에 호텔을 떠나야 해서 아쉬움도 컸고, 또 언제 미얀마에 올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떠나는 발길이 무거웠다.
A. 롯데호텔 양곤 No. 82, Sin Phyu Shin Avenue Pyay Road, 6½ Mile, Ward 11 MM, Yangon 11052 미얀마
B. Marketplace 69 Pyay Rd, Yangon, 미얀마(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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