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달에 다녀온 서울 성북동에 있는 길상사 후기를 10월이 되어서야 쓰게되네요. 저번 벽초지 수목원에서 본 꽃무릇이 인상 깊어서 아빠의 제안으로 길상사에 다녀왔어요.
길상사에 가려면 4호선 한성대입구에서 내린 후 6번 출구로 나가서 버스를 타고 가야해요.
올라가는 계단을 보자마자 다리가 풀리더라고요. 역시 계단은 제 무릎엔 무리인 것 같아요.
6번 출구로 나와서 쭉 걸어가면 버스 타는 곳이 나와요.
길상사 가는 마을 버스는 성북 2번이예요.
버스 대기 시간이 생각보다 길지는 않았어요. 대신 버스에 좌석이 별로 없어서 길상사까지 서서 갔어요.
한성대입구에서 길상사까지는 성북동 초호화 단독주택단지를 지나서 오더라고요. 진짜로 드라마에 나오는 집들을 보니 순간 마음이 쪼그라들었어요. 길상사까지는 10분~15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걸어가도 될 것 같은 거리인 것 같은데, 기운 빼기 싫어서 버스를 타고 갔어요.
이날 버스에서 제가 아빠에게 서서 간다고 엄청 투덜거렸더니 버스에서 내리면서 아빠의 표정이 좋지 않았어요.
저혼자 눈치 보며 삐진거 알면서도 모른척 사진 찍으며 절안으로 걸어갔어요.
토요일 오후시간인데 사람들이 계속 절을 방문하더라고요. 아마 길상사가 서울 도심에 있고, 꽃무릇이 유명해서 그런지 사진 동호회, 연인, 가족 등 많은 사람들이 오후가 늦은 시간이지만 가을을 즐기시더라고요.
오기 전 블로그에서 몇몇 사진들을 보고 왔기에, 기대감이 엄청 컸었거든요. 그런데 와보니 꽃이 많이 져서 아쉬웠어요.
마실 수 없는 물이라 아쉬웠어요.
저 조각상을 보면 꼭 성모마리아상 같이 생겼더라고요. 불교와 천주교를 융합해 놓은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아빠도 꽃무릇이 많이져서 아쉬워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맥빠지고 날도 살짝 더워서 앉아서 쉬었어요.
꽃무릇이 져서 아쉽긴 하지만 절에 아기자기한 부분이 많아서 은근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도심 속에서 즐기는 힐링의 시간이었어요.
꽃이 많았으면 얼마나 화사할지 아쉬움만 남더라고요.
그래도 한두송이 정도는 남아 있어서 근접 사진으로 찍으니 이쁘더라고요.
모던한 불상이 어색한 것 같으면서도 정겹더라고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성파밀리아 성당을 보는 듯 했어요. 모던함과 우아함을 둘다 가진 모습에서요.
절을 걷다보니 꽃무릇이 남아 있는 화단이 있더라고요.
그늘진 곳이라 그런지 꽃이 많이 남아 있었어요.
역시 붉은 꽃이 화사하게 너무 이쁘더라고요.
이렇게 조금이라도 꽃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햇살이 쫙 펴지는데, 마음 한구석이 아련해지더라고요. 또 가을이 되니 가을을 타는 것 같더라고요.
도심지에서 10분만 버스를 타고 들어 왔을 뿐인데 이렇게 자연을 볼 수 있다는게 신기할 뿐이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이름 모를 꽃도 사진 찍었어요. 좋아는하지만 이름을 잘 모르네요.
진짜 서울에 이런 곳이 있다는게 신기할 뿐이었어요. 안오겠다고 아빠한테 궁시렁 궁시렁 거린게 미안하더라고요.
그리고 길상사가 유명한 이유 중 하나는, 아마 법정스님 때문일 것 같아요. 법정스님의 유골을 모신 절이기에 법정스님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절이거든요. 고등학교 때 수능에 실패 후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읽으며 마음을 잡을 수 있었는데 법정스님께서는 돌아가셨지만 이렇게 나마 그분의 숨결을 느낄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초가을이라 그런지 푸른 빛이 노란색, 붉은 빛 보다 아직은 많더라고요.
꽃무릇도 보고 이쁜 꽃들도 보게 되어 아빠의 다운된 기분이 다시 업되셨어요.
작은 돌수조에 연꽃이 한송이가 단아하게 피었더라고요.
떨어진 도토리를 이렇게 모아두었더라고요.
여린듯하지만 영엄함을 품은 불상의 매력에 잠시 빠지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방문객을 위한 식수대와 생수 자판기가 있더라고요.
화장실 안에서는 신발을 벚고 실내화를 신어야했어요.
길상사에서 한성대가는 버스는 내리쪽 맞은 편 정류장에서 탑승하면되요.
한성대입구역에서 내린 후 스벅에 가서 차한잔했어요. 새로나온 음료를 주문했는데 맛은 그저그렇더라고요.
도심에서 짧지만 여운있게 힐링한 것 같아 좋은 하루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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