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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에서 어디를 가면 좋을까 찾다가 찾은 곳은 글로버 가든이었다. 전에 왔을 때 나가사키 짬뽕도 먹어 봤고 카스텔라도 사 먹어 봤으니 새로운 곳이 끌렸다.

 

평화공원에서 스트리트 카를 타고 차이나타운까지 갔다. 차이나타운에서 내려 걸어서 글로버 가든까지 갔다. 노면전차가 있기는 하지만 조금 걷고 싶었다.

 

예전에는 차이나타운이 크게 느껴졌는데 두 번째 오니 작게 느껴졌다.

 

차이나타운에서 나가사키 짬뽕을 먹고 가려다 배가 고프지 않아서 차이나타운을 지나쳐 지나갔다.

 

여전히 짬뽕 가게는 많지만 손님은 많아 보이지 않았다,

 
 

짧은 차이나타운의 메인 거리를 지났다.

 
 

한국에서 나가사키 짬뽕이 유행한 후 한참 한국 사람이 많더니 이제는 그 인기가 많이 사그라 들어 한국 사람이 거의 없어 보였다.

일본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담배 자판기가 눈에 들어왔다. 일본도 예전에 비해 담배가격이 많이 오른 듯했다.

 

계속해서 구글 지도를 확인하며 글로버 가든으로 갔다.

 

이곳부터는 집들이 좁고 촘촘하게 있었다. 네덜란드 풍의 집들로 나가사키항이 개항했을 때 네덜란드인들이 거주했던 거리 같았다.

 

일본적인 느낌과 네덜란드의 폭이 좁은 집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었다.

 
 
 

걷다 보니 글로버 가든 입구까지 왔다. 나가사키 역으로 돌아갈 때는 노면전차를 타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편의점 앞에 세워진 입간판의 커비가 눈에 들어왔다. 캐릭터의 왕국답게 어디서나 흔하게 캐릭터를 만날 수 있었다.

 

글로버 가든으로 가기 위해서는 약간 오르막을 올라야 했다. 오르막길 옆으로는 기념품 가게와 카스텔라 상점들이 있었다.

 
 

분위기가 좋아 보이는 카페에 잠시 들어가 사진만 찍고 나왔다.

 
 
 
 

오르막길을 걷다 보니 성당이 나왔는데 구경 한번 하고 갈까 하고 입장료를 보니 생각보다 비쌌다. 그래서 앞에서 사진만 한 장 찍고 계속 가던 길을 갔다.

성당을 지나 조금 더 오르막길을 오르면 글로버 가든 입구가 나왔다.

 
 
 

입구 분위기부터 마음에 들었다.

 

입장료도 620엔으로 그 당시 환율이 800원대를 왔다 갔다 할 때라 저렴하게 느껴졌다.

 
 
 

이곳까지는 누구나 입장료 없이 이용한 수 있는 곳으로 조금 더 올라가야 매표소가 나왔다.

 
 

정원이 잘 가꿔져 있어서 아빠는 마음에 드시는 것 같았다.

 
 

입장권을 산 후 본격적으로 글로버 가든을 구경할 수 있었다.

 

입장권을 확인한 후 무빙워크를 타고 위로 올라갔다.

 
 

무빙워크를 타고 올라가는 중간중간 나가사키 시내를 볼 수 있었다. 나가사키 항구가 보이고 항구 주변 산에 집들이 있었다. 흡사 부산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무빙워크를 갈아탈 때 잠깐 나가사키 시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무빙워크를 계속 타고 위로 올라갔다.

 
 

무빙워크에서 내려 평지 길을 걸었다.

 

길 끝에 유럽식의 건물이 보였다.

 
 

이국적인 건물 앞에는 작은 연못도 있었다.

 
 

연못에는 내 팔뚝보다 굵은 잉어들이 사람이 주는 먹이를 먹기 위해 사람들 주변으로 모였다.

 

사람만 앉아 있으면 잉어들이 떼로 모여들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옛날 건물이라 계단이 좁았다.

 

건물 안을 지나 테라스로 나가니 나가사키 항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화려함은 없지만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넓어 보이던 나가사키도 이렇게 보니 좁고 빽빽하게 느껴졌다.

 
 
 
 

문 앞에 서서 실루엣 사진도 찍어 보았다.

 

건물을 구경한 후 다시 연못으로 왔다. 잉어들은 자기들한테 뭐라도 주는 줄 알고 또 모여들었다.

 
 
 
 

잔디에 앉아 메인 건물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었다.

 
 
 

메인 건물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길가에 핀 꽃이 눈에 들어왔다.

 
 

크게 화려함은 없지만 잘 가꿔진 정원을 걸으며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황금빛이 아름다운 풀에서 사진도 찍었다.

 

또 다른 서양식 건물이 있어서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건물 끝에 있는 공간이 마음에 들었다.

 
 
 
 

게임 심즈에 나올 것 같은 그런 집이었다.

 
 

글로버 가든 안에 흡연공간도 있었다.

 

토요일이라 무슨 행사가 있나 보다. 지나가며 잠시 보았는데 꽤 럭셔리하게 느껴졌다.

 
 
 
 

건물 앞 벤츠에 앉아 잠시 아픈 다리를 쉬었다.

 
 
 

파스텔 톤의 은은한 빛깔의 문 앞에 서서 사진을 찍었다.

 

무엇인가 대단하고 큰 것을 보겠다는 욕심만 없다면 걸으며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

 
 

또 다른 건물이 있어서 들어가 보았다.

 

이 건물 안에는 이곳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사진이 전시되어 있었다.

 
 
 
 

건물에서 나와 파스텔 톤의 문 앞으로 왔다.

 

하늘엔 구름이 짙게 깔려 있지만 산 너머로 해가 지는지 붉게 물들어 있었다.

 
 

이젠 다리도 아프고 해도 질 것 같아서 걷는 속도를 올렸다.

 

빨리 사진을 찍고 나가려고 하는데 건물 앞 꽃들이 너무 이뻐서 발길을 또 멈추었다.

 
 

한국은 낙엽이 지고 있는데 이곳은 따뜻한 남쪽 나라라 그런지 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해가 지는지 이제 건물 안에는 불이 들어왔다.

 
 

발걸음을 빠르게 하다가도 신기한 꽃이나 나무 앞에서는 발걸음이 멈춰졌다.

 
 
 

처음 왔을 땐 쓱 보고 빨리 가려고 했는데 의외로 볼게 많았다. 힐링이 필요하거나 잘 가꿔진 정원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올만한 것 같았다.

 
 

나가사키 항을 볼 수 있는 전망 덱이 있었다.

 
 

이젠 하늘도 점점 어두워졌다.

 
 
 

이제 날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으니 발걸음이 조금 빨리해야 했다.

 

주황색의 불빛이 정원을 포근하게 덮고 있었다.

 

이제 정원 구경의 마지막인 것 같았다.

 

건물 안은 일본 특유의 가라앉은 분위기를 띠고 있었다.

 

일본의 나가사키 지역의 토착문화를 살짝 접할 수 있었다.

 
 

일본은 한국보다 30분 정도 해가 빨리 졌다.

 

길거리의 가로등에 하니둘 불이 들어왔다.

 

주황색의 불빛은 나가사키와 잘 어울렸다.

 

이곳에도 로프웨이가 있나 보다. 저녁이 되니 길거리는 한산해졌다.

 
 
 
 

트램 탑승장으로 왔다. 구글로 미리 노선을 알아두었지만 주변 사람에게 물어 한 번 더 확인했다.

 
 
 

노면전차를 타고 가는데 군함도 광고를 볼 수 있었다. 뭔가 마음속이 쓰렸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선정된 것이 몹시 마음에 안 들었다. 아무튼 군함도에 대한 생각을 하다 보니 벌써 나가사키 역에 도착을 했다.

 

하카타로 가는 릴레이 카모메는 수시로 있었다.

 

낮보다 밤이 은은하게 화려했다.

 
 
 

신칸센을 타기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다고 플랫폼으로 갔다.

 

열차가 방금 도착했는지 승객들이 내리고 있었다. 승객이 다 내리다 빠르게 내부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탑승 전까지 시간이 남기에 신칸센 앞으로 가서 사진을 찍었다. 카모메, 갈매기라는 이름답게 앞모습이 흡사 갈매기와 비슷했다.

 
 
 

탑승이 시작되었다. 우린 자유석이라 자유석이라 적힌 칸 앞에서 대기를 했다.

 
 
 

신칸센이 하카타까지 완전 개통되지 않아서 갈아타야 하지만 예전보다는 확실히 하카타에서 나가사키로 오는 시간이 줄었다.

 
 

노란색 시트 색이 마음에 들었다.

 
 

나가사키에서 하카타 방면으로 가는 승객이 많지 않아서 빈 좌석이 많았다.

 
 

배가 고파 편의점에서 산 빵으로 허기진 배를 달래주었다.

 
 

난 일본에 오면 꼭 먹어 봐야 한다는 돈가스 샌드위치를 먹었다.

 

기차는 시속 200킬로미터 내외의 속력으로 달렸다.

 
 
 
 

얼마 타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타케오 온천 역에 도착했다. 또 언젠가 탈 일이 있겠지 생각하며 아쉽지만 기차에서 내려야 했다.

 

신칸센에서 내려서 맞은편에 정차해 있는 일반 열차로 갈아탔다. 나가사키 갈 때 한번 이렇게 갈아타 봤기에 어렵지 않게 환승할 수 있었다.

 
 

신칸센보다 사람들이 많았다.

 
 

차장이 돌아다니며 표를 검사했다.

 
 

하카타 역에 도착하니 몸은 파김치가 되어 버렸다.

 

몸이 힘들었지만 오늘 아니면 돈키호테에서 물건을 구매할 시간이 없을 것 같아 돈키호테로 향했다.

 

역시나 이곳에 오면 절제력을 잃게 되는 것 같다. 이것저것 바구니에 담기 시작했다.

 
 
 

지인이 일본 위스키를 사달라고 부탁해서 위스키 코너에 갔더니 페트병에 든 위스키를 볼 수 있었다. 저걸 먹어도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저것 담다 보니 바구니가 한가득 차버렸다. 이렇게 일본 여행의 하루가 지나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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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 다녀온 여행인데 게으름 때문에 미루고 또 미루다 글을 쓰기 위해 컴퓨터 앞에 섰다. 두어달 전 여행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사진을 보면서 추억을 되살리듯 여행기를 쓰려고 한다. 후쿠오카에 도착한 날 북규슈레일 패스를 교환했는데 실물 카드와 결제 당시 모바일 카드의 카드번호가 맞지 않아서 기존에 있던 예약을 다 취소한 후 다시 예약 했다. 이럴거면 그냥 예약 없이 그냥 하카타 역에서 표를 사는게 더 나았을 것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날 뭔가 한 대 얻어 맞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하루가 지나고 나니 조금 어제의 여파가 조금 줄어드는 것 같았다. 아침에 일어나 루프탑으로 향했다. 조식당은 건물 맨 끝층에 있었다.

 

피크 타임이 지난 후라 그런지 식당은 한산했다. 코로나 전에 와본 후 처음 와보는 니스테츠 인 후쿠오카였다. 즉석에서 간단하게 라멘을 만들어 먹을 수 있었다.

 
 
 

전형적인 일본 비즈니스 호텔로 반찬은 깔끔했다. 뷔페식만 오면 음식 욕심만 잔뜩 생겨서 이것저것 담아가지고 왔다.

 

투숙객이 한바탕 쓸고 지나갔는지 더이상 사람들이 많아지지는 않았다. 피크 타임이 지나서 강이 보이는 자리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구름이 낮게 깔려 언제 비가올지 모르는 날이었다.

 

창문 넘어로 보이는 후쿠오카 항. 처음 일본 여행을 왔을 때가 떠올랐다. 부산에서 8시간 배를 타고 처음 온 외국인데 한국과 별차이가 없어서 깜짝 놀랬었다. 그게 처음으로 온 일본 여행이었고 내 인생 최초의 해외여행이었다. 친구와 같이 후쿠오카 항으로 입국한 후 일주일간 헤어져 난 도쿄로 가고 친구는 자전거를 타고 아소산까지 다녀왔다. 8월 며칠 오후 6시에 하카타역 앞에서 만나자고 한 후 우리는 서로의 첫 해외여행을 이곳 후쿠오카에서 시작했다.

 
 

우리쪽 방은 옆집 벽밖에 안보이는데 식당에 오니 시원하게 보이는게 아침부터 기분이 좋았다.

 
 
 

커피까지 알차게 마신 후 느릿느릿 하카타 역으로 향했다.

 
 

숙소 앞 횡단보도를 건너면 텐진역으로 통하는 지하도가 있었다.

 

텐진역이 환승역이다 보니 역 주변에서 역으로 들어가는 출입구가 많았다. 전철역으로 걸어가는데 일본 광고의 느낌이 많이 나는 광고에 잠시 시선을 빼았겼다.

 

전날 공항에서 시내로 오면서 파스모 카드에 충전을 해두었는데 왠지 오늘 많이 사용할 것 같아서 미리 지하철역에서 충전을 해두었다.

 
 
 

일본어를 몰라도 한국어로 설정해 놓으면 쉽게 파스모에 충전을 할 수 있었다. 예전과는 다르게 파스모나 스이카 같은 IC카드를 전국 어디서나 사용이 가능했다. 나가사키에 도착해 트램을 타고 내릴 때 파스모 카드만 찍으면 되어서 훨씬 더 편하게 여행을 할 수 있었다.

 
 

한국과 비교해서 조금 낡았다는 인상을 받기도 했지만 지방 지하철이라 생각하면 관리도 꽤 잘되어 있었다. 단지 스크린 도어가 반만 있다 보니 이점이 조금 익숙하지 않게 느껴졌다.

 
 
 
 

승강장에 도착했을 때 바로 앞에서 지하철이 지나가 버렸다. 주말 아침이라 그런지 지하철 운행 텀이 조금 길었다.

 
 

하카타 역에 도착해서 나가사키로 가기 위해 JR기차 타는 곳으로 올라갔다. 지방에 있는 도시라고 하지만 하카타 역의 규모는 꽤 컸다. 후쿠오카가 라멘으로 유명하다 보니 기차역에서도 가정에서 요리해서 먹을 수 있는 라멘을 판매하고 있엇다.

 

기차를 타기 전 꼭 들리는 곳 중 한 곳은 바로 에키벤을 파는 상점이었다. 이것저것 다 사먹고 싶었으나 일본 음식이 대부분 간장을 기본으로 해서 그런지 짜게 느껴져서 많이 먹으면 꼭 그날은 물만 마셔댔다. 그래서 이번에는 하나사서 아빠랑 나눠먹을 생각이었다.

 

그리고 어제 나에게 굴욕감을 준 그 직원이 있는지 궁금해서 레일 패스 카운터 앞을 지나서 플랫홈으로 갔다.

 

아빠가 안에 잠깐 들어갔다 오시더니 그 직원이 안보인다고 하셨다. 아무튼 이곳만 오면 어제의 일이 생각나서 속이 부글거렸다.

 
 

레일 패스 카운터 옆에는 일본 현지인들이 사는 매표소가 있었는데 주말이라 그런지 표를 사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이사람 저사람에게 치이다 보니 하카타역 안에서 너무 정신이 없었다.

 

사건사고가 많았던 열차 티켓을 주무니에 꼭 넣어 두었다. 그리고 구글로 나가사키까지 가는 열차편을 검색하니 탑승 까지는 30분 정도 여유시간이 있었다. 릴레이 카모메라고 무슨 온천 역까지는 일반열차를 타고 간 후 반대편 승강장에서 바로 신칸센으로 갈아타는 열차였다. 일반 열차가 승강장에 서면 바로 내려서 반대쪽에 있는 열차로 갈아타면 되는 방식이었다.

 

기차 탑승까지는 시간이 남아서 하카타역 밖으로 나왔다.

 
 

지방이지만 어느 대도시 못지 않게 기차역이 컸다.

 
 

자유석이다 보니 조금 일찍 플랫홈으로 갔다. 좌석을 예매하고 싶었는데 매진이라고 했다.

 
 
 

한 플랫홈에 다양한 기차가 들어오다 보니 오랜만에 오거나 처음온 사람들은 정신이 없을 것 같았다. 그래도 내가탈 기차 번호만 확인한 후 플랫홈에서 기차를 기다렸다.

 
 

플랫홈에서 기차를 기다리며 다양한 기차를 구경하는 것도 재미가 있었다. 일본 기차여행의 묘미중 하나가 지역마다 특색 있는 다양한 기종의 열차인 것 같다.

 
 
 

우리가 탈 나가사키행 릴레이 카모메 25호는 정시인 11시 52분 전에 플랫홈으로 들어왔다. 플랫홈 위 안내 판에 승차위치가 표시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같은 자유석 승객들은 꼭 출입구인지 확인한 후 줄을 서야 했다.

 
 

자유석이지만 여유 좌석이 있어서 아빠와 나란히 같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기차는 정시에 하카타 역을 출발했다. 예전에는 나가사키까지 3~4시간이 걸렸던 것 같은데 릴레이 카모메를 이용하면 나가사키까지 두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었다. 완전히 하카타에서 나가사키까지 신칸센이 연결되면 한 시간이면 나가사키까지 갈 수 있지 않을까.

 
 

일반 열차이기에 기차는 덜컹덜컹 소리를 내며 레일 위를 달렸다.

 

에키벤을 먹기는 해야하는데 아침 식사를 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좌석 앞 테이블 위에 놓아만 두었다.

 
 
 

좌석은 고급진 새마을호 열차를 탄 것 같이 편안했다. 열차가 오래되다 보니 돌아올 때는 좌석이 살짝 쿠션감이 없는 의자라 불편했는데 나가사키로 갈 때의 열차는 예전 새마을호를 연상시켰다.

 
 
 

중간역에서 승객들이 내리고 탔다. 그러면서 새로 빈자리가 생기기도 하고 또 자리가 차기도 했다.

 

옆좌석이 비었기에 릴스용 동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아빠는 좌석 반대쪽에 앉으셔서 폼을 잡으셨다.

 
 
 

기차는 노란 물결이 일렁이는 논을 질러서 계속 서쪽으로 향했다.

 
 

협궤라 그런지 커브 구간에서는 기차가 더욱더 기울어져서 황금들판과 닿을 것 같았다.

 
 
 

아파트만 가득한 대도시에 살다 보니 가끔은 별거 아닌 풍경에도 감탄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사소해보이지만 사소하지 않은 그런 것들에 유독 관심이 갔다.

 

우리 기차는 다케오온센 역에 도착했다. 다케오온센 역에 도착해서 반대편에 서있는 신칸센으로 갈아 탔다.

 
 

니시규슈 신칸센으로 머스터드 색의 시트가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창문은 비행기를 연상시켰다.

 

의자 모퉁이에 머리를 기댈 수 있게 살짝 튀어 나와 있었다.

 
 
 

자유석 좌석은 2-3배열로 일반 신칸센과 비슷했다. 대신 유리창 옆의 프레임이 비행기를 많이 연상시켰다.

 

신칸센의 장점으로는 앞뒤 간격이 충분히 넓다는 것이었다. 의자를 뒤로 밀 때는 뒷사람에게 양해를 구한 후 밀기는 하지만 완전히 끝까지 뒤로 밀지는 않아 보였다.

 
 

드디어 에키벤의 뚜껑을 열었다. 한쪽에는 장어가 한쪽에는 소고기가 밥을 덮고 있었다.

 

배가 고팠다면 혼자서 흡입을 했을 테지만 지금은 맛만 보는 거라 이정도면 딱 적당했다.

 

기차는 다케오온센역을 벗어나자 마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일반 열차와는 다른 속도감을 보여주었다.

 

고속으로 주행 중일 때 나는 휙휙 소리가 창문넘어로 들렸다.

 
 
 

기차는 어느덧 시속 200킬로미터가 넘게 주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신칸센 안에서 무료 와이파이도 된다고 해서 잡아 보았는데 생각보다 연결이 잘 안되어서 그냥 로밍 데이터를 사용했다.

 
 

다케오온센에서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우리 열차는 나가사키 시내로 진입하고 있었다.

 

나가사키 역이 마지막 역이기에 내리기 전 기념 사진을 찍었다.

 
 

우리 뿐만 아니라 일본 사람들도 신기해서 기차 앞으로 와서 사진을 찍었다.

 

카모메 무슨 라멘 이름 같지만 갈매기라는 뜻이라고 구글 번역기가 알려주었다.

 

그러고 보니 기차의 앞부분이 갈매기와 비슷한 것 같아 보였다.

 
 
 

다른 사람들이 간 후에야 사람 없이 기차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신칸센 역이 위에 있고 기존 JR역이 아래쪽에 있는 것 같았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니 개찰구가 나왔다.

 
 

화장실 앞쪽에 스템프를 찍는 곳이 있고 기념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입간판이 있었다.

우리는 스트릿 카, 즉 트렘을 타기 위해 동쪽 출구로 나갔다.

 
 

아직도 공사중인지 나가사키 역 주변은 어수선했다.

 
 

이날 무슨 행사가 있는지 다양한 민족의 국가의 옷을 입은 사람들의 퍼레이드를 볼 수 있었다.

 

기차역을 나와 육교로 올라가니 기억 속 나가사키가 떠올랐다. 저 멀리서 천천히 스트릿 카가 오고 있었다.

 
 
 

우리는 평화 공원으로 가기 위해 스트릿 카 탑승장으로 갔다. 탑승장이 좁아서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형 트램과 구형 트램이 같은 공간과 시간을 공존하고 있었다.

 

나가사키 하면 짬뽕을 많이 생각하지만, 나가사키는 아픈 과거를 간진한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픈 역사의 현장으로 가기 위해 트램을 타고 평화 공원으로 갔다.

https://youtu.be/h4KpaAP8awE?si=O8BpydPyn04gzl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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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카타역에서 북규슈레일패스 때문에 멘붕이 와서 숙소로 가는 길의 발길이 무거웠다. 순간 20만 원을 강도 당한 것 같은 느낌도 들었고, 이런 게 혐한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일본을 수십 번 왔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당황스러웠다.

 

기운이 없는 채로 숙소에 와서 체크인을 했다.

 

몇 년 전에 한번 와본 호텔이기에 익숙했다. 트윈룸은 리버뷰라고 하기에 그럼 트윈으로 바꿀 수 있냐고 물어보니 다음날이 만실이라 안된다고 했다. 그럼 왜 물어봤을까.

 

비즈니스호텔이라 방이 크지는 않았다. 그래도 있을 건 다 있어서 불편함은 없었다. 다만 체크아웃 시간이 10시인 점이 마음에 안 들었다. 11시만 되어도 좋을 텐데.

 
 

욕실은 일본 어디 가나 볼 수 있는 일체형 욕실로 작지만 욕조도 있었다. 그래서 입욕제도 챙겨왔었다.

 

기분도 안 좋고 배도 고프기에 편의점도 갈 겸 밖으로 나갔다.

 

코로나 이후 후쿠오카에 처음 왔는데 그사이 숙박비가 너무 많이 올라 있었다. 예전에 비해 1.5배 정도 더 비싸진 것 같았다.

 

숙소 옆으로 나오니 강이 나왔다. 몇 년이 지났지만 변한 게 없어 보였다.

 

강 옆에 앉아 커피 한 잔 마시면 좋을 것 같았다.

 

그렇게 늦은 밤이 아닌데 전체적으로 도시가 어두웠다.

 

강에 비친 건물의 불빛이 황홀하게 느껴졌다. 뭔가 가슴은 씁쓸하지만 그건 그거고 또 여행은 즐겨야 하기에.

 

여전히 일본 택시는 각지고 클래식했지만 종종 신형 택시가 지나다녔다.

 
 

예전 기억을 떠올려 보며 강가를 따라 걸었다.

 
 

이 강가를 기분 좋게 걷고 싶었는데 전만큼 흥이 나지 않았다. 20만 원에 사람 마음이 이렇게 힘든데 보이스 피싱 등을 당하면 얼마나 힘들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숙소 앞은 어둡고 조용한데 강가는 금요일 밤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걷다 보니 후쿠오카라 적힌 포토 스폿까지 왔다.

 

옆에서는 일본 전통 악기를 연주하는 분이 버스킹을 하고 계셨다.

 

이런 건물도 있었던가?

 
 

기분 좋게 걸을 수 있었는데라는 아쉬움이 들었지만 그래도 지금도 좋다고 생각했다.

 
 

유명한 이치란 라멘 가게 앞은 역시 사람들이 길게 줄 서서 대기하고 있었다. 전에 도쿄에서 먹어 본 적이 있었는데 그냥 라면 같았는데 이렇게 줄을 서서까지 먹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돈키호테는 이치란 라멘 가게 근처에 있었다. 위치만 확인하고 간단한 먹을거리를 사기 위해 편의점으로 갔다. 일본 하면 편의점이 아닌가.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많으면 한국어로 써놓았을까. 물건들도 한국인들에게 인기 많은 제품들로 진열해 두었다.

 
 

편의점에서 물건을 고르는데 여기저기 들리는 한국말에 내가 한국에 있는 것 같았다.

 
 

편의점에서 물건을 산 후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 숙소 옆에 있는 카페 겸 식당이 이뻐서 사진 한 장을 찍었다.

 
 

체크인할 때는 너무 정신이 없었는데 이제 정신이 조금 드는 것 같았다.

 
 

체크인 시 카드 키와 조식권을 주었다. 오랜만에 받아든 조식권을 보니 좋은 말로는 클래식하고 나쁜 말로는 참 시스템이 후지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북규슈 레일 패스 4일권과 하카타에서 벳푸 가는 티켓과 그리고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되는 기차여행인 아소 보이 티켓을 하카타역에서 수령했다. 참 이것 때문에 힘들었는데 그래도 아소 보이를 타고 아소산을 지날 생각을 하니 마음 설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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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30분 열차를 타고 가와구치코에서 신주쿠로 이동을 했다. 시모요시다와 가와구치코 케이블카만 탄다면 4시 30분 열차로 도쿄로 왔어도 좋았을 것 같았다.

 

가와구치코에서 출발하는 열차는 총 3량으로 대부분 예약된 좌석이었다.

 

가와구치코 호수 앞에 있는 편의점에서 음료수와 김밥과 빵을 샀었다. 기차에 탑승하면 음료수를 놓는 거치대가 있어서 편하게 음료수를 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 편의점에서 산 김밥과 빵은 의자에 있는 옷걸이에 걸어 두었다.

 

가와구치코 역에는 가와구치코에서 오쓰키역 구간은 후지큐라인으로 JR패스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안내 문구를 플랫폼에 걸어 두었다. 많은 외국인이 JR패스가 있는데 왜 추가요금을 내야 하는지 역무원에게 물어보고 의아해했다.

 

기차는 가와구치코역을 출발했다. 기차는 가와구치코 역을 출발할 때 역방향으로 갔다. 역방향으로 진행하던 기차는 후지산 역에서 다시 정방향으로 방향을 바꾸어 도쿄로 갔다.

 

편의점에서 산 김밥을 먹으려고 하는데 비주얼이 내가 알던 김밥과 달랐다. 편의점에서 살 때는 소스가 노란색인가 보다라고 생각해서 샀는데 김밥 이름에 콩두가 적혀있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낫토 김밥이었다. 먹을까 말까 고민을 하다 버릴 수 없기에 일단 김밥 한두 개를 입속에 넣었다. 입속 가득 진하게 느껴지는 낫토의 향기. 한두 개는 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남은 개수가 너무 많았다. 그래서 김밥 서너 개를 한 번에 집어넣고 음료수를 가득 마셨다. 꾸역꾸역 겨우 김밥을 다 먹었다.

 

하늘에는 구름이 두껍게 깔리고 있었다. 그리고 기차 뒤로는 후지산이 멀어져 갔다.

 
 

기차는 도쿄로 갈 때 더 속도를 내서 산 아래로 내려가는 것 같이 느껴졌다.

 

기차는 오쓰키 역에 도착해서 한동안 정차를 했다. 역무원들은 분주히 움직이면서 다른 열차와 우리 열차를 연결했다. 그리고 다른 열차의 승객들이 우리 열차로 이동하거나 우리 열차의 승객이 다른 열차로 이동했다. 입석 승객이 너무 많아서 화장실 갈 공간마저 없었다.

 
 

3량의 기차는 이제 12량의 기차가 되었다. 장대 열차가 되어 다시 도쿄를 향해 출발을 했다.

 
 
 

오쓰키를 출발한 열차는 점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거북이같이 천천히 산길을 내려오던 기차는 시속 100킬로미터가 넘도록 빠르게 철로를 달렸다.

 

어느덧 해가 지고 도시에는 어둠이 찾아왔다. 길에는 가로등의 불빛이 비치고 아파트 복도에는 노란 불빛이 들어왔다.

 

불빛은 빠르게 뒤로 뒤로 밀려 이동했다.

 

일반 열차도 빠르게 추월해서 지나갔고 각 역을 순식간에 굉음을 내며 지났다.

 
 

오쓰키 역에서 신주쿠까지는 거의 일자 노선이었다.

 

순식간에 기차는 도쿄에 진입을 했다. 수많은 열차들이 우리 기차 옆을 지나갔다.

 

점점 화려한 마천루의 불빛이 보이는 것으로 보니 신주쿠에 거의 다 온 것 같았다.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주섬 주섬 짐을 정리했다. 탑승한 승객이 많기에 천천히 내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기차는 신주쿠 역에 정차를 했다. 다른 승객이 어느 정도 내리자 우리도 짐을 챙겨서 기차에서 내렸다.

 

야마노테선을 타고 오카치마치 역으로 가기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는데 방금 전 탔던 기차의 다른 종착지의 관광지가 보였다. 나중에 가봐야겠다고 마음속에 저장해 두었다.

 
 

일요일 저녁이지마 신주쿠 역에는 역시나 사람이 많았다. 신주쿠 역에서 많은 사람이 내리고 타다. 오카치마치 역으로 가는 기차는 중간에 몇몇 중요 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내렸다.

 
 

오카치마치 역에 내려서 숙소로 돌아가기 전 역 앞에 있는 돈키호테로 향했다. 이곳에서 며칠 있었는데 처음 와본 시장 거리였다.

 

몇 년 만에 온 돈키호테였다. 사고 싶은 물건을 많은데 내 지갑이 가볍고 얇았다. 그래서 필요한 물건만 몇 개 집어서 쇼핑 바구니에 넣었다. 주변 한국인들이 여권을 들고 다니기에 왜 들고 다닐까 생각이 들었다. 알고 보니 면세를 받기 위해 여권을 들고 다녔던 것이었다. 나도 산 물건을 보니 면세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면세 코너로 가서 계산을 했다. 면세이기에 카드만 되는지 알았는데 현금이 된다고 해서 카드는 다시 지갑에 집어넣고 현금으로 지불을 했다. 예전에는 영수증을 여권에 붙여줘서 공항에서 제출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여권에 아무것도 붙여 주지 않았다. 다음날 나리타 공항에서 보안검색을 마치고 출국심사를 하기 직전 직원분들이 돌아다니시면서 면세품 구매를 했는지 물어본 후 여권을 인식시켰다. 코로나 기간 동안 면세품 구매와 관련해서 더욱 간편하게 바뀐 것 같았다.

 

돈키호테에서 양손 무겁게 사서 숙소로 돌아오는데 배가 출출했다. 편의점에서 저녁에 먹을 식사 거리를 샀다. 계산을 하려는데 직원이 돈 통에 돈을 넣으라고 했다. 돈을 넣으니 자동으로 계산이 되어 잔돈까지 나왔다. 나와 아빠는 신기해서 넋을 놓고 그 장면을 보았다. 너무 힘들었으나 식욕이 생기지 않아서 간단한 도시락으로 저녁식사를 대신했다. 하루가 힘들었지만 그래도 이번 여행의 메인이 후지산 관광이었기 때문에 뿌듯함도 컸었다. 시간 계산을 잘못한 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오늘 하루만큼은 후지산을 질리도록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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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7U-CvV3MK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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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요시다에서 아라쿠라야마 공원을 본 후 시모요시다역에서 일반 전철을 타고 가와구치코 역으로 왔다. 도쿄, 나고야 등 주변 도시에 온 고속버스 및 기차에서 내린 인파, 그리고 열차와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등 많은 관광객이 가와구치코역에 있기에 기차역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기차역 밖으로 나왔다. 기차역이 너무 정신이 없어서 내 멘탈은 안드로메다로 날아가 버릴 것 같았다. 그래서 기차역 앞으로 나오니 기차역 오른쪽에 오래된 전차가 전시되어 있었다. 기차의 도색과 기차역의 색이 비슷했다.

 

가와구치코 역 뒤로 후지산이 보였다. 이 주변은 고개를 조금만 돌려도 후지산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시골역 같지만 기차역 안은 도시의 여타의 역처럼 정신이 없었다. 풍경은 한가롭고 평화로워 보였다. 지대가 높아서 시원할 것 같았는데 햇살이 따가워서 땀이 주룩주룩 흘렀다.

 

가와구치코 역 앞 광장은 고속버스 탑승장과 시내버스 탑승장이 같이 있기에 역사에는 끊임없이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가와구치코 역에서 바라본 후지산의 모습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서 매일 보아왔기 때문에 익숙했지만 실제로 보게 되니 사진이나 영상으로 볼 때는 느껴지지 않는 스케일이 느껴졌다.

 

가와구치코 역을 나와 가와구치코 파노라믹 로프웨이를 타기 위해 걸어갔다. 버스를 타고 가도 되는 것 같은데 일단 열차가 한번 도착하면 버스를 타려는 관광객이 많기 때문에 버스 정류장은 사람들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구글 지도에서 길 찾기를 해보니 기차역에서 1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기에 구글 지도를 참고하여 가와구치코 파노라믹 로프웨이까지 걸어갔다.

 

가와구치코 앞 골목을 걷다 뒤를 돌아보니 뒤로 눈 덮인 후지산이 보였다. 오늘 하루 동안 평생 볼 후지산의 모습을 다 보고 가는 것 같다.

 

골목길이 끝나니 큰 도로가 나왔다. 우리 말고도 몇몇 외국인은 걸어서 로프웨이까지 가고 있었다.

 

바람은 시원한데 날은 습했다. 기차역 앞은 관광객들로 정신이 없는데 가와구치 호수 앞 상가는 조용했다.

 
 

전날 다녀온 에치고-유자와와 느낌이 비슷했다. 조용한 일본의 소도시였다. Since 1930년이라는 간판이 보였다. 1930년이면 거의 100년이나 되지 않았는가.

 
 

아주 짧은 번화가를 지나니 호수가 나왔다. 하코네와 분위기와 모습이 비슷했다. 호수에서 모터보트를 타기도 하고 오리 배를 타기도 하며, 유람선을 타면서 사람들은 호수의 아름다움을 즐겼다.

 

가와구치코 파노라믹 로프웨이 매표소 앞에 왔다. 나무들 사이에 매표소가 가려져 로프웨이 타는 곳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줄어 섰더니 여기서부터 탑승까지 45분이나 걸린다는 안내판을 보았다. 서서 기다릴까 말까 고민을 했다. 고민하는 사이에 벌써 우리 줄 뒤에 사람이 늘어나 있었다.

 

서서 기다리는 줄은 다행히 그늘이라 기다릴만했다. 아빠랑 이야기하면서 기다리다 보니 조금씩 줄이 앞으로 이동했다.

 

우리는 케이블카만 이용하는데 다양한 콤보 이용권도 있기에 곰보를 이용하면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여러 가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것 같았다.

 

케이블카 왕복 요금은 900엔으로 가격도 적당했다. TV에는 후지산을 배경으로 타는 그네 영상이 계속 나오고 있었다. 인생 사진으로 좋을 것 같았다. 언제 후지산을 배경으로 저런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산 정상으로 가는 가장 편한 방법은 케이블카(로프웨이)를 타는 것이고, 산책길이 있어서 산 정상까지 걸어서 올라갈 수 있나 보다. 우리는 짧고 편하게 보고 가는 것이 좋기에 9000원으로 편안함을 구매했다.

 

드디어 기다리다 보니 입장권을 살 차례가 되었다. 무인발권기에서 발권해도 되고 매표창구에서 구매할 수 있었는데 유인 창구에서 표를 구매했다.

 

케이블카 승강장에 들어섰다. 계단이 가파르기에 주의를 요했다. 케이블카는 작았다. 전날 탔던 케이블카처럼 거대한 케이블카를 생각했던 것 같다.

 

케이블카는 케이블카 승강장을 빠르게 벗어났다. 그리고 급경사를 이루며 산 정상을 향했다.

 
 

케이블카가 위로 올라갈 수 록 호수의 모습이 전체적으로 보였다. 아래서 봤을 때 보다 위로 올라와서 보니 그 규모가 훨씬 크게 보였다.

 

오늘은 하루 종일 후지산만 보는 날인가 보다. 후지산을 어느 방면에서 보느냐에 따라 규모도 다르고 모습도 다르게 보였다. 그러나 사진 명소인 곳이다 보니 일본인보다는 우리 같은 관광객이 훨씬 더 많았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이 관광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았다. 풍경은 일본인데 주변 사람들은 중국인 밖에 없다 보니 내가 어느 나라에 온 것인지 헷갈렸다.

 

한무리의 중국인 관광객이 지나가고 나니 사진 포인트에 자리가 생겼다.

 

오전에 비해 날은 훨씬 더 좋아졌다. 날은 좋아졌지만 햇살은 뜨겁고 온도도 올라서 더워졌다.

 
 

저 종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케이블카를 기다리다 TV에서 저 종을 본 것 같은데 왜 이곳에 있는지는 알지 못했다. 그리고 캐릭터의 왕국답게 후지산이 보이는 파노라믹 전망대에도 캐릭터들이 세워져 있었다.

 

아래쪽 전망대는 또 다른 무리의 사람들이 와서 빈자리가 없었다. 우리는 전망대 상점 위에 있는 건물 위 전망대로 올라왔다. 사진을 찍을 때 난간이 나와서 거슬리기는 했지만 모퉁이에 서서 사진을 찍으면 분위기 있는 사진을 연출할 수 있었다.

 

입장권을 사기 위해 기다리면서 봤던 그네 영상은 그네의 스케일이 크고 타면 무서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막상 그네의 실물을 보니 애들이 타도 안 무서워할 것 같은 크기의 그네였다. 착시 현상처럼 사진을 찍어 주나 보다.

 
 
 
 

사람이 없는 틈에 열심히 셔터를 눌렀다. 이제 찍다 보니 찍은 사진들이 전부 비슷하게 보였다. 오늘 아침부터 후지산만 봤더니 조금 풍경이 질린다고 해야 할까. 오늘이 지나면 또 언제 볼 수 있을지 모르는 풍경이기에 지겹지만 열심히 셔터를 눌렀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후지산 등산이나 해보는 것이 어떨까라는 망상이 스쳐 지나갔다. 5월 말이지만 후지산 정상에는 아직 눈이 하얗게 내려 있었다. 여기서 봤을 때는 저 산이 3700여 미터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2000미터도 안되어 보이는데.

 

바람이 간간이 불어오지만 햇살이 너무 따가웠다.

 

산에서 호수를 바라보았다. 호수 주변의 마을은 지대가 편평했다. 그리고 호수는 산 위에 거대한 바다와 같이 넓었다.

 

아쉬움이 남을까 봐 또 사진을 찍고 또 찍었다.

 
 

후지산은 화산이기에 능선에 작은 기생화산들이 보였다. 산 자체가 너무 거대하고 압도적이라 산 능선의 모습은 눈에 잘 안 들어왔다.

 
 

한라산이 부드럽고 젠틀하다면 후지산은 압도적이고 위협적인 남성적인 화산이었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아래층에 있는 상점으로 갔다.

 

뭐 살만한 기념품이 있을까? 상점 안으로 들어갔다.

 
 

열쇠고리와 마그넷, 그리고 뱃지가 보였다. 이 3가지 기념품을 보면 그냥 넘어갈 수 없기에 열쇠고리, 마그넷, 뱃지를 구매했다. 그리고 배가 고파서 차 안에서 먹을 찹쌀떡도 같이 구매했다. 특히 이곳에서 뱃지를 판매하고 있어서 너무 기뻤다. 점점 뱃지를 사는 것이 힘든데 이곳에는 다양한 뱃지를 판매하고 있었다.

 

기념품 가게 옆에서 스낵을 팔고 있었다. 고속도로 휴게소같이 자판기에서 쿠폰을 먼저 구매한 후 쿠폰을 음식과 교환하면 되었다.

 

사람들이 아이스크림을 많이 먹기에 아이스크림 하나와 배가 고파서 고기가 말려있는 떡을 구매했다.

 
 

날이 더워서 아이스크림이 빨리 녹았다. 그래서 아이스크림을 입속에 욱여넣듯이 빨리 집어넣었다. 부드럽고 쌉싸름한 아이스크림이 지친 몸에 달달한 당을 충전시켜 주었다.

 
 

돌아갈 티켓을 확인했다. 가와구치코에서 오후 5시 36분에 출발해 신주쿠에 7시 28분에 도착하는 후지 관광열차 48호였다. 파도가 밀려오듯 사람들이 몰려왔다 다시 산 아래로 내려갔다. 한산한 틈을 노려서 사진을 찍었다. 전망대가 넓지 않기 때문에 사진을 여러 장 찍어도 비슷비슷했다.

 
 

전망대에서 내려가기 전 마지막으로 사진을 찍었다.

 

저 멀리에 후지 하이큐 랜드가 보였다. 무섭기로 전 세계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는 롤러코스터가 있고, 사람의 오금을 지리게 만드는 귀신의 집이 있다고 한다. 둘 다 내가 무서워하는 것이기에 전망대에 서서 보기만 했다. 그래도 한 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조금 들었다.

 

산 정상에 구름이 가끔씩 걸렸다. 산을 넘기 힘들어 구름도 잠시 쉬었다 가는 것일까.

 
 

내려가기 위해 다시 케이블카를 타러 갔다.

 

호수로 가는 케이블카를 타는 정거장은 한가했지만 무서웠다. 계단이 가팔랐다. 넘어지면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도 많이 오는 곳이기에 부모가 아이가 뛰지 못하도록 손을 꼭 잡고 계단을 내려갔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다리가 후들후들해졌다.

 

케이블카를 타고 호수 가로 내려왔다. 오늘 해야 할 체크리스트 중 두 번째를 완료했다. 이제 남은 시간 동안 뭐 하며 시간을 보낼까.

 

4시 반 기차로 변경하고 싶은데 주말이라 좌석이 없을 것 같았다. 호수를 걸을까 생각했지만 덥고 습해서 시원한 카페나 들어가서 쉬면 좋을 것 같았다.

 

호수에서 오리 배를 타는 사람들이 부러워 온 김에 오리 배나 타볼까 생각이 들어서 가격을 물어보러 갔다.

 

오리배 한 대에 2만 원인지 3만 원인지 기억은 안 난다. 아마 더 저렴했던 것 같다. 30분 동안 탈 수 있는데 멀리는 가지 말라고 안내해 주는 아저씨가 말해주었다. 보기엔 탑승하는데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 생각보다 타는 것이 쉽지 않다.

 

몸을 겨우 구겨 넣어야 탈 수 있었다. 아빠가 타는 모습을 보고는 내가 탈 차례가 되니 긴장되었다. 난 제대로 타지도 못할 것 같다는 생각뿐이었다.

 
 

겨우 배에 탑승했다. 멀리 갈 생각은 없기에 나만 페달을 돌렸다. 그런데 은근히 힘들었다. 가볍게 타면서 주변 구경이나 하려고 했는데 페달을 돌리기 시작하니 숨이 헐떡거렸다.

 
 

힘이 들었지만 배를 선착장 근처에서 타고 있는데 저 멀리서 우리 쪽으로 유람선이 들어오고 있었다. 깜짝 놀라서 죽을힘을 다해서 페달을 돌렸다. 페달을 돌리는데 굵은 땀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숨은 꼴딱꼴딱 넘어갈 것 같았다.

 

유람선을 겨우 비해서 선착장에 도착했다. 팔다리에 힘이 쭉 풀렸다. 오리 배를 더 탈 힘이 없어서 오리 배를 선착장에 붙인 후 내리는데 내리는 입구가 너무 작아서 오리 배에서 나오다 밖으로 굴렀다. 구르다 무릎과 팔꿈치가 까졌다. 까진 곳에 땀까지 나니 쓰려왔다.

 
 

오리 배를 두 번 탔다가는 사람을 잡을 것 같아서 쓰린 무릎에 약을 바른 후 기차역으로 향했다.

 
 

멘탈이 탈탈 털린 것 같았다. 걸을 때마다 쓰려왔다.

 

이렇게 시간이 남을 줄 알았으면 4시 반 열차로 예약할 걸이라는 후회가 밀려왔다.

 
 
 

기차역으로 걸어가는데 하늘엔 구름이 잔뜩 끼고 기온도 떨어졌다.

 
 

기차 탑승까지는 한 시간 반 정도 남았다. 기차역 대합실은 관광객들로 가득했고 앉을 자리가 많지 않았다. 그리고 날이 더웠다 갑자기 싸늘하게 추워지니 사람들이 기차역 안으로 들어와서 쉬고 있었다.

 
 

흡연실은 기차역을 나와 왼쪽 구석진 곳에 있었는데 흡연실 옆에는 로커가 있었다. 흡연실에서 보이는 풍경이 너무 좋았다. 기차 전기선에 시야가 살짝 방해받기는 하지만 웅장한 모습의 후지산을 볼 수 있었다.

 
 

4시 51분 열차만 돼도 괜찮은데 우리가 탈 기차까지는 아직까지 한참 시간이 남았다. 아빠와 나는 기차역 벤치에 앉아 사진을 정리하거나 꾸벅꾸벅 졸았다.

 
 

드디어 기다리던 기차 탑승시간이 되었다. 즐겁게 잘 보고 너무 좋은 시간이었는데 아빠와 나 둘 다 만신창이가 돼서 돌아가는 것 같았다.

 
 

우리가 탈 기차의 맞은편에는 특별하게 도색된 후지산 특급 열차가 정차해 있었다. 기차가 너무 귀여웠다.

 
 

옆에 기차가 귀엽기는 하지만 도쿄까지 가는 열차는 후지 관광열차밖에 없기에 귀여운 열차는 구경만 하고 우리 열차 안으로 들어갔다.

 

기차 출발 시간까지 조금 남았기에 짐은 기차에 둔 후 다시 밖으로 나와서 가와구치코에서의 마지막 사진을 찍었다.

 
 
 
 

오늘 하루 종일 후지산을 봐서 지겨울 것 같았는데 막상 떠나려고 하니 또 아쉬운 마음이 가득했다.

 

기차에 들어와 자리에 앉으니 아쉬우면서도 마음이 편했다. 숙소로 돌아가 씻고 시원하게 에어컨을 틀어놓고 사진이나 정리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https://youtu.be/eECJ-8zfp8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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