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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8월의 일기를 올리고 있는데 달력은 10월을 가리키고 있다. 시간이 빨리 흘러가는 것 같다.

 
 

누사페니다 투어의 여파로 하루 종일 숙소에 쉬면서 시간을 보내다 해가 누그러질 즘 호텔 밖으로 나왔다. 발리에서는 게을러져도 좋지만 비싼 돈 들여왔다는 본전 생각이 여행자의 마음을 조급하게 한다.

 

해는 서쪽으로 기울어 해변에는 길게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건기라 시원하기는 하지만 해가 남쪽 하늘에 있을 땐 햇살이 뜨겁기만 하다. 늦은 오후가 되니 사람들이 해변으로 나왔다.

 
 

사누르 해변이 좋은 점은 해변을 따라 난 산책길이 아닐까. 쿠타 해변은 저번 겨울에 갔을 때 공사 중이었는데 이번 여행에는 쿠타 지역을 안 갔으니 공사가 마무리된지는 모르겠다. 쿠타는 해변 옆으로 노점들이 많아서 정신없는데 사누르는 노점이 없기에 산책 삼아 걷기 좋았다.

 
 
 

물이 빠진 바다는 대천 해수욕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며칠 이곳에 있으며 왔다 갔다 해서 그런지 이제 사누르의 풍경도 눈에 익었다.

 
 

오늘따라 해변 위로 올라온 배들이 많이 보였다.

 
 
 

알록달록한 색의 배들은 푸른 바다와 잘 어울렸다. 대천해수욕장이 동남아의 바다가 된 것 같다고 할까.

 
 

길게 늘어선 배의 더듬이가 메뚜기같이 보였다.

 

오늘은 사누르 쪽으로 비행기가 이륙하나 보다. 하늘에는 쉴 새 없이 비행기가 이륙을 했다.

 

비치의 모래가 단단한 편이라 걷기 수월했다.

 
 

뒤로 지는 해를 보니 오늘 하루도 이렇게 지나가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에서의 하루는 한 것도 없는데 화살같이 지나가 버린다.

 
 

항구에 세워진 정자에 앉아서 바닷가에서 축구를 하는 사람들을 보았다. 자연이 만든 축구장에서 축구를 하는 모습이 신기했다.

 

이곳을 떠나는 사람들의 마음은 어떨까. 서운함일까 후련함일까. 발리로 올 때의 그 마음은 아닐 것 같다는 건 확실한 것 같나.

 
 
 

비치에 누워서 이 순간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파도 소리마저 없는 조용한 바다였다. 단지 사누르 해변 위로 날아가는 비행기만이 조용한 해변의 적막을 깼다.

 
 

며칠 전에 왔을 땐 사누르 해변의 반만 걷다 돌아갔는데 오늘은 거의 끝까지 걸어왔다.

 

사람들이 모여 있기에 뭔가 해서 보니 거북이들이었다. 주인 왈 거북이가 어느 정도 자라면 자연으로 방생한다고 했다. 작은 거북이들은 갈색 빛보다는 검은색을 띠는 것이 신기했다.

 
 
 

해가 서쪽으로 더 기울수록 하늘은 한쪽은 남색을 띠고 다른 한쪽은 짙은 오렌지색을 띠었다.

 
 
 

날씨가 선선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걷다 보니 덥게 느껴졌다.

 
 
 

잠시 앉아서 쉬는데 바위 틈새로 게가 들락날락했다. 바위색과 똑같은 색이라 처음에는 게가 잘 보이지 않았다.

 
 
 
 
 

사누르에는 개들이 참 많다. 나처럼 개를 무서워하는 사람이라면 사누르에 숙소를 잡는 것이 처음에는 망설여질 것 같다. 나도 처음 사누르에 오겠다는 마음을 먹고 이것저것 정보를 찾아보니 개들이 많다는 글을 보고 괜히 사누르로 가는 것인가 후회를 했다. 개들이 순해서 사람에게 짓거나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언제 돌변할지 모르기에 항상 거리를 두고 다녔다.

 

개들이 사람과 공존하는 법을 알고 있는지 사람에게 달려들지는 않지만 대화가 안되는 동물이기에 언제나 개가 있으면 긴장이 되었다.

 
 
 

이제 해가 지고 나면 밝았던 하늘도 금세 어두워질 것이다. 사누르는 석양을 보는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노랗게 물든 하늘을 보기엔 충분했다.

 

숙소로 돌아갈 때는 시내를 통해서 갔다. 해변에서 벗어나니 차와 오토바이 소리가 귀를 아프게 했다.

 
 

이렇게 많이 걸어왔었나. 걸어가는 길에 쿠타에서 가본 BBQ레토랑이 보였다.

 

역시 하얏트호텔은 입구부터 압도적이었다. 1박에 30만 원 정도인데 우리가 있는 기간만큼 지내려면 너무 무리인 금액이라 그냥 언제나 그렇듯이 슬쩍 구경만 하고 지나갔다.

 
 

해변으로 걸을 땐 못 본 호텔 입구들이 보였다. 해변에서 봤을 땐 호텔이 좋네라고 생각했는데 앞을 지나가니 나도 모르게 분위기에 주눅이 들었다.

 
 

동남아라 언제나 사시사철 꽃과 풀이 자라는 게 좋았다. 가을만 되면 마음 한곳이 허전해지는데 이곳은 언제나 푸르니 그럴 마음이 생길 것 같지 않았다.

 
 

오늘은 어디서 저녁을 먹을까 고민하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갔다.

 

사람이 많아서 안쪽에 앉을 자리가 없어서 입구에 자리를 잡았다. 가격은 저렴하진 않았다. 외국인들이 1인 1피자를 주문하는 것을 보고 조금 놀랬다. 우리 같으면 다양하게 주문해서 나눠먹을 것 같은데.

 
 

스테이크와 피자를 순식간에 해치웠다. 가격은 대략 4만 원이 넘었다. 이 부근에서 조금 가격이 있는 음식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탈리안 레스토랑 앞에서 후식으로 젤라또까지 먹었다.

 

젤라또의 상큼 달달한 맛이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었다. 이렇게 또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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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뜨거움은 한풀 꺾인 9월이지만 아직까지 여름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 같다. 발리 여행기도 아직 다 올리지 못했는데 지금 또 다른 여행을 위해 인천공항으로 향하고 있다.

 

전날 투어가 힘들었던 것 같다. 특히 애증의 스노클링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었다. 건기의 발리는 언제나 상쾌했다. 발리를 여러 번 왔지만 이런 날씨는 처음이라 순간순간 놀랬다.

 
 

조금 늦게 와서 레스토랑이 여유로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빈자리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리고 비워진 음식은 손님들의 먹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빈 그릇이 많았다.

 
 

창밖을 보니 동네 개가 아침부터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사누르에는 생각보다 개가 많았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발리 남자들이 개키우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1인 1개 정도로. 그래서 바람난 개들 때문에 길거리에 개들이 많다고 했다.

 

식사를 한 후 난 운동을 하고 왔다. 아빠는 계속 체력이 올라오지 않으셔서 아침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셨다.

 

예전처럼 수영을 즐기지 않지만 수영장으로 가는 길은 언제나 기분이 좋았다. 빈 썬 베드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수영장에 가는 것이 좋았다.

 
 

다행히 남은 베드가 있어서 자리를 잡았다. 비치타월은 수영장 가운데 부스에서 방 번호를 적은 후 가지고 올 수 있었다. 쓰레기통과 레스토랑 테이블 사이에 있는 베드이기는 하지만 일단 자리를 잡으니 마음이 편했다.

 

베드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니 참 하늘이 맑고 깨끗했다.

 
 

물놀이를 왔으니 튜브에 바람을 넣고 수영장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수영장은 위아래 총 2개였다.

 
 

레스토랑 쪽 수영장은 풀 바도 있었다. 풀 바에 앉아서 맥주나 음료를 마시는 사람들이 보였다.

 

내 키가 172 정도인데 물은 쇄골뼈 있는 곳까지 오는 것 같았다.

 

수심이 얕은 수영장도 있어서 아이들이 놀 수 있었다.

 
 

사방이 건물로 막혀 있어 답답할 수도 있지만 수영장에 누우면 건물이 액자가 되고 하늘은 그림이 되었다.

 
 
 

햇살이 따가웠다. 따갑지만 후텁지근하지 않아서 한국의 여름보다 좋았다.

 

리셉션 앞쪽에 있는 선베드는 수영장 안에 있었다. 물 위에 떠 있는 느낌이랄까.

 

리셉션 앞쪽 수영장은 사각져서 수영을 하는 사람이라면 운동으로 수영하기 좋았다.

 
 
 
 
 
 

수영장 옆 선베드는 빈자리가 없을 만큼 사람이 많지만 물에서 수영을 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우리가 수영장을 전세 낸 것 마냥 여유롭게 놀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스노클링보다 백만 배는 즐거웠다. 내 등은 남국의 따가운 태양에 또 붉게 익어갔다.

 

아빠가 힘들면 내가 튜브를 끌고 수영장 이곳저곳으로 돌아다녔다.

 
 
 
 

어깨만 타는 것이 싫어서 위에 아무것도 안입고 수영했는데 어느새 온몸이 붉어지더니 나중에는 피부가 벗겨졌다.

 

코로나 때 시설관리가 제대로 대지 않아서 시설물이 고장 나 있거나 있는 곳들이 종종 보였다.

 
 

체크인 때 받은 무료 음료 쿠폰을 사용하기 위해 풀 바로 왔다. 무료 음료는 선택할 수 없고 풀 바에서 제공하는 것만 마실 수 있었다.

 
 
 

보기엔 풀 맛 가득해 보였는데 막상 마시니 시원하고 상큼, 달달했다.

 
 

물에서 놀다 시원한 음료 한 잔을 마시니 갈증이 싹 사라졌다.

 
 

언제나 우리 여행과 함께하는 8자 모양의 튜브. 뒤로 누울 수도 있고 엎어져서 물 위에서 선탠도 할 수 있어 이래저래 용도가 좋은 튜브였다.

 
 
 

맨날 사람들이 풀에서 쉬거나 수영하는 모습만 보다 막상 풀에 와서 시간을 보내니 기분도 좋고 지루한 오후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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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클링을 마친 후 스노클링 사무실에서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아빠는 배에서 내린 후에도 멀미의 영향으로 계속 힘들어하셨다. 식당으로 가기 전 약국에 들러서 멀미약을 구매했다. 발리 사람들도 누사 페니다 등의 섬에 갈 때는 멀미를 한다고 한다. 그래서 배를 탈 때는 꼭 멀미약을 미리 구매해서 먹는다고 가이드가 말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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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에서 멀미약을 산 후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으로 갔다. 식당으로 가는 길도 뱃길처럼 험난했다. 구불구불하고 울퉁불퉁한 산길을 올랐다. 산 중턱에 위치한 식당까지 가는데 차멀미가 나는 것 같았다.

 

식당에 도착해서 음식을 기다리면서 멀미약을 하나 먹었다. 멀미약을 먹는다고 바로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지만 그래도 약을 먹고 나니 마음은 편했다. 투어에 점심은 포함이었다. 음료 한 잔과 메인 요리 하나가 포함되어 있었다. 우리 말고도 다른 팀들도 식당으로 왔다. 스노클링에서 보았던 다른 한국인 커플도 이 식당으로 왔다.

 
 

식사가 나왔는데도 아빠는 속이 좋지 않다며 잘 드시지 않으셨다. 나도 멀미 기운이 있어서 머리가 아팠지만 일단 배가 고파서 접시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었다. 스노클링을 하지 않았다면 식사 후 바로 사누르로 가는 배를 탔을 텐데라는 후회가 들었다.

 

식사 후 다시 한참을 달려서 첫 번째 목적지인 클링킹킹 비치로 향했다. 멀미약을 먹었지만 도로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서 차멀미가 났다. 길이 험해서 그런지 사누르에서 같이 온 가이드가 운전을 하지 않고 누사 페니다에서는 다른 운전기사가 운전을 했다.

 

발리에서 20여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섬인데 발리보다 날씨가 습하고 더 더웠다. 가이드가 차에서 햇빛이 강하다며 우산을 꺼내 주었다.

 
 

점심을 먹고 오니 주차장에는 차와 오토바이가 벌써 가득 주차가 되어 있었다. 누사 페니다의 메인 관광지이다 보니 방문하는 사람이 많았다.

 

내리막길을 걸어가다 가이드가 어느 식당 사이로 들어가라고 했다. 식당 사이로 가는 길이 지름길이라고 한다. 식당 사이로 난 길 끝에 아빠가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를 한 풍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식당 사이를 나오니 바로 클링킹 비치가 눈앞에 보였다. 사진에서 보던 그 풍경이 우리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아빠는 이 풍경을 보고 나니 스노클링의 힘들고 짜증 남은 싹 사라지셨다고 했다.

 
 

가이드는 우리에게 난간 밖에 있는 원숭이들이 종종 관광객의 물건을 훔쳐 간다고 하니 조심하라고 했다.

 
 

호주와 가까워서 그런 것일까. 클링킹 비치를 보니 호주 멜버른에서 본 그레이트 오션 로드가 떠올랐다.

 

저 비치 아래까지 내려가고 싶은데 투어 시간이 부족했다. 그리고 아래 해변까지 내려가려면 한참을 내려갔다 올라와야 할 것 같아서 그냥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짙푸른 바다는 해변에 와서 하늘색을 띠는 것이 신기했다. 방금 전 스노클링을 하러 저 바다 어딘가에 있었는데 왜 그렇게 느낌이 다른 것일까.

 
 
 
 

누사 페니다의 랜드마크라고 해야 할까. 누사 페니다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고 제일 먼저 검색되는 사진은 이곳 클링킹 비치였다. 그래서 가장 보고 싶었던 곳 중 하나였는데 바로 앞에 있으니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었다.

 

드론으로 촬영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광각으로 클링킹 비치의 모습을 최대한 많이 담아 보고 싶었다.

 

사람이 난간 쪽에 너무 많아 사진 찍을 빈자리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한곳에 서서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

 

난간 쪽에는 빈자리가 없게 빼곡했다. 특히 앞에서 사진을 찍는 것보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게 찍어야 클리킹 비치의 전체 모습이 다 나왔다. 그래서 정자가 있는 이곳이 찍기 좋은 자리였다.

 
 

벙어리장갑을 낀 것 같이 생긴 바위 모양은 볼 때마다 신기하고 신비로웠다. 이 바위도 시간이 지나면 모양이 변하고 또 오랜 시간이 지나면 지구상에서 사라지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딱 이 장면 하나를 보러 왔다.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르고 뿌듯했다. 연예인을 사진으로만 보다 실제로 만난 느낌이랄까.

 
 

뒤돌아서 갈 만도 하련만 뭐가 그렇게 아쉬웠는지 똑같은 사진을 여러 번 찍으며 이곳을 마음속에 그리고 카메라로 남기고 싶었다.

 
 
 
 

아빠는 몸이 힘든데도 멋진 풍경을 보니 힘든 것이 싹 잊힌다고 했다.

 
 

햇살도 뜨겁고 몸에서는 땀이 주룩주룩 흐르지만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뜨거운 열기를 식혀주었다.

 
 

스노클링 할 때는 이 바다가 너무 무섭고 나를 잡아먹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멀리서 바라본 모습은 편안하고 평온해 보였다.

 
 

먼바다에서 밀려온 파도는 이곳에 와서 부서지며 큰 소리를 냈다. 촤악 촤악 부서지는 파도 소리. 짙푸른 인도양의 바다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졌다.

 
 
 

나 혼자 난간에 서서 촬영을 하는 동안 아빠와 가이드, 운전기사는 그늘에 앉아서 쉬고 있었다. 점심을 먹고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2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서 시간적인 여유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클링킹 비치의 모습에 매력에 흠뻑 빠져서 이곳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 나머지 두 군데 여행을 할 때 쫓기듯이 여행을 해야 했다.

 
 

아쉽지만 클링킹 비치를 뒤로하고 주차장으로 향했다.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클링킹 비치로 향하고 있었다.

 
 

목도 마르고 덥기에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사서 잠시 앉아서 먹고 갔다. 다행히 아빠의 컨디션은 스노클링 때보다 많이 좋아지셨다.

 

클링킹 비치를 출발해 엔젤 빌라봉과 브로큰 비치로 향했다. 가는 길은 역시나 비포장도로로 골리 얼얼할 정도로 길은 흔들흔들했다.

 
 

먼지가 날리는 도로를 달려 엔젤 빌라봉에 도착했다. 엔젤 빌라봉과 브로큰 비치는 한 곳에 두 명소가 있었다. 가이드는 시간이 부족한지 조금 빠른 걸음으로 엔젤 빌라봉으로 걸어갔다.

 
 

엔젤 빌라봉으로 걸어가는 길 몇몇 포토 포인트 및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장소가 있었지만 시간적인 여우가 없어서 그저 빠르게 지나가야만 해서 아쉬웠다.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엔젤스 빌라봉이 나오고 왼쪽으로 가면 브로큰 비치가 나왔다.

 

천사의 호수라는 뜻을 가진 엔젤스 빌라봉. 파도가 절벽을 칠 때마다 하얀 포말이 검은 절벽을 하얗게 칠했다.

 

바닥이 울퉁불퉁해서 걷기 불편했다. 그리고 표면이 거칠어서 넘어지지 않기 위해 노력을 했다.

 

가이드와 같이 다녀서 좋은 점은 아빠와 함께 사진을 많이 찍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위에서 내려 봤을 땐 고요하고 편안해 보이는 바다였는데 이곳에 오니 다시 무섭게 일렁이는 파도를 만들어 섬에 부딪히고 있었다.

 
 

파도가 칠 때마다 바람을 타고 바닷물이 날려 왔다.

 
 

무섭게 밀려오던 바닷물도 검은색의 절벽에 부딪혀 산산이 조각났다. 그러곤 하얀 거품만 남기고 다시 사라졌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지 가이드가 다음 장소로 이동하자고 재촉을 했다. 그래서 사진 한 장만 찍고 간다고 말한 후 잽싸게 사진을 찍었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으면 우리도 파도가 들어오는 입구에서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멀리서 바라보고 사진을 대충 찍은 후 다음 장소로 이동을 했다.

시간에 쫓기어 빠르게 이동했다. 가이드는 여기서 항구까지 돌아가는데 한 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다.

 
 

브로큰 비치는 말 그대로 무너진 또는 부서진 벽 사이로 바닷물이 들어와 작은 비치를 말 들었다.

 

물이 무서운 속도로 구멍사이로 밀려 들어왔다 나갔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으면 브로큰 비치를 한 바퀴 돌며 사진을 찍어도 좋을 것 같았다.

 

짙푸른 바다가 비치에 닿으며 에메랄드 색으로 바뀌었다.

 
 
 

구멍 사이로 들어온 파도는 부채꼴 모양으로 퍼져나갔다.

 
 

에메랄드 색과 하얀 포말이 브로큰 비치를 더욱더 아름답게 만들어 주었다.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를 보고 있으니 쳇바퀴를 돌듯 살아가는 내 인생 같았다.

 

투어를 하기 전 스노클링을 해서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어서 숙소로 돌아가고 싶었다. 클링킹 비치는 위에서 내려다보며 풍광을 즐기는 맛이 있다면 이곳은 파도가 만들어낸 시각적 청각적인 서라운드 음악을 듣는 것 같은 즐거움이 있는 곳이었다.

 

브로큰 비치에서 조금만 걸어가니 섬의 해안선을 볼 수 있었다.

 

시간적 여유만 있다면 잠시 앉아서 바다를 보고 싶었는데 여기서 항구까지 가는 시간도 빠듯하기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차로 가야 했다.

 
 
 
 

차로 돌아가는 길 아쉽기에 한 번 더 브로큰 비치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다른 사람들이 이렇게 앉아서 사진 찍기에 따라서 찍었는데 난간이 없기에 무서웠다.

 
 
 

배는 4시에 떠나는데 아직 항구에 도착하지 못해서 마음이 조급해졌다. 다행히 배 출발하기 전 항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항구에 도착해서 가이드가 표를 발권하자마자 정박해 있는 배로 향했다. 잊고 있었던 뱃멀미가 떠올랐다.

 
 
 

늦게 탑승해서 빈자리가 많지 않았다. 스노클링만 빼면 진짜 너무나 좋았었다. 다음에 다시 온다면 스노클링은 빼고 조금 더 여유롭게 섬을 여행하고 싶다.

 
 

50분간은 항해 후 배는 아침에 왔던 장소로 우리를 데려다주었다. 돌아오는 배도 갈 때처럼 파도로 출렁거렸지만 멀미약을 먹어서 그런지 아침보다는 멀미가 덜 했다. 좋은 추억이든 힘든 추억이든 잊지 못할 생일날을 보낸 하루였다.

https://youtu.be/8drNLMypYMM?si=tv8yBTw7lDPmBJ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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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을 하면서 아빠와 나는 이날만을 기다렸던 것 같다. 일단 내 생일이기에 이날 하면 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루하루 손을 꼽아가며 시간을 보냈다. 오랜만에 스노클링 할 생각에 마음이 들떠 있었는데, 스노클링 때문에 여행이 완전히 힘들어질 것이라 생각을 못 했다.

 

새벽부터 진행되는 투어다 보니 해가 뜨기도 전에 일어나 투어 나갈 준비를 했다. 전날 사 온 빵과 과일로 아침식사를 대신했다. 나는 빈속으로 배를 타도 괜찮은데 아빠는 뱃멀미가 심하셔서 꼭 조금이라도 음식을 드셔야 뱃멀미가 덜 하셨다.

 
 

픽업은 6시 30분이기 때문에 5시 반에 일어나서 몽롱한 상태로 주섬주섬 투어 갈 준비를 했다. 누사 페니다는 발리섬 옆에 있는 섬으로 배로 40~50분 정도 걸리는 섬이다. 장기간 발리에 있는 여행자이거나 여러 번 발리에 온 사람이 아니라면 보통은 여행지에서 빼는 곳 중 하나이기도 했다. 전에는 누사 페니다는 아예 갈 생각도 못 했다. 발리에 여러 번 오다 보니 웬만한 곳은 다 가봤기에 무슨 투어를 하나 하면 좋을까 고민을 하다 누사 페니다에 꽂혔다. 특히 누사 페니다에서의 스노클링이 눈에 들어왔다. 아무튼 이번 여행을 하면서 딱 하나인 투어이기에 아빠나 나, 둘 다 걱정도 되고 설레었다.

 
 

6시 30분이 지나서 가이드가 호텔 앞으로 왔다. 한국어가 가능한 가이드로 했다. 1월에 인스타그램 명소 투어를 했었는데 그때 한국어가 가능한 가이드로 투어를 받았는데 너무 편했기 때문이다. 일단 언어의 불편함이 없으니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좋고 가이드와 처음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때의 좋은 추억 때문에 영어 가이드보다 한국어 가능한 가이드가 비싸지만 한국어 가능한 가이드로 선택을 했다. 그런데 이번 가이드는 한국어는 가능한데 저번 가이드처럼 편하지 않았다. 의사소통은 50~60% 정도 된다고 해야 할까. 내가 외국인과 영어로 이야기하면 원어민이 들으면 딱 이런 느낌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 가이드는 시작부터 뭔가 불안했다. 그렇다고 가이드가 열심히 안 했다는 것은 아니다. 한국어 가능한 가이드인데 언어적인 불편함이 있다는 것이 아쉬웠다.

 

숙소가 사누르이다 보니 숙소에서 사누르 항구까지는 15~20분 정도 걸렀다. 처음에는 사누르 해변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누르 시내 북쪽에 위치해 있어서 시간이 그래도 조금 걸렸다.

 

7시 정도 밖에 안된 것 같은데 항구 앞에는 사람들로 장사진이었다. 특히 주변에서 다시 중국어가 BGM처럼 들리고 있었다. 이제 다시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나 보다. 가이드는 표를 가지러 간다고 우리에게 기다리라고 말하고 터미널 안으로 들어갔다.

 

해가 바다 위로 올라오고 있었다. 이번 여행하면서 가장 일찍 일어난 날이었다. 부지런하니 이렇게 멋진 풍경도 볼 수 있는데 여행 왔다고 너무 게으르게 보낸 것 같다.

 

아침 햇살을 받은 아궁산은 언제나 봐도 경이롭고 아름다웠다. 산허리에 구름띠를 두르고 있었다.

 
 

해가 하늘 위로 올라올수록 강렬함 색감은 없어지지만 세상이 밝아져 왔다.

 
 

사누르 항구는 새로 지어졌는지 외관이 깔끔했다. 대신 이렇게 사람들이 이용하는데 터미널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기다려야 했다.

 

터미널 밖에서 기다려서 좋은 점은 아침해가 뜨는 장면을 라이브로 볼 수 있는 것과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 있는 점이었다. 아침 햇빛을 받은 바다의 빛깔이 너무 아름답고 배로 향하는 사람들의 실루엣은 영화 같았다.

 
 

멀리서 보았을 때는 배가 커 보였다. 울릉도에 갈 때 타는 쾌속선 정도라 생각했는데 막상 배에 타고서 멘붕이 왔다. 아무튼 멘붕이 오기 전까지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취해서 혼자 조용한 바다를 향해 카메라 셔터를 놓지 못했다.

 

가이드는 배에 탑승하기 전 먼저 스노클링을 위한 병원 진료에 대한 서류에 사인을 해야 한다고 했다. 빳빳한 판이 없어서 무릎에 대고 열심히 적었다. 어느 날부터인가 이런 서류를 본면 꼼꼼히는 아니더라도 대강 무슨 내용인지 알고는 사인을 하게 되었다.

 

가이드는 우리에게 탑승권과 목걸이를 주었다. 이곳에는 여러 선박회사가 있기에 승객을 구분하기 위해서 목걸이를 탑승 전까지 걸게 했다. 우리가 탈 회사는 엔젤빌라봉이었다. 사누르 항구 밖에는 화장실이 없어서 안으로 들어가기 만을 기다렸다.

 
 

가이드를 따라 터미널 안으로 들어갔다. 여러 선박회사의 승객들과 같이 한꺼번에 들어가다 보니 터미널 화장실은 정신이 없었다. 특히 화장실을 왜 그렇게 작게 만든 것일까. 남자화장실에는 소변 누는 곳이 없었다. 그래서 변기는 두 개가 있었는데 어떤 분이 변비이신지 안 나오셨다. 그래서 소변을 누기 위해 대략 10분 넘게 화장실에서 기다려야 했다.

 
 

늦게 나온다고 아빠에게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나 때문에 탑승이 늦어져서 총총걸음으로 배로 향했다. 옆에서 봤을 땐 배가 커 보였는데 배의 폭이 엄청 좁았다. 완전 속은 느낌이랄까. 이럴 거면 화장실에 안 가고 바로 배로 올껄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좌석은 자 차버려서 빈자리를 찾아 맨 앞쪽까지 왔다.

 

배 안은 알록달록 한데 에어컨을 켜지 않아 습하고 더웠다.

 

배는 8시가 못되어 사누르 항을 출발했다. 방파제가 있는 항구에서는 파도가 없기에 편안하게 항구 밖으로 나갔다. 그러나 방파제를 벗어나니 거친 파도를 그대로 맞으며 배가 앞으로 나갔다. 배의 기수가 들썩거렸다. 에어컨을 켜지 않았기에 점점 더 더워지기 시작했다. 창문이 있지만 파도가 너무 쳐서 창문을 열 수 없었다.

 

그리고 앞뒤 간격이 너무 좋지 않았다. 내가 덩치가 큰 것도 있지만 앞에 무릎이 닿았다. 한 십여 분 이런 자세로 앉다 보니 무릎이 아파왔다.

 
 

배가 누사 페니다 쪽으로 갈수록 파도가 더 심했다. 파도 때문에 배의 기수가 크게 들렸다 내려가기를 반복했다.

 

탑승할 때는 당당했던 아빠는 점점 표정이 안 좋아지셨다. 아빠는 그래도 사누르에서 40~50분이면 올 수 있기에 참을만했다고 하셨다.

 

조금만 더 갔으면 토했을 뻔했었다고, 그래도 딱 버틸만할 때 내려서 다행이라고 하셨다. 나도 멀미를 잘하는 편이 아닌데 배가 몇 번 꿀렁거리니 머리가 어지러웠다.

 

밖으로 나가니 발리와는 다른 풍경이 보였다. 역시 발리보다는 바다가 깨끗하고 이뻤다. 가이드 말로는 발리 사람은 도시 사람이고 이곳은 시골이라고 했다. 시골이다 보니 비포장도로라 힘들다고 했다. 그리고 발리 사람도 이곳에 놀러 올 때는 똑같이 멀미를 한다고 한다.

 

공기도 좋고 바다 색깔이 일단 너무 좋았다. 지상 낙원 갔다고 해야 할까.

 

우리는 도착하자마자 바로 스노클링부터 시작했다. 스노클링 일정은 매번 바뀐다고 한다. 우리는 스노클링부터 하고 남은 시간에 누사 페디나의 관광지를 돌아다닐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우리의 여행은 스노클링을 신청한 것부터가 문제였다.

 
 

가이드를 따라가는데 이곳은 길이 포장되어 있지 않은 흙길이었다. 길리 섬 보다 더 시골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길리가 이곳에 비하면 발전된 곳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가이드를 따라가니 사람들로 정신없는 스노클링 사무실이 나왔다. 사무실 안에 화장실과 샤워실이 있는데 여건이 좋지 않았다. 화장실은 사용료가 200원 정도였는데 휴지도 없고 변기 커버도 없었다. 배가 너무 아파서 어쩔 수 없이 이용하기는 했으나 맨 정신이라면 과연 이용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샤워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샤워실이라기보다는 파이프에 물만 나오게 해서 바닷물만 헹굴 수 있었다. 탈의실은 두세 칸 있는데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꽤 오래 기다려야 했다.

 

아무튼 젖을 수 있는 짐은 가이드에게 맡겨 두고 모터보트로 향했다.

 
 

사무실에 사람이 많아서 정신이 없었는데 가벼운 짐과 오리발만 가지고 밀려오는 파도를 맞으며 배로 걸어갔다.

 
 

아빠와 나는 오랜만에 하는 스노클링이라 너무 신이 났다. 이때까지만. 손목에는 검은색 팔찌를 착용했다.

 
 

항구를 나온 배는 빠른 속도로 섬을 따라 달렸다. 옆에서 치는 파도로 인해 배가 옆으로 밀리기도 하고 빠른 속도 때문에 붕 뜨기도 했다. 이러다 사람 하나 만화에서처럼 날아가는 것이 아닐까라는 걱정이 되었다.

 
 

첫 번째 스노클링 스폿에 도착했다. 나도 조금 힘들다는 느낌이 들었다. 힘들긴 하지만 이곳까지 왔는데 물에 안 들어가면 돈이 아깝다는 생각에 파도가 심한 바닷속으로 들어갔다. 아빠한테 계속 들어가자고 말을 했지만 파도가 무섭다며 못 들어 가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일단 나 혼자 물속에 들어갔는데 눈으로 보는 것보다 파도가 강했다. 오리발이 익숙하지 않은 점도 있지만 물 안쪽은 밖보다 더 물살이 셌다. 그래서 죽어라 오리발을 저어야 앞으로 나갈 수 있었다. 구명조끼를 입고 들어가기는 했지만 이러다 물에 휩쓸려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순간 멋진 바다가 아닌 내 생명을 빼앗을 수 있는 바다라 생각하니 바다가 아름다워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부랴부랴 물 밖으로 나오는데 그것마저도 쉽지 않았다. 고프로를 가져갔지만 허우적거리느라 제대로 된 영상을 하나도 건질 수 없었다.

 

물 밖으로 나오니 아빠는 배 난간에 기대고 계셨다. 아마 배를 타고 오시면서 멀미가 시작되신 것 같았다. 전날 그래서 멀미약을 먹으면 좋을 것 같아서 아빠한테 계속 물어봤는데 아빠는 괜찮을 것 같으시다며 멀미약이 필요 없다고 하셨다. 조금 귀찮더라도 전날 멀미약을 사 왔어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괜히 다 내 잘못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빠한테 스노클링 하자고 해서 미안하다고 했다.

 

아직도 2시간이 넘게 남았는데 어떻게 버텨야 할지 걱정이 되었다. 아빠가 멀미를 하시니 나도 더 이상 물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즘을 정리하고 옷을 입었다. 아빠는 수시로 난간에 기대서 토를 하셨다. 토를 자주하다 보니 뱃속에서 나올 것도 없었다.

 

첫 번째 스노클링 포인트보다는 파도가 강하지는 않지만 배가 물결에 흔들리는 것으로 보니 이곳도 물이 센 곳인 것 같았다. 우리 말고도 다른 젊은 한국인 부부도 멀미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었다.

 

우리가 힘들건 말건 자연은 너무 이쁘고 컨디션만 좋으면 스노클링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포인트를 옮겨 가는데 파도가 너무 심했다. 거의 배가 날아가는 것 같았다. 그때마다 배로 물이 들어왔다. 뭔가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는 것 같았다. 우리가 생각한 스노클링은 고요한 바다에서 유유히 오리발을 차고 돌아다니며 열대어를 보는 것이었는데 이건 거의 생존 게임 같았다.

 

물색은 이렇게 너무 이쁜데 눈으로만 봐야 하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절벽 위에 있는 오두막은 허름해 보였지만 저곳에 앉아 바다를 본다면 신선이 놀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지지 않을까.

 

투어가 끝난 후 스노클링 가이드가 영상과 사진을 보내주었다. 물속에 못 들어가서 아쉬웠는데 사람들은 이런 것을 보았다는 부러움도 들고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처음 갔던 곳이 가장 파도가 거칠었고 다음, 그다음에 가는 곳은 그래도 파도가 잔잔한 편이였다. 첫 번째 포인트에서 너무 물이 무서웠는지 잔잔한 바다에 와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나도 한번 들어가 볼까? 그냥 이렇게 스노클링 투어를 마쳐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지만 스노클링은 나와 안 맞는 것 같았다. 다음에는 스노클링보다는 그냥 관광에 비중을 더 두어야 할 것 같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이 컸던 투어였다.

 

하늘색보다 더 짙은 푸른색의 바다가 보고 있으면 바다가 나를 홀리는 것 같았다. 그 바닷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궁금해서 온 스노클링인데 여전히 여기까지 와서도 밖에서 보기만 해야 하는 점은 아쉬웠다.

 
 
 

스노클링은 9시쯤 시작해서 12시쯤 끝났다. 거의 3시간 가까이 진행되는데 멀미가 있는 아빠한테는 3시간이 죽을 만큼 힘들었을 것 같았다.

 
 
 

처음 갔던 스노클링보다 한 포인트 한 포인트 장소를 이동할 때마다 파도도 잠잠해지고 스노클링 하기에 적합했다. 그러나 이동하는 과정에서 배가 많이 흔들리고 구토를 자주 해서 체력이 너무 떨어져 있었다. 그렇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더 지치게 되었다.

 
 

아빠는 이동할 때마다 멋진 풍경을 옆에 두고 고개만 푹 숙이고 누워 계셨다.

 
 

가끔은 옆에 지나가는 배와 경쟁을 하느라 순간적으로 속도를 더 높였다.

 
 

스노클링이 이번 여행의 메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복병이 되고 말았다. 그래도 좋았던 점은 누사 페니다 섬을 배를 타고 섬 밖에 보았다는 점이었다.

 

그림의 떡이 이런 것일까. 바로 앞에 아니 바로 손만 뻗으면 만질 수 있는 바다인데 고개만 살짝 배에서 내밀어 아래를 바라보면 산호와 물고기가 보이는데 멀미 때문에 아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셨다.

 
 
 

마지막 포인트는 정말 파도가 없는 잔잔한 바다에서 진행되었다. 이 정도 파도에서는 스노클링 하기에 정말 좋을 것 같았다. 다른 한국인분도 멀미 때문에 계속 물에 들어가지 못하다가 이곳에서는 물에 들어갈 수 있었다. 아빠와 나는 스노클링을 하는 사람들을 약간 부러운 눈빛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

 
 

처음부터 이곳에 왔으면 멀미도 덜하고 스노클링을 즐기기 좋았을 것인데 왜 마지막에 왔을까.

 

배에서 고개를 살짝 내밀어 밖을 보니 물속이 투명했다. 물속에는 물고기도 많고 산호도 많았다.

 
 

이 정도면 누구나 스노클링을 처음 하는 사람도 즐길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노클링을 처음 하는 사람이나 물을 무서워하는 사람에게 누사 페니다 스노클링은 조금 힘들 것 같다. 어느 정도 스노클링 경험이 있어야 즐길 수 있는 스노클링 포인트가 많았다.

 
 

바다 너머로는 아궁산이 보였다. 건기라 구름이 거의 없어 하늘도 파랗고 바다도 파랬다.

 
 

이동할 때마다 아빠한테는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그래도 누사 페니다 항구 근처로 오니 파도가 덜 쳤다.

 

많은 배들과 집들이 보이니 이 투어의 끝이 보이는 것 같았다. 나도 빨리 스노클링이 끝나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도망치듯 배에서 내렸다. 배에서 내리니 내 마음도 편했다. 괜히 스노클링을 추가해서 힘든 3시간을 보내고 온 것 같았다.

 

스노클링을 즐기고 온 사람들은 승자가 된 듯 부두를 걸어갔다. 우리는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어 잠시 난간에 기대에 숨을 골랐다.

 

우리는 만신창이가 되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풍경만은 너무 아름다웠다. 다음에는 스노클링은 절대로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는 배에서 내려서도 계속 멀미 때문에 힘들어하셨다. 스노클링이 끝난 후 바로 씻고 옷을 갈아입고 투어를 시작해야 했다. 스노클링 때문에 투어 시간이 촉박했다. 다음에 또 온다면 스노클링을 빼고 누사 페니다 투어를 할 것 같다. 가이드가 스노클링이 없으면 1시 배로 사누르로 돌아갈 수 있다고 했다. 우리는 4시 배로 사누르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https://youtu.be/8drNLMypYMM

https://youtu.be/YrPkiB6Bf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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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은 이곳이 너무 어색했다. 그래서 무엇을 하든 소심했다. 가슴이 새가슴이다 보니 처음 가는 곳에서는 나도 모르게 주눅이 드는 경향이 있다.

아빠도 컨디션이 우붓에서 보다 좋아지신 것 같다. 아침을 먹으러 가는 길 주변 건물들이 훤하게 보였다. 리조트 주변으로 고층 빌딩이 없으니 단독 주택들의 붉은색 지붕들이 이곳을 유럽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들게 했다.

 

리조트의 투숙객은 많은데 식당의 크기가 작다 보니 붐비는 시간에는 빈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이곳에 며칠 있다 보니 장기간 체류하며 쉬는 사람들이 꽤 있는 것 같았다. 항상 같은 자리에 앉아서 담배를 피우는 할머니도 보이고 이 사람 저 사람이 눈에 익었다.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음식 코너에 음식들이 많이 비어 있었다. 베이컨은 조리 코너에 있는 직원에게 달라고 부탁해야 아주 조금 주었다.

 
 
 

음식 가짓수는 우붓보다 많은 것 같은데 딱히 많다고 할 수는 없어 보였다. 일단 배가 고프니 손에 잡히는 대로 접시에 담아가지고 왔다.

 
 

정신없이 아침 식사를 한 후 리조트 한 바퀴를 돌아보았다.

 
 

역시 수영장이 큰 점이 마음에 들었다. 수영장은 큰데 선베드가 많지 않아서 선베드를 차지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리조트는 'ㅁ'자 모양으로 되어 있었고 위치에 따라 보이는 풍경이 달랐다.

 

일단 가격적인 측면이 너무 매력적이기에 이 정도 컨디션이면 꽤 괜찮은 것 같았다. 돈이 많다면야 하얏트나 해변에 있는 리조트에 가면 좋은데 우리 예산에는 이곳이 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큰 수영장이 앞뒤로 두 개 있는 점이 좋았다. 발리는 해변에서 수영하는 것이 쉽지 않기에 숙소 선택 시 항상 수영장의 컨디션과 크기가 숙소 선택에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아침밥을 너무 많이 먹은 상태로 수영장 주변을 돌아다녔더니 숨이 헐떡거렸다. 음식만 보면 맛이 있건 없건 눈이 휙 돌아가 버리는 게 큰일이다.

 

리조트 안에는 여러 대의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방까지 왔다 갔다 하는 것이 불편하지 않았다. 신기한 것은 이곳도 4층이 없었다.

 

붉은색은 지붕과 푸른 하늘이 대비된 모습은 사누르를더욱더 아름답게 보이게 했다.

 

호주 여행자들이 많아서 일까. 일요일에 회의실에서 교회 예배가 진행된다는 안내를 로비에서 볼 수 있었다.

아침 식사 후 아빠는 피곤하다며 다시 주무시고 난 피트니스센터로 향했다. 러닝머신이 두 대가 있는데 하나는 고장인지 잘 작동이 안 되었다. 혼자 러닝머신을 걷고 실내 자전거를 타고 있는데 한 꼬마가 헬스장으로 오더니 이것저것 나에게 물어보았다. 그러더니 자기 동생 4명인가 5명을 헬스장에 데리고 와서 한동안은 고요했던 헬스장이 키즈카페가 되어 버렸다.

 
 

운동을 마치고 방으로 돌아와 테라스에 앉아있는데 하늘이 너무 맑았다. 맑은 하늘에 유유히 비행기가 지나가고 있었다.

 

오후 시간이 되어 느릿느릿 호텔에서 나왔다. 오늘은 사누르 해변을 어제 걷던 곳보다 더 걸어가 볼 생각이었다.

 

어디 가든 가지런하게 주차된 오토바이를 볼 수 있었다. 낮인데 사람이 없다. 사누르는 밤이 되어야 활기를 띠는 곳이었다.

 
 

걸어가다 본 이발소 간판이 신기해서 사진을 찍었다.

 

날이 선선하지만 햇살은 강했다. 그래도 습도가 낮다 보니 우리나라 가을 날씨 같았다. 발리에 여러 번 왔지만 이렇게 쾌적한 날은 처음이었다.

 
 

오늘은 전날과 다른 길을 통해 사누르 해변으로 갔다.

 
 

담장을 따라 길게 길이 나있었다. 담장을 뒤덮은 풀 때문에 정글 속을 따라 걷는 것 같았다.

 
 

강한 햇살을 등지고 골목의 끝에 서니 푸른 바다가 희미하게 보였다.

 
 

거리에는 사람이 많이 보이지 않았는데 해변 산책로에 오니 많은 관광객이 보였다.

 
 

어제는 늦게 해변에 와서 사누르 해변을 맛만 보고 갔었다. 사누르 해변은 길게 뻗어 있었고 모래사장 옆에 산책길도 잘되어 있어 걷기 편했다. 전날 만났던 직장 동료는 아침마다 어머니와 함께 운동 삼아 해변 산책로를 걸었다고 했다. 그냥 이곳은 느림의 여행을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곳인 것 같았다.

 
 

푸른 바다로 뛰어들어 놀고 싶지만 바다에서 노는 사람은 손에 꼽을 만큼 많지 않았다.

 
 

수영보다는 바람과 파도를 이용한 레저를 더 즐기는 것 같았다.

 
 
 
 
 
 

시원하지만 바닷바람이 불어오면 온몸이 끈적였다. 바닷가라 어쩔 수 없는 것 같았다.

 

오래된 나무에 설치된 그네에 앉아 사누르 해변을 바라보았다.

 
 

산책로 옆으로는 하얏트호텔이 있었다. 멀리서 봐도 고급져 보였다. 수영장도 해변 근처에 있었다. 약간 그들만의 세상 같아 보였다. 그리고 선베드도 해변에 줄지어 있었다.

 
 

우린 그냥 운동 삼아 해변에 오는 게 더 좋았다.

 

아무리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려 보지만 우리가 하얏트에 가는 것은 과소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변에는 바람을 타고 파도를 타는 서퍼들을 볼 수 있었다. 바람을 가르며 파도를 타는 모습을 보니 내 마음도 뻥 뚫리듯 시원했다.

 
 

쿠타는 해변을 걷고 있으면 그냥 정신없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드는데 이곳은 그저 여유롭다는 생각뿐이었다.

 
 
 
 
 
 

걷다 보니 전망이 좋은 카페가 보여서 잠시 쉬어 갔다.

 
 

바다가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았다. 커피 두 잔을 주문했다.

 
 

바다에서 살랑살랑 바람이 불었기에 에어컨이 따로 필요하지 않았다.

 
 

시원한 커피에 달달한 시럽을 다 넣었다. 온몸에 시원 달달한 기운이 퍼져갔다.

 
 
 

바다 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큰 섬이 누사페니다 같았다.

 
 

누사 페니다 투어를 신청했는데 기대가 되었다.

 
 

어느 정도 쉬었으니 왔던 길을 돌아 숙소로 걸어갔다.

 
 

리조트의 선베드에는 이제 빈자리가 많이 보였다. 해변에 놓인 선베드도 직원들이 정리를 하고 있었다.

 
 
 
 

어느덧 오후가 다 지나가고 있었다. 파랬던 하늘은 조금씩 붉은빛을 띠기 시작했다.

 

해변의 조명엔 하나둘 불이 들어왔다.

 
 

해변의 반대쪽에선 석양의 강렬한 햇살이 이곳을 비추고 있었다.

 
 
 

오늘도 아궁산은 신비하고 영엄한 모습을 가지고 또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여행의 하루는 언제나 쏜 화산같이 지나가버리는 것 같다.

 
 

갑자기 가방 안에 있던 프레드릭슨씨가 생각났다. 프레드릭슨씨도 이곳 사누르에 왔다는 인증 사진을 찍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이기에 전날 갔던 곳까지 한참을 걸어가야 했다.

 
 
 
 
 
 

어제 한번 와봤다고 괜히 친근함이 들었다. 이곳 사누르에 있으면서 해변에 자주 오다 보면 나중에 정이 들것 같았다.

 

숙소로 들어가기 전 마트에 들러 구아바 주스도 사고 파인애플 등을 샀다.

 
 

그리고 배가 고파 괜찮아 보이는 식당에 들어갔다.

 

아빠는 볼로네즈 스파게티를 난 텍사스 햄버거를 주문했다.

 

스파게티 소스에 고기가 많아서 맛있었다.

 
 

내 햄버거에는 패티와 치즈를 추가했기에 원래 크기보다 햄버거가 컸다. 나 같은 대식가가 혼자 먹기에도 양이 많았다. 이 글을 쓰면서 사진을 보니 다시금 그 맛이 생각난다.

 

고기 냄새를 맡고 온 고양이가 우리 테이블을 떠나지 않았다. 내 햄버거 패티를 쪼개서 주었는데 맛을 들였는데 아예 자리를 잡고 슬픈 눈빛을 하며 우리를 보았다.

음료에 햄버거, 스파게티까지 해서 가격이 2만 원 정도 나왔다. 하루에 한 끼 정도는 나와서 사 먹어도 될 것 같았다.

숙소로 돌아와 키 홀더에 키를 넣는데 계속 전원이 꺼졌다. 그래서 리셉션에 전화를 했다. 직원도 한참을 헤매더니 키 홀더에 키를 넣고 뒤에 두꺼운 종이를 넣어 고정해 두었다. 참 원시적이면서 이 순간이 당황스럽고 재미있었다. 순간 카드 키가 두 개 생겨서 생활이 편해졌다.

https://youtu.be/wRIH1DaOJkM?si=PSYP2S3A8n7flgZ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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