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코모도 섬 여행이 무산되자 뭔가 마음이 허탈했다.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그래서 라부안 바조 시내 야경을 보고자 시내로 향했다.

 

택시를 타고 나가려고 했으나 시간도 많으니 그냥 걸어서 나가기로 했다. 시골길을 걷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시내에 들어서니 상점도 많아지고 사람들도 많아졌다. 시내는 일방통행이기에 차량 및 오토바이들이 한쪽 방향으로만 운행하는 점이 좋았다. 횡단보도가 특별히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방통행인 것이 안전하다고 느껴졌다.

 

일상적인 풍경들이지만 여행자의 눈에는 모든 것이 새롭게 느껴졌다.

 

오늘은 라부안 바조의 메인 스트리트를 벗어나 언덕길로 올라갔다.

 
 

해안 지역을 벗어나니 바로 오르막길이 나왔다. 생각보다 언덕이 가팔랐다.

 

종종 유기견들이 지나다녀서 등골이 오싹해지곤 했다. 올라갈수록 라부안 바조의 풍경이 조금씩 눈에 들어왔다.

 

오르막길을 어느 정도 오르니 라부안 바조 시내가 항구가 한눈에 보이는 전망대가 나왔다.

 
 
 

오늘은 노을을 볼 수 있을까 기대를 하며 걸어왔는데 하늘에는 구름이 짙게 깔려 있었다.

 
 

우기라 그런지 푸른 하늘보다는 언제나 회색빛의 하늘이 자주 보였다. 남국의 뜨거운 햇살이 그리웠다.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 같이 구름은 넓고 짙게 깔려 있었다.

 

항구 밖은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그러나 항구 안은 너무 고요했다. 코모도 섬으로의 입출항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많은 배들이 항구 안으로 들어와 정박해 있었다.

 

저 중에 우리가 탈 배도 있지 않을까라는 괜한 미련이 생겼다. 코모도 섬에 가려고 비싼 돈과 시간을 투자해서 이곳까지 왔다. 바로 앞에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거리에 코모도 섬이 있는데 못 가는 마음에 속이 쓰라렸다.

 
 
 

항구 안의 날씨만 보면 누가 풍랑주의보라고 생각을 할까. 아쉬운 마음에 항구 안에 있는 배들만 바라보았다.

 

전망대 끝에 최근에 지어진 것 같은 건물이 있어서 들어가 보았다. 공짜인지 알고 그냥 들어가려고 하니 직원이 나와서 돈을 내야 한다고 했다. 입장료가 5천 원 정도였던 것 같다. 생각보다 입장료가 비싸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여기까지 열심히 걸어왔는데 5천 원 때문에 안 들어 간다는 것도 웃긴 것 같았다.

 

돈을 내고 들어온 곳이라 그런가 건물이 전반적으로 깔끔했다. 인스타 갬성이라고 해야 할까.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은 붉은 담장이 빙 둘러져 있었다. 담장 밑에서는 은은하게 불빛이 흘러나왔다.

 
 
 

빙글빙글 돌아서 점점 하늘로 올라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걸어서 올라갈수록 담장의 높이가 낮아지며 하늘 시원하게 나왔다.

 

전망대에 올랐다 생각했는데 한 층 더 올라야 했다. 밖에 있는 전망대 보다 이곳에서 보는 풍경이 훨씬 더 시원하게 보였다.

 
 

한 층 더 올라가니 아프리카 풍의 실내 내부가 나왔다.

 

밖으로 나오니 포토 스폿이 나왔다. 풍경을 보자마자 우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포토 스폿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는데 앞에 사람이 사진을 거의 백만 장을 찍는 것 같았다. 뒤에 사람이 기다리면 조금 빨리 찍어주면 좋을 텐데 몇 분을 기다려도 앞사람의 사진에 대한 열정은 더욱더 커지는 것 같았다.

 

드디어 우리에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의자에 앉아 라부안 바조의 항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은은하게 퍼지는 조명은 사진의 맛을 더욱더 멋지게 도와줄 뿐이었다.

 
 

왜 앞에 사람들이 사진에 진심이었는지 알 수 있는 풍경이었다. 떠나고 싶지만 떠나기 싫었다.

 
 

최대한 빨리빨리 사진을 찍었다. 우리 뒤에 기다리는 사람은 없었지만 느낌이 왔을 때 빨리 찍는 것이 좋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빠는 있는 포즈 없는 포즈를 다 끄집어 내어 사진을 찍었다. 난 날은 더웠지만 카메라에서 손을 놓을 수 없었다.

 

이곳만큼은 나도 인증숏을 남기고 싶어서 아빠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너무 열심히 찍었나 보다 잠시 의자에 앉아서 쉼을 가졌다.

 
 
 

전망대에서 인생 숏도 찍었으니 이제 천천히 걸어서 나왔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데 아빠 눈에는 또 꽃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그냥 지나쳤을 것들을 아빠의 레이더에는 항상 잡히는 것이 신기했다.

 
 

처음에 5천 원이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며 있다 보니 5천 원이 그렇게 비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전망도 더 좋고 고즈넉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이제 제법 하늘이 많이 어두워졌다. 라부안 바조 시내에도 하나둘 불빛이 들어왔다.

 
 
 

오늘도 붉은 노을을 못 보아서 아쉬웠으나 라부안 바조의 전망을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 만족스러웠다.

 
 

곳곳에 조명이 들어왔다. 붉은 벽돌과 주황빛 조명은 더욱더 이 공간을 감각적으로 만들어 주었다.

 
 

언제쯤 붉은 노을을 볼 수 있을까. 우기인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붉은 노을을 보고 싶은 마음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았다.

 
 

라부안 바조 항구 앞에 있는 섬들은 꿈속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했다.

 

이곳에서의 생활이 오히려 우리의 인생에서 꿈이 아닐까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 속의 비현실 속에 살고 있었다.

 
 
 
 

건물 밖으로 나오니 이제 제법 어두워졌다. 하늘의 한쪽이 어두워지더니 금세 모든 길이 깜깜해졌다.

 
 

내리막길을 따라 시내까지 걸어왔다.

 
 

배가 너무 고파서 KFC로 갔다. 한국과 메뉴가 비슷하지만 인도네시아 특유의 메뉴들도 있었다. 특히 밥을 팔고 있는 것이 신기했고 K 음식과 관련된 메뉴도 있었다.

 
 

닭강정 비빔밥이 있어서 하나 주문해 보았다. 외국인이 먹기에는 조금 매운맛이었다. 우리 입맛에는 딱 맞는 적당히 맵고 달달했다.

 

라부안 바조 시내에서 택시를 잡는 것은 쉽지 않았다. 아빠가 파파고로 아무한테나 택시 타고 싶다고 말을 하니 어떤 분이 우리를 여행사로 알려주었다. 여행사 주인분이 택시 기사에게 전화를 해주었다. 이곳에 와서 기념품을 하나도 안 샀기에 고마운 마음에 빨간색 정글 모자를 구매했다. 아저씨의 도움으로 편하게 숙소까지 갈 수 있었다.

 

아빠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파파고를 이용해서 택시를 타봤다고 기분이 너무 좋아 보이셨다. 코모도에 와서 뜻대로 되는 것이 거의 없지만 그래도 여행을 하고 있는 지금 자체가 너무 즐거웠다.

A. 빈탕 플로레스 호텔

Jalan Pantai Pede, Labuan Bajo

B. KFC Labuan Bajo

Jl. Soekarno Hatta No.20, Labuan Bajo, Kec. Komodo, Kabupaten Manggarai Barat, Nusa Tenggara Tim., 인도네시아

C. Puncak Waringin

Labuan Bajo, Komodo, West Manggarai Regency, East Nusa Tenggara, 인도네시아

반응형

 

반응형
반응형

4박 5일 중 하루는 코모도 섬에 갈 예정이었고, 나머지 하루는 시내 여행, 나머지 날들은 숙소에서 보낼 예정이었다. 코모도 섬에 가는 것이 틀어져서 두 번 시내 여행을 가게 되었다. 한번은 낮에 다른 한번은 늦은 오후였다.

처음에는 시내까지 걸어갈까 생각을 했다. 그런데 호텔 셔틀 서비스를 이용해 시내까지 가기로 했다.

 
 

라부안 바조 시내가 일방통행인 구역이 있다 보니 시내로 나올 땐 시간이 조금 더 걸렸다. 시내에서 숙소로 갈 땐 시간이 조금 덜 걸렸다. 시내에서 내린 곳은 라부안 바조 스타벅스로, 라부안 바조의 핫 플레이스였다.

 
 

시내에는 항구가 있기에 바다가 있는 곳으로 갔다.

 
 

숙소 앞 바다와는 물색이 달랐다. 숙소 앞도 이렇게 물색이 좋았으면 좋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 예약했던 숙소도 시내 가운데 있었다. 시내 가운데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이래저래 이점이 많은 호텔이었으나 가격이 너무 사악했다. 그래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그래서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현재의 숙소로 예약을 했다.

 

안쪽으로 푹 들어온 곳이기에 물도 잔잔했다.

 

물은 잔잔했고 바람도 간간이 불었다.

 
 

그림처럼 정적이었다. 꽃도 바다도 산도 전부 풍경화의 일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부안 바조 마리나 베이에는 모터보트들이 정박해 있었다.

 
 

휴양지에 있다 나오니 모든 게 신기하게 느껴졌다. 시골에서 서울로 올라왔을 때의 느낌이랄까.

 
 
 

마리나 베이 광장은 한낮의 태양빛으로 뜨거웠고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라부안 바조, 처음 와보는 곳이지만 도시가 생각보다 깔끔하고 아기자기했다.

 

뜨거운 광장을 걷고 있으니 땀이 주룩주룩 흘렀다. 아이들은 뭐가 좋은지 이 뜨거운 날에도 열심히 놀고 있었다.

 

우기라 그런지 날도 덥고 습했다. 시원한 곳이 그리웠다.

 

가장 먼저 뇌리에 스친 곳은 역시나 스타벅스였다.

 
 

안에 들어오니 에어컨 바람이 뼛속까지 시원하게 했다.

 

창문 너머로 열기가 느껴졌다.

 

시원한 곳에 있다 보니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냥 쭈욱 있고만 싶었다.

 
 

 

더운 건 싫지만 다시 밖으로 나왔다. 문을 여니 더위가 훅하고 엄습해왔다.

 
 

이곳에 숙소를 정할 걸이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숙박비만 조금만 저렴했어도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아쉬운 마음은 앞에서 사진 찍는 것으로 달래보았다.

 
 
 
 

날이 따스하니 어디 가나 꽃과 나무였다. 날은 덥지만 눈은 시원했다.

 
 

바닷가를 따라 산책로가 있었다.

 
 

바다지만 고요한 호수같이 느껴졌다. 배들은 물결에 따라 조용히 움직일 뿐이었다..

 
 
 

어느 어부가 뗏목을 타고 가기에 신기해서 쳐다보았다. 저걸 타고 간다고? 의심이 되었다. 그런데 바람과 같은 속도로 다른 배로 옮겨 탔다. 뗏목의 달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떠날 코모도 여행을 생각하니 설레었다. 저런 배를 타고 갈지 아니면 스피드 보트를 탈지는 모르겠다. 어떤 배면 어떠냐 그냥 코모도에 갈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시내는 작기에 멀리까지 갈 필요는 없었다. 단지 바닷가 부분만 평지이고 바닷가 뒤로는 산이라서 한낮에 오르기에는 무리 같았다. 그래서 라부안 바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는 다음에 가기로 했다.

 
 
 

숙소로 오는 길은 택시 대신 걸어서 왔다. 시내에서 한 시간 정도 걸린 것 같았다.

 

외길이라 길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대신 저녁에는 다니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A. 빈탕 플로레스 호텔

Jalan Pantai Pede, Labuan Bajo

B. Starbucks Labuan Bajo

Jl. Soekarno Hatta, Labuan Bajo, Kec. Komodo, Kabupaten Manggarai Barat, Nusa Tenggara Tim., 인도네시아

반응형

 

반응형
반응형

라부안 바조 숙소를 정하는 것이 여간 쉽지 많은 않았다. 가격이 마음에 들면 위치가 안 좋고, 이것저것 다 괜찮다는 생각이 들면 평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몇 번을 예약을 했다 취소를 했는지 모르겠다. 휴양지에서 바다도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정한 곳이 빈탕 플로레스 호텔이었다. 시내에서 좀 떨어져 있어서 시내에 왔다 갔다 하기는 불편했지만 바다도 있고 수영장도 있는 호텔이었다.

 

공항에서 호텔까진 대략 15분 정도 걸렸다. 로비에 들어서니 트로픽컬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다. 그리고 코모도 섬으로 가는 섬답게 나무로 만든 코모도 조각상이 놓여 있었다.

 
 

호텔에 사람이 있나 싶을 정도로 호텔은 조용했다. 조용한 호텔에서 더 조용한 방으로 배정을 받았다. 방에 들어서니 바닥은 타일이라 깔끔했고 더블 침대 두 개가 붙어 있어서 침대도 무지 넓었다.

 
 

화장실은 심플하게 샤워부스와 화장실이 분리되어 있었다.

 
 

짐은 수화물 놓는 곳에 놓고 나니 뭔지 깔끔하게 느껴졌다.

 

발코니가 없는 점이 아쉬웠다. 수영장에서 입던 옷을 널어 둘 곳이 없었다.

 
 

문을 열고 통로에 서면 주변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더욱더 실감 나게 느껴졌다.

 
 

호텔 로비는 2층이고 1층에는 식당이 있었다. 1층으로 내려가야 수영장과 헬스장에 갈 수 있었다. 호텔에서 유로로 시내까지 버스를 운행하는데 가격이 합리적이었다.

 
 

수영장 옆에는 헬스장이 있는데 헬스장의 구색만 갖춘 것 같았다. 그래도 4반 5일 동안 매일 실내 자전거라도 탈 수 있어서 좋았다.

 
 

첫날이니 오늘은 호텔에서 지내 기려 했다. 호텔에서 시간을 보내며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했다.

 

날이 상쾌했으면 좋겠는데 첫날은 날이 흐렸다.

 
 

호텔 정원이 깔끔하게 가꿔져 있었다.

 

가장 기대된 부분은 호텔 수영장이었다.

 
 

나름 인피니티 풀로 수영장 너머로 바다가 보였다.

 

인피니티 풀에서 보는 바다는 멋지기 그지없지만 해변에는 밀려온 쓰레기로 지저분했다.

 
 

모래사장엔 쓰레기가 가득했지만 쓰레기가 없다고 생각하고 바라본 바다는 평온하기 그지없었다.

 

누군가 나무 위에 널빤지를 얹어 놓아서 나무 위에 앉아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해변에서 조금 떨어진 바다는 푸르기만 한데 해변은 흙탕물이라는 것이 조금은 아쉬웠다.

 
 
 

수영장을 이용하는 사람이 없어서 우리가 이곳을 전부 전세 낸 것 같았다. 4박 5일 이곳에 있으며 수영장에 사람이 있는 것을 거의 못 보았다.

 
 
 

첫날이라 그런지 모든 게 신기하고 새롭게 느껴졌다.

 
 
 

우리만 이렇게 수영장을 써도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직원들이 우리만 보고 있는 것 같은 부담감도 들었다.

 
 
 
 

자연과 수영장이 어우러져 내가 꼭 자연 속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했다.

 
 
 
 

해변 위쪽과 아래쪽이 있는데 아래쪽은 밀려온 쓰레기가 많았다면, 위쪽은 깨끗이 관리가 되고 있었다. 아래쪽 해변도 직원들이 치우긴 하는데 쓰레기가 밀려오는 속도가 더 빠른 것 같았다.

 
 
 

다른 호텔의 외국인들은 카약 비슷한 것을 빌려서 바다로 나갔다.

 
 
 

동남아에 오면 볼 수 있는 꽃 잎이 물 위에 떨어져 둥둥 떠다녔다.

 
 
 
 

물 위에 떠다니는 꽃잎을 주워 일렬로 줄을 세워 보았다.

 
 
 
 

수건도 수영장에서 빌릴 수 있었다. 딱히 방에서 수건을 챙겨올 필요가 없었다.

 
 

수영장을 사용하는 투숙객은 우리 밖에 없으니 직원들도 풀 바에 있지 않고 볼 일을 보러 간 것 같았다.

 

이렇게 큰 호텔에 투숙객이 한둘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 신기했다.

 
 
 

낮 동안 놀았더니 힘들어서 숙소에서 쉰 후 저녁을 먹기 위해 다시 1층으로 내려왔다.

 

정원의 조명에는 하나둘 불이 들어왔다.

 

낮과 다른 운치가 느껴졌다.

 

또 이렇게 여행의 하루가 흘러가버렸다.

 
 

저녁을 먹기 전 노을을 볼 수 있을까 궁금해 해변으로 나왔으나 구름 때문에 노을을 볼 수 없었다.

 
 
 
 
 
 

저 멀리 보이는 시내에도 벌써 불이 켜졌다. 불빛이 바닷물에 반짝였다.


 
 
 

첫날은 럭셔리하게, 아니 귀찮아서 호텔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햄버거, 스테이크, 그리고 해산물 튀김까지 품목당 만 원이 조금 넘는 것 같았다. 배고프다 보니 너무 맛있게 먹었는데 조금 호불호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조식도 저녁식사를 먹은 곳에서 먹었는데 조식이 조금 실망스러웠다.

 
 

음식은 다양하지 못했고 기성제품을 사다 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5번의 조식을 먹었는데 매일 비슷한 음식이었던 것 같다.

 

하루 종일 보이지 않던 투숙객을 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식사 후 산책 삼아 정원을 걸었는데 핑크색의 꽃이 아빠 눈에 띄었다.

 
 

그리고 정원 한편에는 바나나가 심어져 있는데 바나나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정원에 떨어진 과일도 신기해서 주워보았다.

 
 

여전히 해변은 쓰레기로 덮여 있었다.

 

해변 왼쪽에 돌로 된 해변이 있어서 걸어가 보았다.

 
 

돌에 이끼가 끼어 있어서 돌 위를 걷는 것이 쉽지 않았다.

 
 

겨우 우리가 갈 수 있는 곳까지만 걸어갔다.

 
 

돌을 만지면 미끈덕 거렸다. 라부안 바조의 산은 높지 않아 보였다. 우리가 있는 쪽의 산들이 높아 보이지 않았다.

 
 
 
 

아침부터 바쁠 일이 없어서 너무 좋았다. 전날에는 아침부터 정신이 없었는데 이곳에 오니 드디어 휴양지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었다.

 
 
 

하늘엔 오늘도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다. 다음날 코모도 투어를 가야 하는데 이때까지는 우리는 코모도 투어를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호텔 리셉션에 낼 아침 도시락을 부탁했다.

 
 

리셉션에 갈 때마다 코모도 도마뱀에 한 번씩 시선이 갔다.

헬스장에는 딱 기본 시설만 있었다. 제대로 되는 실내 자전거가 있어서 불만 없이 운동을 할 수 있었다. 내가 운동을 하고 있으면 종종 이상한 사람인 것 같이 직원들이 힐끗 보고 갔다.

 
 

조식 구성은 거의 매일 비슷했다. 바나나 튀김 같은 것을 처음 먹어 봤는데 은근 눈이 뿅 하고 커지는 맛이었다.

 
 
 
 

이곳에 있으면서 거의 일과가 비슷했다. 먹고 자고 운동하고 또 먹고. 아침을 먹은 후 또 해변으로 나가 보았다.

 

이곳에 온 후 매일 보는 풍경인데 질리지 않았다.

 
 

하루하루가 지나가는 것이 더 아쉬웠다. 오늘 새벽에 코모도 섬 투어를 갔어야 했는데 풍랑이 세서 배가 뜰 수 없다는 문자를 받았다. 이곳에 있는 동안 언젠가 갈 수 있겠지라는 생각만 하다 결국에는 코모도섬 투어를 못하고 라부안 바조를 떠나야 했다.

 
 

코모도 섬을 못 가서 아무 일정이 없었다. 역시나 오늘도 아침에 운동을 하고 수영장으로 갔다.

 
 

오늘은 캐리어에서 튜브까지 꺼내서 들고나왔다. 약간의 기분 전환이 필요했다.

 
 
 

라부안 바조를 떠나기 전에 코모도 도마뱀을 보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우리에게 생긴 자유 시간을 즐겼다.

 
 
 

우울해해봤자 우리만 손해이기에 오히려 더 밝게 표정을 지었다.

 
 
 
 

튜브를 가지고 오니 물에서 노는 것이 덜 힘들고 신이 났다. 물안경을 방에 놓고 온 게 아쉬웠다.

 
 
 
 
 

물에 둥둥 떠있으며 물이 흐르는 방향에 따라 움직이기도 하고 바람에 따라 떠있기도 했다.

 
 

오늘도 우리만의 수영장이었다.

 
 
 
 

빈땅 맥주와 콜라를 주문했다. 오늘 코모도에 갔으면 이런 여유도 없었을 것이다.

 

달달한 빈땅 레들러가 아빠의 입맛에 맞으시는 것 같았다.

 
 
 

언제 코모도에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라부안 바조에서의 남은 날들은 무엇을 하며 보낼까 생각했다.

 
 

오늘도 기약 없이 기다리다 일정이 미뤄진다는 문자만 받았다.

 

어느 날 하루는 밤에 유리창이 깨질 듯이 소리를 내고 침대에 누워있는데 침대가 흔들거리는 느낌을 받았다. 너무 불안해 2층 로비로 가니 아빠와 나뿐이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지진이 왔는데 진도 2-3 정도라고 했다. 태어나서 처음 겪어보는 지진이었다.

 
 

4박 5일이라는 시간이 후다닥 지나갔다. 이제 마지막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

 

허탈한 마음에 바다만 보았다. 이렇게 평온한 바다인데 풍랑주의보라고 했다.

 
 
 

결국엔 마지막 날까지 코모도에 못 가고 이렇게 시간이 흘렀다.

 
 
 
 
 

못 간 거는 어쩔 수 없으니 마음속에 묻어 두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또 올 일이 있지 않을까.

 
 
 
 

매번 발리만 오다 다른 섬에 오니 새로웠다.

 
 
 
 

마지막 날은 날이 좋아서 구름 사이로 지는 해를 볼 수 있었다.

 
 
 

마지막 날이니 오늘은 숙소에서 저녁을 먹었다.

 
 

방으로 돌아가는 길 귀요미 도마뱀들을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징그럽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젠 동남아에 오면 볼 수 있는 친구였다.

 
 
 
 

조식이 좋았던 싫었던 간에 이곳에서 먹는 마지막 조식이라 생각하니 아쉬웠다.

 

이르게 조식을 먹은 후 체크아웃을 했다. 발리로 이동하기 위해 코모도 공항으로 향했다.

A. 빈탕 플로레스 호텔

Jalan Pantai Pede, Labuan Bajo

B. Komodo Airport

Labuan Bajo, Komodo, West Manggarai Regency, East Nusa Tenggara, 인도네시아

반응형

 

반응형
반응형
반응형

인천에서 자카르타로 온 후 다음날 바로 라부안 바조로 갈까 고민하다 라부안 바조로 가는 비행 편의 시간이 너무 일러서 무리가 되기도 하고 잠깐 등만 붙이고 나오는데 일박에 15만 원 정도를 주고 공항에 있는 호텔에 자는 것이 싫어서 하루 정도 자카르타 시내를 구경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늦은 시간 호텔에 도착하니 긴장도 풀려버려 진이 빠져버렸다.

 

자카르타의 강남이라 부르는 곳에 숙소를 정하려다 이번에는 올드타운을 좀 더 보고 싶어 파타힐라 광장 부근에 숙소를 예약했다.

 

호텔은 오래되었지만 머큐어 체인점이라 내부 시설은 깔끔했다.

 

물도 두 병 있고 커피도 준비되어 있었다.

 

캐리어를 놓는 곳도 따로 있는 점이 좋았다.

 
 
 

욕조가 없는 것이 흠이지만 칫솔만 일회용이고도 다른 제품은 다회용이었다.

 

전날 실신하듯 자고 아침에 일어났다. 밤에 왔을 땐 너무 분위기가 할렘가 같아서 무서웠는데 아침이 되니 밤보다는 덜 무서웠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 거의 없어 전망이 좋았다.

 

저 멀리 전철이 지나가는 것도 볼 수 있었다.

 

호텔은 삼각형 모양이라 해야 할까. 예전에 싱가포르에 갔을 때 갔던 풀러턴 호텔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조식은 1층에서 먹었다. 레스토랑으로 들어가는 길이 꽤 인상적이었다.

 
 

조식의 종류는 많지는 않았다. 양식과 인도네시아식으로 인도네시아 음식보다는 양식에 조금 더 관심이 갔다.

 

가장 맛있던 것은 김밥이었다. 어떤 김밥이 맛이 없을 수 있을까.

 

식사를 마친 후 호텔로 돌아와 다시 꿀잠을 잤다. 전날 너무 늦게 와서 그런지 지구가 계속 날 잡아당기는 것 같았다.

 

딱 하루 밖에 시간이 없기에 정신을 차린 후 호텔 밖으로 나왔다.

 
 

호텔은 안에서 볼 때보다 밖에서 보니 더욱 웅장하게 느껴졌다.

 
 
 

호텔 앞에는 작은 수로인지 강인지가 있었다. 서양화에서나 보았을 법한 다리가 세워져 있었다. 네덜란드의 식민 시절 만들어진 다리인 것 같았다.

 
 
 
 

수로의 물은 그리 맑지는 않았지만 수로와 다리가 운치가 있었다.

 

호텔 옆에 서양풍의 건물이 있었다.

 

다리를 건너고 싶었는데 건널 수 없어 옆에 있는 현대식 다리로 수로를 건넜다.

 
 

폐허의 느낌이 났다.

 
 

폐허의 느낌이 났지만 빈티지한 분위기가 좋았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거리엔 사람이 뜸했다. 관광지에서 조금 벗어나 있어서 그런 것 같았다.

 

어떻게 사진을 찍든 예술적인 느낌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수로 옆에 난 길을 따라 파타힐라 광장 쪽으로 걸어갔다.

 
 

자카르타의 시내 중심보다는 깔끔하진 않지만 이곳은 서양과 인도네시아, 두나라의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은 한창 추운 시기라 오들오들 떨며 다니는데 이곳은 적도를 넘어온 곳이기에 열대지방의 여름인 우기였다. 우기다 보니 조금만 걸어도 습해서 땀이 주르륵 흘렀다.

 
 

파타힐라 광장 부근에 오니 관광지의 느낌이 나기 시작했다.

 
 

지나가는 차도 많고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숙소 앞보다는 광장 부근이 조금 더 깔끔하게 느껴졌다.

 
 

날도 너무 좋고 주변 분위기도 너무 좋았다. 이런 느낌을 좀 더 느껴 보고자 올드타운에 숙소를 정했는데 잘한 것 같았다.

 
 
 

작은 것 하나에도 시선이 갔다. 아마 평소에 볼 수 없는 풍경이라 그런 것 같다.

 
 
 

카페 바타비아에 가려다 전에 한번 가본 적이 있기에 근처 스타벅스에서 잠시 더위를 피하려고 했다.

 

파타힐라 광장 주변에 스타벅스가 보이지 않아 차이나타운까지 걸어가야 했다. 숙소 근처보다 조금 할렘 같은 거리를 걸어야 했다.

 
 
 

구글 지도에 의지해 겨우 스타벅스를 찾을 수 있었다.

 
 

역시 스타벅스에 들어오니 이 익숙한 느낌에 편함을 느낄 수 있었다. 커피 하나에 케이크 하나를 사는 게 더 저렴하다고 해서 의도치 않게 커피 두 잔에 케이크 두 개를 주문하게 되었다.

 

스타벅스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한 후 다시 밖으로 나왔다.

 
 
 

차이나타운이다 보니 중국풍의 디자인과 물건들이 눈에 띄었다.

 
 
 

또 골목길을 지나서 파타힐라 광장으로 갔다.

 
 
 

광장 근처에 오니 시끌벅적하고 차들과 오토바이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근 1년 만에 와보는 파타힐라 광장이라 그런지 친숙함이 느껴졌다.

 

그땐 코로나가 막 종식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도 많고 조금 쳐진 느낌이 들었는데 일 년 만에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광장 옆의 작은 카페들도 많고 광장에서 버스킹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광장에서 자전거를 빌려 타는 사람들도 많았다.

 
 

광장은 햇빛을 받아서 뜨겁긴 했지만 활기참은 여전했다.

 

기차역으로 향하는 길에는 춤을 추는 사람들도 있고 버스킹을 하는 그룹들도 있었다.

 

기차역까지 걸어가려다 날도 덥고 귀찮아서 다시 광장으로 돌아왔다.

 

박물관 앞 잔디에는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에 사용했을 포탄들이 깔려 있었다. 그냥 보면 돌을 가져다 놓은 것 같았다.

 
 
 
 
 

덥고 힘들어 숙소에서 쉬다 나오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다시 숙소로 향했다.

 
 
 
 

숙소로 돌아오니 집에 돌아온 것 같이 편안했다.

 

숙소에서 조금 쉰 후 야경을 보기 위해 다시 밖으로 나왔다. 어느새 비가 내려 바닥은 젖어 있었다.

 

비가 온 후라 그런지 날도 선선했다.

 
 

비에 젖은 바닥은 조명 빛을 받아 분위기가 더욱 아련하게 느껴졌자,

 
 
 
 
 

낮보다 밤의 분위기가 더 좋았다. 조명 빛이 건물을 아름답게 만들어주었다..

 

이렇게 짧지만 강한 자카르타에서의 하루가 지나갔다. 내일은 코모도 도마뱀이 산다는 코모도로 이동해야 했다. 이른 아침 비행기이기에 일찍 자야 했다.

A. Mercure Jakarta Batavia

Jl. Kali Besar Barat No.44 46, Roa Malaka, Kec. Tambora, Kota Jakarta Barat, Daerah Khusus Ibukota Jakarta 11230 인도네시아

B. Café Batavia

Jl. Pintu Besar Utara No.14, RT.7/RW.6, Pinangsia, Kec. Taman Sari, Kota Jakarta Barat, Daerah Khusus Ibukota Jakarta 11110 인도네시아

 

 

반응형
반응형

발리가 처음은 아니지만 매번 집에 갈 날이 다가오면 아쉬움이 크게 느껴진다. 이번 여행은 거의 쉼을 가지는 시간이었다. 2주간 여행 중 투어도 하나밖에 하지 않았고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호텔이나 리조트에서 보냈다.

 

하루하루가 이렇게 흘러가는 게 너무나 아쉽기만 했다. 여행을 계획할 때는 2 주면 꽤 길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여행을 시작하니 2주라는 시간도 짧게만 느껴졌다. 2박 3일 여행이든 아니면 몇 달간 하는 여행이든 언제나 돌아가는 날은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며칠간 비슷한 조식을 먹다 보니 약간 음식이 물렸다. 그렇다고 게으른 내 성격에 아침부터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나가는 것도 귀찮으니, 조식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아빠와 나에게는 가장 좋은 선택이기도 했다.

 
 

아침을 먹은 후 아빠는 다시 주무시고 나는 운동을 하러 피트니스센터로 왔다. 장비가 다양하지는 않지만 내가 이용하는 것은 실내 자전거와 트레드 밀밖에 없으니 이 정도면 만족스러웠다.

 

아침 시간에 운동하는 게 내 나름대로의 로망이자 버킷리스트인데 여행을 왔을 때 만이라도 이렇게 운동을 할 수 있는 것이 행복했다.

 

아침에 2시간 정도 운동을 한 후 방으로 돌아오니 벌써 정오가 넘었다. 잠깐 방에서 미적거리다 이번에는 수영을 하기 위해 풀로 나왔다. 오늘은 어떤 일인지 선베드가 평소보다 많이 남았다. 특히 2인용인 동그란 선베드가 비어서 바로 수건을 던져 놓았다.

 

아빠는 피곤하시다며 썬 베드에 누워 계셨다.

 

수영장에 나오니 햇살은 뜨거웠지만 기분이 좋았다. 역시 사람은 햇빛을 어느 정도 보고 살아야 하나보다.

 

방수팩에 핸드폰을 넣고 작게 노래를 틀어 놓고 '8'자 튜브에 몸을 실었다.

 

둥둥둥 떠다니며 바닷속의 해초같이 수영장을 표류했다.

 

햇살은 따갑도록 강했지만 나쁘지 않았다. 선크림을 바르지 않아서 그런지 피부가 벗겨지기 시작했다. 꼭 때가 나오는 것 같아서 조금 창피했다.

 

아빠는 한 시간 정도 썬 베드에서 주무신 것 같다. 나 혼자 놀다가 수영장 밖을 바라보니 아빠가 잠이 덜 깬 상태로 멍하니 나를 보고 있었다.

 
 
 

아빠가 뜨거우시다며 물 안쪽으로 들어오셨다. 혼자 노는 것도 좋지만 둘이 노는 게 그래도 덜 심심한 것 같다.

 

수영장이 넓으니 놀기가 참 좋다. 그리고 깊이도 어느 정도되다 보니 물놀이하기 좋았다.

 
 
 
 

한국에 돌아가면 하나하나가 다 그리울 것 같았다. 물 밖으로 나가고 싶었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으면 안되니까, 질릴 때까지 물속에서 시간을 보냈다.

 
 

수영장에서 놀다 방으로 돌아오니 힘들었다. 그래서 잠시 침대에 누워서 에너지를 충전했다. 마음은 24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싶은데 마음만 앞서지 체력이 되지 않았다.

 
 

오늘은 리조트 앞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해변에서 노을을 볼 생각이었다.

 
 

숙소에서 걸어서 2~3분 거리인데 5일 동안 바로 앞에 있는 스타벅스를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첫날 사누르에 왔을 때 스타벅스 앞에 있는 모나리자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었는데 스타벅스의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한번은 가봐야지 생각하다 사누르에서의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오게 되었다.

 

발리 곳곳의 스타벅스는 지점마다 각 특징 다른 것 같다. 이곳은 건물도 인상적이었지만 스타벅스 앞 뜰의 분위기가 숲속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실내보다 밖에서 커피를 마시는 손님들이 더 많았다. 건기이다 보니 밖에 자리를 잡아도 덥지가 않았다.

 

이제 뜨거운 햇살이 한풀 꺾인 것 같았다. 바람이 불면 조금 쌀쌀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스타벅스의 녹색의 심벌과 마크, 간판이 없다면 개인이 운영하는 펜시한 카페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의자 뒤에 있는 열대 식물의 줄기가 사방으로 뻗어 있는 모습이 꼭 공작새의 깃털 같기도 하고 왕좌의 모양을 하고 있었다.

 
 
 
 

홀짝홀짝 커피를 마시다 보니 시간은 일몰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아빠는 오늘 찍은 사진을 정리하고 또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에 올리셨다.

 

나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누군가는 여기까지 와서 스타벅스에 오냐고 핀잔을 하기도 하지만 발리에 오면 나는 꼭 스타벅스에 가보라고 권한다. 우기에는 시원한 에어컨을 편하게 쐴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 한국에서 보던 스타벅스의 분위기와 발리의 분위기는 살짝 다른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체인점이다 보니 기본적인 콘셉트는 한국이나 인도네시아나 비슷하지만 그래도 동남아 풍의 느낌을 물씬 느낄 수 있기에 스타벅스에 한 번쯤은 와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이제 노을을 보기 위해 오늘도 사누르 해변으로 향했다.

 
 
 

어느 식당 앞 식물의 이파리가 사람보다 컸다. 이파리 앞에 서니 사람의 등에 날개가 달린 것 같이 보였다.

 

길거리 상점에는 하나둘 불이 들어오고 퇴근하는 사람들로 거리는 오토바이와 자동차로 정신이 없었다.

 

푸릇한 나무 사이에 핀 하얀 꽃은 무엇일까. 아빠는 빨리 가자고 발을 재촉하면서도 신기한 식물을 볼 때마다 발걸음을 멈추셨다.

 
 
 

이제 몇 번을 다녀서 그런가 해변으로 들어가는 골목길이 익숙했다. 우리 동네를 걸어 다니고 있는 친근함이 들었다.

 

친근해지니 또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매일매일 봐도 질리지 않는다. 내가 이곳에 산다면 이 해변에 오는 것도 일상일 것이고 특별할 일도 없을 것 같지만 지금은 관광객이니 이곳이 특별하게 다가왔다.

 

뭔가 허접해 보이는 포토 스폿 앞에서 서서 사진을 찍었다. 시간이 흐른 후 이 사진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 촌스럽지만 사진을 보면서 행복해하지 않을까.

 
 

새털구름이 아주 얇게 하늘을 덮고 있었다.

 
 
 

저녁이 되어가니 사람들이 해변으로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다.

 
 

하늘의 한쪽은 아직 파랗고 한쪽은 보랏빛으로 조금씩 잠식되어 갔다.

 
 
 

모든 것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눈에 보이는 풍경이 하나하나 특별해 보였다.

 

이제 이 길을 걷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겠지.

 
 

처음엔 설렘으로 시작하지만 마지막에는 익숙함으로 끝나는 것 같다. 익숙해서 편해지지만.

 
 

걷고 있는 사이 해가 완전히 져버렸다.

 

사누르에서 가장 큰 마트가 있는 곳으로 갔다. 매번 이 앞을 지나만 다녔지 한 번도 들어온 적은 없었다. 한국에 선물로 무엇을 사 가면 좋을까. 여행을 올 때마다 고민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열대지방에 왔으니 말린 망고나 사갈까 보니 가격이 그다지 저렴하지 않았다. 그리고 대부분의 망고에는 설탕이 뿌려져 있었다. 베트남이나 필리핀처럼 망고 그대로를 말린 것이 아닌 것 같다. 아무튼 말린 망고, 파인애플 등 한국에서 구매하면 가격이 비싼 것 위주로 바구니에 담았다. 그리고 발리 기념 티셔츠도 구매를 했다.

 

마지막 날이라 생각되니 손에 너무 잡히는 대로 구매한 것 같았다. 갑자기 물건을 사려니 대강대강 필요한 것만큼 바구니에 담았었다. MBTI 'P'다 보니 이럴 때는 너무 계획 없이 물건을 구매하는 것 같다. 머릿속으로는 다 계획이 있었는데 막상 물건을 사면 계획해 놓은 게 생각나지 않는 게 이상했다.

물건을 구매한 후 저녁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갔다.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 첫날 점심을 먹은 모나리자 레스토랑으로 갔다. 가격도 저렴하고 분위기도 괜찮은 편이었다. 그리고 맛도 중간 이상이라 만족스러웠다.

 

식사 전 빈탕 레들러가 나왔다. 달달한 음료수 같은 맛이 나는 레들러는 맥주라기보다는 탄산음료 같았다.

 
 

식사 전 애피타이저가 나오지 않는데 두 번째 왔다고 애피타이저를 서비스로 주었다. 이 식당의 단점이라면 음식 나오는 속도가 조금 느리다는 것이다. 그래서 음식 나오기 전까지 많이 기다려야 했다.

 

햄버거와 돼지갈비가 먼저 나왔다.

 
 

햄버거는 5000원, 돼지갈비는 9000원 정도로 비주얼에 비해 가격이 저렴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온 것은 볼로네이즈 파스타로 고기가 듬뿍 들어 있었다.

이것저것 많이 주문했는데 계산서는 가벼웠다. 주머니가 가벼운 우리 같은 여행자에게 어울리는 식당이었다. 이렇게 발리에서의 마지막 날이 지나가고 있었다.

반응형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