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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엔 참 많은 절들이 있고 절마다 각각의 느낌이 다 다른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절이지만 다른 절과 뭐가 다른지 맛보기 위해 또 전 여행을 가게 된다. 능주역을 구경한 후 다시 운주사로 향했다. 금호리조트 화순으로부터 대략 한 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주차장에 주차 후 절 안으로 향했다. 입장료가 없어졌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절로 걸어 들어갔다.

 

화순 2경인데 이곳도 찾는 이가 많이 없는 것 같았다. 주차장도 널찍해서 주차하기도 수월했다.

 

절 입구에는 거북 상이 있었다. 사람들이 얼마나 만졌는지 거북이 등이 매끈했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눈에 들어온 것은 산책로 옆의 암석들이었다. 겹겹이 쌓여 암석층에서 지구의 나이를 아주 조금 가늠해 보았다.

 

양옆에 있는 나무가 그늘을 만들었기에 뜨거운 태양볕은 피할 수 있었다.

 
 

나무 그늘 아래 작은 석상들이 있었다. 여러 석상이 나란히 있으니 영엄하게 느껴졌다.

 

걷다 보니 저 멀리 석탑이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니 석탑이 우리가 평소에 보던 것보다 컸다. 가늘고 길다 보니 위태롭게 보였지만 날씬한 모습의 석탑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 탑 뒤로 또 다른 탑들이 보였다.

 

이래서 천불천탑이라고 부르는 것일까. 천불천탑이 무엇을 말하는지 생각해 보았다.

 

같은 듯 다른 느낌의 석탑들.

 

허술해 보이는 석탑 중에는 보물도 있었다.

 

석탑에 작은 돌 하나를 올리며 아주 조그마한 소망을 빌었다.

 

하나를 보고 나면 다른 석탑이 기다리고 있었다.

 
 
 

뒤돌아 왔던 길을 바라보니 참 아름다웠다. 역사의 길을 따라 점점 깊숙이 들어가는 것 같았다.

 

길쭉이 석탑과는 다른 탑이 눈길을 끌었다. 석탑 안에 부처님을 모시고 있는 점이 신기했다. 대부분 밋밋한 탑만 세우는데 이 안에 부처님이 계시는 것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뭔가 좋은 기운이 느껴져서 한 번 더 기도를 했다.

 

둥근 원반을 얹어 놓은 것 같은 투박한 석상도 보물이라고 적혀있던 것 같다.

 

석탑의 세계를 지나니 이제 절이 보였다.

 

날이 너무 더워 차가운 커피 한 잔이 생각났다. 절을 구경한 후 쉴 겸 찻집에 가면 좋을 것 같았다.

 
 

우리보다 먼저 온 몇몇 관광객만의 말소리만 있을 뿐 절은 고요했다.

 
 

담장을 없앤 것인지 아니면 자연스럽게 없어진 것 인지. 절도 오픈된 구조로 되어 있어 답답함이 들지 않았다.

 

담장이 둘러진 곳은 스님들이 거주하는 공간으로 속세의 공간은 담 하나로 나누어져 있었다.

 

 

너무 조용하기에 내 카메라의 셔터 소리도 방해가 될까 걱정이 되었다.

 

흔한 목탁소리마저 없었다. 여행객의 들뜬 마음도 서서히 편하게 바뀌었다.

 

대웅전 뒤에 산으로 가는 계단이 있었다. 조금 오르다 숨이 차서 조금 오르다 다시 내려왔다.

 

바람이 불 때마다 아주 은은하게 퍼지는 풍경소리.

 
 

담장 너머로 보이는 장독대에서 옛 향수를 느낄 수 있었다.

 
 
 
 

어릴 적에는 절에 가면 그냥 그런 느낌들뿐이었다. 어느 날인가 절에 가면 재미가 느껴졌다. 사진 찍는 즐거움도 있지만 불교를 믿지는 않지만 마음이 편했다.

 

대웅전 아래 중구난방 펴있는 꽃이지만 모든 꽃은 다 아름다운 것 같다.

 
 
 

이곳의 또 유명한 명물은 와불이었다. 와불로 가는 길은 플래카드가 걸려 있기에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다.

 

와불을 보기 위해서는 끝없이 보이는 계단을 올라야 했다.

 

날이 푹푹 찌니 숨이 막혔다. 계단 층계가 완만해서 죽을 것 같이 힘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계단이 많아서 오르는 내내 가쁜 숨을 쉬어야 했다.

 

계단에 오르면 비탈진 바위 위에 석탑 하나가 세워져 있었다.

 

앞에 큰 나무만 없으면 경주 남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위가 넓기에 잠시 앉아서 숨을 골랐다.

 

다시 또 계단을 따라 올라야 했다. 전망대에 오르니 운주사를 둘러싼 녹음 진 산들을 볼 수 있었다. 숨이 턱턱 막히지만 그래도 풍경이 좋았다.

 

전망대를 지나 다시 조금 더 위로 올라갔다.

 

처음 와불을 봤을 땐 누가 알려주지 않는 한 불상처럼 보이지 않았다.

 

와불 옆에 와불을 볼 수 있는 계단이 있었다. 거기에 오르니 드디어 와불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부처님 머리 위에 오래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사진만 찍고 바로 내려왔다.

 

운주사의 와불도 보았으니 찻집으로 향했다.

 

밖은 30도를 넘나들어 땀이 주르륵 계속 흐르는데 찻집 안은 시원해서 좋았다.

 
 
 
 

이곳에 앉아 운주사, 능주역에서 찍은 사진을 아빠에게 보냈다.

 

찻집을 나와 차로 돌아가는 길은 가볍지만 심하게 더웠다.

 
 

잠깐이면 구경할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 보나 오래 운주사에 있었다.

 

운주사를 나와 정읍 허브원으로 향했다. 점심을 못 먹어서 백양사 휴게소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했다.

 
 
 

나는 딱히 입맛이 없어서 라면으로 아빠는 백양사의 시그니처의 삼채애호박찌개로 주문했다.

 

늦은 점심을 먹은 후 다시 정읍 허브원으로 향했다.

 

고속철도 선로가 보이기에 KTX 한 대가 지나가길 기다렸는데 묵묵부답이었다.

 

정읍 허브원에서 라벤더만 본 후 집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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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화순적벽을 가려고 했는데 버스 시간이 안 맞아서 화순 2경인 운주사로 향했다. 드라마 '모범택시 2'에도 나오고 '손현주의 간이역'에도 나온 능주역이 금호리조트에서 운주사로 가는 길에 있기에 능주역에 잠시 들렀다 가기로 했다. 체크아웃이 11시라 11시에 맞춰서 리조트에서 나왔는데 해가 뜨거웠다. 차는 햇빛을 받아서 차 대시보드에 손을 대면 손에 화상이 입을 정도로 뜨거웠다.

 
 

금호리조트 화순에서 나와 시골길을 한참을 달렸다. 그리고 국도로 갈아타고 능주역으로 향했다.

 
 

능주역에 도착하니 역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보통의 간이역이었다.

 

방문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 같았다. 시골 간이역에는 아빠와 나, 둘뿐이었다.

 
 

역무원이 없는 역인 것 같다. 역에서는 표를 판매하고 있지 않았다. 사람의 인적이 끊긴 것 같은 적막감이 흘렀다.

 
 

이곳에서는 나주, 함평, 목포로 갈 수 있고 또한 부산으로도 갈 수 있었다. 하루에 몇 대 다니지 않는 간이역이다 보니 여객운임표에는 빈 공간이 많았다. 군대 가기 전에 여수에서 목포까지 기차를 타고 갔던적이 있는데 아마 그때 이 역을 지났던 것 같다. 요즘 티브이에 한두 번 나오다 보니 눈에 익은 역이었지만 예전에는 시골에 있는 흔한 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능주역이 유명한 이유는 능주역을 안내하는 안내판이 특이하기 때문이다.

 

티브이에서 봤던 그 모습을 바로 앞에서 보니 신기하고 가슴 뛰게 반가웠다.

 

안내판 옆에 있는 나무 의자는 간이역 자체의 감성을 더욱 높여주었다.

 

날이 너무 뜨거워서 타들어갈 것 같았지만 그래도 웃으며 아빠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웃고 있지만 웃음이 안 나오는 뜨거움이었다.

 

능주역 표지판을 보니 연예인을 만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한없이 길게 펼쳐진 철길과 플랫폼. 마음속 깊이 잠들어 있는 감성을 톡톡 건드는 것 같았다.

 

아빠는 기차를 좋아하는 내가 이해가 안 되시는지 한숨을 푹푹 쉬시면서 덥다고 다시역으로 돌아가셨다.

 

점점 이런 작은 역들 이 사라지고 있으니 이렇게라도 방문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나도 어디를 가더라도 먼저 KTX를 타지 무궁화호나 새마을호는 꺼리게 된다. 느림의 여행을 해야 하는데 이젠 느리다는 것이 점점 싫어지고 있는 것 같다.

 

들판 위에 있는 역이 쓸쓸하게 보였다.

 

뒤돌아서서 가야 하는데 자꾸 발길이 안 떨어져서 뒤를 돌아보게 되었다.

 

아무도 없는 간이역 앞 광장은 쓸쓸함만이 남아 있었다. 사람들이 북적였을 광장은 이제는 어쩌다 찾아오는 관광객만 맞이했다.

 
 

기차역에서 내리면 바로 마을로 이어지는, 마을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기차역은 이제는 겨우 명맥만 유지하며 언제 사라질지 기다리고 있었다.

 

능주역을 나와 다시 운주사로 향했다. 국도로 들어서기 위해 길을 나서는데 철길 건널목이 보였다. 철도 신호기는 하루에 몇 번 종을 울리며 움직일까. 더운 여름 철도 신호기도 나른한지 팔을 올리고 쉬고 있었다.

 
 

다시 국도로 들어와 운주사로 갔다. 운주사로 가는 길 다시 만난 철길. 빠름의 시대에 맞지 않는 간이역들. 내 몸은 편함을 추구하지만 내 감성은 아직 90년대, 2000년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자꾸만 사라져 가는 간이역이 아쉽게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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