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자림에서 가볍지만 긴 산책을 한 후 다시 카멜리아 힐을 향해 달렸다.



우리가 달리던 길이 유명한 비자림로였다. 가다 보니 팜파스그라스가 눈에 들어왔다. 가던 길을 돌려서 팜파스 그라스가 심어진 곳으로 갔다.



키가 무지무지하게 큰 나무가 줄지어 서있는 모습이 이국적이었다. 약간 과장한다면 프로방스 지역의 한적한 시골에 온 것 같다고 해야 할까.


팜파스그라스가 심어져서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지만 가꿔지지 않아서 걷기 불편했다.


팜파스 그라스 숲 안으로 들어가 사진을 찍어 보았다. 우연히 지나다 들린 곳이지만 마음에 들었다.


단지 팜파스 그라스가 거칠고 정돈이 되지 않은 점이 아쉬웠다. 팜파스가 억세서 피부 등이 긁힐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봄의 언저리에서 가을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운치가 있었다.





저 멀리 보이는 오름은 아부오름이었다. 오름들이 다 비슷비슷해서 지도를 확인하지 않으면 이름을 알기 힘들었다. 작년에 갔던 아부오름 옆에 있는 스누피 가든을 갔던 것이 기억이 났다.


팜파스 그라스에서 떠나기 전 지도를 보니 바로 근처에 안돌오름이 있었다. 예전부터 한번 안돌오름 비밀의 숲에 가고 싶었는데 이 기회에 가면 좋을 것 같아서 비자림로를 달리다 샛길로 빠져 안돌오름 비밀의 숲으로 갔다. 비밀의 숲으로 가는 길이 고르지 않아서 차가 꿀렁꿀렁 거렸다. 차를 겨우 주차를 한 후 매표소로 갔다. 사유지다 보니 입장료가 있었다.



줄을 서서 입장료를 냈다. 카드 지불은 안되고 현금, 계좌이체, 카카오 페이로 만 결제가 가능했다. 다행히 주머니에 현금이 있어서 바로 입장료를 지불할 수 있었다.


계좌이체를 하는 사람도 있고 카카오페이 등으로 결제를 하는 사람이 있어서 조금 기다려야 했다. 주차를 해놓고 왔으니 조금 천천히 들어가도 괜찮았다. 끊임없이 사람이 오는 곳이다 보니 주차가 가장 걱정되었다.



인스타에서 남들이 찍어 놓은 사진만 보다 직접 내 눈으로 풍경을 보게 되니 기분이 묘했다.


사진으로만 보던 그 길이었다.


어떻게 찍어야 잘 찍었다 소문이 날까! 어떻게 찍어야 후회가 되지 않을까!


다른 사람이 나오지 않게 찍는 것은 무리에 가까웠다. 다른 사람들도 프레임 안에서 자연스럽게 녹여들게 찍을 수밖에 없었다.



걷다 보면 사람이 뜸한 곳이 나왔다. 이럴 때 열심히 사진을 찍어야 했다.




나무가 우거진 숲길은 걸으면 왜 비밀의 숲인지 알 수 있었다. 나무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해살이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었다.







어디를 찍어도 그림과 같은 사진을 만들어 내었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어떤 사진을 찍고 무슨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궁금했다.




사람이 없는 길도 아름답지만 연인이나 친구, 가족들이 사진 찍는 모습은 더 이곳을 아름답게 보이게 했다.



숲의 한쪽은 나무로 둘러싸인 넓은 공간이 있었다. 비가 내렸던 것일까? 땅이 많이 질퍽했다. 숲속에서 찾은 비밀의 공간처럼 느껴졌다.



숲속의 안쪽으로 들어가니 사람들과 동선이 많이 겹치지 않아서 사진 찍기 편했다. 그래도 역시 사진발은 입구 근처가 잘 받는 것 같다.




한쪽엔 연인들(?)을 위한 나무 그네가 있었다. 우린 가족이니까 로맨틱함은 싹 빼고 평범하게 사진을 찍었다. 나는 이런 구조물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다.





안쪽의 길은 입구 쪽 길보다는 좁은 편이나 호젓만 맛이 좋았다. 입구 쪽 사진이 이쁘기는 하지만 끊임없이 밀려오는 사진 때문에 독사진을 찍기는 힘들었다.





이렇게 길 한가운데 있는 나무에 앉아 사진을 찍어 보았다.


숲의 안쪽에서 나무를 바라보는 것과 밖에서 숲을 바라보는 것의 느낌이 달랐다.


어디에서 찍던 분위기만은 너무 좋았다.






렌즈를 통해본 푸르스름한 초록빛이 아름다우면서 묘한 매력이 느껴졌다.




숲속에 있는 오두막 한채는 이시돌 목장의 테쉬폰을 연상시켰다. 오두막집에 들어가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안에서 밖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이 많아서 밖의 벽에 기대어 사진을 찍었다. 회색의 시멘트 벽을 따라 자란 덩굴식물이 한 폭의 그림 같았다.


하나하나 감성을 자극하는 풍경들이었다. 왜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지 이해가 되었다.





걷다 보니 다시 입구가 있는 길로 접어들었다. 특별한 동선 없이 발길 가는 대로 가는 것이 가장 좋은 동선이 아닐까.








사선으로 들어오는 빛이 너무 이뻤다. 아래는 빛이 많이 들어 어두운 편이나 나무 위는 해살을 머금어 동화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았다.





걷다 보니 누군가(?) 가져다 놓은 의자가 놓여 있었다.






햇살을 잘 이용하면 더욱더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직은 내공 부족으로 디테일함을 살리지 못한 점이 아쉽게 느껴졌다. 세상에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는 것 같다. 아무튼 다양한 환경에서 연습을 해봐야 할 것 같았다.


안돌오름은 오르기 귀찮고 오르막이라 숨이 찰 것 같아서 오르지 않았다. 솔직히 화장실이 급해서 비밀의 숲을 나왔지만. 비밀의 숲에는 화장실이 없기에 사전에 방광을 비워두었어야 하는데 아무 생각 없이 갔던 것이 문제였다.

아무튼 오늘의 목적지였던 카멜리아 힐은 근처도 가보지 못하고 숙소인 중문으로 갔다. 엉뚱하게 다른 곳만 돌다 보니 숙소에 도착할 무렵 지쳐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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