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월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영화가 뭐가 있을까? 바로 '라디오스타'이다.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는 바로 영화의 무대인 영월 KBS가 아닐까! 영화를 감명 깊게 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가보고 싶은 장소일 것 이다.



청령포에서 영월 시내를 지나 영월 KBS로 향했다. 차를 타고 방송국으로 가는데 문득문득 영화의 장면들이 생각났다. 이스트리버가 주인공을 따라 걷던 그 길. 지금은 방송국이 아닌 라디오스타 박물관으로 바뀌어 일반인들도 갈 수가 있는 곳이 되었다.


늦가을의 단풍이 잊어져가던 가을을 다시 생각나게 했다. 빨간색의 단풍은 이곳만이 가을이 가는 것이 아쉬워 하는 것 같았다.


이곳에 오니 가을의 느낌이란 이런 것 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속에서 보던 그모습이 눈앞에 펼쳐지니 꿈같이 느껴졌다. 심심할 때면, 힘들 때면, 그냥 보고 싶을 때 항상 보던 그 영화의 장소에 오니 영화의 장면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이 영화에 대해 모르더라도 박물관 앞에 붙여진 주요 장면들을 보고 있으면 이곳에 대해 대략적으로 영화에 대해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하늘은 파랗고 단풍은 더욱더 붉고 선명했다.





우리는 영화 속 인물이 되는 것 같았다.


이곳까지 왔으니 박문관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슬리퍼로 신을 갈아신었다. 성인은 3,000원이고 65세 이상은 신분증을 제시하면 무료였다.


입구에서 종류는 많지 않지만 굿즈를 팔고 있었다.



이곳이 KBS영월방송국이었음을 알리는 연역표가 붙어 있고 벽에는 감성을 자극하는 턴테이블이 있었다.


구경하는 사람이 없어서 우리가 박물관을 전세 낸 것 같았다. 요즘은 익숙하지 않은 라디오지만 어릴적 방학이 되면 티비 방송을 하지 않은 낮에는 라디오를 끼고 살았던 것 같다. 어릴적 추억을 떠올리며 라디오의 역사를 따라가 보았다.


아빠는 젊을 때 추억이 떠오른다고 하시고 난 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 때의 추억에 사로 잡혔다.







자신이 직접 목소리를 녹음해서 확인할 수 있는 장비가 있었는데 생각보다 잘 안되서 결국엔 녹음한 파일을 확인하지 못했다. 그래도 뭔가 체험할 수 있는 것이 있어서 재미가 있었다.




시골 전파사의 풍경과 다방의 풍경. 영화에서 나온 다방의 이름과 같은 청록다방이었다. 아직도 이런 풍경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 있을까? 가끔은 이런 모습들이 그리울 때가 있다.


하나쯤 장식으로 가지고 싶은 오래된 라디오들이 눈에 들어 왔다. 요즘은 클래식한 디자인의 블루투스 스피커가 젊은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 같다.



드디어 영화 라디오스타를 떠올리게 하는 곳에 이르렀다. 라디오스타의 명장면들이 붙어 있는 복도를 걸었다.



그리고 영화 라디오스타의 주요장면만 편집해 놓아서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도 대략적으로 영화에 대해 알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수십번 본 영화이지만 여기에 앉아 멍하니 또 영화를 바라보았다.



보면 볼 수록 빠져드는 질리지 않는 영화인 것 같다.


영화의 명장면에 대한 투표를 할 수 있었고, 영화 OST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에 오르니 기증될 테이프가 한쪽 벽을 채우고 있었다. 쭉 훑어보았다. 기억 속에 잊혀져 있던 가수들과 노래들이 벽면 가득히 채우고 있었다.




카세트테이프를 직접 들어 볼 수 있었다. 테이프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요즘 아이들에겐 신기한 물건이라 생각되지 않을까.


테이프를 넣고 플레이 버튼을 꾹 눌러 보았다. 찰칵 거리는 소리가 나며 노래가 흘러 나왔다. 우와 잊고 있었던 아날로그 감성이 느껴졌다.


나의 십대를 같이 했던 노래들. 테이프가 늘어질 때까지 듣던 기억이 난다. 중학교 입학해서 샀던 영어 듣기 교재들. 너무 들어서 나중엔 테이프가 늘어지기도 하고, 또 고등학교 때는 버스의 출렁거림에 따라 소리가 튀던 CD플레이어 등 90년대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들이 많았다.





좋아하는 가수의 음반을 사기 위해 친구와 함께 갔던 음반매장 등이 떠올랐다.





잠시 의자에 앉아 창문 넘어로 깊어가는 가을의 정경에 매료되기도 했다.


그리고 작은 방들에서는 직접 라디오 디제이가 되어 볼 수 있었다.



디제이와 여러 게스트가 라디오 방송을 할 수 있는 장소도 있었다.





라디오 방송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었지만 프로그램 작동법을 몰라서 흉내만 내보았다.






이곳은 영화 라디오 스타에 나온 그 스튜디오가 아닐까?


영화의 장면을 하나하나 비교해보면서 구경하는 것도 너무 좋았다.





스튜디오 앞에는 LP판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QR코드를 인식시키면 헤드폰을 통해서 해당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


처음에 아빠는 이곳이 뭐 볼거 있난고 볼멘소리를 하셨지만 박물관을 구경하면서 계속 웃음 꽃을 피우셨다.





밖에 나오니 날이 쌀쌀했다. 박물관 앞 카페에서 차 한잔을 마시기로 했다.



박물관 앞을 흐르는 동강과 단풍을 바라볼 수 있었다.





가을 산장에서 차를 마시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차 한잔을 마시며 이렇게 행복할 수 있을까. 이 순간만큼은 모든게 행복했다. 참 잘온 것 같다. 박물관도 좋았고 차를 마시며 바라 본 풍경은 더 좋았다.







해가 점점 져가나보다. 이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아서 너무 아쉬웠다.




마른 낙엽들을 밟으니 사각사각 소리가 났다.





영월에서 2020년 가을의 절정을 느낄 수 있었다.


더 늦으면 한반도 지형을 보러 갈 수 없을 것 같아서 서둘러 박물관을 떠났다.


영월시내를 지나다 본 청록다방. 이곳 또한 영화의 주요 무대가 되었던 곳이다. 우연히 지난 곳에서 영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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