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동백 수목원을 나온 후 숙소로 돌아가기는 너무 이르고 그렇다고 당기는 곳이 없어서 잠시 어디를 가야 하나 고민을 했다. 인스타그램을 보다 보니 요즘 서우봉 유채꽃이 활짝 피었다는 사진을 보고 숙소로 들어가기 전 함덕에 있는 서우봉을 들렸다.


서귀포에서 함덕까지는 제주 중산간 도로를 이용해서 남쪽에서 북쪽으로 넘어갔다. 가는 길에 사려니 숲길, 렛즈런 파크, 거문 오름 등 제주 동부 산간지역에 위치한 관광지를 지났다. 2021년 버스를 타고 제주도를 여행할 때가 떠올랐다. 그때 이 길을 버스를 타고 몇 번을 왔다 갔다 했던 것 같다. 그만큼 관광지가 많이 분포한 지역이었다.



함덕해수욕장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한 후 서우봉까지 걸었다. 언제나 와도 좋은 바다였다. 익숙함이 가끔은 너무 좋은 것 같다. 익숙하기에 편하고 그리고 이곳에서의 추억이 있기에 올 때마다 기분이 좋은 곳이었다.


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아직은 차게 느껴졌다. 바다는 바람의 물결을 따라 아름다운 파도를 만들었다.


일렬로 몰려오는 파도는 앞으로 진군하는 군대 같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함덕해수욕장이 끝나는 부분에서 오르막이 시작되었다. 살찌기 전이라면 이 정도 오르막은 대화도 하면서 쉽게 오를 수 있었는데 살이 찐 후로는 숨이 너무 차서 이렇게 경사가 급하지 않은 언덕도 헐떡거리며 올라야 했다.



길을 따라 올라가면 함덕 일대가 시원하게 보였다. 바람에 몸을 맡긴 바다는 아름다운 물결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코발트빛 바다를 보니 역시 우리나라 최고의 바다인 것을 다시금 알 수 있었다. 이 색감에 반해서 제주의 바다를 오는 것이 아닐까.


서우봉에 오를수록 힘이 들기는 했지만 마음은 더 편안해졌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서 제주에 가면 가봐야 하는 이색 장소 또는 꼭 가봐야 하는 곳으로 알려져 서우봉 유채꽃을 보기 위해 온 20대 관광객이 많았다. 거의 대부분의 방문객은 커플들이었다.


SNS 상에서 봤을 땐 유채꽃이 만개한 사진을 봤는데 계속 걸어가는데 어디에도 유채꽃이 풍성한 장소가 보이지 않았다.



단지 2021년 겨울 이곳에 왔을 때 서우봉을 오르다 말아서 아쉬웠는데 이렇게 걸어 볼 수 있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걷다 보니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곳이 보여서 우리도 그곳으로 갔다. 우리가 생각한 유채꽃 밭이 아니었다.



푸른 들판에 말들이 풀을 뜯고 있었다. 그리고 푸른 들판 끝자락에 유채꽃이 아주 조금 피어있었다.



이곳에 오니 바다도 보이고 날이 좋아서 한라산이 보이는 것이 더 좋았다.


유채꽃이 핀 곳을 찾아 사진을 찍었다. 어떻게 해야 꽃을 풍성하게 찍을 수 있을까 고민이 되었다.





최대한 내가 멀리 간 후 줌으로 당겨서 꽃도 풍성하고 사람도 나오게 찍어 보았다.



우리가 시기를 너무 늦게 와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사람들의 사진 기술이 좋은 것 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왔으니 불만을 가지기보다는 즐기는 것이 좋은 것 같았다.


어찌 되었든 2022년도 이렇게 유채꽃을 볼 수 있는 것이 너무 좋았다.





이렇게도 찍어보고 저렇게도 찍어 보았다. 최대한 풍성하게.




찍다 보니 요령이 생긴 것일까? 점점 유채꽃이 많아 보였다. 사람들도 다 이렇게 찍어서 SNS에 올리는 것이 아닐까?!




실제로 보면 유채꽃이 그렇게 많이 피어있지 않은 곳인데 사진상으로는 유채꽃이 활짝 핀 것 같이 보였다.


유채꽃보다 이곳에서 풀을 뜯어 먹고 있는 말들이 더 분위기가 있어 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꽃 뒤에 서서 이렇게 저렇게 사진 찍는 장면이 재밌게 느껴졌다. 저 사람들은 어떤 결과물을 얻었을지 궁금했다.



유채꽃 사진을 찍은 후 한라산과 오름들을 바라보며 다시 주차장으로 갔다.





서우봉에서 노을을 보고 싶었지만 피곤해서 숙소로 돌아가고 싶었다.



아직은 2월이지만 해가 많이 길어진 것 같았다. 노을을 보려면 한참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아 보였다. 늦은 오후이지만 끊임없이 관광객이 이곳을 찾고 있었다. 노을과 함께 찍는 유채꽃은 어떨지 궁금했다.


굵은 선을 만들어 육지로 오는 파도가 장엄하게 느껴졌다. 오늘 하루 우리가 다닌 곳을 생각해 보았다. 우연히 방문한 유채꽃프라자, 동백이 많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아름다웠던 동백 수목원, 생각보다 유채꽃이 적었지만 그래도 유채 꽂을 볼 수 있었던 서우봉까지 계획 없는 여행이었기에 우리가 마주한 풍경들이 더 신선하고 아름답게 다가왔다.






처음 보는 함덕의 바다는 아니지만 그냥 좋았다.


우리는 이제 숙소로 향했다. 제주 시내와 반대로 향했기에 차가 막히지 않았다.



뒤로는 이제 해가 누워 있었다. 그냥 지는 해를 바라보니 기분이 묘해졌다. 여행의 하루는 너무 빨리 지나는 것 같다.


숙소에 도착하니 집에 온 것 같이 편안했다. 마을 뒤로는 하늘이 노랗게 물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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