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에서의 첫날은 뱃멀미로 인해서 숙소에서 쉬었다. 울릉도 여행 계획을 3박 4일로 한 이유는 첫날의 경우 뱃멀미로 힘들 것을 예상해서 첫날 일정은 따로 잡지 않았었다. 첫날은 쉬고, 둘째 날은 울릉도 섬일주 여행, 셋째 날은 독도 여행, 넷째 날은 울릉도에서 포항으로 나가는 일정이었다.
아빠 지인분이 전날 울릉도 섬 여행 투어를 예약해 두었다. 투어버스는 도동에서 출발했다. 아빠 지인분은 도동에서 버스에 탑승을 했고, 우리는 다행히 숙소 앞에서 버스를 탈 수 있었다. 투어 버스는 도동에서 8시에 출발했고, 다온프라임 호텔 앞에 8시 10분경 도착했다.
투어는 8시에 시작해서 11시에 끝나는 짧은 코스였다. 투어의 첫 여행지는 저동에서 멀지 않은 봉래폭포였다. 봉래폭포는 입장료를 내야 하는 관광지로 65세 이상은 무료였다. 봉래폭포 입장료는 개인적으로 발권하지 않고 기사 아저씨께 현금을 드리면 단체로 발권을 하는 방식이었다.
주차장에서부터 봉래폭포까지는 계속되는 오르막이었다. 비가 오려고 했던 것일까? 엄청 습했다. 물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오르막길을 올라가야 했기 때문에 땀이 비 오듯이 흘렀다.
약간 가파른 언덕을 계속 올라갔다. 괜히 DSLR을 가지고 왔나? 안경은 습기로 인해 잘 보이지 않았다.
예전 같으면 그렇게 힘들게 오르지 않았을 것 같은데, 살이 찐 후부터 조금만 오르막을 올라도 숨이 헐떡헐떡 거렸다. 거기에 마스크까지 착용하고 있으니 숨이 더 막히는 것 같았다. 마스크는 땀에 젖어서 숨 쉬는 것이 더 힘들게 느껴졌다.
봉래폭포까지 20~25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울창하고 습한 숲속을 걷고 있으니 하와이에 온 것 같았다. 어디선가 공룡이 뛰어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전날 비가 왔는지 땅은 젖어 있었다. 바닥이 조금 미끄러운 곳이 있기에 조심히 걸어가야 했다.
드디어 전망대 같은 곳이 보였다.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지만, 도착하니 뿌듯했다.
전망대 계단을 올라가니 드디어 봉래폭포가 보였다.
가느다란 폭포 물줄기를 보고 있으니 은빛의 작은 용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웅장한 스케일의 폭포는 아니었지만, 폭포의 모습이 정감이 갔다.
그런데 폭포에 도착하고 나니 갑자기 배가 아파서 나는 빛과 같은 속도로 혼자서 화장실을 찾아서 폭포에서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내려가는 길에 화장실이 보여서 들어갔으나 화장실 불이 켜지지 않아서 잽싸게 다른 화장실을 찾아 또 내려갔다. 다행히 다른 화장실을 찾을 수 있었다. 너무 습한 날씨에 화장실 휴지가 물에 젖은 것처럼 느껴졌다.
봉래폭포를 출발해서 우리는 죽도가 보이는 내수전망대로 향했다. 버스는 봉래폭포를 빠져나와 저동을 지난 후 해안 도로를 타고 갔다. 해안 도로를 빠져나온 버스는 가파른 경사를 가진 도로를 올라갔다. 울릉도는 해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길이 급경사로 이루어져 있다.
버스는 한참을 오르막을 오른 후 내수전전망대 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장에서 죽도를 볼 수 있지만 더 멋진 풍경을 보기 위해서는 전망대까지 올라가야 했다.
아무 생각 없이 사람들을 따라서 계단으로 된 길을 따라 전망대로 올라갔다. 바다에서 몰려온 구름은 울릉도와 부딪혀서 큰 구름을 만들었다.
빗방울이 아주 조금씩 내렸다. 그리고 길가에 핀 꽃은 여행자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다.
전망대로 올라가는 입구에서 망설였다. 딱 봐도 가파른 계단이 눈앞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곳까지 왔는데 안 올라가면 왠지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서 전망대까지 가보기로 했다.
금방 도착했겠지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 앞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계단이 놓여 있었다. 가파른 계단을 계속 따라서 올라갔다. 마스크를 벗고 싶었지만, 숨이 넘어가는 고통보다, 코로나가 더 불안해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계단을 올랐다.
숨을 헐떡헐떡 거리면서 계단을 오르니 드디어 정상에 올랐다. 투어 일행 중 발이 빠른 사람들은 벌써 정상에 올라서 사진을 찍고 왔던 길을 다시 내려가고 있었다.
구름이 울릉도를 덮고 있었다. 아주 빠른 속도로 구름이 우리 쪽으로 이동했다.
내수전전망대에 오르니 바로 앞에 죽도가 보였다. 도동에서 죽도 유람선을 타고 죽도에 갈 수 있다고 한다. 죽도에는 한 가구가 살고 있다고 한다. 울릉도의 부속 섬으로 한 번쯤 가고 싶은데, 일정이 맞지 않아서 죽도에 가보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웠다.
아주 잠깐 죽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더 많은 구름이 몰려와서 내수전전망대를 덮어 버렸다.
구름으로 둘러싸인 전망대는 산 정상에 오른 것 같은 묘한 느낌이 들었다.
왜 사람들이 울릉도를 신비의 섬이라고 불리는지 아주 조금 알 것 같았다. 방금까지 날씨가 좋았는데, 몇 분이 채 지나지 않았을 뿐인데 날씨가 또 바뀌었다. 하루 종일 울릉도의 날씨는 몇 번이 바뀐지 모르겠다.
오르는 길은 가파르기 때문에 힘들었지만, 내려가는 길은 길이 미끄러워서 조심조심 내려가야 했다.
주차장 부근으로 오니 다시 구름이 걷히었다. 죽도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었다.
패키지 투어이다 보니 시간에 맞춰 오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시간에 맞춰 버스로 돌아오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해야 했다.
내수전전망대를 출발하기 전 기사 아저씨께서 승객들의 투어 예약 상황을 확인하고, 투어비를 받으셨다. 우리의 경우 투어비를 아직 내지 않았기에 투어 비용을 계좌이체를 했다. 우리는 A코스와 B코스를 할 예정이었다. 그래서 A코스 25,000원, B코스 15,000원으로 1인당 40,000원이었다. 현금으로 80,000원이 없어서 기사 아저씨께 계좌이체가 가능한지 물어보니 계좌이체도 가능하다고 해서 그 자리에서 바로 이체를 했다. B코스는 8시에 시작해서 11시 무렵에 투어가 끝난다고 했다. 그리고 A코스는 2시에 시작해서 6~7시 사이에 끝나는 투어로 A, B코스를 하면 울릉도의 웬만한 관광지는 다 본다고 하셨다. 약간 수박 겉핥기식의 여행이지만, 울릉도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 수 있는 투어였다.
내수전전망대에서 버스는 저동으로 이동했다. 우리 투어의 여행객들은 숙소가 도동에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촛대바위를 처음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아빠와 나는 숙소에서도 보이는 촛대바위라 굳이 버스에서 내려야 하나 고민을 하다, 그래도 투어로 온 것은 느낌이 또 다르니 버스에서 내려서 촛대바위로 갔다.
오늘 아침에서 보았던 촛대바위라 새로운 느낌은 없었다. 산골짜기에 걸려있는 구름이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금은 길이 막혀서 갈 수 없는 등대가 보였다. 예전에는 저동에서 도동까지 해안 길을 따라서 걸어갈 수 있었는데, 태풍으로 인해 길이 막혀서 지금은 해안 길을 따라서 갈 수 없다고 한다.
촛대바위를 출발한 버스는 도동으로 출발했다. 버스는 독도박물관 근처에 우리를 내려주었다. 도동에 있는 독도박물관 및 주변 관광지는 도보여행으로, 기사 아저씨는 A코스 여행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오후 2시까지 도동항 주차장으로 오라고 하셨다.
도동은 울릉도의 관공서가 있는 곳으로 주민들의 생활공간인 것 같았다. 저동은 뭔가 더 관광객이 많은 것 같았다. 예전에는 대부분의 배들이 도동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도동에 사람들이 많았는데, 현재는 저동을 통해 들어오는 관광객이 많으며 신축 건물도 저동에 많다고 한다.
직업은 못 속이나 보다. 독도 박물관으로 걸어가는 길에 울릉도 교육지원청이 보였다. 왠지 나도 모르게 한 번 더 눈길이 갔다.
독도박물관까지는 계속 오르막이었다. 갑자기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울릉도의 날씨는 전혀 예측이 되지 않는다. 독도 박물관에서 케이블카를 탑승할 수 있는데, 케이블카를 타고 도착하는 곳이 내수전전망대보다 더 낮기 때문에 케이블카를 탈 필요가 없다고 투어버스기사 아저씨께서 알려주셨다. 그리고 구름이 잔뜩 끼어 있기 때문에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에 가도 보이는 것이 없다고 한다.
갑자기 내린 비의 빗방울이 굵어졌다. 독도 박물관도 구경하고 비도 피할 겸 박물관 안으로 들어갔다.
울릉도에 왔으니 독도에 대해 알아보고 가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박물관을 좋아하지 않는 아빠는 독도 박물관에 관심을 가지셨다.
일본이 독도는 자신들의 땅이라고 우기고 있는데, 우리는 얼마나 많이 독도에 대해 알고 있을까? 그냥 우리 땅이니까. 당연히 우리꺼닌까 독도를 우리 땅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닐까? 독도에 대해 우리가 더 많이 알고 있다면 일본이 또는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논리적으로 또박또박 설명해 줄 수 있지 않을까?!
독도 박물관을 둘러보며 독도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마음속의 무엇인가가 울컥해지는 것 같았다.
독도 박물관을 보고 나니 독도에 빨리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 독도에 가는데 운이 좋아서 꼭 독도에 상륙을 했으며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울릉도의 마을들을 보고 있으면 태백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지라고는 나리분지밖에 없는 울릉도는 대부분의 마을들은 골짜기를 따라 형성되어 있었다. 그러다 보니 항구를 벗어나면 계속해서 오르막뿐인 길이였다.
독도박물관 앞에 있는 기념품 가게에서 냉장고 자석과 뱃지를 구매했다. 그리고 아빠는 독도 여행 때 입을 독도 티셔츠도 구매를 하셨다.
점심을 먹기 위해 도동 중심가로 내려갔다. 중심가로 내려가니 롯데리아가 보였다. 오! 햄버거가 먹고 싶으면 롯데리아로 가면 될 것 같았다. 저동에는 없는 햄버거 가게라 내 시선은 롯데리아 건물에 꽂혀 버렸다.
갑자기 내린 비로 더위는 한풀 꺾인 것 같았다.
투어 버스 기사 아저씨께서 추천해 주신 식당으로 갔다. 두 군데를 추천해 주셨다. 황제 식당(?)과 도동집인데, 황제 식당은 바닥에 앉아야 하기 때문에 도동집으로 갔다.
울릉도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하는 따개비 밥을 주문했다. 반찬도 깔끔한 게 마음에 들었다.
식사를 한 후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도동항 쪽으로 갔다. 나는 도동이 처음이라 모든 것이 새로워 보였다.
아빠 친구분께서 선창이라는 숙소에서 일하고 계신다고 들었다. 원래는 어제 아빠의 컨디션이 좋았으면 도동으로 넘어왔을 텐데, 멀미로 인해 아빠가 너무 힘들어하셔서 오지 못했다.
도동항 근처에 카페가 있어서 차를 한잔 마셨다. 저동은 카페가 많은 편인데 도동에서는 카페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커피를 마신 후 도동항 주변을 구경했다. 저동항과는 보이는 풍경이 달랐다. 도동항 주차장에는 대형 버스들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울릉도에는 100여 대의 투어버스가 있는데, 이 버스들은 육지에서 관광객이 들어오면 동시에 투어를 시작한다고 한다.
도동항 여객선 터미널 위를 걸어서 올라갔다. 예전에는 저동에서 도동까지 이 길을 통해 걸어서 왔다고 한다.
울릉도의 해안길은 수시로 끊기고 보수공사에 들어간다고 한다.
저동항은 항구 주변이 좌우로 퍼져 있는 반면에 도동은 골짝기를 따라 집들이 산 쪽으로 깊게 오밀조밀 분포해 있었다.
도동 여객선 터미널 반대편은 해안길이 있어서 걸어갈 수 있었다.
도동항에는 방파제가 없기 때문에 바다에서 해안길로 파도가 곧바로 쳤다.
파도가 칠 때마다 무서운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풍경이 너무 멋졌다.
돌들이 무너질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파도가 높게 칠 때는 길까지 파도가 넘쳤다.
도동항 회 센터 앞에서 오징어 말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울릉도 하면 오징어 아닌가! 울릉도까지 와서 오징어를 말리는 모습을 보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큰 규모는 아니지만 오징어를 말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리는 2시에 투어버스로 다시 돌아갔다. 이제부터 울릉도를 한 바퀴 도는 A코스 여행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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