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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를 구경한 후 통영으로 넘어가는 길에 들릴만한 곳을 검색해 보았다. 아빠가 최근에 예능 프로그램 "같이삽시다"에 바람의 언덕이라는 곳이 나왔는데, 풍경이 멋진 것 같다고 바람의 언덕을 들리자고 하셨다. 지도에서 검색해보니 구조라 여객선 터미널에서 멀지 않을 뿐만 아니라, 통영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것 같아서 네비에서 바람의 언덕을 검색했다. 굽이굽이 난 해안길을 가는데 예전에 자전거 타고 이곳을 지나갔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지금 자전거 여행을 하라고 하면 할 수 있을까? 그때 보다 살도 많이 찌고 수술도 많이 하고 체력도 바닥인데 과연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때의 감동이 아직도 마음 속에 살아있는데, 벌써 10년이 지나 버렸다.

 네비가 알려준 길을 따라 가는데, 가끔 이 네비가 너무 이상한 길로만 안내를 해주는 것 같다. 이상한 동네길을 지나서 주차장에 도착을 했다. 이곳에 도장포 유람선 터미널이 있어서 작게 주차장이 있기는 한데 휴가철이라 주차장에 주차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길가에 주차를 하니 어떤 아주머니가 오더니 3,000원이라고 한다. 공영주차장 차 빠지는거 기다리는 것 보다 돈내고 빨리 주차하는 것이 나으니 그냥 입장료라고 생각하고 주차료를 지불했다.

 바람의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은 산책로로 정비가 되어 있어서 걷기에 무난했다. 그러나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다리가 불편한 사람에게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다데크를 걸어서 가는데 누군가가 아이언맨처럼 물 위를 날고 있었다. 이것은 예전에 무한도전에서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균형을 맞추기 어려운 것 같은데 이분은 높낮이도 바꾸시고, 위치도 바꾸시고, 지나가던 사람들의 시선을 순간 쏙 빼앗아 가버렸다.

 낮게 깔린 구름은 섬을 덮을듯 말듯 깔려 있었다. 섬이 구름 이불을 덮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바람의 핫도그 본점이 이전했다는 현수막을 볼 수 있었다. 점심을 굶었기 때문에 핫도그가 있다는 말을 듣고 먹고 싶었는데, 역시 맛집 탐방은 나랑 맞지 않는 것 같았다.

바람, 언덕, 석양을 볼 수 있는 곳인가 보다. 바람이 많이 부닌까 풍차를 세우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은 들었다. 그리고 석양을 기다리려면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하기에 그냥 바람과 언덕만 느껴보았다.

 사람이 많겠어?!라고 생각하고 갔던 곳인데 너무 사람이 많았다. 사람에 밀려다닌다는 표현이 맞을 것 이다. 중간중간 사진을 찍고 싶어도 밀려드는 사람으로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그냥 걸어야 했다.

 어느 정도 계단을 오르니 언덕이 보였다. 푸른 들판 정상에 풍차가 있었다. 근데 이게 다였다.

 이국적인 느낌이 흠뿍 느껴지기는 했지만, 사람에 밀려서 사진을 찍어야 했다.

 풍차 앞에 사진 대기 줄이 너무 길어서 이렇게 멀리서 풍차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가족단위 여행객이 생각보다 많았다.

 저 멀리 해안선은 우리가 왔던 그 길이 보였다. 구름이 우리를 덮쳐버릴 것 만큼 낮고 짙게 깔려 있었다. 이놈의 장마는 언제 끝날련지, 몇 달간 지속된 비로 인해 해가 그리웠다.

누가 이곳에 이런 풍차를 놓을 생각을 했을지 궁금했다.

 바람이 바다에서 불어 왔지만 바닷바람 사이로 끈적거림과 온풍기의 후끈함이 느껴졌다.

 풍차가 아니더라도 주변 풍경이 너무 좋았다. 코로나가 아니였으면, 지금쯤 아이슬란드에서 로드트립 중이였을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코로나 덕분에 국내여행을 더 많이 다닐 수 있어서 국내의 아름다움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는 시간이였다. 이국적인 느낌이 드는 해외여행도 좋지만 가끔은 이렇게 한국의 아름다움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언덕에서 내려오니 약간 평평한 장소가 나왔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도 사진을 찍고 있었다. 유독 여행하면서 눈의 띠던 사람든은 국내여행을 하는 외국인 많았다. 아마 본국으로 돌아가기 힘든 상황이라 휴가기간을 국내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았다.

 바다위로 난 길이 용궁으로, 하늘로 가는 길 같은 느낌을 주었다.

파노라마 기능을 이용해서 시간차 촬영을 해보았다. 처음에 찍을 때는 많이 흔들리고 잔상이 많이 남았는데, 이제 여러번 촬영하다보니 꽤 사진이 괜찮게 나왔다.

 풍경하나는 이국적이고 사진찍기 좋은 것 같았다. 그런데 이게 다인 것 같은데 사람들은 계속 밀려들었다. 메스컴의 힘이 큰 것인지 아니면 해외로 가던 휴가인파가 국내여행으로 몰려서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람이 꽤 많았다.

저멀리 외도가 보이는 것 같았다. 해안도로를 타고 거제도를 한바퀴 도는 것이 너무 좋았다. 그런데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실 분께는 추천해 드리지 않는데, 계속되는 오르막과 내리막인 도로를 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비가 올 것 같아서 다시 주차장으로 향했다. 하루종일 비와 밀당을 하는 것 같았다. 다행인 것은 우리가 구경할 때는 비가 내리지 않고, 구경이 다 끝나면 비를 퍼부었다.

 이 동상은 너무 빨개서 눈에 띠었다. 개도 귀엽고 사람도 정감어린데, 사람의 눈동자를 너무 징그럽게 만든 것 같았다. 그래서 무서웠다.

 평소에는 톳을 먹지도 못하는데, 왜 갑자기 톳어묵이 끌렸는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배가 고프니, 조금 특이한 것을 먹어보자고 생각해서 톳 어묵을 주문했다. 해초의 비린 맛이 날까봐 걱정을 했는데, 비린 맛이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 대신 톳의 아삭한 느낌은 어묵의 물컹한 느낌과 같이 났다. 아빠는 갑자기 문어가 드시고 싶으시다며, 문어 말린 것을 샀다. 양이 얼마되지 않은데 만원이나 했다. 통영으로 가는 차안에서 간식으로 짭쪼름하고 쫄깃한게 너무 맛있었다. 그런데 빈 속에 짠 것을 먹으니 통영에 도착해서 갈증이 너무 났다.

 이제 거제를 출발해서 통영으로 향했다. 푸른 들판에 구름이 자욱한 모습에 20대 초반에 한 국토대장정이 생각났다. 습한 들판의 냄새가 나를 과거로 돌아가게 만들었다.

 하늘의 구름이 무거워 보였다. 갑자기 한방울 두방울 빗방울을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굵은 장대비가 차유치창을 덮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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