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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규슈 여행을 하면서 특별히 계획했던 여행이 아소보이를 타고 벳푸에서 구마모토까지 횡단을 하는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별것 아닐 수 있다. 기차가 중간에 정차하기는 하지만 우리는 내릴 계획이 없기에 3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기차에만 있어야 하는 여행이었다.

 

지옥 순례를 마치고 벳푸 역에 조금 일찍 도착했다.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게 여행을 힘들게 했다. 벳푸 역 앞에는 팔을 번쩍 들고 서있는 동상이 하나 있었다. 이곳 온천을 발견한 사람이라고 예전에 들은 것 같은데 맞는지 모르겠지만 암튼 벳푸 역의 랜드마크 같은 동상이었다.

 

역 앞에도 작은 온천이 있었다.

 
 

기차는 3시 6분에 벳푸에서 출발했다.

 

플랫폼에 올라가니 애벌레같이 생긴 유후인노모리 열차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예전에 봤을 때는 고급 지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보니 곤충 같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어다.

 

유후인 노모리의 와이퍼는 각각 움직이다 보니 만화에 나오는 캐릭터같이 보였다.

 
 

유후인 노모리는 디젤 특유의 굉음을 내며 벳푸 역을 출발했다.

 
 

기차는 점점 벳푸 역에서 멀어져 갔다.

 

우리 열차가 출발하기 전까지는 몇 대의 열차가 더 이곳에서 출발을 해야 했다.

 

그다음에는 파란색 외관이 인상적인 소닉이었다. 하카타로 간다면 저 열차를 타고 갈 텐데 이번에는 구마모토로 가기에 하카타로 출발하는 소닉 열차를 부러운 듯 아쉬운 듯 바라보았다.

 
 

너무 일찍 플랫폼에 올라왔을까. 조금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쪽 기차가 들어오려는지 정복을 입은 승무원도 플랫폼에 대기하고 있고, 기차 사진을 찍으려는 덕후(?)들도 승강장에서 카메라를 들고 대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드디어 기다리던 유튜브나 블로그로만 보던 아소보이 열차가 디젤 기관차 특유의 소리를 내며 플랫폼으로 들어왔다.

 
 

특히 아소보이에서 예약하기 어려운 좌석은 좌석의 맨 앞과 끝으로 파노라마 전망을 볼 수 있는 좌석이었다.

 
 

날씨가 좋지 않아 으슬으슬했다. 그래서 기차 문이 열리자 따뜻한 실내로 최대한 빨리 들어갔다.

 

우리가 탄 객차는 예전 우리나라 무궁화호같이 생겼었다. 빨간색 계통의 좌석은 촌스러운 것 같았지만 정감 어렸다.

 

창문 커튼은 머스터트 색으로 쿠로라는 아소보이 캐릭터가 새겨져 있었다.

 

다른 승객들이 탑승하기 전 기차의 맨 뒤쪽 칸으로 가보았다.

 

이 기차 어디를 가나 귀여운 쿠로가 승객들을 맞이해 주었다.

 

아직 파노라마 뷰 예약 고객이 탑승하지 않았는지 좌석은 비어 있었다. 이런 뷰를 3시간 동안 보면서 가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부러움이 들었다. 파노라마 뷰는 몇 석 이 안되기 때문에 예약이 힘들다고 들었다.

 

우리 좌석은 서민적인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이쪽에 오니 고급스럽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기차 곳곳에 쿠로의 그림이 있었다.

 
 

특히 출입구 쪽에 붙어 있는 쿠로 캐릭터는 주변 풍경에 따라 배경색이 바뀌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3시간 동안 한 기차에서 있어야 하기에 벳푸 역 편의점에서 간단한 도시락과 음료수, 커피를 사서 기차에 탑승했다.

 

벳푸 역을 출발할 때는 승객이 많지 않은 상태로 출발했다. 왼쪽 좌석이 오른쪽 좌석보다 볼거리가 많았다. 그래서 사진 찍으려고 잠깐 왼쪽 좌석에 앉았는데 차장이 원래 자리로 옮기라고 해서 조금 민망했다.

 

오랜만에 듣는 디젤 기관의 소리를 들으며 우리 기차는 계속 달렸다.

 
 

아소 보이는 벳푸 역을 출발해 오이타, 아소를 거쳐 구마모토까지 가는 열차로 대략 3시간이 넘게 걸리는 열차였다.

 
 
 

몇몇 간이역은 빠르게 통과했다. 창밖에는 비가 내리지만 이렇게 기차 안에서 비 오는 밖을 바라보니 낭만적으로 느껴졌다. 방금 전까지 비를 맞으며 걸어 다녀서 비가 징글징글하게 느껴졌는데 사람의 마음이 이를 때 보면 참 간사한 것 같다. 따뜻한 실내에 앉아 밖을 보니 꽤 낭만적이었다.

 

비가 오니 반대쪽에 지나가는 기차들이 더욱더 짙은 원색으로 보였다.

 
 

기차는 마을과 마을 사이를 지나기도 하면서 점점 산으로 올라가는 것 같았다.

 

예전 우리나라 열차처럼 기차 안에서 판매원이 돌아다니며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었다.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아빠를 위해 밀크 아이스크림 한 개를 구매했다.

 

가격은 저렴하진 않았지만 기차 안에서 먹는다는 낭만이 있었다.

 
 

점점 산으로 올라가는지 주변 나무들의 모습이 달라졌다.

우리 열차는 고도 500미터를 넘어 계속 달리고 있었다.

 
 

종종 다른 열차가 반대쪽 선로로 지나갔다. 단선이다 보니 역에 도착해서야 반대쪽 선로의 열차를 볼 수 있었다.

 
 
 

비가 부슬부슬 계속 오다 보니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멜랑꼴리했다. 기차는 삼나무 숲을 지나고 안갯속을 달리기도 했다.

 
 

창밖은 몽환적이었다.

 
 

기차는 총 4량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다른 칸 구경을 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무 오랫동안 앉아 있어서 엉덩이에 땀이 날 지경이었다.

 
 

우리처럼 2-2좌석으로 이루어진 곳도 있고 4명이 같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 좌석도 있었다.

 

테마 열차다 보니 이곳저곳 사진 찍을 포인트들이 많았다.

 
 

기차가 산으로 올라갈수록 주변은 더욱더 어두워졌다.

 

옆 칸으로 가니 이곳은 카페 열차 칸이었다.

 

카페 열차 직원분이 사진도 찍어 주셨다.

 

카페 열차는 아이들과 아이들의 부모를 위한 칸이었다. 큰 좌석 한 개와 작은 좌석 한 개가 한 세트로 되어 있었다.

 
 

카페 열차에서 기념 도장도 하나 찍었다.

 
 
 

흰색이 테마인 카페 열차는 밝고 경쾌하게 느껴졌다.

 
 

카페 열차에 온 기념으로 커피를 주문했다. 커피는 드립 커피만 있었다.

 
 
 

쿠로라는 강아지가 너무 귀여웠다. 아빠는 웃고 있는 쿠로를 손가락으로 간지럽히는 듯한 포즈를 취하셨다.

 
 

기차 안에는 다양한 좌석 종류가 있었다.

 

원래 자리로 돌아와 커피 한 잔을 마셨다.

 

기차는 아소산 지역을 지나고 있었다. 아소 역에 도착하니 많은 관광객이 기차에 탑승했다. 대부분의 관광객은 중국인들이었다. 빈자리가 많았던 기차는 이제 빈자리가 거의 없었다.

 
 

아소산 지역을 지날 때 기차의 맨 앞 칸으로 이동했다.

 

우리 객차보다 훨씬 더 고급 진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었다.

 
 

맨 앞자리 쪽에서 기차가 진행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데 빈자리가 한자리 있어서 잠깐 사진만 찍고 일어났다.

 

맨 앞에서 기차가 진행하는 모습을 잠시 보았는데 묘하게 재미가 있었다.

 
 
 

우리 자리로 돌아가기 전 고급 진 인테리어를 배경 삼아 몇 장의 사진을 찍었다.

 
 
 
 

카페 열차 칸은 진짜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아이들이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아소 역 전까지는 카페 칸이 한적했는데 아소 역을 지난 후부터는 카페 칸은 중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아이들이 없는 틈을 이용해서 잠시 아이들의 놀이 공간에서 사진을 찍었다.

 

기차는 아소산 지역을 지난 후 계속해서 아래로 내려갔다. 어느 역에 도착하니 스위치백 구간에 들어갔다. 우리나라에는 딱 한군데 스위치백 구간이 있었는데 터널 기술의 발전으로 스위치백 운행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으나 일본에는 아직까지 스위치백 열차 구간이 아직도 남아 있었다.

 
 
 

열차에 탑승한지 3시간이 넘어가니 아빠도 나도 조금 지쳐갔다.

 
 
 

스위치백 구간에서는 속도를 낼 수 없으니 천천히 내리막길을 내려갔다.

 
 

몇 년 전 지진이 일어났던 구간이 이 구간인가 보다. 열차가 스위치백으로 지그재그로 내려가니 플래카드에 그와 관련된 내용이 적혀 있었다.

 
 

기차는 점점 내리막길을 달려 구마모토 외곽에 접근하고 있었다. 구마모토 외곽에 도착하니 다른 열차들과의 간격 조정 때문에 달리는 속도가 더욱더 줄어들었다.

 
 

3시간 반 정도의 열차 여행이 끝난 후 기차는 구마모토에 도착했다. 벳푸에서 탑승할 때는 승객이 많지 않았는데 구마모토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기차에서 내렸다.

 

아소 보이에서 신칸센으로 갈아타기 전 발걸음을 재촉해 아소 보이와 마지막으로 사진을 찍었다.

 
 

재래선에서 신칸센으로 재빠르게 이동했다. 신칸센 도착시간이 촉박했다. 신칸센 역에 도착하니 구마모토의 상징인 붉은 볼이 이쁜 쿠마와 사진을 찍었다.

 

재촉한 덕분에 아직 도착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타려는 미즈호는 오사카까지 운행하는 열차로 가고시마를 출발해 오사카까지 운행하는 열차였다. 우리는 하카타에서 내려야 했다.

 
 
 

자유석이다 보니 눈치껏 자유석 줄에 서 있어야 했다. 생각보다 자유석을 탑승하려는 승객들이 많아서 자리에 앉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 신칸센은 3-2 배열이다 보니 탑승할 수 있는 승객의 수가 많았다.

 
 

몇 시간 동안 담배를 피우지 못해 금단 증세에 시달리고 있는데 몇몇 신칸센에는 흡연실이 있기 때문에 잠시나마 흡연의 욕구를 달랠 수 있었다.

 
 
 

기차는 고속으로 하카타를 향해 달렸다. 느릿하게 달리는 아소 보이 같은 재래선 열차도 좋지만 피곤할 때는 고속 열차가 편했다.

 
 

몇몇 역은 그냥 지나쳐 갔다. 그러다 보니 탑승 시간이 다른 열차에 비해 조금 덜 걸렸다.

 
 
 

하카타 역에 도착하니 집에 온 것 같이 마음이 편했다.

 

하카타 역에 내려서 바로 숙소로 가지 않고 하카타의 랜드마크인 캐널시티 하카타로 향했다. 하카타에서 벳푸, 벳푸에서 구마모토, 다시 하카타로 하루가 길게 느껴졌다.

A. 벳푸역 12-13 Ekimaecho, Beppu, Oita 874-0935 일본
B. 아소 일본 〒869-2225 구마모토현 아소시 구로카와
C. 熊本駅 일본 〒860-0047 구마모토현 구마모토시 니시구 가스가
D. 하카타 일본 〒812-0012 Fukuoka, Hakata Ward, 博多駅中央街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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