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제주를 떠나 완도로 가는 날이다. 오전 7시 20분 배이기 때문에 새벽에 일어나야 했다. 호텔에서 제주항까지는 차로 5분도 안걸리기에 여유롭게 출발을 해도 될 것 같았다.
구름이 하늘에 짙게 깔려있기에 비는 오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비가 오면 배 안에서 꼼짝없이 앉아있어야 하기에 비만 오지 않기를 바랬다.
5시에 일어나서 짐을 정리하고 체크아웃을 하고 제주항으로 떠났다. 제주항으로 가기 위해 6시에 숙소에서 나왔다. 네비를 제주항 6부두로 설정하고 갔다. 채 오분도 걸리지 않은 것 같다. 제주항 6부두에 거의 다 도착했는데, 제주항 6부두로 들어가기 위해 차들이 사방팔방에서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제주항 6부두에서 나오는 차와 들어가는 차로 부두 앞은 정신이 없었다. 이러다 배를 놓치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되었다. 완도항은 커다란 주차장이 있어서 차들이 주차장 안에서 길게 줄을 서서 배 안으로 들어갔는데, 제주항은 부두에 들어가기 위해서 줄을 길게 서야 했다.
서로다른 방면에서 오는 차들이 제주항 6부두로 들어가기 위해 한줄로 서서 대기하다 보니 부두앞은 엉망진창이였다. 어떤 차들은 새치기를 하기도 하고 아무튼 아침부터 여유란 없었다.
부두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탑승자 전원의 신분증을 검사하고 트렁크 검사를 한 후 배에 차를 실을 수 있었다.
운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은 배에 차를 선적하기 전 내려서 기다려야 했다. 나는 내려서 아빠가 배에서 나오기를 기다렸다.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보딩브릿지를 통해서 배 밖으로 나왔다.
제주항국제여객터미널로 가기 위해 다시 셔틀버스에 탑승을 했다. 걸어서 가도 되지만, 이곳이 통제구역이라 그런지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것 같았다.
셔틀버스를 타고 채 5분이 되지 않은 사이에 여객터미널에 도착했다. 차량선적을 하느라 시간을 많이 소비했기에 마음이 조급해서 잰걸음으로 티켓팅을 하러 갔다. 티켓팅은 바로 할 수 있었다. 티켓을 3장 받았는데, 두장은 사람탑승에 대한 것, 다른 하나는 차량 선적에 대한 것이였다.
사람들이 길을 길게 서 있기에 우리도 얼떨결에 줄을 섰다. 빨리 들어가고 싶었던 이유는 면세점을 이용하기 위해서 였다. 배는 사람이 많다보니 면세점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많을 것 같아서 빨리 들어가서 필요한 것을 사려고 했다.
그런데 면세점이 임시 폐쇄중이였다. 아마 승객들이 좁은 공간에 몰려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되지 않은 것 때문일까?! 핀란드 헬싱키-에스토니아 탈린의 여객선의 경우 배에서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도 이런 시스템을 도입하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에서 면세품을 판매하면 승객들도 면세품을 보면서 지루한 시간을 보낼 수 있고, 더 여유롭게 물건들을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런 점은 조금 아쉽게 느껴졌다.
여객선 터미널을 나와 사람들을 따라서 갔다. 뭔가 면세점을 이용하지 못해서 아쉬움만 남았다.
한번 더 티켓을 검사한 후 보딩브릿지를 이용해 실버클라우드호에 탑승을 했다. 제주에 올 때 이용했던 배이기에 두번째 만남이라 친숙한 느낌이 들었다.
제주에 올 때와 제주에서 나갈 때 전부 2등 의자석이였다. 의자석으로 가는 길 안마의자가 놓인 선실을 지났다. 한번 이용해 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토요일 오전이라 승객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완도에서 제주 올 때보다 오히려 승객이 더 많은 것 같았다.
코로나로 인해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었기에 실내에 있는 것이 불안하게 느껴졌다. 2등 의자석의 경우 티켓팅 때 표와 함께 팔에 착용하는 팔찌를 주기 때문에 배를 이용하고 있는 동안은 착용하고 있어야 했다. 2등 의자석에 들어갈 때 따로 팔찌를 검사하는 것은 아니지만 만일을 대비해서 팔찌를 착용하고 있었다.
배는 정시에 제주항을 출발했다. 마지막으로 한라산의 모습을 한번더 봤으면 좋겠는데, 구름이 짙게 깔린 하늘만 보여주었다.
제주항을 벗어나니 배는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우리배 옆으로 한일고속페리에서 운영하는 골드스텔라가 제주항으로 가고 있었다. 여수에서 제주까지 5시간 정도 걸리는 골드스텔라는 밤새 남해바다를 달려 제주에 도착하고 있었다.
실내가 답답하고 불안해서 밖으로 나왔다. 여름 바다의 습함과 더위가 그대로 느껴졌다. 아침 시간이라 그렇게 덥지는 않았지만 습한 것은 피할 수 없었다.
날이 조금 좋았으면 좋겠는데, 구름이 제주 전역을 낮고 짙게 깔려 있었다.
숙소에서 빵을 먹고 나오기는 했지만 배가 고팠다. 그래서 배안의 매점을 갈까 카페를 갈까 고민을 하다, 카페로 갔다.
배가 바다 한가운데 있으면 카드결제가 안되기에 현금으로 아메리카노와 소시지 빵을 구매했다. 그리고 메생이(?)라면도 같이 구매했다. 라면은 카페에서 취식이 안되기 때문에 밖에서 먹어야 한다고 했다. 어차피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는 것이 편하지 않기 때문에 커피와 빵, 라면을 가지고 밖으로 나갔다. 라면 물은 매점에서 넣을 수 있었다.
갑판으로 오니 아침을 먹는 사람들이 많았다. 아침을 먹기 위해 마스크를 벗었다. 바람이 사방에서 불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 감염으로 인한 불안감이 조금 사그라 들었다.
저 멀리 가는듯 마는듯 하는 컨테이너선이 보였다. 우리 배는 파도가 칠 때마다 조금씩 출렁거림이 느껴졌다. 저 배도 파도로 인해 배가 출렁거릴지 궁금했다.
객실 안은 에어컨 바람으로 인해 시원하고 뽀송뽀송한데 왠지 불안해서 한동안 이렇게 밖에서 시간을 보냈다. 바람은 불지만 피부는 끈적임으로 범벅이 되는 것 같았다. 우리는 남해 한가운데를 지나서 완도로 가고 있었다.
구름과자도 먹고 사진도 찍고 하다보니 저멀리 섬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 거의 도착할 시간이 다 되어가는 것 같았다.
배를 탔을 때 쌩쌩하던 사람들도 이른시간 배를 타서 그런지 하나둘 지쳐가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봤자, 두시간 반 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너무 이른 시간에 배에 탑승해야 했다.
저멀리 큰섬들이 눈에 들어 왔다. 배가 파도를 가르며 바다를 지날 때 마다 물보라가 일었다. 물보라는 바람을 타고 내 안경을 덮었다.
배는 완도항으로 들어가기 위해 속도를 서서히 줄였다. 제주로 떠나는 날 보았던 그 모습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완도타워가 저멀리 보였다. 이제 제주여행이 끝났음이 느껴졌다.
배는 서서히 완도여객선터미널에 접안하기 위해 방향을 조정했다.
다른 안내방송이 없어서 아무생각없이 갑판에서 구경만하고 있었다. 주변을 보니 트럭 기사아저씨들이 갑판에 계시지 않아서 느낌이 이상해서 짐을 챙겨 출입구쪽으로 가니 직원분이 차량이 있는 사람은 차로 바로 가라고 했다. 제주도에 입항할 때는 모든 승객의 체온을 측정한 후 차로 갈 수 있었는데, 완도는 발열체크 없이 차로 갈 수 있었다. 아빠랑 나는 제주도에 들어갈 때 처럼 줄서서 발열체크를 하는 것으로 알고 아무 생각없이 풍경 구경만 하고 있었다.
차량에 탑승해서 자동차 휠에 묶어둔 끈을 풀어 주기를 기다렸다. 옆에 보니 제주도에서 보았던 귀여운 노란차가 보였다. 용머리해안 주차장에서 보았는데, 노란차도 같은 날 제주를 나왔나 보다.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순서대로 배에서 나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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