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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자가격리로 인해 어안이 벙벙하다. 집에서 재택으로 근무하는 것이라 그런지 출퇴근을 하는 것 빼고는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 다만 문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답답함만 있다고 해야할까?! 아무튼 오전내내 일하고 점심먹고, 잠깐 여유시간이 생긴 것 같다. 아직 코로나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불안한 마음이 크기는 하지만, 누구나 걸릴 수 있는 것인 만큼 조금 마음 편하게 먹어야 할 것 같다.

 

너무 오랜만에 작성하는 제주도 생활에 대한 블로그라 성산일출봉에 간 날이 제주생활 며칠째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날은 그냥 날이 너무 좋았다는 것만 기억이 난다. 아침에 창문넘어로 보이는 맑은 날씨의 하늘을 보면 너무 기분이 좋았다. 아침부터 상쾌한 느낌으로 시작하니 하루가 다 잘될 것 같은 느낌이들었다. 제주 터미널까지 매일 걷는 길이지만, 멀리서 한라산이 보이면 왠지 이날만큼은 운수대통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제주터미널로 갈 때까지는 제주 북동쪽에 위치한 닭머르해안길을 걷기 위해 201번 버스를 탔다. 그러나 가는 도중 너무 좋은 날씨에 마음이 바뀌어서 성산일출봉까지 가기로 했다. 201번 버스를 타고 거의 두시간 가까이 가야하는 먼 거리였다.

 

처음부터 성산일출봉에 가려고 했으면 터미널에서 급행버스를 타고 갔으면 되었는데, 갑자기 버스를 타고 가다가 행선지를 변경했기에 제주시내에서 성산일출봉까지는 급행버스보다 배로 많이 걸렸다.

 

그러나 버스는 마을 곳곳을 지나서 갔기에 바다를 보고, 마을을 구경하면서 가다 보면 어느덧 저멀리 성산일출봉이 눈에 들어 왔다.

 

성산일출봉 정류장에 내렸다. 두시간 만에 버스에서 내리니 온몸이 뻐근했다. 일단 몇 번 버스들이 이곳에 정차하는지 알아두어야 할 것 같아 버스 시간표를 찍어 두었다. 제주버스가 잘 되어있기는 하지만 버스가 뜸하게 다니는 경우가 있기에 시간을 맞춰서 다니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버스정류장에서 조금 걸어가니 성산일출봉 입구가 나왔다. 뒤를 살짝 돌아보니 눈덮힌 한라산이 눈에 들어 왔다. 제주 어디에서나 한라산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깨끗하게 한라산을 볼 수 있는 날이 얼마되지 않기에 보이는 날 열심히 봐두어야 아쉽지 않았다.

 

 

 

가파른 계단길을 지나 성산일출봉에 오를 생각을 하니 아찔했다. 성산일출봉에 와본게 처음이 아니기에 오르지 말까라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안올라가기에는 아쉽고, 오르자니 힘들 것 같고, 아무튼 버스를 두시간 가까이 버스를 타고 왔으니 올라가 보는 것이 맞는 것 같았다.

 

 

아빠는 경로라 무료고 나만 입장료를 지불해야했다.

성산일출봉에 오르기 전 마음을 가다듬을겸 화장실에서 마음 속 번뇌들을 비우고 왔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이라 그런지 입장료도 5,000원이나 했다. 그래도 아빠가 경로찬스를 사용해서 한명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었다.

 

만약에 멀리서 성산일출봉만 보실분은 입장료를 내지 않고 주변에서 성산일출봉을 감상할 수 있다. 성산일출봉으로 향하는 길을 따라 걸으면 왼쪽으로는 무료 탐방코스가 있고, 우측은 성산일출봉으로 향하는 길이 나온다.

 

 

우리는 우측길을 따라 계속 오르막길을 올랐다. 바닷바람이 쌀쌀하지만, 햇살이 너무 타뜻했다. 언덕길을 오르니 조금씩 등에서 땀이 나기 시작했다.

 

 

뒤를 돌아보니 우도가 보였다. 손에 닿을 것 같은 거리에 우도가 있었다. 작년 10월 국내선 관광비행때 하늘에서 우도와 성산일출봉을 내려다 본적 있었는데, 이날 본 우도는 아주 납작하게 바다 누워 있는 것 같이 보였다. 아마 우도에 가본지 4년도 더 된 것 같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한번 더 우도에 다시 가고 싶었는데, 기회가 되지 못해서 못간 것이 많이 아쉬웠다.

 

또한 눈덮힌 한라산과 성산지역과 제주 오름들이 보였다. 이런날 비행기에서 제주를 내려다 보면 얼마나 아름다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성산일출봉은 매주 월요일이 휴관일이기에 계획을 세월 때 유의해야 할 것 같았다. 또한 코로나로 인해 인파가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입장 인원의 제한이 있기 때문에 성산일출봉 방문 계획이 있다면 일찍 오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우리가 성산일출봉에 오르고 내려올 때쯤 되니 하루 입장인원이 꽉 차서 입장이 불가능했다.

 

 

살이쪄서 그런가 아직 초입인데 숨이 가프게 느껴졌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올라서 그런거야라고 위안을 삼았지만, 확실히 체중이 늘어나니 숨이 차고 힘든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성산일출봉으로 오르는 중간에 매점이 하나 있다. 아주머니께서 올라가면 목이 마를 거라고 음료수나 물이 필요할 거라고 계속 호객행위를 하셨다. 다행히 가방에 물한병이 있어서 그냥 오르던 길을 계속 올라갔다. 그러나 냉장고 안에 있는 시원한 음료수와 물이 왠지 꿀맛같이 느껴져서 한병 사고싶었다. 탐방로를 따라 하루방 조명이 설치되어 있는데, 하루방의 배가 너무 익숙했다. 어디서 봤나 생각해보니 아이언맨의 가슴에 달린 원자로 같아 보였다. 해질무렵에 방문한다면 아이하루방의 원자로에 불이 들어온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계속되는 계단길을 따라서 올라갔다. 아직 반도 못온 것 같은데 너무 힘들었다.

 

화산과 바람이 만들어 놓은 자연물들을 볼 수 있었다. 동굴만 보면 왜이렇게 등골이 오싹한지 모르겠다.

 

 

이 바위들은 한옥의 처마끝에 있는 조형물 같았다. 오랜시간 바람이 이 바위를 깎아서 모양을 만들고, 식물들이 자라서 녹색 옷을 입힌 것 같았다.

 

중간중간 힘들 때마다 조금 쉬면서 올라갔다. 뒤로는 하늘 빛과 같은 푸른바다와 눈덮힌 한라산이 그림같이 보였다. 보고만 있어도 힐링이 되는 것 같았다.

 

 

 

 

중간에 이렇게 평평한 장소가 있어서 잠시 쉬어갈 수도 있고, 뻥뚫린 풍경에 마음마저 시원해지는 것 같았다.

 

 

저멀리 보이는 우도는 진짜 바다에 가라앉지 않는게 신기한 듯이 둥둥 떠있는 것 가타 보였다.

 

 

점점 올라가는 길이 가파르게 변했다. 길도 점점 좁아졌다. 한명이 겨우 다니는 길이였다. 뒷사람에게 피해가 될까봐 사람들의 페이스를 맞춰서 올라갔다.

 

 

드디어 성산일출봉 정상에 도착하니 넓은 전망대가 나왔다. 해는 정오가 지난 시간이라 약간 서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정상에서 우리가 갈 수 있는 곳은 딱 전망대가 있는 곳만 다닐 수 있었다.

 

성산일출봉을 한바퀴 돌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자연보호를 위해 일부 지정된 구간만 갈 수 있게 해 놓을 것 같았다.

 

정상에 오른 기념으로 아빠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정상에 오르니 제주의 모습이 더 아름답게 보였다. 헬기나 비행기에서 보는 것 보다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백만불짜리 풍경이 아닐까?! 제주에 여러번 왔지만 이렇게 깨끗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본적은 처음인 것 같다.

 

 

저 가운데서 아주 오래 전에는 용암이 뿜어져 나왔을까? 난 왜 용암이 그렇게 보고싶어 하는지 모르겠다. 하와이에 갔을 때 부글부글 끓는 용암을 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되지 못해서 못본 것이 아쉬웠다. 언젠가 꼭 용암을 보는 투어를 해보고 싶다.

 

 

 

아빠도 힘드셨는지 정상의 계단에서 잠시 앉아서 쉬셨다.

 

 

저 푸른 바다를 계속 가면 어디가 나올까? 바람은 살랑살랑 불어오고 햇빛은 좋고 나도 모르게 그냥 기분이 좋았다.

 

 

 

 

정상에서 충분히 쉰 후 이제 하산하는 길을 따라 내려갔다.

 

 

하산하는 길에는 계속해서 푸른바다와 한라산을 볼 수 있었다. 질릴 때까지 계속봐야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질리도록 사진을 찍었다.

 

 

 

 

내려가는 길도 그렇게 쉽지는 않았다. 내려가는 길이 가파르기에 난간을 잡고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야 했다.

 

 

 

 

 

오르는 길보다는 내려오는 길이 그래도 편했으나 무릎에 조금 무리가 가는 것 같았다.

 

 

올라가는 길은 성산일출봉의 가파른 절벽만 보고 오르다 보니 힘들고 답답했는데, 다행히 내려오는 길은 푸른 바다와 웅장한 산을 보면서 내려오니 한결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나가는 곳 방향을 따라 계속 걸어갔다.

 

 

계단 아래로 내려가면 해녀분들께서 운영하는 식당이 있는 것 같은데 내려갔다 올라올 생각을 하니 끔찍해서 계단 아래로 내려가지는 않았다.

 

 

 

 

조금 더 길을 따라 가보았다. 이곳에 오니 손에 닿을 것 같은 거리에 우도가 있었다.

 

 

 

 

쉬엄쉬엄 놀고 나오는 길로 나오니 입장종료를 알리는 안내문구가 세워져 있었다. 이때까지 이곳에 입장제한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 나중에 알아보니 제주 관광지 중 일부에서 입장인원 제한이 있기 때문에 방문 전 확인을 한 후 방문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점심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밥먹기 너무 애매했다. 그러나 점심을 거르면 폭식을 할 것 같아서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들어 갔다.

 

 

나는 짜장으로 아빠는 짬뽕을 주문했다. 문어 반마리가 떡하니 놓여져 있었다. 비쥬얼 자체는 만점이였다.

 

 

탕수육도 유자 탕수육으로 새콤달콤한 맛이 났다.

 

 

밥도 먹었으니 운동삼아 성산일출봉 근처를 걸었다. 걷다가 마음에 들면 잠시 쉬기도 하고 힘들면 버스타고 다시 제주로 가면 되기에 마음 편하게 올레길을 걸었다.

 

 

몇 년전 비오는 날 이 곳을 걸은 적이 있었다. 비가 부슬부슬 오는 날은 으스스한 분위기와 미스테리한 분위기를 자아내더니, 맑은 날 걸으니 내 마음도 그날보다는 한결 가볍고 기분도 좋았다.

 

 

뒤를 돌아보니 성산일출봉이 보였다. 성산일출봉은 보는 위치에 따라 그 모습이 다르게 느껴졌다.

 

 

얼핏보면 코끼리 같아 보이기도 했다.

 

 

이 길은 올레 2코스가 시작되는 길로 왜 올레길로 선택되었는지 알 것 같았다. 해변에는 외로이 무(?)를 먹고 있는 말을 볼 수 있었다.

 

 

제주도의 해변은 육지의 해변과 확실히 다른 면을 많이 보이는 것 같다. 협재쪽 해변은 지점토 같이 몰캉몰캉한 느낌이 드는 반변 이곳의 모레는 현무암이 무숴져서 만들어져서 그런가 낱알갱이가 굵은 모래 같았다. 모래가 손에 뭍어도 바로 떨어져 나갔다.

 

 

점점 해는 서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하루종일 한거라고는 버스타고 성산일출봉 오른 것 밖에 없는데 하루가 다 지나가고 있는 것 같았다.

 

 

 

 

 

 

철썩철썩 부숴지는 파도와 모래가 만나면서 만들어내는 파도소리가 귀를 즐겁게 해주었다. 그러나 이렇게 아름다운 해변에서 오래전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이 아름다운 해변에서 4,3사건이 일어났다고 한다. 너무 아름답기에 더욱더 가슴이 아프게 느껴졌다.

 

 

 

어느정도 걷다 보니 다리가 후들거려서 다시 제주로 가기 위해 버스정류장으로 왔다. 급행버스를 타고 제주로 가고 싶었으나 급행버스 시간이 맞지 안아서 다시 201번 버스를 타고 제주로 갔다. 다행히 201번 버스는 배차시간이 길지 않기에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다.

 

버스를 타고 이제 또 2시간 가까이 가야 했다.

 

제주도 어느 학교를 가든지 운동장이 잔디로 되어 있었다. 잔디 운동장에서 운동을 할 수 있는 학생들이 부러웠다. 수도권에 사는 학생들은 바글바글한 교실에 앉아서 수업을 듣고, 먼지가 풀풀 날리는 운동장에서 먼지를 먹으며 축구를 하는데, 이곳 아이들은 맑은 공기를 마시며 넘어져도 안전한 잔디 운동장에서 운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부러움이 느껴졌다.

 

오는 길은 두시간이 못 걸려서 제주시내로 왔다. 광양사거리에 내려서 지는 노을을 보기 위해 탑동공원으로 걸어서 갔다. 숙소에서 볼 수 있는 칼호텔 앞을 지났다. 대한항공 승무원들의 숙소로 사용된다고 들었다. 서귀포의 칼호텔과는 느낌이 달랐다. 제주 시내 중심에 위치해 있어서 대중교통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고,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기에 전망이 좋아 보였다.

 

 

걸어가는 도중 하늘이 점점 붉게 물들었다.

 

첫날 제주에 와서 이곳에서 노을을 보았었다. 여러번 이곳에 와서 노을을 보지만 질리지 않는 풍경이다.

 

 

몇 분에 한대씩 비행기가 이륙하고, 뒤로는 붉게 하늘이 타오르고 있었다.

 

 

 

 

 

 

우리가 보고 싶었던 노을을 태양이 바다 속으로 점점 없어지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이곳에서는 붉게 물든 하늘만 볼 수 있는 점이 아쉬웠다.

 

파도도 잔잔해서 마음이 놓였다. 다음날 추자도 여행을 해야하는데 이번에도 파도가 거칠어서 배가 결항될까봐 걱정이 되었다. 이번에는 추자도와 인연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오늘하루 왕복 4시간의 시내버스 탑승과 성산일출봉에 오르고, 광치기해변을 걷고, 탑동에서 까지 걸으니 온몸에 피로감이 느껴졌다.

 

오늘 하루는 일찍자야 했기에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다시 숙소로 걸어 갓다. 내일은 추자도와 인연이 닿기를 기대하며 하루를 마감했다.

youtu.be/8Kk_9aG4p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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