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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비가 그렇게 처량하게 내리더니 일요일 아침 해가 쨍쨍했다. 왜 그렇게 아침에 일어나기 싫었는지 모르겠다. 아침에 일어났다가 다시 잠들어 버렸다. 이렇게 날씨가 좋은 줄 알았으면 일찍 길을 서두를 걸 후회가 되었다.

 

 

늦잠을 잤다고 아빠에게 구박을 받으며 제주터미널로 갔다. 바람이 따스했다. 제주의 날씨는 어제와 오늘 내일이 다 다른 것 같다. 하루에도 어디 있느냐에 따라 날씨가 달라졌다. 어제 내린 비로 인해 강에 물이 조금 고였다. 물은 맑은 하늘을 품고 있었다.

 

 

어디를 갈까 고민을 하다 오랜만에 주상절리로 가보기로 했다. 주상절리로 가는 가장 편한 방법은 240번 버스를 타고 컨벤션센터에서 내려서 조금 걸어가는 것이였다. 240번 버스는 자주 있지 않기에 시간을 잘맞춰서 와야 한다. 배차시간이 거의 한시간에 한대이기에, 사전에 버스 시간을 알고 오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제주에서 출발한 버스는 한라산 중턱을 들려 서귀포로 향하는 버스였다. 한주 전 1100고지를 가기 위해 이 버스를 탄적이 있었다. 그때는 눈꽃을 보러 가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날이 따뜻해서 그런지 한라산으로 향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또한 한라산 영실코스로 가는 사람들은 240번을 이용하게 되는데, 아침에 늦장을 부서 등산객이 많지 않은 시간에 버스를 탑승하니 버스가 한가했다.

 

제주시내를 나오자 마자 한라산으로 오르는 가파른 길이 나왔다. 굽이굽이 버스는 급한 커브길도 스무스하게 돌아갔다.

 

 

고도가 조금 높은 곳에 오니 길가에 아직 녹지 않은 눈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1100고지에는 아직 다 녹지 않은 눈이 보이기는 했지만, 전주에 비해 눈이 많이 녹았었다.

 

1100고지를 지나고 나서는 버스는 내리막길을 내려갔다. 버스에서 보는 뷰이기는 하지만 나름 한라산에서 서귀포를 내려다 보는 뷰였다. 뷰에 취해서 지루한지 모르고 컨벤션센터까지 왔다. 로터리형식으로 된 컨벤션센터 버스정류장은 탑승위치에 따라 정차하는 버스가 다른 것 같았다. 탑승 전 버스번호를 꼭 확인해야 할 것 같다.

 

하늘에 조금 구름이 있었지만 깨끗한 한라산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제주보다 서귀포가 조금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것 같다. 길가에 핀 동백꽃이 아름다웠다.

 

통으로 떨어지는 꽃잎이라 지저분할 것 같지만, 떨어졌을 때의 모습까지 아름다운 꽃이 동백꽃이 아닐까?

 

제주도에 여러번 왔지만 한라산 등반은 해본적이 없었다. 무릎을 수술한 이후 아마 나도 모르게 등산에 대해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것 같다. 인스타그램에서 한라산 등반 사진을 보니 한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지금 오르기에는 너무 춥지 않을까라는 핑계가 머릿 속을 스쳐지나갔다.

 

방금 전 우리가 타고 온 240번 버스는 컨벤션센터 근처에 있는 공원 한 곳에 주차되어 있었다.

 

 

 

 

컨벤션센터에서 내리막 길을 따라 십분쯤 걸었을까?! 주상절리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날 주상절리 입장을 오후 5시 40분까지만 가능했다.

입장료가 있기는 했지만 비싸지는 않았다. 아빠는 역시 경로의 위엄인가? 공짜로 입장을 할 수 있었다.

 

아주 예전에 한번 이곳에 온적이 있었다. 아빠는 소라 조형물을 보고 온적이 있다는 것을 떠올리셨다. 내가 이곳에 오기 전 몇 번을 아빠에게 이곳에 우리가 온적이 있다고 말했지만 믿지 않으셨다. 소라도 기억나고 돌고래 모형을 보니 기억 나신다고 하셨다.

 

누군가 사랑을 이루고 싶었나 보다, 하트를 만들어 놓고 갔다.

 

 

주상절리 입구로 가기 위해 해안가로 갔다. 날이 좋다 보니 저 멀리 보이는 섬과 바다가 훤하게 보였다.

 

마음 속에 뭔가 모를 죄책감이 느껴졌다. 일찍 숙소에서 나왔으면 오늘같이 날씨가 좋은 날은 여러군데 돌아다녔을 텐데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난간을 따라 걸어 내려가니 주변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장소가 나왔다.

 

아래를 내려다 보니 육각기둥 모양을 한 주상절리대가 보였다. 어떻게 저런 육각모형이 생겼을까? 자연이 만들어낸 조형물은 항상 감동을 주는 것 같다.

 

 

 

자세히 보면 저 멀리 해녀들이 물질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경주 양남 주상절리대는 누워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였다면, 이곳은 기둥처럼 곧게 뻗어 있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다른 곳으로 시선을 옮기니 더욱더 선명한 주상절리대를 볼 수 있었다.

 

 

 

봄날같이 아름다운 날씨는 주상절리를 더욱더 아름답게 보이게 했다.

 

 

 

짧은 주상절리 감상을 마치고 다른 곳으로 이동을 했다. 간단하게 주상절리가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에 대한 설명을 읽어 보았다. 오랜시간 팽창과 수축을 반복해서 생겼다고 적혀있었다. 우리가 잘못알고 있는 지식 중 하나가 뜨거운 용암이 찬 바닷물과 만나며 주상절리가 만들어졌다고 알고 있는데, 이것이 아니라고 한다. 나 또한 잘못된 상식을 가지고 있었기에 이번 기회에 주상절리에 대해 다시 알게 되었다.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서도 주상절리대를 감상할 수 있었다.

 

 

주상절리도 멋지지만 저기 손에 닿을 것 같지만 닿지 않는 한라산도 멋진 날이였다.

 

 

 

 

대포주상절리대는 올레8코스가 지나는 길로 조금 걸어가면 중문단지에 닿을 수 있었다. 그래서 중문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높고 질서정연한 야자수와 동남아에서나 자랄 것 같은 나무들을 보니 이곳이 제주도임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코로나가 아니면 지금 동남아 어딘가에서 놀고 있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가 터지기 전에 간 마지막 나라가 미얀마와 인도네시아 발리였다. 일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의 기억을 이야기 하곤 한다. 그 추억 이후로 해외를 나가지 못하게 되었으니, 그때의 기억이 가장 최근의 기억이자 강하게 남은 기억이기 때문인가 보다.

 

 

여름에 수확한다는 하귤을 보고 있으면 오렌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알이 튼실하게 열린 것 같은데, 이 귤은 여름에 수확한다고 하니 신기했다.

다른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제주 관광지 중 일부는 입장제한을 실시하고 있다. 그래서 몇몇 유명관광지의 경우 일일입장객이 일찍 차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특히 요즘 핫하다는 용머리해안을 방문하고자 하는 경우는 남들보다 서두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용머리해안은 물때나 날씨가 안맞으면 입장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전에 알아보고 가면 좋을 것 같다.

 

떨어진 꽃잎마저 마음을 심쿵하게 하는 것 같다. 오히려 나무에 매달려 있을 때보다는 떨어진 꽃잎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가슴이 저미는 것 같았다.

 

올레코스를 따라 걷는데 이번 코스는 가볍게 가방을 메고 이곳을 걷는 사람이 꽤 많았다.

 

 

힘들지 않은 길인데, 날이 따스해서 그런지 등 뒤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했다.

 

 

날이 따스해지니 새들도 기분이 좋은가보다! 서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제주도에 선인장과 식물이 자라는게 항상 신가한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제주도가 한국에서 가장 따뜻한 것 같기는 한데, 변죽이 심한 날씨를 내가 맞추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항상 아침마다 옷입는 것이 가장 고민이 되었다.

 

 

길가를 따라 떨어진 동백꽃잎은 누군가 일부러 뿌려 놓은게 아닐까라는 착각이 들게 했다.

 

 

 

파도도 높지 않고 바다 또한 평화로워 보였다. 아직 바다에 나가면 바람이 찰 것 같지만 그래도 요트를 타고 럭셔리하게 여행하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정작 배에 탄 사람들은 멀미로 고생하지는 않을까?

 

길가에 핀 노란꽃이 조금있으면 봄임을 알리는 것 같았다. 해안을 나와 중문단지로 가는 길은 약간의 오르막이였다. 너무 운동을 안했나보다, 숨이 턱턱 막혔다.

 

 

 

 

저 아래 우리의 그림자가 보였다. 올레8코스로 가려면 다리를 건너기 전 오름으로 오르는 길로 빠져야 하는데, 우리는 중문단지로 들어가는 길이라 오름을 오르지 않고 여미지 식물원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저멀리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다리가 보였다. 무슨 폭포가 있던 곳 같았다. 아빠와 오래 전 이곳에 왔다가 싸운적이 있었던 것 같다. 보통은 내가 잘 화를 안내는 편인데, 그때는 왜 잠깐의 화를 참지 못했나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목적지인 여미지 식물원을 가기 위해 조금 더 걸어 갔다. 오늘따라 모든게 참 그림같아 보였다. 아마 제주에 온 순간부터 모든게 비현실적이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차만 있다면 중문단지는 매력적인 관광지인 것 같다. 우리는 뚜벅이기에 버스가 많이 다니는 제주가 그래도 여행자의 입장에서 편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여미지식물원에 닿기 전에 천제연 폭포로 들어가는 입구가 보였다. 우리의 여행은 갑자기 여미지식물원 방문에서 천제연 폭포 방문으로 바뀌게 되었다.

https://youtu.be/v2bRC3jGaq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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