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제주여행도 중반을 넘어 후반으로 달려가고 있다. 처음에 2주 너무 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오니 시간이 바람과 같이 지나가 버렸다. 제주에 와서 많은 것을 한 것 같은데, 적어보니 생각보다 많이 보지 못하고 많이 다니지 못한 것 같다.
창밖으로 오늘의 날씨를 확인해 봤다. 날이 오늘도 따스한게 걷기 좋은 날씨 같았다. 전날 너무 무리해서인가 아침부터 게으름을 피웠다.
멀리가기는 싫어서 오늘은 도두동 부근에서 커피 한잔 마시고 도두봉에 올라 비행기를 볼 예정이였다. 제주에서 참 많이 비행기가 뜨고 내린 것을 본 것 같다. 봐도봐도 왜 그렇게 지겹지 않을까? 기종에 대한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비행기를 보는 것은 항상 설레고 즐겁다.
도두봉 근처까지 가기 위해 숙소에서 한참을 걸어서 453번 버스가 정차하는 곳까지 걸어 갔다. 솔직히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이기는 한데, 돌아올 때 걸어서 올 예정이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갔다. 버스 배차 간격이 꽤 넓기 때문에 시간이 안맞으면 택시를 타거나 걷는게 더 좋은 것 같다. 버스는 바닷가 길을 따라 갔다. 차창밖의 풍경을 보고 있으니 금방 도두봉 근처에 도착했다.
이 앞을 여러번 지나가기만 했지 이곳 백다방에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였다. 지나가면서 바다 옆에 있어서 풍경은 최고가 아닐까 궁금했었다. 골목길을 조금만 들어가면 백다방이 나온다.
얼마나 야옹이가 도도한지 우리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쌩하고 지나가 버렸다.
백다방에 주차장이 있기는 했지만, 주차장이 그렇게 큰편이 아니였다. 우리야 뚜벅이니 주차만이라도 신경쓰지 않아도 되니 너무 좋았다.
백다방 앞으로 작은 포구가 보이고 저 멀리는 용담해안도로가 보였다. 아! 이런 맛에 제주에 오는게 아닐까? 날씨는 따스하고 바람은 살랑살랑 불고, 그냥 제주이기에 기분이 좋았다. 제주에 온지 벌써 1주일이 넘었지만, 항상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체온측정을 하고 제주안심코드로 QR코드 찍고 매장 안으로 들어 왔다. 점심시간 직후라 그런지 매장 안은 후식을 먹으로 온 관광객들로 붐볐다.
늦은 아침을 먹고 출발을 하기는 했지만, 즉석에서 구워져 나온 빵들을 보니 아빠와 나는 눈이 띵구르르해졌다. 행복한 고민을 하며 쟁반 위에 이것저것 담기 시작했다.
커피는 백다방의 자랑 원조커피를 주문했다. 그리고 백종원 아저씨의 캐리커쳐가 그려진 컵을 팔고 있었는데, 용량도 크고 가격도 저렴한게 하나 구매하고 싶었으나 아빠가 째려보는 바람에 눈으로 구경만 했다. 예전에 일본 하네다 공항 라운지에서 백종원 아저씨를 보고 같이 사진 찍은 적이 있었는데, 그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혼자서 라운지에서 칵테일을 해드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였다. 몇 년이 지났는데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리고 방송보다 훨씬 날씬한 모습에 한번 더 놀랬지만 말이다.
창가쪽 자리는 벌써 다 차고 안쪽자리만 남아있었다. 그래도 통창문이다 보니 안쪽에 앉아서도 주변 풍경을 즐기기에 충분했다. 오히려 이렇게 멀리서 밖을 보니 좌우, 정면 다 볼 수 있어서 답답한 느낌을 느낄 수 없었다.
짬나는 시간에 잘은 못그리지만 그림을 그려보았다. 2퍼센트 부족한 것 같은 그림이 되었다. 노트가 색연필의 색을 잘 먹지 못해서 원하는대로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고 괜한 노트 핑계를 댔다.
하나 사고 싶은 욕망이 컸다. 하나 훔쳐갈 수 도 없고, 나중에 필요하면 그냥 하나 사야겠다라는 생각만 들었다.
커피숍 한 층 더 위로 올라가면 루프탑이 있었다.
날이 맑아서 한라산도 보였다.
그리고 주변 풍경을 관망하기 좋았다. 테이블 하나 놓고 커피 한잔 마시면 좋겠는데, 요즘 이런 장소들이 전부 폐쇄되어 아쉬웠다. 그냥 주변 풍경을 볼 수 있는 것 만으로도 멋진 곳이였다.
카페에서 나와 도두동무지개해안도로를 걸었다. 인스타에서 자주 보았던 장소다 보니 처음 왔지만 이 길이 너무 익숙했다.
길이 이쁘긴 한데, 생각보다 감흥은 조금 떨어졌다. 너무 많이 매체를 통해 접해서 그런지 와! 이곳에 왔구나라는 생각만 컸을 뿐이였다. 그래도 어디서 본 것은 많아서 나중에 아쉬움이 남을까봐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아침보다 하늘에 얕은 구름이 깔리기 시작했다.
단조로운 해변에 이렇게 알록달록한 칠을 해놓으니 산뜻한게 이뻤다.
남들이 하는대로 한칸씩 움직이는 영상도 찍어보고, 한칸씩 점프하는 사진도 찍었다.
화각이 넓지 않은 카메라를 사용할 경우 길을 건너가서 찍어야 했다. 다행히 아이폰의 화각이 넓어서 반대쪽으로 넘어가서 찍지 않아도 되었다. 많은 관광객들이 반대쪽 인도로 왔다갔다 했다. 차가 빨리 지나가는 구간이기에 조심해야 했다.
도두동해안도로가 끝나는 부분에 도두동이 나왔다. 도두동에 오르는 길이 총 3가지가 있다고 저번 투어에 들었던 것 같다. 이번에는 다른 길을 통해 도두동 정상으로 갔다.
저번에 오른길이 조금 더 가파른 대신 바로 정상에 도착했다. 이번에 오르는 길은 길이 완만한 대신 조금 빙그르 돌아서 올라가는 느낌이였다.
이곳도 올레코스 중 하나인가 보다. 제주의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은 대부분 올레코스와 겹치는 것 같다.
정상에 오르니 사람들이 키세스존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앞에 제주공항이 보였다.
제주공항으로 오는 비행기도 제주공항을 떠나는 비행기도 많았다.
제주공항에 오는 비행기 중 대한항공의 이 비행기가 가장 큰 비행기가 아닐까? 육중한 무게를 자랑하는 이 비행기는 다른 비행기보다 더 많이 활주를 한 후 땅을 박차고 하늘로 날아 올랐다.
눈덮힌 한라산과 비행기가 그림과 같이 한장면에 걸렸다. 비행기는 빠른 속도로 가속을 하며 시야에서 멀어졌다.
긴 줄을 기다려 키세스존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그런데 뒷사람의 다리가 나온줄도 모르고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사전에 알았으면 양해를 구하고 찍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키세스존 사진은 아쉽지만 마음과 같이 나오지 않았다. 대신 계속해서 이륙하는 비행기는 놓치고 싶지 않았다.
착륙하는 비행기는 핸드폰으로 촬영하기에 너무 멀었다. 그래서 사진이 깔끔하게 나오지 않았다.
비행기가 뜨고 내리느라 시끄럽기는 했지만, 어느정도 거리가 있는 곳이라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점심으로 백다방에서 코칼로리의 음식을 먹었으니, 운동삼아 용담포구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용담포구 쪽에서 비행기 착륙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 그쪽으로 걸어서 가기로 했다.
이 구간은 올레 휠체어 구간으로 휠체어를 이용해 이 구간을 즐길 수 있는 구간이였다.
공항의 끝에서 다른 끝까지 가야하기에 한참을 걸어야 했다. 가는 도중 실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곳의 날씨는 종잡을 수 없는 것 같다.
한참을 걸은 것 같은데 아지도 한참을 더가야 했다. 그래도 풍경이 힘든 것을 잊게 해주었다. 그러나 날은 조금씩 안좋아지고 빗방울은 조금씩 굵어졌다.
해안가로 넓게 펼쳐진 부분이 있어서 내려가 보았다. 방금 용암이 식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오랜시간 자연이 이 부분을 깎아내 평평해지지 않았을까? 간혹 보이는 버섯같이 생긴 바위들이 타이완 예류에서 본 돌을 연상시켰다.
용담포구에 가까워져 오니 비행기가 손에 닿을 것 같은 거리에서 착륙을 하고 있었다.
포구에 앉아서 착륙하는 비행기를 바라보았다. 플라이트 24 어플을 통해 어떤 비행기가 지금 이곳으로 착륙하는지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점점 비가 많이 오기 시작했다. 해가 질 때까지 더 보고 싶었으나,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채 택시를 잡아 타고 숙소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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