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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여행의 마지막은 이름도 멋진 크라이스트처치에서였다. 드디어 뉴질랜드 북섬에서 시작해 남섬을 한 바퀴 돌아 크라이스트처치에 도착했다.

 

크라이스트처치도 그렇게 큰 도시는 아니기 때문에 하루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었다. 시내는 오후에 구경하기로 하고 오전에는 시내에서 멀지 않은 윌로우 뱅크로 향했다. 입장권은 손목에 찰 수 있는 형식으로 되어 있었다.

 
 

뉴질랜드를 여행하면서 느낀 점은 자연을 그대로 보호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터널을 뚫으면 바로 닿을 수 있는 곳을 빙빙 돌아 도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그래도 자연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 원래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이런 아름다운 자연을 보기 위해 수많은 여행자들이 뉴질랜드로 몰리는 것이 아닐까.

 

디즈니 만화영화에 나올 법한 밤비 닮은 사슴이 보였다. 사슴이 크지는 않지만 수컷의 뿔이 멋있었다.

 
 

일부 동물들은 거리를 두고 만나야 했지만 대부분의 동물들은 바로 앞에서 만나 볼 수 있었다.

 

인위적인 우리에 갇힌 것 같은 느낌보다는 자연 속에서 살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주말이다 보니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았다. 산책을 하면서 자연에 푹 빠져 볼 수 있다는 것이 이곳의 큰 매력인 것 같았다. 뉴질랜드의 날씨가 지랄맞기 때문인지 어제는 투명한 듯 하늘이 맑았지만 오늘은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 같았다.

 

캥거루 닮은 저 동물의 이름은 무엇일까. 왈라비 같아 보였다. 뉴질랜드와 호주에 넓게 분포해 있는 동물이라고 한다. 뉴질랜드와 호주가 다른 대륙과 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 특이한 동물들이 꽤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타조를 닮은 에뮤도 볼 수 있었다. 처음 보았을 땐 타조라 생각이 되었는데 타조보다는 크기도 작고 색도 검었다.

 

그 외에도 다양한 동물들을 만나 볼 수 있었다.

 
 

이 원숭이는 영화 마다가스카르에 나오는 그 원숭이들 같았다. 영화에서처럼 이놈들이 단체로 노래를 부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생김새부터 인상적인 돼지들은 관광객 사이를 이리저리 비집고 다녔다. 못난이 돼지들. 땅속에 숨겨둔 음식이 있는지 코를 땅에 박고 코를 킁킁거리며 사람들 사이를 돌아다녔다.

 

시골 농장에 놀러 온 것 같았다. 영화에서 보았던 할아버지의 팜에 놀러 온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이쁜 말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애교를 부렸다.

 
 

다른 동물원처럼 우와!라는 감탄사는 나오지 않지만 정겨움이 큰 매력이었다. 편안했다. 시골 농장에 놀러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았다.

 
 

언제나 봐도 헷갈리는 알파카인지 라마인지 모를 동물. 라마나 알파가 생김새가 비슷해서 그런가 봐도 봐도 눈에 익지가 않는다.

 

자유롭게 잔디에 앉아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동물들과 교감도 할 수 있었다. 아빠도 아이가 되어 동심으로 돌아가신 것 같아 보였다.

 
 

윌로우 뱅크를 나오는데 못생긴 코를 가진 돼지가 우리를 배웅해 주는 것 같았다. 어른들은 어릴 적 동경하던 동화 속의 세계로 온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아이들에게는 직접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윌로우 뱅크를 나와 시내로 가는 길 풍경이 아름답기에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었다. 이제 이런 풍경도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아쉬움만 남았다.

 
 

처음엔 뉴질랜드로 여행을 올 땐 꽤 지루한 여행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었다. 사람보다 양과 소가 더 많은 나라. 아직까지는 자연을 구경하는 것보다는 사람이 북적이는 것이 더 좋았기에 과연 재미있는 여행이 될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대중교통 여행이 아닌 렌터카 여행이기에 걱정이 많이 앞서기도 했었다. 그런데 시간은 바람과 같이 흘러 뉴질랜드 여행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하루만 자고 일어나면 한 번도 가본적 없는 호주로 떠나게 되니 또다시 긴장이 되었다.

 
 

잠시 숙소를 들려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크라이스트처치 시내로 나왔다. 차를 가지고 나오려다 시내에서는 주차를 하기 힘들 것 같아서 걸어서 왔다. 시내에 오니 무너진 건물들을 복구하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현대적인 느낌과 올드한 분위기가 공존하는 것 같았다.

 
 

무너진 건물만 보면 무슨 전쟁이 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건물들이 무너져 있었다.

 

뉴스에서 본 것 같다. 크라이스트처치에 지진이 강타해서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아직도 많이 복구되지 않았나 보다.

 

크라이스트처치의 대성당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없어서 아쉬웠다. 나름 이곳의 랜드마크인 곳인데 지진으로 피해를 입어서 펜스가 둘러쳐 있었다.

 

한가롭게 광장에서 체스를 두는 사람들 또 체스를 구경하는 사람들 여유로운 주말이었다.

 
 
 

이곳은 여름이지만 날이 많이 쌀쌀했다. 북섬은 확실히 더운데 남섬으로 넘어온 후부터는 날이 쌀쌀했다. 여름이라고 반팔만 챙겨왔으면 감기 들기 딱 좋은 날씨였다.

 
 

도시 전체에서 영국의 향기가 느껴졌다. 영국적인 느낌의 건물들과 신대륙의 건물들이 공존하는 곳이었다.

 

시내에는 작은 강인지 개울이 보였다.

 

한 달쯤 이곳에서 지내면 어떨까? 여행자이기에 잠시 스쳐 지나가기엔 너무 아쉬운 도시 같았다.

 
 
 

올드 한 건물들과 정원들. 꽃을 좋아하는 아빠는 정원을 걸으며 싱글벙글 웃음이 떠나시질 않았다.

 

공원에는 건물보다 큰 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오클랜드에서 봤을 때도 인상적이었는데 이곳에서도 키다리 나무를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이런 나무들을 보면 신기했는데 10일이라는 시간 동안 뉴질랜드가 많이 익숙해진 것 같다.

 

이 나무는 이곳을 얼마나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었을까.

 
 

유럽의 정원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사진만 놓고 보니 가평 아침 고요 수목원 같아 보이기도 한다.

 
 
 

어디든지 자연을 볼 수 있고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했다. 가방에서 과자를 꺼내 지나가던 오리들에게 먹이로 주었다.

 

여유로운 주말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도심이지만 도심 같지 않은 느낌이었다. 도심 속에서 느끼는 수목원이랄까.

 
 

이렇게 크라이스트처치의 하루가 금방 지나가 버렸다. 여행을 계획할 때는 너무 긴 여행이 될 것 같아 걱정이 되었다. 여행 초기는 하루하루가 길게 느껴졌다.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기도 했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 맞기는 한가 보다. 고 며칠 뉴질랜드에 있었다고 낯선 것들이 익숙해졌다.

 

시내를 구경한 후 숙소로 가는 길에 뉴질랜드에서 먹는 마지막 저녁식사를 위해 마트에 들렀다. 다음날은 공항 근처에서 차도 반납해야 하고 일찍 비행기를 타야 하기 때문에 바쁜 아침이 될 것 같다.

A. Willowbank Wildlife Reserve Hussey Road 뉴질랜드 8051, Christchurch, Northwood, Hussey Rd, 윌로뱅크 야생동물보호지역
B. 크라이스트처치 트랜시셔널 대성당 234 Hereford Street, Christchurch Central City, Christchurch 8011 뉴질랜드
C. 크라이스트처치 대성당 광장 Unnamed Road, Christchurch Central City, Christchurch 8011 뉴질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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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해외여행 후기를 올리는 것 같다. 밀린 후기들이 많은데도 퇴근 후 집에 오면 힘들다는 핑계로 그냥 침대에 누워 사진 편집해야지 글 써야지 생각만 하다가 하루가 가버린다. 그래도 오늘은 왠지 뭐라도 끄적여야 할 것 같아서 오래전에 편집해 놓은 뉴질랜드 여행을 적어볼까 한다.

 

이날의 이동은 꽤 길었다. 더니든에서 테카포 호수까지 300여 킬로미터 이동 후 다시 200여 킬로미터를 이동해야하는 기나긴 여정이었다. 뉴질랜드는 오클랜드 주변을 제외하곤 고속도로가 없기에 국도만을 이용해야 해서 한국에서 보다 이동시간이 길었다. 500킬로미터 이동이면 하루 종일 이동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더니든을 떠나기 전 더니든의 관광지 한두곳을 들리기로 했다. 전날은 태풍이 몰아칠 것 같이 날씨가 좋지 않았는데 더니든을 떠나는 다음날은 전날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날씨가 화창했다. 섬 하나 없이 광활한 태평양이 눈앞에 펼쳐졌다. 저 바다를 따라가면 남극이 나올까? 남미대륙이 나올까? 끝도 없이 펼쳐진 짙푸른 바다에서 남극의 향기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혼자 저 끝은 남극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는 절벽에 강하게 부딪혔다. 오랜시간 자연이 만든 아치형의 동굴이 인상적이었다.

 
 
 
 

멀리서 바라보는 파도이지만 그 기세가 너무 강하기에 무섭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조금 더 걸어가 볼까 생각도 들었지만 파도의 기세에 내 기가 꺾여버린 것 같다.

 
 

뉴질랜드는 어디를 가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것 같다. 북섬은 북섬 나름의 매력이 남섬의 서쪽은 서쪽 대로의 느낌을 남섬의 동쪽은 서쪽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주었다. 일주일의 여행이지만 전혀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다.

 
 

더니든의 명물인 앨버트로스를 보기 위해 로얄 알바트로스 센터로 향했다. 테카포 호수를 지나 크라이스트 처치까지 가야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더니든에서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이곳이 아니면 보기 힘든 알바트로스이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하다고 느꼈지만 시간을 쪼개서 센터를 찾았다.

 
 

은근 알바트로스 센터를 찾은 사람들이 많았다. 바람을 타는 앨버트로스이기에 이곳 또한 바람이 세게 불었다.

 
 

보고 싶은 앨버트로스는 보이지 않고 쬐만한 갈매기만 눈앞에 알짱거렸다.

 
 
 

섬 하나 보이지 않는 바다. 파란색의 하늘 위에 떠있는 구름들은 한 폭의 그림같이 보였다.

 

저곳 어딘가에 둥지를 만들어 서식하는 앨버트로스. 커다란 날개를 이용해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간다고 한다. 큰 날개 때문에 오히려 땅에서는 웃긴 모습으로 걷는다고 하는데, 우리 주변에는 앨버트로스가 아닌 못난이 갈매기만 얌채같이 빙빙 선회했다.

 
 
 

오! 드디어 알바트로스가 눈앞에 나타났다. 사람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하늘을 날고 있었다. 갈매기와는 딱 봐도 날개의 크기가 다르기에 저놈은 갈매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그러나 앨버트로스를 자세히 관찰하기에는 내 폰의 줌은 너무 빈약했다.

 
 

눈앞에서 앨버트로스를 자세히 볼 수는 없었지만 멀리 서라도 볼 수 있어서 마음은 편했다. 저놈의 갈매기들은 어디 가나 너무 많은 것 같다.

 
 

한참을 달려 드디어 테카포 호수에 도착했다. 더니든에서 크라이스트 처치로 가는 길목에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테카포 호수로 가기 위해서는 한두 시간을 안으로 들어갔다 다시 나와야 하기에 들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되기도 했었다. 테카포 호수에 도착해 길가에 차를 주차한 후 사진에서나 보았던 테카포 호수의 교회가 보였다.

 

바다처럼 넓은 호수였다. 호수 저 멀리에는 만년설로 덮인 산들이 보였다. 모든 게 멈춘 것 같아 보였다. 모든 장면들이 하나의 스틸 컷처럼 보였다.

 
 

저 산을 넘어가면 며칠 전 지나온 빙하지역이 나올 것이다.

 

생물이 살 것 같지 않은 환경이지만 식물들은 보기에 척박해 보이는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황량한 느낌은 어쩔 수 없나 보다. 구름도 저 산맥에 걸려 넘어오지 못하는 것 같아 보였다.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풍경이었다. 호수엔 잔잔한 물결이 일었다. 산맥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따라 물은 잔잔하게 흔들거렸다.

 
 
 

하늘이 너무 푸르기에 땅 위의 모든 것들이 더욱더 삭막하게 느껴졌다. 사진으로 볼 때 보다 더 할 말이 없는 풍경이었다. 안 보고 그냥 갔으면 얼마나 아쉬웠을까!

 
 

그림같이 서있는 교회며 소파 같은 느낌을 주는 풀이며 하나하나 뇌신경을 자극했다.

 
 

점심이라고 하기엔 조금 늦었지만 배가 고파서 호수가 보이는 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이곳이 어느 식당을 가도 호수가 보이기에 마음에 드는 식당으로 가면 될 것 같다.

 

간단한 점심을 먹고 이제 호수를 떠나야 했다. 그러나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인 방문일 수 있기에 아쉬움을 남기고 싶지 않았다.

 
 

호수와 작별을 하고 이제 다시 먼 길을 떠났다. 이번 뉴질랜드 여행의 마지막 장소인 크라이스트 처치로.

 
 

호수를 막 떠나려는데 길 한 곳에 풀이 잔뜩 자란 들판이 보였다.

 
 

나무 한그루와 갈색의 풀들. 이 풀들의 이름은 무엇일까. 마지막까지 인상적인 모습을 가슴속에 담고 떠날 수 있었다.

 

호수를 떠나 크라이스트 처치로 향했다.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구름이 우리를 따라오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비가 내릴 것 같았다.

 

하늘이 너무 깜깜해서 무서웠다. 하늘에서 폭우가 내릴 것 같은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다시 맑아진 하늘. 무슨 이런 날씨가 있을까!

 
 

차 한 대 없는 국도를 달렸다. 이젠 너무 익숙해진 풍경이다. 우리만 달리는 도로, 처음 렌터카를 빌려서 운전할 때는 이런 익숙하지 않은 장면들이 무섭게 느껴졌지만 이제는 익숙해진 것 같았다. 오히려 주변에 차가 없어야 편하게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한참을 달려서 해가 진 후에야 뉴질랜드 여행의 마지막 도시인 크라이스트 처치에 도착했다. 10일간의 뉴질랜드 여행도 끝을 향해 가고 있었다.

A. Lake Tekapo Lake Tekapo
B. 로열 알바트로스 센터 1260 Harington Point Road, Dunedin 9077 뉴질랜드
C. 크라이스트처치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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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섬에서의 첫날은 그레이마우스, 즉 회색 입이라는 뜻인데, 왜 회색입이라고 지명을 지었을까 궁금했다. 어디를 둘러봐도 회색과 검은색의 돌들이 많아서 그레이를 사용하지 않았을까? 이 도시의 이름에는 무엇인가 사연이 담겨져 있을 것만 같았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또 다시 남쪽으로 향했다. 아침부터 날씨가 좋지 않았다. 비가 올 것 같기도 한 회색빛의 하늘을 볼 수 있었다. 프란츠 조셉 빙하를 보러 가는 길에 꽤 큰 마을이 보이기에 잠시 쉬었다 갔다. 마을의 해변으로 가보았다. 회색빛을 띠는 모래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무시무시한 파도가 끊임없이 해변으로 밀려 들어오고 있었다. 바람에 의해 물이 뒤집어 졌는지 물 또한 회색빛을 띠고 있었다. 모든 것이 회색빛의 해변이였다.

 

 

마을을 나와 다시 빙하기 있는 곳으로 남으로 남으로 내려갔다. 북섬은 화창한 날이 많았는데, 이곳은 날이 왜 그렇게 궂은지 모르겠다. 물기를 잔뜩 품은 나무들은 짙은 녹색을 띠고 있었다. 원시 밀림이 이런 느낌일까? 이런 분위기의 숲을 한번 와보고 싶었는데, 날씨 때문인지 엄청 스산하고 우중충한게 내스타일은 아닌 것 같았다. 영화 쥬라기 공원이 자연스럽게 생각이 났다. 저 나무, 풀 사이에서 공룡이 툭하고 튀어 나올 것 같았다.

 

스산한 숲을 그냥 지나쳐가기는 아쉬워서 공터에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었다.

 

 

지나다니는 차도 많지 않았다. 그리고 길게 뻗은 도로는 길가의 나무들을 더욱더 크고 길게 보이게 했다.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길게 뻗어 있는 길을 보면 마음 속도 뻥 뚫리는 것 같았다.

 

남섬의 서쪽은 이렇게 습하고 비가 많이 내리는 것일까? 지형적으로 이곳이 비가 많이 내리는 것 같았다.

 

 

 

길가에 어머어마하게 자라는 고사리를 만날 수 있었다. 평생 살면서 이렇게 고사리를 많이 복적이 있을까? 한국에서도 가끔 아빠가 산에 갈 때 저기 고사리 있다라고 말하신 적은 있어서 아주 작은 고사리들을 본적은 있지만 이렇게 대량으로 자라는 고사리는 처음이였다. 진짜 뉴질랜드의 상징이 고사리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환경보호를 위해 고속도로 건설을 자제하고, 터널을 되도록 만들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다리도 폭이 좁게 건설되어 있었다. 그래서 다리로 진입할 때는 속도를 줄인 후 맞은 편에서 차가 오는지 확인한 후 다리를 통과해야 했다. 뉴질랜드를 여행 온 많은 사람들이 오염되지 않은 뉴질랜드의 풍경을 보러 오는 것이기 때문에 조금 불편하지만 최대한 자연을 보호하려는 것 같았다. 내생각에도 뉴질랜드까지 온 이유는 우리가 평소에 볼 수 없었던 거대한 자연과 압도적인 풍경을 보기 위해서 였다. 발달된 대도시를 구경하러 갔다면 다른 나라를 선택했을 것 같다.

 

 

비가 부슬부슬 오다말다 날씨는 으스스한게 기분마저 묘하게 만들어주는 날씨였다. 밖에 있으면 비가 부슬부슬 내려 끈적거리고 그렇다고 안에만 있으면 답답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매한 날이였다.

 

 

프란츠 조셉 빙하가 있는 마을에 거의 다 도착했다. 오전 내내 차만타고 이동한 것 같다. 여기서 빙하를 잠시 보고 다시 남쪽으로 향했다.

 

 

빙하에 의해 만들어진 지형이 보였다. 빙하가 산에서 밀려 내려가면서 주변 산을 깎아서 U자형 협곡을 만든다고 예전에 학교에서 배운 것 같다. 말로는 들어봤지 실제로 본 적이 없기에 어떤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궁금했다. 그리고 강가(?)에서 주황색의 돌들을 볼 수 있었다.

 

주변 돌들은 전부 회색 빛을 띠고 있는데, 몇몇 돌은 짙은 오렌지빛을 가지고 있었다. 주변의 무채색 때문인지 돌들이 더욱더 선명하고 강하게 보였다.

 

서쪽 바다에서 온 공기는 이곳의 산들에 부딪혀서 구름을 만들고 있었다.

 

 

이 돌들은 과연 어디서 왔을까? 누가 일부러 가져다 놓은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다. 다시 차를 타고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걸어서 가는 사람을 볼 수 있었다. 갑자기 또 비가 퍼붓기에 우리는 차를 갓길에 세운 후 걸어가는 사람을 태워주었다. 기억에는 25살의 여학생인데 독일사람이라고 했던 것 같다. 학교 졸업 후 입사 전까지 여행중이라고 했던 것 같다. 우리는 그 학생을 주차장에서 내려주고 헤어졌다. 혼자서 빗속을 걸어가는 모습이 엄청 씩씩해 보였다. 우리도 차를 세운 후 빙하를 보기 위해 간단히 물건을 챙긴 후 길을 나섰다.

 

 

비가 부슬부슬 오는데다 산이라 그런지 추웠다. 그래서 캐리어에서 겨울 옷을 꺼내어 입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샌들을 신고 있었는데, 미처 신발은 갈아 신지 못하고 빙하로 향했다.

 

 

주차장에 내려서 산책로를 따라 걸어가야 했다. 비포장이기는 했지만 길이 정비가 잘 되어 있어서 걷는데는 무리가 없었다.

 

 

비가 부슬부슬 계속 내렸다. 날이 쌀쌀하다 보니 샌달을 신은 발가락이 너무 추웠다. 이러다 동상에 걸리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쉴세 없이 걸은 것 같다. 발가락이 얼음과 같이 차가웠다.

 

 

열대정글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원시 자연에 온 것 같은 느낌이 계속 들었다. 영화 쥬라기 공원의 장면들이 계속 생각이 났다.

 

우리도 저렇게 고어택스로 된 옷을 입고 왔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기후를 가진 곳에서 진짜로 고어택스나 등산복을 입어야 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숲을 지나니 회색의 자갈이 깔려있는 강이 보였다. 자세히 보면 U자 모양을 하고 있었다. 빙하를 보러 오기 전에 들렸던 주황색 돌이 있던 곳과 연관이 되어 있는 강 같아보였다.

 

비가 계속해서 내리는 곳이다 보니 절벽바위 위를 물이 흐르면서 자연적으로 폭포가 만들어진 것 같아 보였다.

 

 

 

우리는 투어를 통해서 빙하를 보러가는 것이 아니였기에, 빙하를 온전히 느끼고 볼 수는 없었지만, 빙하를 멀리서 볼 수는 있었다. 만약 빙하를 좀더 가까이 보고 싶으면 투어를 통해서 빙하를 여행할 수 있는데, 우리는 잠시 이곳을 지나가는 일정이다 보니 이렇게 빙하를 맛만 보고 지나갈 수밖에 없었다.

 

지반이 단단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이 떨어질만한 곳에는 저렇게 떨어짐 주의 표지판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두갈래의 물줄기는 보는이로 하여금 마음 속까지 시원하게 해주었다. 마음도 시원했지만, 내 발가락은 꽁꽁 얼어가는 것 같았다. 예상하지 못한 추위였다.

 

 

 

 

험하지 하지 않은 길을 따라서 더욱더 산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이곳은 맑은 날은 없는 것일까? 우리나라 장마철 같은 날씨가 하루종일 지속되었다

 

거대한 바위가 산에서 떨어져 나온 것 같았다.

 

곳곳에 만들어진 폭포가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산을 넘지 못한 구름들은 산허리에 모여 있었다.

 

 

이제는 평지길을 따라 걸었다. 저 산을 돌아 가면 빙하가 보이지 않을까 기대가 되었다. 이제는 한참을 걸은 것 같은데 보이지 않으니 약간의 짜증이 일었다. 아마 계속되는 비와 추위, 그리고 점심을 먹지 않아서 배고픔에서 오는 짜증이 아니였을까 생각이 된다.

 

 

그러나 진짜 이런 곳을 언제 한번 와볼까라는 생각이 드니 힘든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뉴질랜드 남섬에서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찍었다고 하니, 그 모습을 떠올리며 걸으니 그나마 힘이 솟았다.

 

 

내가 보고 있는 풍경이 진짜인가라는 의심이 들만큼 내 앞에 놓여 있는 풍경이 너무 비현실적으로 다가 왔다.

 

 

합성사진같이 보였다. 우리를 이 풍경에 붙여 놓은 것 같은 느낌이였다.

 

 

이끼가 낀 바위들이며, U자형 협곡이며, 그리고 곳곳에 만들어진 폭포, 산의 모습이 어떤지 알 수 없게 짙게 깔린 구름까지 자연이 볼 수 있는 모든 기교를 이곳에 다 모은 후, 부리고 있는 것 같았다.

 

 

이끼지역을 지나니 이제는 잔돌이 무수히 많이 쌓여 있는 돌무더기 지역이 나왔다.

 

 

이건 뭐지? 채석장도 아닌데, 자잘한 돌부터 덩어리가 큰 돌까지, 다양한 크기의 돌들이 보였다. 이곳을 지나며 인터스텔라가 생각났다. 외계 행성에 첫발을 내딛는 것 같은 짜릿함이 있었다.

 

 

안개가 짙어서 멀리 있는 빙하가 선명하게 보이지 않아서 아쉬웠다..

 

 

자세히 보면 푸르스름한 돌을 볼 수 있었다. 푸르스름한 돌이 빙하라고 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빙하들이 떨어져 나가면서 주변지형을 긁고 지나가면서 협곡을 만들고 부스러기를 남겨 놓는다고 한다.

 

 

좀더 가까이서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안전 때문에 멀리서 봐야 했다.

 

 

 

 

자잘한 돌들이 사방에 널려 있기 때문에 조금 위험해 보이기는 했다. 지반이 약해서 돌들이 무너지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장엄함을 품은 풍경을 보고 있으니, 그런 것 쯤은 문제가 아닌 것 같이 느껴졌다.

 

 

돌아가는 길 돌들 사이에 숨어 있던 빙하 조각이 보였다. 색이 희끄무레해서 처음에 돌인가 생각했는데, 얼음이 차가웠다. 조금씩 주변이 녹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그래도 이 빙하 조각을 보았으니 빙하를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시 왔던 길을 돌아서 주차장까지 걸어 갔다. 뭔가 모를 아쉬움이 남기는 했지만, 그래도 만족스러웠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그래서 빙하마을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와나카로 이동하기로 했다.

 

 

아빠는 피쉬 앤 칩스로, 난 햄버거로 주문을 했다. 배가 너무 고파서였을까 나온 음식이 전부 맛있었다. 하나도 남김없이 배속으로 들어갔다.

 

프란츠 조셉 근처에 볼만한 것이 없을까 알아보다 어느 산길로 접어 들었다.

 

마을을 벗어나면 사람을 만나기 어려운 것 같다. 키가 엄청 큰 나무는 이 곳을 봉인한 것 같이 덮고 있었고, 이끼들과 작은 덩굴식물들이 이곳의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으시시하지만 묘한 매력이 있는 풍경이였다.

 

 

빨리 이곳을 떠나고 싶었지만, 떠나기에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어디서 어떤 동물이 나올지 모를 것 같았다. 개 한마리만 어디선가 나와도 내 심장은 철렁 내려앉을 것 같았다.

 

뉴질랜드만의 자연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북섬은 들판에서 풀을 뜯어 먹는 소와 양이 북섬을 상징한다면, 축축하고 음습하지만 원시자연을 그대로 볼 수 있는 것 같은 모습의 자연이 남섬을 대표하는 자연환경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남섬의 서쪽과 동쪽은 확연히 자연 풍경이 달랐다. 아마 남섬을 북에서 남으로 가로지르는 산맥의 영향인 것 같았다.

 

 

프란츠 조셉 빙하지역을 벗어나 해안길을 따라 계속해서 남쪽으로 갔다. 날씨가 좋지 않았다. 바닷가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차를 세웠는데, 비바람이 심하게 몰아쳤다.

 

 

 

심하게 몰아치는 비바람 때문에 머리는 푸석해지고 온몸은 끈적거렸다. 바다에서 전사들이 육지로 몰려오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잠시 밖에 서있었을 뿐인데 안경은 물기로 가득했다.

 

 

 

또 다시 우리는 와나카로 향했다. 해안길은 끝나고 이제 끝이 보이지 않는 산길로 접어 들었다.

 

비가 많이 오기 때문일까 수량이 풍부하지만 물은 회색빛을 띠고 있는 것이 신기할 뿐이였다.

 

오늘은 하루종일 햇빛을 한번 못보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를 타고 산길을 넘는 길에 폭포라고 적힌 이정표가 보여서 차를 세운 후 폭포를 보러 갔다. 프란츠 조셉 빙하를 보러가면서도 폭포를 많이 보기는 했지만, 계속 차를 타서 쉬고 싶은 핑계를 찾고 싶었다.

 

짜리몽땅한 폭포가 숲을 벗어나니 보였다. 산 속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물이 강으로 쏟아지고 있었다. 폭포는 맞는 것 같은데, 우리가 생각한 폭포와는 조금 다른 느낌의 폭포였다.

 

 

아무튼 잠시 폭포를 본다는 핑계로 이렇게 쉬었다 갈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폭포를 본 후 계속해서 내륙을 달렸다. 지금 몇 시인지 시계를 보니 8시를 갓 넘었다. 숙소까지는 아직도 한두시간은 더 가야할 것 같아 보였다. 어차피 늦은거 여유롭게 가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호수가 보였고 호수 주변은 높은 산들이 둘러싸서 호수를 보호하는 것 같이 보였다.

 

 

 

그냥 이런 풍경을 두고 지나쳐 갔으면 너무 아쉽지 않았을까? 잠시이지만 이런 풍경을 누리고 숙소로 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우리의 여정상 한번 갔던 길을 다시 돌아올 일이 없기에 매 순간순간에 충실해야 했다.

 

 

 

방금전 내가 보아왔던 풍경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또 다른 장르의 풍경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이젠 고산지대 기후일까? 건좋나 기후일까? 남섬의 서쪽은 그렇게 비만 내리더니, 이곳은 해가 쨍쨍했다.

 

 

 

 

방금 전 내가 지나왔던 길은 뭐였지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하루종일 나는 비와 추위와 싸우다 왔는데, 이곳은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이 너무 평온했다.

 

 

낮인지 밤인지 모르는 하늘을 보며 숙소로 계속 갔다. 밤 10시가 다되어서야 숙소에 도착했다. 그런데 하늘은 쨍했다. 밤이 오기는 오는 곳일까? 낮인지 밤인지 구분은 안되었지만, 하루종일 이동을 해서 그런지 몸은 천근만근 무거웠다.

A. Greymouth

B. Hōkitika Beach Hokitika 7810 뉴질랜드

C. Glacier François-Joseph 뉴질랜드 7886 웨스트 코스트 프란츠요제프 빙하

D. Wana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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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북섬의 일정을 마치고 남섬으로 넘어가는 날이다. 차를 배에 싣고 북섬의 웰링턴에서 남섬의 픽톤으로 이동을 한다. 일정이 어떻게 변할지 몰랐기 때문에 한국에서 배표를 구매하지 않았다. 일정을 확인해 가며 웰링턴을 들어오기 전전날인가 인터넷으로 배표를 구매했다. 생각보다 배를 이용해서 남섬으로 가는 사람이 꽤 있기 때문에 우리처럼 차를 가지고 이동하실 분은 주말을 피해 이동하거나, 아니면 사전에 예약을 하는 것을 권한다. 차를 배에 실어야 할 경우에는 렌트카 차번호가 필요한 것 같기에 렌트카를 인수하면 바로 표를 구해도 될 것 같다.

 

 

체크인에 시간이 오랜 걸린다고 들어서 아침 일찍 항구에 도착했다. 표를 예약할 때 차량을 가진 사람이 기다릴 곳과 차가 없는 사람이 기다릴 곳을 예약하는 안내에 있어서 그것을 보고 따라서 왔다. 일찍 왔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앞에서 기다리는 차가 여러대 있었다. 아침부터 또 비바람이 불었다. 바람이 잠잠했으면 좋겠는데, 왠지 멀미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기억엔 차량을 가지고 온 사람은 차를 주차하는 곳에서 표를 받았던 것 같다.(오래 전 여행이다 보니 이런 디테일한 부분이 생각이 가끔 나지 않는다) 어찌어찌해서 보딩패스를 받았다.

 

 

앞차를 따라 배 안으로 들어갔다. 오! 이런 경험 오랜만이였다. 2007년 11월부터 2008년 2월까지 혼자서 유럽을 여행할 때, 너무 시칠리아가 가고 싶어서 아무런 정보 없이 시칠리아로 갔다. 그런데 졸다 일어나니 기차가 배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자다가 깜짝 놀랐다. 긴 열차를 일정한 간격으로 끊어서 배에 넣는 모습을 보고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그때보다는 지금이 차를 타고 배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감동은 덜했지만, 마음 속은 만감이 교차하는 것 같았다. 새로운 섬인 남섬에 간다는 기대감과 북섬에서 미처 보고오지 못한 곳들에 대한 아쉬움이 들었다.

 

 

초반에 체크인을 해서 그런지 차를 배의 구석진 곳에 세워두었다. 내마음대로 내가 원하는 곳에 세우지 못하고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차를 세워야 했다. 그리고 귀중품을 꺼낸 후 7, 8층으로 올라갔다. 총 배가 10층으로 7, 8층은 승객들을 위한 매점 및 테이블이 놓여져 있고 3, 5층은 주차공간이였다.

 

 

차고를 벗어나 위로 올라오니 이 배의 크기가 느껴졌다.

 

사람들은 차를 세워두고 하나둘씩 위로 올라왔다. 차 없이 그냥 여행가는 사람도 있나보다. 아직 출발시간이 많이 남았기에 사람들은 여유롭고 설레여 하는 것 같았다.

 

웰링턴에서 픽톤까지는 세시간 남짓 걸리는 꽤 긴거리였다. 배가 커서 속도가 빠르지 않은 것도 있지만, 북섬과 남섬이 거의 붙어있는 것이 아닌 꽤 먼거리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정해진 좌석이 없기 때문에 빈테이블에 앉았다.

 

 

실내에 있다보니 다답해서 잠시 밖으로 나와보았다. 멀미약이라도 하나 사뒀어야 하는 것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 차가 너무 많은가 보다. 위에 있는 데크까지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그리고 승용차도 많지만 북섬에서 남섬으로 내려가는 화물차도 꽤 큰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았다.

 

 

승무원들은 출발 전이지만 손님들이 계속해서 밀려오고, 아침시간이다 보니 정신없이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엇다.

 

 

아침을 간단하게 먹고 오기는 했지만, 모닝커피 한잔을 마셔주어야 하루가 시작되는 것 같기에 우리도 모닝커피를 한잔 사서 나눠 마셨다.

 

 

왠지 초등학생들이 많이 먹을 것 같이 생긴 과자를 팔고 있기에 하나 사서 먹어 보았다.

 

배는 스무스하게 출발을 했다. 이제 세시간 뒤면 뉴질랜드의 남섬에 도착을 한다. 아빠는 평소에 잘 안보시는 여행책자를 읽고 계셨다.

 

 

웰링턴 항구를 벗어나니 날이 조금씩 좋아졌다. 배는 검은 연기를 뒤로 뿌리며 남쪽으로 남쪽으로 내려갔다.

 

배 안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마술공연도 진행되었다. 가까이 가서 보고 있으면 아저씨가 나와서 해보라고 할 것 같아서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다. 영어가 빠르고 농담이 많아서 모든 내용을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상황상황을 이해하며 보니 마술공연이 재미가 있었다.

 

쿡해협의 중간쯤 건널 때 멀미가 찾아 왔다. 멀미를 잘 안하는 편인데 무슨 일 때문인지 속도 미식거리고 머리도 아팠다. 예전에 후쿠오카를 갈 때 부산에서 배를 타고 간 적이 있었는데, 배의 측면으로 물이 흘러서 그런지 배가 밤새 울렁울렁 거렸다. 누워있는데 붕 떠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번에도 해협을 건너다 보니 측면으로 파도가 많이 쳤다. 앉아 있는데 점점 어지러었다. 좀 눕고 싶은데 누을 곳이 마땅치 않았다. 그래서 테이블에 엎어져 있거나 맑은 공기를 마시기 위해 갑판으로 나갔다.

 

 

두어시간 배가 달린 것 같다. 이제 남섬의 일부가 눈에 들어왔다. 조금만 더 가면 이 배에서 이 멀미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니 심적으로 참을만 했다.

 

갑판에 나와 있는 아저씨들은 전부 흡연을 하기 위해 밖으로 나와 계셨다. 흡연은 외부공간에서만 할 수 있기에 아저씨들은 안으로 안들어가시고 아예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시는 것 같았다. 전세계 어디를 가나 볼 수 있는 풍경였다.

 

 

배는 연안에 근접해서 픽톤으로 갔다. 푸른 바다 위에 녹색 빛을 띠는 녹초지가 인상적이였다. 아이슬란드 같기도 하고, 페로제도 같이 보이기도 하고, 어디선가 이런 풍경을 본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냥 보면서 풍경에 눈을 떼지 못할 뿐이였다.

 

 

배는 이제 파도가 치지 않는 잔잔한 연안을 따라 피오르드 근처를 유유히 지나갔다.

 

 

안에 있던 사람들도 배가 연안을 지나가니 하나둘 밖으로 나와서 사진을 찍었다. 웰링턴의 날씨는 나를 언제가 잡아 먹을 것 같이 흐리고 비바람이 불었는데, 이곳은 햇살도 따뜻하고 날씨도 너무 좋았다.

 

 

 

날이 따뜻하기는 했지만 긴옷을 벗을 수는 없었다. 모든게 처음이라 신기했고, 또 언제 올지 모르는 길이기에 머릿 속에 마음 속에 눈 속에 모든 것을 담아가고 싶었다.

 

 

배의 속도는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사람들 하나둘 내릴 준비를 하는 것으로 봐서 거의 도착한 것 같았다.

 

 

챙길 짐도 딱히 없기에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멀미가 많이 가시기는 했지만, 멀미의 후유증으로 어딘가 누워서 계속 쉬고만 싶었다. 배에서 내리면 금방사라질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배가 항구에 도착하기 전 사람들은 자신의 차로 돌아가고 있었다. 우리도 차로 돌아갔다. 이제 또 어디로 가야할 것인지. 일단은 숙소로 잡아둔 그레이 마우스라는 곳으로 네비를 설정했다. 이제부터 또 길고긴 로드투어가 시작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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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북섬에서 남섬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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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Bluebridge Cook Strait Ferries - Wellington Waterloo Quay 50 Waterloo Quay, Pipitea, Wellington 6011 뉴질랜드

B. Bluebridge Cook Strait Ferries - Picton Lagoon Road 1 Lagoon Road, Picton 7220 뉴질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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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토루아에서 타우포로 가는 길부터 글을 올려야 하는데, 실수로 타우포에서 웰링턴으로 가는 길에 들렸던 통가리로 국립공원의 이야기 부터 포스팅 해버렸다. 통가리로 국립공원을 엄청 빨리 올리고 싶었나 보다. 더 늦기 전에 빨리 알아서 올리게 된게 다행인 것 같다.

 

 

로토루아에서 레인보우 스프링스 및 간혈천 지열마을을 구경한 후 타우포로 이동하였다. 로토루아에서 타우포까지 100키로미터 정도로 천천히 가면 2시간 정도 걸릴 것 같았다. 로토루아에서 기름을 가득 채운 후 타우포로 출발했다. 일단 주유소가 보인다 싶으면 대도시에서 기름을 채운 후 떠나야 마음이 편했다.

 

 

로토루아를 벗어 나니 우리가 아는 뉴질랜드의 풍경이 나오기 시작했다. 목장 하나의 크기가 어마어마했다. 목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집까지도 1키로가 넘는 것 같다. 이렇게 외곽으로 나오니 핸드폰 안테나의 신호도 강하지 않았다.

 

마을에서는 시속 50키로미터 정도로 속도를 줄여야 하지만, 일반 국도는 대략 80키로미터 정도의 속도를 낼 수 있었다. 가끔 초고속으로 지나가는 사람도 있기도 하지만 우리는 초행길이라 무리하지 않고 달렸다. 그리고 경제 주행을 해야 기름비도 아낄 수 있기 때문이였다. 매일 주유를 하다 보니 기름값도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한번은 주유를 3만원어치한 후 담배가 다 떨어졌기에 담배를 하나 샀다. 계산대의 금액을 보니 거의 70달라였다. 그래서 담배의 가격을 물어보니 35달라고 한다. 완전 멍해졌다. 담배 한대당 1500원 이였다. 겨우 기름 30달러 넣었는데, 청소년들의 흡연을 막기 위해 한갑에 30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주유소는 보일 때 마다 항상 고민이 되었다. 기름을 지금 넣을 것인지 말 것인지, 햄릿이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고 말했듯이, 기름을 넣고 마는 것은 우리에게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였다.

 

 

생각보다 도로를 달리다 보면 차를 세워서 풍경을 구경할 곳이 많지 않았다. 우리가 렌트카로 여행을 하면 멋진 풍경이 보일 때마다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은근 이렇게 차를 세울 곳이 없어서 눈으로 보며 지나가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행히 이 목장 앞에는 이렇게 차를 세울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주변 풍경을 구경할 수 있었다.

 

 

타우포로 가는 길에 들린 곳은 후카 폭포이다. 지나는 길에 폭포라고 적힌 안내판이 있기에 잠시 들렸던 장소이다. 일반적인 폭포와는 달리 유량이 많은 강으로 폭포의 낙차가 크지는 않지만, 강에 흐르는 물의 양이 어마어마해서 그 모습에 정신을 놓을 것 같았다.

 

폭포는 크지 않지만, 매초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물의 양에 감탄은 멈추지 못했다. 그리고 물은 왜 그렇게 파란지, 나무도 푸르르고 하늘도 파랗고, 물은 더 파랬다.

 

 

계획에 없는 곳이였지만, 잠깐 들리기 잘한 것 같았다. 방문하는 사람도 많지 않아서 한가롭게 폭포를 감상할 수 있었다.

 

 

아직도 폭포의 소리가 귓가를 도는 것 같다. 눈으로는 무시무시한 속도로 떨어지는 폭포를 보고, 귀로는 천둥같은 폭포소리를 입체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 이런 곳에 빠지면 살아서 못나올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후카폭포를 본 후 다시 타우포로 향했다. 길옆에 잔디가 펼쳐진 곳이 나왔기에 피크닉 온 것 같이 사진을 찍어 보았다. 이런 곳에서는 돗자리 펴고 맛있는 것 먹으며 쉬어야 하는데, 렌트카 여행이라 그런지 차를 타고 이동이동만 한 것 같다. 잠깐 멋진 풍경을 보기 위해 하루종일 운전을 해서 간 적도 있었다.

 

도시가 가까운지 도로에 지나가는 차가 많아졌다.

 

타우포는 상당한 크기를 가진 호수도 유명하지만 이곳은 번지점프로 유명한 곳이다.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를 통해 번지점프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연히 뉴질랜드에서 촬영했다는 말은 들어서 뉴질랜드에 가면 번지점프 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협곡 위에 번지점프대가 놓여져 있었다. 협곡 아래를 내려다 보면 까마득했다. 푸른빛의 물은 너도 뛰어봐! 너도 뛸 수 있어!라며 나를 유혹하는 것 같았다. 여기까지 왔는데 이렇게 눈으로 남이 뛰는 모습을 볼 수 밖에 없는 것이 아쉬웠다.

 

나는 목, 허리, 다리 등 수술을 많이해서 몸에 충격이 가는 레져를 즐기면 안되기에 아빠한테 한번 해볼 생각이 없냐고 물어보니, 아빠는 강하게 싫다고 하셨다.

 

 

점프대에 올라가면 타우포 시내가 보이고 아래의 협곡이 보였다.

 

무서울 것 같은데, 번지점프를 하는 사람이 꽤 여렷이 있었다. 그냥 망설임 없이 세상으로 자신을 내던졌다.

 

저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면서 뛰어 내렸을까? 뛰어 내릴 때 이곳의 풍경은 어떻게 보일까? 아무튼 저렇게 자유롭게 용감하게 번지점프대를 뛰어 내리는 모습이 부러웠다.

 

우린 이곳에 와봤다는 것, 이곳에서 번지점프를 구경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었다.

 

타우포의 숙소는 타우포 호수가 보이는 아카시아 레이크 뷰 모텔이였다. 할머니 두분(?)께서 운영하는 모텔인데, 숙소는 깔끔했다. 그리고 방에서 호수를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대신 휴지가 떨어져서 할머니께 휴지를 받을 수 있나고 리셉션에 가서 물어보니 엄청나게 빠른 영어로 나에게 말을 해서, 휴지 빌리러 갔다 혼이 쏙 빠져 버렸다. 젊은 사람들 영어와 또 나이드신 분의 영어 스타일이 꽤 다른 것 같아 보였다. 이제 조금씩 말문이 트기 시작하는데, 할머니의 속사포 같은 영어를 듣고 또 다시 영어의 자신감이 쏘옥하고 들어가는 것 같았다.

 

숙소근처에 마트가 있어서 마트로 향했다. 금요일 오후라 잽싸게 마트로 갔다. 주말에 마트가 문을 안열 수도 있으니 주말에 먹을 수 있는 음식까지 사가지고 왔다. 숙소에서 몇 블록 떨어지지 않은 곳에 큰 마트가 있어서 차를 가져가지 않고 걸어서 갔다. 뭔가 장을 보고 나면 마음이 뿌듯해 지는 것 같았다. 한정된 예산에서 지출을 할 수 밖에 없지만, 뭔가 마트를 갔다 오면 지갑은 얇아졌지만, 마음만은 든든했다.

 

 

저녁은 나중에 먹기로 하고 해가 있을 때 밖으로 나왔다. 해가 지려면 아직 한참이 남았다. 지금 시간을 오후 6시 30분이였다. 체감하기론 오후 3~4시쯤 되는 것 같이 느껴졌다. 저멀리 높게 보이는 산이 있었다. 저쪽이 아마 통가리로 국립공원인 것 같다. 내일 저곳을 넘어서 웰링턴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돌아서 갈 것인지 아직 결정을 하지 못했다. 운전이 조금 힘들기는 하겠지만 나는 통가리로 국립공원을 거쳐서 가고 싶었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 때마다 호수엔 잔잔한 파도가 일었다.

 

호수 주변은 잔디와 나무, 그냥 여유로운 저녁을 즐기기 딱 좋은 곳 같았다.

 

이곳 사람들도 여름이라 휴가철일까? 아니면 금토일, 주말을 이용해서 놀러온 사람들일까? 주차장에는 캠핑카들이 즐비했다. 이런게 뉴질랜드식 주말일까 생각을 해보았다.

 

 

 

호수를 바라보며 골프를 치는 사람들이 있었다. 호수 위에 떠있는 목표지점까지 공을 치는 것이였는데, 사람들이 재미로 골프를 치는 것 같았다. 저 공은 누가 나중에 수거하는지 궁금했다.

 

 

호수주변으로 카페나 펍, 레스토랑이 있었다. 날도 좋고 적당히 바람이 불어 시원하기도 하고, 야외에서 차한잔 마시며 타우포 호수를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타우포 호수의 모래가 특이했다. 제주도에 온 것 같이 검은색의 모래사장이였다. 검은색 모래 위를 유유히 걷고 있는 백조들의 부리가 유독 눈에 띄었다.

 

그리고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오리들까지 자연과 사람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지내는 것 같았다.

 

해가 길다보니 시간 개념이 없어지는 것 같다. 시계를 보지 않는 이상 지금 몇 시인지 하늘을 보고 알아내기는 어려웠다. 그래도 여행자의 입장에서 낮이 길다는 것은 너무 좋은 것 같다.

 

너무 여유로웠다. 적당히 복잡하고 적당히 여유로웠다.

 

 

이제 하늘이 조금씩 푸른빛을 잃기 시작했다. 호수는 바다같이 넓게 느껴졌다. 바다라면 수평선 넘어로 해가 지겠지만, 이곳은 호수이다 보니 산뒤로 해가 숨고 있었다.

 

오늘 무엇을 했는지 곰곰히 떠올려 보았다. 그리고 내일은 어떻게 400여 키로미터 이상을 이동해야 할지 저멀리 보이는 통가리로 국립공원을 보면서 가고는 싶지만 가는 길이 고될 것 같아서 고민을 했다.

 

벌써 렌트카를 빌린지 이틀째가 지나가고 있다. 이제 8일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였다. 북섬을 내일 모레면 벗어나야 한다. 북섬여행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한 부분이 아쉽게 느껴졌다.

숙소로 들어와서 마트에서 사온 고기와 양파를 구웠다. 뉴질랜드에 와서 매일 고기만 먹는 것 같다. 이러다 한국으로 돌아갈 때 쯤 10키로는 살쪄서 돌아갈 것 같았다. 아무튼 맛있게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을 하루종일 이동해야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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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번지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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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otorua

B. Huka Falls 뉴질랜드 3384 타우포 와이라케이

C. AJ Hackett Taupo Bungy & Swing Spa Road 202 Spa Road, Taupō 3330 뉴질랜드

D. Acacia Lake View Motel Lake Terrace 60 Lake Terrace, Taupō 3330 뉴질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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