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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해외여행 후기를 올리는 것 같다. 밀린 후기들이 많은데도 퇴근 후 집에 오면 힘들다는 핑계로 그냥 침대에 누워 사진 편집해야지 글 써야지 생각만 하다가 하루가 가버린다. 그래도 오늘은 왠지 뭐라도 끄적여야 할 것 같아서 오래전에 편집해 놓은 뉴질랜드 여행을 적어볼까 한다.

 

이날의 이동은 꽤 길었다. 더니든에서 테카포 호수까지 300여 킬로미터 이동 후 다시 200여 킬로미터를 이동해야하는 기나긴 여정이었다. 뉴질랜드는 오클랜드 주변을 제외하곤 고속도로가 없기에 국도만을 이용해야 해서 한국에서 보다 이동시간이 길었다. 500킬로미터 이동이면 하루 종일 이동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더니든을 떠나기 전 더니든의 관광지 한두곳을 들리기로 했다. 전날은 태풍이 몰아칠 것 같이 날씨가 좋지 않았는데 더니든을 떠나는 다음날은 전날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날씨가 화창했다. 섬 하나 없이 광활한 태평양이 눈앞에 펼쳐졌다. 저 바다를 따라가면 남극이 나올까? 남미대륙이 나올까? 끝도 없이 펼쳐진 짙푸른 바다에서 남극의 향기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혼자 저 끝은 남극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는 절벽에 강하게 부딪혔다. 오랜시간 자연이 만든 아치형의 동굴이 인상적이었다.

 
 
 
 

멀리서 바라보는 파도이지만 그 기세가 너무 강하기에 무섭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조금 더 걸어가 볼까 생각도 들었지만 파도의 기세에 내 기가 꺾여버린 것 같다.

 
 

뉴질랜드는 어디를 가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것 같다. 북섬은 북섬 나름의 매력이 남섬의 서쪽은 서쪽 대로의 느낌을 남섬의 동쪽은 서쪽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주었다. 일주일의 여행이지만 전혀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다.

 
 

더니든의 명물인 앨버트로스를 보기 위해 로얄 알바트로스 센터로 향했다. 테카포 호수를 지나 크라이스트 처치까지 가야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더니든에서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이곳이 아니면 보기 힘든 알바트로스이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하다고 느꼈지만 시간을 쪼개서 센터를 찾았다.

 
 

은근 알바트로스 센터를 찾은 사람들이 많았다. 바람을 타는 앨버트로스이기에 이곳 또한 바람이 세게 불었다.

 
 

보고 싶은 앨버트로스는 보이지 않고 쬐만한 갈매기만 눈앞에 알짱거렸다.

 
 
 

섬 하나 보이지 않는 바다. 파란색의 하늘 위에 떠있는 구름들은 한 폭의 그림같이 보였다.

 

저곳 어딘가에 둥지를 만들어 서식하는 앨버트로스. 커다란 날개를 이용해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간다고 한다. 큰 날개 때문에 오히려 땅에서는 웃긴 모습으로 걷는다고 하는데, 우리 주변에는 앨버트로스가 아닌 못난이 갈매기만 얌채같이 빙빙 선회했다.

 
 
 

오! 드디어 알바트로스가 눈앞에 나타났다. 사람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하늘을 날고 있었다. 갈매기와는 딱 봐도 날개의 크기가 다르기에 저놈은 갈매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그러나 앨버트로스를 자세히 관찰하기에는 내 폰의 줌은 너무 빈약했다.

 
 

눈앞에서 앨버트로스를 자세히 볼 수는 없었지만 멀리 서라도 볼 수 있어서 마음은 편했다. 저놈의 갈매기들은 어디 가나 너무 많은 것 같다.

 
 

한참을 달려 드디어 테카포 호수에 도착했다. 더니든에서 크라이스트 처치로 가는 길목에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테카포 호수로 가기 위해서는 한두 시간을 안으로 들어갔다 다시 나와야 하기에 들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되기도 했었다. 테카포 호수에 도착해 길가에 차를 주차한 후 사진에서나 보았던 테카포 호수의 교회가 보였다.

 

바다처럼 넓은 호수였다. 호수 저 멀리에는 만년설로 덮인 산들이 보였다. 모든 게 멈춘 것 같아 보였다. 모든 장면들이 하나의 스틸 컷처럼 보였다.

 
 

저 산을 넘어가면 며칠 전 지나온 빙하지역이 나올 것이다.

 

생물이 살 것 같지 않은 환경이지만 식물들은 보기에 척박해 보이는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황량한 느낌은 어쩔 수 없나 보다. 구름도 저 산맥에 걸려 넘어오지 못하는 것 같아 보였다.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풍경이었다. 호수엔 잔잔한 물결이 일었다. 산맥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따라 물은 잔잔하게 흔들거렸다.

 
 
 

하늘이 너무 푸르기에 땅 위의 모든 것들이 더욱더 삭막하게 느껴졌다. 사진으로 볼 때 보다 더 할 말이 없는 풍경이었다. 안 보고 그냥 갔으면 얼마나 아쉬웠을까!

 
 

그림같이 서있는 교회며 소파 같은 느낌을 주는 풀이며 하나하나 뇌신경을 자극했다.

 
 

점심이라고 하기엔 조금 늦었지만 배가 고파서 호수가 보이는 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이곳이 어느 식당을 가도 호수가 보이기에 마음에 드는 식당으로 가면 될 것 같다.

 

간단한 점심을 먹고 이제 호수를 떠나야 했다. 그러나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인 방문일 수 있기에 아쉬움을 남기고 싶지 않았다.

 
 

호수와 작별을 하고 이제 다시 먼 길을 떠났다. 이번 뉴질랜드 여행의 마지막 장소인 크라이스트 처치로.

 
 

호수를 막 떠나려는데 길 한 곳에 풀이 잔뜩 자란 들판이 보였다.

 
 

나무 한그루와 갈색의 풀들. 이 풀들의 이름은 무엇일까. 마지막까지 인상적인 모습을 가슴속에 담고 떠날 수 있었다.

 

호수를 떠나 크라이스트 처치로 향했다.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구름이 우리를 따라오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비가 내릴 것 같았다.

 

하늘이 너무 깜깜해서 무서웠다. 하늘에서 폭우가 내릴 것 같은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다시 맑아진 하늘. 무슨 이런 날씨가 있을까!

 
 

차 한 대 없는 국도를 달렸다. 이젠 너무 익숙해진 풍경이다. 우리만 달리는 도로, 처음 렌터카를 빌려서 운전할 때는 이런 익숙하지 않은 장면들이 무섭게 느껴졌지만 이제는 익숙해진 것 같았다. 오히려 주변에 차가 없어야 편하게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한참을 달려서 해가 진 후에야 뉴질랜드 여행의 마지막 도시인 크라이스트 처치에 도착했다. 10일간의 뉴질랜드 여행도 끝을 향해 가고 있었다.

A. Lake Tekapo Lake Tekapo
B. 로열 알바트로스 센터 1260 Harington Point Road, Dunedin 9077 뉴질랜드
C. 크라이스트처치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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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아나우에서 일박을 한 후, 남섬의 동남쪽에 위치한 더니든이라는 도시로 이동을 했다. 또 며칠만에 도시인지, 도시에 들어오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사이 슬로우 라이프에 익숙해진 것일까? 도시 근처로 오니 차도 많아지고 집들도 많은 것이 어색했다. 일단 신호등이 있어서 신호를 기다리는 것도 이상했다. 오클랜드, 웰링턴, 퀸즈타운 등 나름 뉴질랜드의 대도시들을 거쳐서 이곳까지 왔는데, 사람이 많은 곳은 어색하다.

 

테아나우에서 더니든으로 가는 길은 흐렸다. 북섬을 여행하면서는 날이 좋은 날이 많았는데, 남섬을 여행하면서 맑은 날을 보기 너무 힘든 거 같았다.

 

 

어디 있느냐에 따라 날씨며 풍경이 극명하게 갈리는 것 같았다. 이제 남섬 서쪽 산맥지대를 지나 동쪽으로 향했다. 서쪽의 거대한 산맥들을 보고 있으면 반지의 제왕이나 호빗 영화가 떠올랐다. 이쪽 빙하 지역에서 영화를 찍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따로 시간 내어 가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딱 10일이였기에 이 짧은 시간동안 뉴질랜드의 모든 곳을 다 구경할 시간은 부족했다. 지금 생각해도 아쉬운 점은 찍고찍는 여행이였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빙하도 걸어보고, 멋진 풍경에 취해서 하루정도 한량같이 지내보고 싶은 곳도 있었는데, 일정에 쫒기는 여행이였다.

 

숙소에 짐을 일단 푼 후, 차를 가지고 시내로 들어왔다. 그런데 시내에서는 주차할 장소를 쉽게 찾지 못했다. 주차를 해도 되는지 안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해서 일단 주차를 하기는 했지만 마음은 불편했다. 그리고 이곳의 날씨는 왜 그렇게 안좋은지, 지금은 뉴질랜드의 여름인데 비바람이 불기에 두꺼운 잠바를 꺼내 입어야 했다. 진짜 날씨가 예측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유럽의 느낌이 도시 곳곳에 많이 남아 있었다.

 

더니든의 명소 중 하나인 기차역으로 갔다. 뉴질랜드를 여행하며 기찻길을 지나간 적은 있지만, 기찰르 본적이 없었다. 유럽풍의 기차역을 보니 이곳이 영국의 식민지였구나라는 생각이 그때서야 들었다. 영국의 지방 소도시에 놀러온 느낌이랄까!

 

 

 

기차역으로 들어오니 건물 안은 밖보다 더 화려했다. 밖은 검은색과 흰색의 심플했지만, 기차역 안은 파슽텔 톤으로 아늑하면서 고급졌다. 기차를 타려는 손님보다는 관광객이 더 많은 것 같았다.

 

 

오! 이런 곳까지 사람이 와서 살았다는 것이 신기했다. 더니든보다 더 남쪽에 있는 도시인 인버카길이 있기는 하지만 여기도 충분히 오클랜드에서 먼 곳이였다. 왠지 이곳에서 조금만 더 가면 남극에 닿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남극까지는 한참을 더 가야하지만, 마음은 남극으로 가는 느낌이였다.

 

 

역사의 2층으로 올라와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모자이크 타일로 된 바닥은 아래에서 봤을 때 보다 위에서 보았을 때 더욱더 화려했다. 이곳을 이용했을 과거의 사람들을 상상해 보았다. 남자들은 정장을 입고 모자를 쓰고, 여자들은 드레스를 입고 이곳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모습, 드라마 다운턴 애비에 나왔을 법한 사람들이 이곳을 다녔을 상상을 하니 이곳의 분위기와 제법 어울릴 것 같았다.

 

모든 바닥은 타일로 되어 있었다. 목욕탕의 느낌과 사뭇다른 바닥의 느낌에서 고급짐과 세월이 느껴졌다.

 

기차역에 왔으니 플랫홈으로 나가 보았다. 이곳도 유럽과 같은 시스템일까? 플랫홈으로 가는 우리를 잡는 직원이 없었다. 그리고 플랫홈에는 기차가 정차해 있었다. 어디로 가는 기차인지는 모르겠지만, 은빛의 심플한 디자인의 기차가 승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뉴질랜드에서 기차를 타볼 일이 없어서 아쉬웠다. 그리고 지금 시간은 저녁 6시라 아무런 계획없이 어디로 훌쩍 떠나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 같았다. 아쉽지만 그냥 눈으로 기차를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날씨는 전혀 예측이 되지 않았다. 비가 내릴듯 말듯, 그리고 바람은 왜 그렇게 부는지 바람때문에 더 춥게 느껴졌다. 나는 거기에 여름이라고 샌달까지 신고 다녀서 발가락 끝이 너무 시렸다. 한여름에 동상을 걱정해야 했다.

 

 

도시 곳곳을 걷다 보면 오래된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1863년이면 우리는 조선에 살고 있었고, 아마 두 양난으로 나라가 힘든 시기였던 것 같다. 아직도 이런 건물들이 남아있는 것이 신기했다.

 

이곳에 와서야 뉴질랜드가 유럽사람들, 특히 영국의 식민지였음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다른 곳을 여행할 때는 자연풍경을 보기 때문에 그다지 영국의 식민지임을 느끼지 못했다. 인간이 만든 조형물들을 보고 있으니 이곳의 역사에 대해 새삼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른 저녁시간이지만 이렇게 거리에 사람이 없을까? 도시에 돌아다니는 사람이라곤 관광객 몇명과 지나가는 차들이 전부였다.

 

날도 춥고 도시도 스산한게 유령도시를 구경한 것 같았다. 날이 좋았으면 이뻤을 도시인데 우리의 마음엔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으시시한 도시이 분위기만 마음에 남았다. 주차한 차도 불안해서 숙소로 다시 돌아왔다. 역시 주차장이 있는 숙소가 제일 마음 편한 것 같다.

 

숙소 근처에 있는 해변으로 나가 보았다. 날이 조금씩 개는 것 같기는 하지만 파도를 보니 해변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다. 남태평양일까 남극해일까 먼 바다에서 끊임없이 이곳으로 파도가 밀려왔다. 바람은 우리를 저 멀리 날려 보낼 것 같았다. 바람을 타고 바닷물이 육지로 날아왔다.

 

도로 아래에서 봤을 땐 평온해 보이는 곳이였지만, 위로 올라오니 성난 파도를 만날 수 있었다.

 

 

 

거친 바람이 즐거운지 갈매기들은 바람을 맞으며 이 거친 날씨를 즐기는 것 같았다. 우리에게 더니든은 우울한 날씨와 비바람 밖에 남지 않았지만, 뉴질랜드에서 가장 유럽의 느낌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A. Dunedin Railway Station 3074332, Dunedin Central, Dunedin 9016 뉴질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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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섬에서의 첫날은 그레이마우스, 즉 회색 입이라는 뜻인데, 왜 회색입이라고 지명을 지었을까 궁금했다. 어디를 둘러봐도 회색과 검은색의 돌들이 많아서 그레이를 사용하지 않았을까? 이 도시의 이름에는 무엇인가 사연이 담겨져 있을 것만 같았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또 다시 남쪽으로 향했다. 아침부터 날씨가 좋지 않았다. 비가 올 것 같기도 한 회색빛의 하늘을 볼 수 있었다. 프란츠 조셉 빙하를 보러 가는 길에 꽤 큰 마을이 보이기에 잠시 쉬었다 갔다. 마을의 해변으로 가보았다. 회색빛을 띠는 모래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무시무시한 파도가 끊임없이 해변으로 밀려 들어오고 있었다. 바람에 의해 물이 뒤집어 졌는지 물 또한 회색빛을 띠고 있었다. 모든 것이 회색빛의 해변이였다.

 

 

마을을 나와 다시 빙하기 있는 곳으로 남으로 남으로 내려갔다. 북섬은 화창한 날이 많았는데, 이곳은 날이 왜 그렇게 궂은지 모르겠다. 물기를 잔뜩 품은 나무들은 짙은 녹색을 띠고 있었다. 원시 밀림이 이런 느낌일까? 이런 분위기의 숲을 한번 와보고 싶었는데, 날씨 때문인지 엄청 스산하고 우중충한게 내스타일은 아닌 것 같았다. 영화 쥬라기 공원이 자연스럽게 생각이 났다. 저 나무, 풀 사이에서 공룡이 툭하고 튀어 나올 것 같았다.

 

스산한 숲을 그냥 지나쳐가기는 아쉬워서 공터에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었다.

 

 

지나다니는 차도 많지 않았다. 그리고 길게 뻗은 도로는 길가의 나무들을 더욱더 크고 길게 보이게 했다.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길게 뻗어 있는 길을 보면 마음 속도 뻥 뚫리는 것 같았다.

 

남섬의 서쪽은 이렇게 습하고 비가 많이 내리는 것일까? 지형적으로 이곳이 비가 많이 내리는 것 같았다.

 

 

 

길가에 어머어마하게 자라는 고사리를 만날 수 있었다. 평생 살면서 이렇게 고사리를 많이 복적이 있을까? 한국에서도 가끔 아빠가 산에 갈 때 저기 고사리 있다라고 말하신 적은 있어서 아주 작은 고사리들을 본적은 있지만 이렇게 대량으로 자라는 고사리는 처음이였다. 진짜 뉴질랜드의 상징이 고사리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환경보호를 위해 고속도로 건설을 자제하고, 터널을 되도록 만들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다리도 폭이 좁게 건설되어 있었다. 그래서 다리로 진입할 때는 속도를 줄인 후 맞은 편에서 차가 오는지 확인한 후 다리를 통과해야 했다. 뉴질랜드를 여행 온 많은 사람들이 오염되지 않은 뉴질랜드의 풍경을 보러 오는 것이기 때문에 조금 불편하지만 최대한 자연을 보호하려는 것 같았다. 내생각에도 뉴질랜드까지 온 이유는 우리가 평소에 볼 수 없었던 거대한 자연과 압도적인 풍경을 보기 위해서 였다. 발달된 대도시를 구경하러 갔다면 다른 나라를 선택했을 것 같다.

 

 

비가 부슬부슬 오다말다 날씨는 으스스한게 기분마저 묘하게 만들어주는 날씨였다. 밖에 있으면 비가 부슬부슬 내려 끈적거리고 그렇다고 안에만 있으면 답답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매한 날이였다.

 

 

프란츠 조셉 빙하가 있는 마을에 거의 다 도착했다. 오전 내내 차만타고 이동한 것 같다. 여기서 빙하를 잠시 보고 다시 남쪽으로 향했다.

 

 

빙하에 의해 만들어진 지형이 보였다. 빙하가 산에서 밀려 내려가면서 주변 산을 깎아서 U자형 협곡을 만든다고 예전에 학교에서 배운 것 같다. 말로는 들어봤지 실제로 본 적이 없기에 어떤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궁금했다. 그리고 강가(?)에서 주황색의 돌들을 볼 수 있었다.

 

주변 돌들은 전부 회색 빛을 띠고 있는데, 몇몇 돌은 짙은 오렌지빛을 가지고 있었다. 주변의 무채색 때문인지 돌들이 더욱더 선명하고 강하게 보였다.

 

서쪽 바다에서 온 공기는 이곳의 산들에 부딪혀서 구름을 만들고 있었다.

 

 

이 돌들은 과연 어디서 왔을까? 누가 일부러 가져다 놓은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다. 다시 차를 타고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걸어서 가는 사람을 볼 수 있었다. 갑자기 또 비가 퍼붓기에 우리는 차를 갓길에 세운 후 걸어가는 사람을 태워주었다. 기억에는 25살의 여학생인데 독일사람이라고 했던 것 같다. 학교 졸업 후 입사 전까지 여행중이라고 했던 것 같다. 우리는 그 학생을 주차장에서 내려주고 헤어졌다. 혼자서 빗속을 걸어가는 모습이 엄청 씩씩해 보였다. 우리도 차를 세운 후 빙하를 보기 위해 간단히 물건을 챙긴 후 길을 나섰다.

 

 

비가 부슬부슬 오는데다 산이라 그런지 추웠다. 그래서 캐리어에서 겨울 옷을 꺼내어 입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샌들을 신고 있었는데, 미처 신발은 갈아 신지 못하고 빙하로 향했다.

 

 

주차장에 내려서 산책로를 따라 걸어가야 했다. 비포장이기는 했지만 길이 정비가 잘 되어 있어서 걷는데는 무리가 없었다.

 

 

비가 부슬부슬 계속 내렸다. 날이 쌀쌀하다 보니 샌달을 신은 발가락이 너무 추웠다. 이러다 동상에 걸리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쉴세 없이 걸은 것 같다. 발가락이 얼음과 같이 차가웠다.

 

 

열대정글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원시 자연에 온 것 같은 느낌이 계속 들었다. 영화 쥬라기 공원의 장면들이 계속 생각이 났다.

 

우리도 저렇게 고어택스로 된 옷을 입고 왔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기후를 가진 곳에서 진짜로 고어택스나 등산복을 입어야 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숲을 지나니 회색의 자갈이 깔려있는 강이 보였다. 자세히 보면 U자 모양을 하고 있었다. 빙하를 보러 오기 전에 들렸던 주황색 돌이 있던 곳과 연관이 되어 있는 강 같아보였다.

 

비가 계속해서 내리는 곳이다 보니 절벽바위 위를 물이 흐르면서 자연적으로 폭포가 만들어진 것 같아 보였다.

 

 

 

우리는 투어를 통해서 빙하를 보러가는 것이 아니였기에, 빙하를 온전히 느끼고 볼 수는 없었지만, 빙하를 멀리서 볼 수는 있었다. 만약 빙하를 좀더 가까이 보고 싶으면 투어를 통해서 빙하를 여행할 수 있는데, 우리는 잠시 이곳을 지나가는 일정이다 보니 이렇게 빙하를 맛만 보고 지나갈 수밖에 없었다.

 

지반이 단단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이 떨어질만한 곳에는 저렇게 떨어짐 주의 표지판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두갈래의 물줄기는 보는이로 하여금 마음 속까지 시원하게 해주었다. 마음도 시원했지만, 내 발가락은 꽁꽁 얼어가는 것 같았다. 예상하지 못한 추위였다.

 

 

 

 

험하지 하지 않은 길을 따라서 더욱더 산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이곳은 맑은 날은 없는 것일까? 우리나라 장마철 같은 날씨가 하루종일 지속되었다

 

거대한 바위가 산에서 떨어져 나온 것 같았다.

 

곳곳에 만들어진 폭포가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산을 넘지 못한 구름들은 산허리에 모여 있었다.

 

 

이제는 평지길을 따라 걸었다. 저 산을 돌아 가면 빙하가 보이지 않을까 기대가 되었다. 이제는 한참을 걸은 것 같은데 보이지 않으니 약간의 짜증이 일었다. 아마 계속되는 비와 추위, 그리고 점심을 먹지 않아서 배고픔에서 오는 짜증이 아니였을까 생각이 된다.

 

 

그러나 진짜 이런 곳을 언제 한번 와볼까라는 생각이 드니 힘든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뉴질랜드 남섬에서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찍었다고 하니, 그 모습을 떠올리며 걸으니 그나마 힘이 솟았다.

 

 

내가 보고 있는 풍경이 진짜인가라는 의심이 들만큼 내 앞에 놓여 있는 풍경이 너무 비현실적으로 다가 왔다.

 

 

합성사진같이 보였다. 우리를 이 풍경에 붙여 놓은 것 같은 느낌이였다.

 

 

이끼가 낀 바위들이며, U자형 협곡이며, 그리고 곳곳에 만들어진 폭포, 산의 모습이 어떤지 알 수 없게 짙게 깔린 구름까지 자연이 볼 수 있는 모든 기교를 이곳에 다 모은 후, 부리고 있는 것 같았다.

 

 

이끼지역을 지나니 이제는 잔돌이 무수히 많이 쌓여 있는 돌무더기 지역이 나왔다.

 

 

이건 뭐지? 채석장도 아닌데, 자잘한 돌부터 덩어리가 큰 돌까지, 다양한 크기의 돌들이 보였다. 이곳을 지나며 인터스텔라가 생각났다. 외계 행성에 첫발을 내딛는 것 같은 짜릿함이 있었다.

 

 

안개가 짙어서 멀리 있는 빙하가 선명하게 보이지 않아서 아쉬웠다..

 

 

자세히 보면 푸르스름한 돌을 볼 수 있었다. 푸르스름한 돌이 빙하라고 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빙하들이 떨어져 나가면서 주변지형을 긁고 지나가면서 협곡을 만들고 부스러기를 남겨 놓는다고 한다.

 

 

좀더 가까이서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안전 때문에 멀리서 봐야 했다.

 

 

 

 

자잘한 돌들이 사방에 널려 있기 때문에 조금 위험해 보이기는 했다. 지반이 약해서 돌들이 무너지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장엄함을 품은 풍경을 보고 있으니, 그런 것 쯤은 문제가 아닌 것 같이 느껴졌다.

 

 

돌아가는 길 돌들 사이에 숨어 있던 빙하 조각이 보였다. 색이 희끄무레해서 처음에 돌인가 생각했는데, 얼음이 차가웠다. 조금씩 주변이 녹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그래도 이 빙하 조각을 보았으니 빙하를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시 왔던 길을 돌아서 주차장까지 걸어 갔다. 뭔가 모를 아쉬움이 남기는 했지만, 그래도 만족스러웠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그래서 빙하마을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와나카로 이동하기로 했다.

 

 

아빠는 피쉬 앤 칩스로, 난 햄버거로 주문을 했다. 배가 너무 고파서였을까 나온 음식이 전부 맛있었다. 하나도 남김없이 배속으로 들어갔다.

 

프란츠 조셉 근처에 볼만한 것이 없을까 알아보다 어느 산길로 접어 들었다.

 

마을을 벗어나면 사람을 만나기 어려운 것 같다. 키가 엄청 큰 나무는 이 곳을 봉인한 것 같이 덮고 있었고, 이끼들과 작은 덩굴식물들이 이곳의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으시시하지만 묘한 매력이 있는 풍경이였다.

 

 

빨리 이곳을 떠나고 싶었지만, 떠나기에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어디서 어떤 동물이 나올지 모를 것 같았다. 개 한마리만 어디선가 나와도 내 심장은 철렁 내려앉을 것 같았다.

 

뉴질랜드만의 자연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북섬은 들판에서 풀을 뜯어 먹는 소와 양이 북섬을 상징한다면, 축축하고 음습하지만 원시자연을 그대로 볼 수 있는 것 같은 모습의 자연이 남섬을 대표하는 자연환경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남섬의 서쪽과 동쪽은 확연히 자연 풍경이 달랐다. 아마 남섬을 북에서 남으로 가로지르는 산맥의 영향인 것 같았다.

 

 

프란츠 조셉 빙하지역을 벗어나 해안길을 따라 계속해서 남쪽으로 갔다. 날씨가 좋지 않았다. 바닷가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차를 세웠는데, 비바람이 심하게 몰아쳤다.

 

 

 

심하게 몰아치는 비바람 때문에 머리는 푸석해지고 온몸은 끈적거렸다. 바다에서 전사들이 육지로 몰려오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잠시 밖에 서있었을 뿐인데 안경은 물기로 가득했다.

 

 

 

또 다시 우리는 와나카로 향했다. 해안길은 끝나고 이제 끝이 보이지 않는 산길로 접어 들었다.

 

비가 많이 오기 때문일까 수량이 풍부하지만 물은 회색빛을 띠고 있는 것이 신기할 뿐이였다.

 

오늘은 하루종일 햇빛을 한번 못보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를 타고 산길을 넘는 길에 폭포라고 적힌 이정표가 보여서 차를 세운 후 폭포를 보러 갔다. 프란츠 조셉 빙하를 보러가면서도 폭포를 많이 보기는 했지만, 계속 차를 타서 쉬고 싶은 핑계를 찾고 싶었다.

 

짜리몽땅한 폭포가 숲을 벗어나니 보였다. 산 속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물이 강으로 쏟아지고 있었다. 폭포는 맞는 것 같은데, 우리가 생각한 폭포와는 조금 다른 느낌의 폭포였다.

 

 

아무튼 잠시 폭포를 본다는 핑계로 이렇게 쉬었다 갈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폭포를 본 후 계속해서 내륙을 달렸다. 지금 몇 시인지 시계를 보니 8시를 갓 넘었다. 숙소까지는 아직도 한두시간은 더 가야할 것 같아 보였다. 어차피 늦은거 여유롭게 가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호수가 보였고 호수 주변은 높은 산들이 둘러싸서 호수를 보호하는 것 같이 보였다.

 

 

 

그냥 이런 풍경을 두고 지나쳐 갔으면 너무 아쉽지 않았을까? 잠시이지만 이런 풍경을 누리고 숙소로 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우리의 여정상 한번 갔던 길을 다시 돌아올 일이 없기에 매 순간순간에 충실해야 했다.

 

 

 

방금전 내가 보아왔던 풍경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또 다른 장르의 풍경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이젠 고산지대 기후일까? 건좋나 기후일까? 남섬의 서쪽은 그렇게 비만 내리더니, 이곳은 해가 쨍쨍했다.

 

 

 

 

방금 전 내가 지나왔던 길은 뭐였지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하루종일 나는 비와 추위와 싸우다 왔는데, 이곳은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이 너무 평온했다.

 

 

낮인지 밤인지 모르는 하늘을 보며 숙소로 계속 갔다. 밤 10시가 다되어서야 숙소에 도착했다. 그런데 하늘은 쨍했다. 밤이 오기는 오는 곳일까? 낮인지 밤인지 구분은 안되었지만, 하루종일 이동을 해서 그런지 몸은 천근만근 무거웠다.

A. Greymouth

B. Hōkitika Beach Hokitika 7810 뉴질랜드

C. Glacier François-Joseph 뉴질랜드 7886 웨스트 코스트 프란츠요제프 빙하

D. Wana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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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시간 가량 페리를 타고 쿡해협을 넘어오니 배멀미 때문인지 어질어질했다. 배에서 내리니 그래도 한결 몸이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픽톤을 출발해 그레이마우스로 향했다. 대략 거리가 350키로미터였다. 오늘도 하루종일 달려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웰링턴은 비가 부슬부슬 내렸는데 신기하게 이곳은 해가 쨍했다. 날이 맑으니 날도 따스했다.

 

도로를 달리다 드넓게 펼쳐진 포도농장이 보이기에 잠시 차를 세웠다. 넓이가 가늠이 되지 않을 만큼 포도 농장이 컸다. 처음 봤을 땐 내가 알던 포도나무와 너무 달라서 포도나무인지 몰랐다.

 

 

사람만 빼고는 소도 많고 양도 많고, 또 이제는 포도까지 많은 것 같다.

 

아빠도 많이 피곤하신지 중간에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자주 차를 세웠다.

 

한국처럼 차를 타고 가면 휴게소나 편의점이 있지 않기에 차에 왠만큼 먹을 것을 꼭 가지고 다녀야했다. 종종 저녁 늦은 시간에 숙소에 도착하면 또 먹을 것이 없으면 쫄쫄 굶어야 하기에 여분의 음식을 차에 실고 다녔다.

 

 

하늘이 너무 파란게 아름다웠다. 하루종일 차를 타고 이동하다 보면 나중에 숙소에 도착하면 찍은 사진이 많이 없기에, 이렇게 중간중간 멋진 풍경이 보이는 곳에서 사진도 찍고 잠시 쉬었다 갔다.

 

 

남섬은 묘하게 북섬과 느낌이 다른 것 같았다.

 

북섬은 들판이 쭈욱 펼쳐져 있고 소나 양들이 풀을 뜯어 먹는 풍경이 흔했는데 남섬은 그런 풍경이 흔하지 않았다.

 

원시 자연의 모습을 더 지니고 있다고 해야할까?

 

 

중간중간 이렇게 쉬었다 가느라 350키로미터라는 긴 거리가 아주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다. 차창 밖으로 보는 풍경은 뭔가 아쉽기에 잠시 내려서 느긋하게 즐기면서 그레이마우스로 향했다.

 

 

차를 타고 가는데 기찻길이 보였다. 하루에 아니 일주일에 기차가 몇 번이나 지나갈까? 아무것도 다니지 않는, 아니다 아직 기차가 오지 않는 기찻길에서 동심의 세계로 빠져 보았다.

 

 

이런 곳에서 이런 기찻길을 만날 것이라 생각을 하지 못했다. 기차가 한대라도 지나갔으면 좋았으려만 이렇게 빈철길 위에서 사진만 찍었다.

 

 

남섬의 서쪽인 그레이마우스에 저녁 7시 무렵에 도착했다. 픽톤에 12시 반에 도착해서 차를 내내 타고 왔다. 하루종일 차를 타서 피곤하기는 했지만, 오면서 보았던 풍경들 때문이었을까? 힘이 더 나는 것 같았다.

 

 

숙소에 도착하니 주인 할아버지께서 나에게 어떤 길을 통해서 왔나고 속사포 랩으로 이것저것 물어보셨다. 그리고 오는 길에 왜 바닷길로 안오고 내륙길로 왔냐고 물어보시기에 네비(gps)를 이용해서 오다 보니 내륙길로 왔다고 말하니, 주인할아버지께서는 요즘은 네비따라서 오다보니 멋진 풍경을 못보고 오는 것 같다며, 그레이마우스 인근 관광지도를 꺼내시곤 가볼만한 곳을 장황하게 설명해 주셨다. 난 할아버지가 하시는 말에 계속 반응하랴 감탄사도 넣고, 또 물어보기도 하고, 내용도 들어야 해서 짧은 시간동안 너무 바빴다.

 

할아버지께서 설명해주신 곳이 내일가는 곳 반대방향에 있기에 배는 고팠지만 저녁먹는 것은 미루고 일단 해가 있을 때 다녀오기로 했다. 차로 20-30분 거리에 있기에 짧게 다녀올만 할 것 같았다.

 

약간 돌들이 제주도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레이마우스에 오면 해안으로 난 6번 도로를 타고 와야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바다에 있는 바위들의 모습이 꼭 거대한 새들이 바다 위에 떠있는 것 같이 보였다.

 

푸른 바다는 어디로 갔을까? 바위도 검고, 파도는 회색빛이였다. 단지 푸르는 것을 풀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풀마저 검은 빛이 강해보였다.

 

 

바닷가를 따라 난 6번 국도는 드라이브하기 너무 좋은 길이였다.

 

 

짧게 중요 포인트만 보고 다시 숙소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볼만한 것들이 왜 그리도 눈에 쏙쏙 들어오는지 조금가다 차를 세워 사진찍고, 다시 차를 타고가다 내려서 사진을 찍었다.

 

 

 

 

 

날이 흐려서 저녁시간 같이 보였지만, 아직 쨍하게 해가 떠있는 저녁 8시였다.

 

빗방울도 살짝 내리는 것 같기에 그냥 숙소로 돌아가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살포시 내린 비때문일까 도로의 아스팔트는 쫀득쫀득하게 보이게 짙고 검었고, 풀은 푸른빛이 아니 검푸른색을 보여주었다.

 

 

 

매순간 변화가 일어나는 풍경에 홀려서 또 차를 갓길에 세웠다. 지나다니는 차도 없기에 우리가 이도로를 전세낸 것 같았다.

 

분위기가 묘했다. 어디선가 공룡 한마리가 어디선가 뛰어나올 것 같았다.

 

 

 

차가 다니지 않는 도로는 우리들 차지였다.

 

 

놀다보니 서쪽 하늘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짙게 깔린 구름만 없다면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있었다.

 

 

저녁 9시가 되어서야 노을이 지기 시작했다. 난 배고픔에 점점 내자신이 날카로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오늘은 뭐를 먹을까? 그냥 대충먹고 잘까? 아니면 배터지게 뭔가를 먹고 내몸 속 가득 탄수화물을 넣을지 고민이 되었다. 남섬은 북섬보다 훨씬 더 넓고 길도 험한 것 같았다. 내일도 내일모레도 기본 300키로 미터 이상을 매일 이동해야했다.

A. Greymouth 

B. Picton 

C. Motukiekie Beach 1711651/8 State Highway 2, Waipukurau 4200 뉴질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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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북섬의 일정을 마치고 남섬으로 넘어가는 날이다. 차를 배에 싣고 북섬의 웰링턴에서 남섬의 픽톤으로 이동을 한다. 일정이 어떻게 변할지 몰랐기 때문에 한국에서 배표를 구매하지 않았다. 일정을 확인해 가며 웰링턴을 들어오기 전전날인가 인터넷으로 배표를 구매했다. 생각보다 배를 이용해서 남섬으로 가는 사람이 꽤 있기 때문에 우리처럼 차를 가지고 이동하실 분은 주말을 피해 이동하거나, 아니면 사전에 예약을 하는 것을 권한다. 차를 배에 실어야 할 경우에는 렌트카 차번호가 필요한 것 같기에 렌트카를 인수하면 바로 표를 구해도 될 것 같다.

 

 

체크인에 시간이 오랜 걸린다고 들어서 아침 일찍 항구에 도착했다. 표를 예약할 때 차량을 가진 사람이 기다릴 곳과 차가 없는 사람이 기다릴 곳을 예약하는 안내에 있어서 그것을 보고 따라서 왔다. 일찍 왔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앞에서 기다리는 차가 여러대 있었다. 아침부터 또 비바람이 불었다. 바람이 잠잠했으면 좋겠는데, 왠지 멀미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기억엔 차량을 가지고 온 사람은 차를 주차하는 곳에서 표를 받았던 것 같다.(오래 전 여행이다 보니 이런 디테일한 부분이 생각이 가끔 나지 않는다) 어찌어찌해서 보딩패스를 받았다.

 

 

앞차를 따라 배 안으로 들어갔다. 오! 이런 경험 오랜만이였다. 2007년 11월부터 2008년 2월까지 혼자서 유럽을 여행할 때, 너무 시칠리아가 가고 싶어서 아무런 정보 없이 시칠리아로 갔다. 그런데 졸다 일어나니 기차가 배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자다가 깜짝 놀랐다. 긴 열차를 일정한 간격으로 끊어서 배에 넣는 모습을 보고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그때보다는 지금이 차를 타고 배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감동은 덜했지만, 마음 속은 만감이 교차하는 것 같았다. 새로운 섬인 남섬에 간다는 기대감과 북섬에서 미처 보고오지 못한 곳들에 대한 아쉬움이 들었다.

 

 

초반에 체크인을 해서 그런지 차를 배의 구석진 곳에 세워두었다. 내마음대로 내가 원하는 곳에 세우지 못하고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차를 세워야 했다. 그리고 귀중품을 꺼낸 후 7, 8층으로 올라갔다. 총 배가 10층으로 7, 8층은 승객들을 위한 매점 및 테이블이 놓여져 있고 3, 5층은 주차공간이였다.

 

 

차고를 벗어나 위로 올라오니 이 배의 크기가 느껴졌다.

 

사람들은 차를 세워두고 하나둘씩 위로 올라왔다. 차 없이 그냥 여행가는 사람도 있나보다. 아직 출발시간이 많이 남았기에 사람들은 여유롭고 설레여 하는 것 같았다.

 

웰링턴에서 픽톤까지는 세시간 남짓 걸리는 꽤 긴거리였다. 배가 커서 속도가 빠르지 않은 것도 있지만, 북섬과 남섬이 거의 붙어있는 것이 아닌 꽤 먼거리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정해진 좌석이 없기 때문에 빈테이블에 앉았다.

 

 

실내에 있다보니 다답해서 잠시 밖으로 나와보았다. 멀미약이라도 하나 사뒀어야 하는 것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 차가 너무 많은가 보다. 위에 있는 데크까지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그리고 승용차도 많지만 북섬에서 남섬으로 내려가는 화물차도 꽤 큰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았다.

 

 

승무원들은 출발 전이지만 손님들이 계속해서 밀려오고, 아침시간이다 보니 정신없이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엇다.

 

 

아침을 간단하게 먹고 오기는 했지만, 모닝커피 한잔을 마셔주어야 하루가 시작되는 것 같기에 우리도 모닝커피를 한잔 사서 나눠 마셨다.

 

 

왠지 초등학생들이 많이 먹을 것 같이 생긴 과자를 팔고 있기에 하나 사서 먹어 보았다.

 

배는 스무스하게 출발을 했다. 이제 세시간 뒤면 뉴질랜드의 남섬에 도착을 한다. 아빠는 평소에 잘 안보시는 여행책자를 읽고 계셨다.

 

 

웰링턴 항구를 벗어나니 날이 조금씩 좋아졌다. 배는 검은 연기를 뒤로 뿌리며 남쪽으로 남쪽으로 내려갔다.

 

배 안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마술공연도 진행되었다. 가까이 가서 보고 있으면 아저씨가 나와서 해보라고 할 것 같아서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다. 영어가 빠르고 농담이 많아서 모든 내용을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상황상황을 이해하며 보니 마술공연이 재미가 있었다.

 

쿡해협의 중간쯤 건널 때 멀미가 찾아 왔다. 멀미를 잘 안하는 편인데 무슨 일 때문인지 속도 미식거리고 머리도 아팠다. 예전에 후쿠오카를 갈 때 부산에서 배를 타고 간 적이 있었는데, 배의 측면으로 물이 흘러서 그런지 배가 밤새 울렁울렁 거렸다. 누워있는데 붕 떠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번에도 해협을 건너다 보니 측면으로 파도가 많이 쳤다. 앉아 있는데 점점 어지러었다. 좀 눕고 싶은데 누을 곳이 마땅치 않았다. 그래서 테이블에 엎어져 있거나 맑은 공기를 마시기 위해 갑판으로 나갔다.

 

 

두어시간 배가 달린 것 같다. 이제 남섬의 일부가 눈에 들어왔다. 조금만 더 가면 이 배에서 이 멀미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니 심적으로 참을만 했다.

 

갑판에 나와 있는 아저씨들은 전부 흡연을 하기 위해 밖으로 나와 계셨다. 흡연은 외부공간에서만 할 수 있기에 아저씨들은 안으로 안들어가시고 아예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시는 것 같았다. 전세계 어디를 가나 볼 수 있는 풍경였다.

 

 

배는 연안에 근접해서 픽톤으로 갔다. 푸른 바다 위에 녹색 빛을 띠는 녹초지가 인상적이였다. 아이슬란드 같기도 하고, 페로제도 같이 보이기도 하고, 어디선가 이런 풍경을 본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냥 보면서 풍경에 눈을 떼지 못할 뿐이였다.

 

 

배는 이제 파도가 치지 않는 잔잔한 연안을 따라 피오르드 근처를 유유히 지나갔다.

 

 

안에 있던 사람들도 배가 연안을 지나가니 하나둘 밖으로 나와서 사진을 찍었다. 웰링턴의 날씨는 나를 언제가 잡아 먹을 것 같이 흐리고 비바람이 불었는데, 이곳은 햇살도 따뜻하고 날씨도 너무 좋았다.

 

 

 

날이 따뜻하기는 했지만 긴옷을 벗을 수는 없었다. 모든게 처음이라 신기했고, 또 언제 올지 모르는 길이기에 머릿 속에 마음 속에 눈 속에 모든 것을 담아가고 싶었다.

 

 

배의 속도는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사람들 하나둘 내릴 준비를 하는 것으로 봐서 거의 도착한 것 같았다.

 

 

챙길 짐도 딱히 없기에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멀미가 많이 가시기는 했지만, 멀미의 후유증으로 어딘가 누워서 계속 쉬고만 싶었다. 배에서 내리면 금방사라질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배가 항구에 도착하기 전 사람들은 자신의 차로 돌아가고 있었다. 우리도 차로 돌아갔다. 이제 또 어디로 가야할 것인지. 일단은 숙소로 잡아둔 그레이 마우스라는 곳으로 네비를 설정했다. 이제부터 또 길고긴 로드투어가 시작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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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북섬에서 남섬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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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Bluebridge Cook Strait Ferries - Wellington Waterloo Quay 50 Waterloo Quay, Pipitea, Wellington 6011 뉴질랜드

B. Bluebridge Cook Strait Ferries - Picton Lagoon Road 1 Lagoon Road, Picton 7220 뉴질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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