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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노을은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것 같다. 노을이 지면 여행에서의 또 하루가 지나가기에 너무 아쉽지만, 이렇게 멋진 노을을 볼 수 있기에 노을을 볼 수 있는 이시간이 너무 귀하고 소중했다.

 

 

수영장에서 아주 짧게 논 후 노을을 보기 위해 탑동광장으로 나왔다. 코로나 때문에 광장이 패쇄되었기 때문에 광장은 위에서 봤을 때 보다 더 썰렁했다. 쳐놓은 선을 넘어서 저길 걷는다면 어떤 느낌일까? 아마 신고 들어가서 바로 잡혀가지 않을까라는 쓸데 없는 생각이 들었다. 광장은 언제나 사람으로 북적여야 광장의 느낌이 나는데, 이건 잔디밭을 만들고 출입금지 팻말을 꽂아 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저 바닷길을 따라서 걷는 재미가 쏠쏠한데 멀리서 바라만 보아야 했다.

 

해변을 따라서 난 길을 걸을 수 없기에 광장 옆에 있는 방파제 길을 따라 걸었다. 방파제로 가는 길에 횟집 앞을 지나가는데 너무 많은 가게들에서 호객행위를 해서 눈을 마주치기 싫어서 땅만 보면서 걸어갔다. 죄지은 것도 없는데 호객 행위를 하는 상인들을 보면 꼭 죄지은 것 처럼 시선을 피하기 위해 땅만 보면서 걷게 된다.

 

끊임없이 지나가는 비행기는 단지 보는 것 뿐이지만 기분이 좋았다.

 

저멀리 제주항이 보였다. 저곳을 통해서 제주도로 들어왔고, 내일은 저곳을 통해서 제주를 떠날 예정이였다.

 

 

시원한 바람은 바다에서 불어왔다. 습하기는 했지만 솔솔 불어오는 바람이 에어컨 바람보다 좋았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 제주도가 잘가라고 인사를 하는 것 같았다. 구름 한점없는 깨끗한 한라산을 볼 수 있었다. 제주도 어디가나 볼 수 있는 산이지만 어느곳에서 보느냐에 따라 모양이 조금씩 다르게 보였다. 제주시에서 보는 한라산의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것 같다. 부드럽게 양옆으로 뻗어가는 산에서 온화한 모습이 느껴졌다.

 

 

은근 이 방파제가 길었다. 파도가 치는 날은 무서워서 갈 엄두가 나지 않는 방파제이지만 오늘은 파도도 잔잔했다.

 

제주항에는 부산으로 가는 페리가 정박해 있었다. 부정기적으로 다닌다는 말은 들은 것 같다. 전에 무한도전팀도 저 배를 타고 제주도에 왔던 것이 생각이 난다. 무려 12시간이라는 긴 시간을 배에서 보내야 하는 페리였다. 12시간이면 미국도 가는 세상이니 빠르고 효율적인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비효율적인, 인기가 없는 교통수단일 수 있을 것 같다.

 

 

 

탑동광장을 걸으려 지는 해를 지는 노을을 보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방파제의 한쪽엔 조금씩 노을이 지기 시작했다.

 

구름이 살포시 껴있는 하늘은 주황빛으로 물들었다. 바다는 더 짙은 푸른색. 아니 검은색 같은 모습을 띠었다. 자연의 색은 말로 표현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어떤 색이라 정의하기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제주공항에서 비행기는 5분(?)에 한 대씩 이륙을 하는 것 같았다. 다 각기 다른 목적지로 향하는 비행기들이 시끄럽기 보다는 낭만적으로 보였다.

 

 

저 비행기에 타서 지금 이 바다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제주를 떠나는 아쉬움과 노을을 보며 감상에 젖어 있지 않을까? 저 비행기를 조종하는 조종사는 어떤 생각을 할까? 하늘에서 매일 저런 모습을 볼 수 있는 직업은 얼마나 매력이 있을까?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아쉬움을 비행기를 보면서 달랠 수 밖에 없었다.

 

 

 

갈매기들은 바람을 타고 이리저리 활공을 하며 우리 주변을 지나갔다. 아빠는 갈매기랑 같이 사진을 찍기 위해 손을 뻗으셨지만, 갈매기도 이득이 없는 일에는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는지, 아무리 손을 뻗어 보았지만 갈매기가 아빠 근처에 오지도 않았다. 줌렌즈를 가지고 왔으면 사진을 확대해서 갈매기가 근처에 있는 것 같이 사진을 찍어 보았겠지만, 35미리 단렌즈만을 가지고 나갔기 때문에 사진 찍는데 한계를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점점 저녁에 가까워지자 연안에 있던 배들은 조업을 위해 하나둘 바다로 향하고 있었다. 보기에는 파도가 없는 잔잔한 바다이지만 배가 앞으로 나아가자 배는 위아래로 출렁거려 보였다.

 

 

 

노을이 지기 시작하자 사람들이 방파제로 하나둘 오기 시작했다.

 

 

배들은 하나둘 항구에서 먼바다로 나아갔다. 저렇게 작은 배가 혼자서 저 먼바다로 나아가는 모습이 외로워 보이면서도 대단하게 보였다. 거대한 바다를 상대로 대결을 하러 가는 것 같았다.

 

서쪽하늘엔 구름이 껴있기에 전날처럼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없었지만, 제주여행에서 보는 마지막 노을이라 생각하니 하나하나 눈에 담고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아시아나가 머리 위로 지나갔다. 나도 타고 싶은데, 언젠가 타겠지?! 아시아나 항공의 색동꼬리는 땅에 있을 때도 아름답지만 하늘을 날고 있을 때의 비행기 꼬리는 더욱더 아름답게 보였다.

 

 

이제 해는 수평선에서 한뼘만큼 높이 위에 있었다. 매일매일 보는 노을이지만 매일매일 다르게 보이는 것 같다.

 

 

 

 

 

우리가 갔던 방파제 옆에 또 다른 방파제가 있었다.

 

 

방파제에서 사람들은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등대 위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등대로 올라가는데 바퀴벌레 같이 생긴 바다 생물들이 등대 위에 붙어 있었다.

 

 

 

이제 완연히 강한 여름 햇살이 사라지고 어둠이 서서히 찾아오고 있었다.

 

북적였던 광장은 코로나로 인해 조용했다. 내가 알던 광장이 아닌 것 같았다. 역시나 광장은 사람들로 북적여야 광장의 기능을 하는 것이 아닐까? 코로나 때문에 일상생활, 일상의 모든 것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우리가 의식하지 않고 했던 모든 것들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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