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rth-traveler/Indonesia

2023 Jan 1.13 발리 여행의 마지막 날(쿠타 비치, 에덴 호텔 쿠타 발리)

너어디까지가봤니! 2023. 5. 1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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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처음 나온 해외라 그런지 시간이 금방 지나가는 것 같았다. 자카르타에서 4일, 쿠타에서 5일, 우붓에서 5일을 보낸 후 다시 쿠타로 돌아왔다.

 

미리 클룩을 통해 우붓에서 쿠타 호텔까지 픽업 서비스를 신청해 두었다. 사전에 예약을 해두니 이동하는데 부담이 없는 점이 좋았다. 우붓에서 쿠타까지는 대략 한 시간이 걸린 것 같았다. 우붓에서 체크아웃을 12시에 했다. 그리고 우붓에서 쿠타까지 한 시간 정도 걸렸다. 쿠타에 도착하니 호텔 체크인 시간과 약간 맞물려서 조금 빨리 체크인을 진행할 수 있었다.

쿠타에서의 숙소는 에덴 호텔 쿠타 발리로, 이곳도 2020년 코로나가 터지기 전 마지막으로 묵었던 숙소였다. 저렴한 가격에 디스커버리 몰에서 가깝기에 이번 발리 여행의 마지막 숙소로 정했다. 코로나 이전 보다 확실히 숙박비가 전반적으로 많이 저렴해진 것 같았다. 대신 비행기 가격이 전정부지로 오르긴 했지만 말이다.

 

하루만 지낼 예정이기에 가장 저렴한 룸 타입으로 예약을 했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이곳 숙소와 자카르타의 숙소가 가장 햇빛이 잘 들고 밝았던 방인 것 같다. 풀 액세스 룸이 수영장을 이용하기 좋기는 한데 하루 종일 창문을 열수 없어서 어두컴컴한 방에서 지내야 했었다. 다음에 동남아에 온다면 절대로 풀 액세스 룸으로는 예약을 하지 않을 것 같다.

 

저렴한 숙소지만 기본적인 어미니티는 제공되었다.

 

약간 화장실에서 물 냄새가 나기는 했지만 그래도 깔끔했다.

 

우붓에서 너무 좋은 숙소에 있다 와서 그런지 숙소가 비교가 되었지만 그래도 5만 원이 조금 넘는 가격으로 조식까지 포함해서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꼭대기 층으로 배정을 받았다. 숙소가 'ㅁ'자 모양이라 다른 방이 서로 보이는 구조라 이곳에서도 커튼을 치고 있어야 했지만 풀 액세스 룸처럼 암막 커튼까지 칠 필요가 없어서 좋았다.

 
 
 
 
 동남아는 더워서 그런지 단지 택시 타고 이동만 했는데 체력이 방전된 것 같았다. 숙소에서 쉰 후 마지막으로 쿠타 해변을 보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밖으로 나오니 해변의 습하고 더운 공기가 느껴졌다.
 
 
 

방문을 여는 순간 폐 속으로 들어오는 더운 공기가 벅차게 느껴졌다.

 
 
 

많은 발리의 호텔들이 코로나 기간 동안 시설 관리가 잘 된 것 같지 않은 것 같다. 예전에 비해 손님 응대며 시설이 많이 낙후된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제 점점 정상화가 되어가니 예전의 명성을 다시 찾지 않을까.

 

우붓과는 다른 활기 참이 느껴졌다.

 
 
 디스커버리 몰로 갔다. 많은 매장들이 문을 닫아서 쓸쓸한 느낌이 났다.
 
 
 

디스커버리 몰 뒤, 바닷가에 있는 카페에 가려고 하니 웨이팅을 해야 한다고 해서 그냥 나왔다. 

 

 

디스커버리 몰 뒤쪽 계단에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디스커버리 몰 넘어인 진짜 쿠타 해변으로 걸어갔다. 애스턴 쿠타에서 쿠타 해변까지 걸어가기에는 조금 멀어서 항상 디스커버리 몰까지만 걸어왔다 되돌아갔는데, 이번에는 서핑의 성지인 쿠타 해변까지 걸어가 보았다. 

 

해안 산책로가 되어 있어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되었다.

 

파도가 치는 해변에서는 서퍼들이 서핑을 즐기고 있었다.

 

쿠타 해변으로 걸어가는데 바다 쓰레기와 잡상인들 등 지나가는 내내 얼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또한 해변 곳곳에서 공사가 진행되어 공사장을 지나기도 했다. 특히 호객행위 때문에 내 스트레스 수치는 극에 달했다. 결국에는 아빠한테 신경질을 내버렸다.

 
 

그래서 쿠타 해변에서 나와 눈에 보이는 카페로 들어갔다. 시원하고 조용한 곳에 오니 그래도 조금 마음이 편해졌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갑자기 마음이 답답해지더니 호객행위 하는 사람들도 짜증 나고 주변에서 공사하는 모습도 신경 쓰이고 모든 게 힘들게 느껴졌다.

 
 

달달한 케이크에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마음을 가다듬으니 조금은 안정되었다.

 
 

스타벅스 앞에 웃긴 조형물이 서있기에 함께 사진을 찍었다. 나도 서핑 한 번 배워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까 짜증 냈던 길을 다시 걸어서 갔다.

 

처음에 걸어올 때 보다 그래도 마음은 편했다. 전에 왔던 쿠타 해변과는 너무 다른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너무 많은 쓰레기와 호객행위, 우리 같이 뚜벅이 여행자가 한가롭게 앉아서 바다를 구경할 수 없었다. 서퍼의 천국, 서핑이 성지인 이곳이 이렇게까지 망가졌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나 혼자 너무 아름다운 상상을 했던 것이 아닐까. 상상과 현실의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에 나 혼자 힘들었던 것이 아닐까.

 

길을 걷다 사람들이 나무를 쳐다보고 있기에 우리의 시선도 덩달아 나무에 꽂혔다.

 

나무 위에 다람쥐가 사람과 밀당을 하고 있었다. 나무껍질 색과 비슷해서 처음에는 눈에 띄지 않았다. 중년의 아저씨들도 다람쥐를 보니 동심의 세계로 빠져드시는 것 같았다.

 

해변이 가파르고 파도가 세게 치기 때문에 멍 때리며 바다를 보기는 어려워 보였다. 특히 파라솔에 앉으려면 음료수라도 사 먹어야 했다. 해변이 너무 정리가 안되고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떼를 지어 돌아다니는 들개 때문에 걸어가다 갑자기 몸이 굳어졌다. 마지막 날인데 뭔가 잘 풀리는 것이 없는 것이 느껴졌다.

 
 

점포가 없는 쪽 모래사장으로 내려왔으나 모래가 쓰레기와 뒤섞여서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좁은 해변에 너무 많은 상점이 있기에 해변이 답답해 보였다. 뭔가 좀 정리가 되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해변을 따라 걷는 길이 있어서 모래 위를 걷지 않아도 되어서 좋았다. 아직 길가 옆에 상점들이 문을 다 열지 않아서 한산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서핑보드를 들고 가는 사람이 눈길을 끌었다.

 

서핑보드가 신기해서 보드 옆에서 사진을 찍었다. 서핑을 좋아한다면 쿠타 해변은 천국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우리 같이 그냥 눈으로 즐기는 사람에게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해변이었다. 우붓에서의 추억이 너무 강해서 이곳이 모습이 더 힘들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우기라 그런지 하루 종일 하늘에 짙은 구름이 끼어 있었다. 붉게 지는 노을을 보고 싶었는데 오늘은 볼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해변에서 축구를 하는 사람들을 보니 영화 탑건이 생각났다. 탑건과는 분위기가 다르긴 하지만 순간 영화의 한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서핑보드를 들고 축구하는 사람들 사이를 유유히 지나가는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물이 빠진 바다에는 거친 파도가 계속 밀려 들어왔다.

 

저녁시간이 되니 디스커버리 몰에는 사람이 많아졌다. 계단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더운 날씨에 농구를 하는 젊은 사람들 등 이곳은 젊음의 열기로 활기를 띠었다.

 
 

바닥에 앉아 해가 지기를 기다렸다. 바닥이 찜질방 마냥 따뜻했다. 등에서는 땀이 주르륵 흐르지만 엉덩이는 따뜻한 게 기분이 좋았다.

 

발리에서의 마지막 날이라 붉게 지는 해를 보고 싶었다. 마음속에 발리의 노을을 담아 가고 싶었는데 우기라 맑은 날보다 흐린 날이 더 많다 보니 노을을 보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도 다행히 아주 조금 주황색으로 물든 하늘을 조금 볼 수 있는 것만으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노을을 못 볼 것 같아 디스커버리 몰 안에 있는 KFC에서 치킨을 사기 위해 쇼핑몰 안으로 들어갔다. 방금 전 그렇게 사람이 많던 카페는 문을 닫아서 사람이 없었다. 쓸쓸하게 피카츄 복장을 한 사람은 사람의 발길이 많지 않은 쇼핑몰 앞에서 서 있었다.

 

빨리 치킨을 사러 가야 하는데 아쉬운 마음에 쇼핑몰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바다만 쳐다보았다.

 
 

발리 여행의 마지막 날 저녁은 켄터키 할아버지 치킨으로. 세계적인 체인점이지만 각 나라마다 맛이 조금씩 다른 것 같다. 인도네시아의 치킨 맛은 어떨까. 가끔 여행을 하다 보면 기름진 음식이 확 당길 때가 있다. 특히 한국식 치킨이. 그래도 한국식 치킨과 가장 비슷한 음식이 켄터키 할아버지의 치킨이 아닐까. 한 팩을 샀다. 봉지나 이런 것을 주지 않았다. 그냥 치킨이 든 컵만 덩그러니 받았다.

 

치킨을 들고 숙소로 갔다. 가방에서 치킨 냄새가 솔솔 났다. 빨리 가서 먹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속소에 도착해서 방으로 들어가기 전 호텔 구경을 했다. 이곳에는 두 군데의 수영장이 있었다.

 
 

우리 방 쪽 수영장은 공사 중이었다. 코로나 이전에는 사람들로 북적였던 수영장은 한산했다.

 
 

숙소 곳곳에서 작은 보수 공사가 있었다. 코로나를 끝내고 손님을 받기 위해 호텔 이곳저곳을 정비하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아침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갔다. 오픈 레스토랑이라 아침부터 더웠다.

 
 
 
 

뷔페식이라 먹고 싶은 음식을 골라 먹으면 되었다. 아침 시간이지만 벌써부터 바람이 뜨거웠다.

 

이것저것 가져다 먹고 싶은데 어젯밤에 오랜만에 치킨을 너무 많이 먹고 잤더니 아침밥이 크게 당기지 않았다.

테라스 쪽에서 먹을까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음식을 한번 가지러 나가려면 동선이 너무 길어져 귀찮을 것 같았다.

 

밥을 먹는데 전선 위로 다람쥐가 지나갔다.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아쉽기도 그립기도 할 것 같았다.

숙소에서 공항까지는 10 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10분이 안되는 시간 동안 기사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기사분은 자카르타에서 대학을 나왔다고 했다. 자신이 느끼기에 자카르타는 살짝 무서운 도시라고 했다. 안전하기는 발리가 더 좋다며 우리에게 남은 여행을 잘하라는 인사를 남기고 우리 짐을 내려주고 쿨하게 공항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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