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rth-traveler/Indonesia

2023 Jan 1.11 발리 바투르 화산 일출 투어 2

너어디까지가봤니! 2023. 4. 2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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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투르 화산에서 일출은 못 보았지만 산구름이 자욱하게 칼데라 호수 위에 깔리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일출 포인트를 벗어나 다음으로 향한 곳은 1960년 분출 때 만들어졌다는 블랙 라바 지역으로 갔다. 지프의 승차감은 좋지 않았으나 바람을 맞으며 굉음과 함께 달리는 맛이 좋았다. 사람들이 이 맛에 지프를 타나 싶었다.

 

구름이 잔뜩 끼어서 일출을 못 봐서 아쉽지만 또 다른 볼 거리를 위해 바투르에서 멀어져 갔다.

 

한적한 길을 달렸다. 뒷자리에 앉아 있는데 가이드가 서서 주변을 구경해 보라고 했다.

 
 

뒷자리에 서서 앞을 바라보니 스릴 있으면서도 무서웠다. 바람 소리가 휘리릭 귓가를 돌아 지나갔다. 바로 옆 사람과의 대화도 안될 만큼 바람 소리가 컸다.

 

지프는 속도를 내기 위해 더 큰 굉음을 내며 고요한 마을의 정적을 깨며 달려갔다.

 

한참을 달려온 것 같은데 이곳도 바투르 화산으로 지도에서 보니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블랙 라바가 위치해 있었다.

 

주변이 온통 검기만 하다.

 
 

바투르 화산을 배경으로 포토 타임이 시작되었다. 난 이번에는 어색해서 아빠만 사진을 찍으셨다.

 

뒤로 보이는 산이 해발 2000미터 정도 되는 산인데 가까이서 보니 높아 보이지는 않았다.

 

일출 포인트에서 보았던 팀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생각 외로 이곳을 찾는 팀이 많지 않아 보였다.

 

가이드는 가이드대로 사진을 찍고 나는 나대로 사진을 찍었다.

 
 
 

가이드가 돌을 주섬주섬 쌓기에 뭐하나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보니 조형물을 이용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주변이 온통 검은색이었다. 생명이 살 것 같지 않아 보이는 이곳에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척박한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식물들이 있었다. 검은색의 돌은 파란 식물들과 극과 극의 대조를 이루는 것 같았다.

 
 
 

포토 타임이 꽤 길었다. 일출 사진은 딱 해가 떠오르는 순간과 그 주변으로 사진을 찍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정해진 반면 이곳의 시간은 무한한 것 같이 느껴졌다.

 

아빠 옆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그래도 이곳에 왔다는 사진은 남겨야 될 것 같아서 아빠 사진을 찍는 틈에 서서 같이 사진을 찍었다.

 

생명을 삼켜버린 이곳을 둘러보고 있으면 그저 고요하기만 하다. 지프에서 나오는 차의 엔진 소리만이 이곳의 고요함을 깼다.

 

자연의 힘 앞에서 사람의 힘이란 한없이 초라하게 보였다.

 
 
 

누군가 만들어 놓은 조형물에 살짝 숟가락을 하나 얹어 보았다.

 
 
 

몽글몽글한 돌들이 부드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너무 거칠었다. 잘못해서 넘어지면 피부가 칼에 베인 것 같이 찢어지는 것이 아닐까라는 걱정이 들었다.

 
 

아빠의 흰 운동화 바닥이 조금 검게 물들어 버렸다.

 
 

실제로 끓고 있는 용암이 아니기 때문에 다이내믹한 느낌은 없지만 일상에서 볼 수 없는 풍경이기에 홀린 듯 이곳을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찍어봐야 다 똑같은 풍경이고 비슷한데 나는 똑같은 풍경을 찍고 또 찍었다.

 

투어를 시작한 지 몇 시간이나 흘렀을까. 새벽 3시 무렵부터 시작한 투어였기에 피로감이 조금씩 몰려왔다. 하루가 길게 느껴졌다.

 
 
 
 

제주도에서 보았던 현무암은 덩어리진 모습으로 컸던 것 같은데 이곳의 돌들은 조약돌같이 작았다.

 

아빠는 누웠을 때 느낌이 궁금하셨는지 약간 경사진 돌무더기 위에 누우셨다. 일어나시면서 따갑다고 빨리 손을 잡아달라고 하셨다.

 

또 다른 용암이 뿜어져 나온다면 또 위를 덮고 살아 있는 생명을 덮칠 것이라 생각하니 아찔한 생각이 들었다.

 
 

구름 사이로 햇빛이 보였다. 머리 위로 떠있는 해를 보며 원망을 했다.

 
 

넘어질까 걱정을 하면서 아빠는 높이 점프를 하셨다.

 

사진을 찍다 보니 주변에 사람들이 조금 더 많아진 것 같았다.

 
 

차량이 많아지니 이곳이 조금 활기를 띠는 것 같았다.

 

우리도 이제 이곳을 떠나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줄줄이 이곳을 떠나가는 지프들이 보였다. 주변을 둘러보면 그저 숙연한 마음밖에 들지 않았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 그저 눈으로 즐기고 온몸으로 감동하면 되는 곳이었다.

 

관광객들은 신나서 사진을 찍고 있지만 가이드들에게는 매일 오는 곳이니 얼마나 지루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우리야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 있지만 가이드에게는 일상이니까.

 
 
 

거칠거칠한 돌을 들어 보았다. 뭔가 지금 용암이 흘러서 굳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산이 살아있다는 느낌이 이런 것일까. 저 분화구를 통해 또 언제 땅속 깊은 곳에 있는 물질들을 뿜어낼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순간 움찔했다. 다시 차에 올라 칼데라 호수 근처에 있는 흰두 사원으로 향했다. 흰두 사원은 코스에 포함된 것이 아니었다. 아빠가 호수 근처에서 사진 한 장 찍고 베이스캠프로 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하니 가이드가 좋은 장소가 있다며 우리를 호수 옆 흰두 사원으로 데리고 갔다.

 
 

흰두 사원 주차장에 내려 걸어가는데 거위(?) 떼가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입장료가 따로 있는 곳이 아니기에 가이드가 도네이션 통에 돈을 넣었다. 그리고 사원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사롱을 걸쳐야 했다.

 

천국의 문 같은 느낌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곳은 이곳만의 느낌이 있으니까.

 
 
 

며 칠전 갔다 온 천국의 문의 여파가 이곳 문을 지날 때 나타났다. 괜히 이런 문에만 서게 되면 포즈가 자동으로 나왔다.

 

사원 안으로 들어오니 입이 닫히지가 않았다. 예상 못 한 풍경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뒤로 보이는 산구름이며 사원의 탑, 그리고 물에 비치는 주변의 풍경까지. 우와, 좋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산의 구름이 움직이는 속도가 꽤 빠르기에 구름이 어떤 모양을 만드냐에 따라 배경이 바뀌었다.

 
 

인물을 넣어서 찍어보고 인물 없이 풍경만 찍어 보았다.

 
 
 

우리는 단지 칼데라 호수 옆에서 사진 한 장 찍고 가고 싶었는데, 가이드가 너무 좋은 곳으로 우리를 데리고 왔다.

 
 

물 위에 떠 있는 사원의 탑은 다리로 연결되어 있었다. 다리에 서서 사진을 찍었다.

 

예상치 못한 풍경이 주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바투르 화산에서의 못 본 일출에 대한 아쉬움을 이곳에서 날려벌릴 수 있었다.

 
 
 

아빠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몸은 천근만근 피곤한데 눈만은 말똥말똥했다.

 
 
 

이 사원의 볼거리는 물 위에 떠있는 탑이 다이기에 오랫동안 머무르지는 않았다. 잠시 짧게 지나면서 느낌 정도 느끼면 좋지 않을까.

 

짧은 시간이었지만 강렬한 인상으로 이곳이 마음속에 깊게 남았다.

 

 

지프를 타고 다시 베이스캠프로 돌아왔다. 이제 다시 차를 갈아타고 우붓으로 돌아가야 했다. 대략 아침 8시가 못된 것 같았다. 너무 새벽부터 돌아다녀서 정오를 지난 것 같이 느껴졌지만 이제 겨우 8시 정도였다.

 

왔던 길로 다시 되돌아갔다. 바투르 화산은 화산 속의 화산으로 외벽을 넘는 길에서 바투르 화산의 웅장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차에서 이렇게 눈으로만 보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픽업 기사가 눈치를 채고 차를 갓길에 세워주었다.

 
 

화산 속의 화산. 엄청나게 큰 칼데라 안에 우뚝 솟은 바투르 화산.

 

새벽부터 우리가 있었던 곳이 어딘가를 생각해 보았다. 안에 있으니 산의 전체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산을 보기 위해 산을 벗어나니 드디어 산이 보였다.

 
 

화산 분화구의 뾰족한 모습과 칼데라의 거대함에 또 한 번 놀랬다.

 

픽업 기사가 사진을 찍어 주겠다며 핸드폰을 달라고 했다.

 

아빠는 픽업 기사와 함께 또 한 번 사진을 찍으셨다.

 
 

다음에 온다면 지프 투어 말고 트래킹 투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방금 전 다녀온 블랙 라바를 아주 먼 거리이지만 확연히 볼 수 있었다.

 

아쉽지만 숙소로 가기 위해 다시 차에 몸을 실어야 했다.

투어가 너무 새벽부터 시작하기에 처음에는 투덜거리고 가기 귀찮아서 망설였지만 투어 신청을 하기 잘한 것 같았다. 비록 일출은 못 보았지만 더 아름답고 경이로운 것을 접하고 가기에 돌아가는 길이 뿌듯했다.

https://youtu.be/Z0EYCaFO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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