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rth-traveler/Indonesia

2023 Jan 1.10 발리 바투르 화산 일출 투어1

너어디까지가봤니! 2023. 4. 1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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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붓에서도 딱 투어 하나만 신청해 두었다. 바로 바투르 화산에서 감상하는 일출 투어였다. 이 투어의 시작도 새벽 3시 무렵으로 일출 투어이기 때문에 투어 시작 시간이 일렀다. 전날 또 잠을 설치고 투어에 나섰다.

 

픽업 기사가 우리가 있는 아티스트 빌리지의 장소를 몰라 픽업이 몇 분 늦어졌다. 새벽 산길을 달려 집 투어 회사에 도착했다. 어두컴컴한 산길을 달려 집합장소에 모였을 땐 아직 여명조차 없는 깜깜한 밤이었다. 뒤로 보이는 산이 바투르 화산으로 일출을 보기 위해선 트레킹과 짚 투어 두 가지가 있는데 장시간은 트레킹은 아빠한테 무리일 것 같기에 짚 투어로 신청했다.

 
 

여기서 짚 투어 운전기사를 만났다. 우린 노란 차를 타고 싶었는데 흰 지프차로 배정을 받았다.

 

투어에 앞서 화장실을 갔는데 강아지들마저 잠에 빠져 있는 시간이었다.

 
 

울퉁불퉁 엉덩이가 남아나지 않는 것 같은 길을 따라 올라갔다. 어둠 속을 달린 짚은 산 중턱 일출 포인트에 자리를 잡았다. 산꼭대기가 아닌 바투르 화산의 중간 지역에 일출 캠프가 있었다. 호수 주변 도시의 야경 불빛을 받은 구름은 바투르 화산의 칼데라 호수에 낮게 깔려 있었다.

 

다른 팀들에 비해 캠프 외곽 낮은 곳에 차를 세웠다. 너무 위치가 낮은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되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이건 기우였다.

 
 

해가 뜨는 것을 보기 위한 짚들이 계속해서 비포장도로를 달려 올라오고 있었다.

 
 
 

언제쯤 해가 뜰까? 뜨는 해를 볼 수 있긴 할까?

 
 

기다리는 시간이 심심하긴 하지만 어떤 풍경을 볼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차에 내려 바닥 흙을 보니 검은 모래였다. 화산이 맞긴 맞나 보다. 최근까지 활동했던 화산으로 인도네시아의 대부분이 환태평양 조산대의 불의 고리에 속한다. 죽은 화산이 살아 있는 화산들의 천국인 셈이다. 일출을 본 후 용암이 흘렀던 블랙 라바를 갈 예정이었다. 이곳 또한 처음 화산 폭발이 진행된 후 칼데라가 형성되었다. 또다시 폭발이 일어나 화산 속의 화산인 셈이었다.

 

이제 조금씩 하늘에 빛이 비춰지는 것 같았다.

 
 

이 순간을 즐겨라. 이 또한 값진 시간이 아닐까.

 
 

픽업 가이드가 이곳이 춥기 때문에 긴팔을 입고 오라고 해서 긴 옷을 입고 왔는데 딱 우리나라 가을 날씨였다. 한국은 영하 15도를 왔다 갔다 하는데 이곳은 영상 20도 내외였다. 추운 한국에서 왔기에 이 온도가 춥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그래도 대기하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바람막이 하나 정도는 챙겨가면 좋을 것 같다.

 
 
 

산속은 아직 어둠이 드리워져 있지만 하늘문이 열리듯 하늘부터 어슴푸레 밝아지고 있었다.

 
 
 

좋은 자리를 맡기 위해 다른 팀보다 조금 일찍 왔기에 기다림의 시간이 길었다.

 
 
 

남는 시간마저 아쉽기에 카메라를 이용해 사진을 찍었다. 최대 조리개값을 1.4로 해야 했다.

 

능선에는 줄줄이 일어선 불빛을 볼 수 있었다. 트레킹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트레킹이 힘들진 않는데 밤새 걸어서 산을 오르기엔 체력적으로 무리 같았다. 그래도 짚 투어랑 다른 멋진 풍경을 분화구 근처에서 볼 수 있기에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해가 뜨기 전까지는 자유 시간이었다. 가이드도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주변을 둘러보고 싶어도 너무 어둡기에 다칠 수 있을 것 같아서 차도 주변에서만 시간을 보냈다. 다른 팀들도 차에서 또는 차도 주변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았다.

 
 
 
 
 

일출시간 40분 전쯤부터 주변 풍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침을 먹고 왔지만 간단한 라면 한 컵만 먹었더니 배가 고파왔다.

 
 

우리 가이드가 커피와 샌드위치를 가지고 왔다. 딱 배고플 때를 맞춰서 가져온 가이드의 센스가 느껴졌다.

 

커피에 간단한 음식을 먹으니 좀 살 것 같았다.

 

차를 마시는 모습도 하나의 작품이 되는 풍경이었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졸음을 쫓아냈다.

 
 
 

하늘에 잔뜩 낀 구름을 보니 과연 일출을 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아름다운 일출을 못 볼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어둠은 한순간에 사라지더니 밤하늘이 밝아졌다. 한순간에 자연의 마법이 일어났다.

 

날이 밝아지니 가이드가 다시 왔다. 이제부터 가이드의 포토 타임이 시작되었다.

 
 

먼저 아빠와 나, 둘 사진을 같이 찍었다,

 

미처 포즈를 생각하지 못해서 즉석에서 포즈를 취했다.

 
 

가이드는 역시 베테랑답게 사진을 찍어 나갔다. 나중에 각각의 사진을 확인하는데 우리가 눈으로 본 풍경보다 사진으로 본 풍경이 이상하리 만큼 더 멋졌다.

 

특히 처음에는 우리 자리가 제일 낮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멋진 풍경을 못 보는 게 아닐까 걱정이 되었는데 오히려 제일 낮은 곳에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다른 팀의 모습이 사진에 나오지 않아서 좋았다.

 
 

딱 우리만 이곳에 있는 것 같이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동이 텄지만 오늘 일출은 볼 수 없었다. 그러나 낮게 호수 위로 깔린 산 구름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지프 위에 올라 사진을 찍고 또 차에 걸 터 앉아서 사진을 찍었다. 흰색 차라서 사진이 잘 나올까 걱정이 되었는데 아빠가 핑크색 옷을 입고 오셔서 차와 더 잘 어울렸다.

 

갖가지 포즈를 요구해서 즉석에서 포즈를 취해야 했다. 가끔은 가이드가 어떤 포즈를 취하라고 말해주기도 했다.

 

둘만의 사진을 찍은 후 개별 포토 타임 시간을 가졌다.

 

아빠는 오랜 여행자의 관록을 보여 주었다. 난 어떤 포즈를 취해도 어색한데 아빠는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하셨다.

 

뒤로 보이는 산구름은 살아있는 용처럼 꿈틀거리며 움직이는 것 같이 보였다.

 
 
 

일출을 못 봐서 아쉬웠는데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어떻게 저런 포즈를 자연스럽게 취할 수 있는 것인지.

 

가이드는 위치를 변경하며, 또는 스마트폰 카메라의 설정을 변경하며 사진을 찍었다.

 
 

사진 수십 장, 아니 수백 장은 찍은 것 같다.

 

비슷해 보이는 사진이지만 그 순간이 담긴 각각의 사진이기에 블로그에 올릴 때 망설여졌다.

 
 
 
 

우기의 발리라 날씨가 너무 복불복이 강했다. 그래도 다행히 비가 오지 않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무심한 듯 시크한 짚 투어 가이드였지만 우리가 필요한 순간, 우리가 무엇인가 필요한 것을 알아채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투어 전 가이드에게 먼저 한화로 만원 정도의 팁을 주었다.

 
 
 
 

이국적인 풍경에 반해 진짜 많은 사진을 찍었다. 나는 나대로 가이드는 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전체 풍경을 담는 것도 좋고 인물의 일부분만 사진을 찍어도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인물사진 모드로 아웃포커싱을 이용한 사진은 인물과 풍경을 조화롭게 찍을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사진을 찍으며 처음 알게 되었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을 때 기본적인 사진 모드를 사용해서 사진을 찍는 편이었다. 항상 인물사진 모드는 뭔가 아쉬움을 느끼게 해서 잘 안 사용했다. 이제부터는 상황에 따라 조금씩 인물모드를 사용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내 포토타임이 시작되었다. 내가 차 위에 올라가니 차가 휘청이는 것 같다.

 

어색한 포즈가 계속되었다. 내 사진을 보니 곰 한 마리가 차에 올라 재주를 부리는 것 같아 보였다. 나는 사진을 역시 찍어 주는 게 좋지 내가 찍히는 상대가 되는 것은 언제나 어색하고 싫었다.

 
 
 

그래도 아쉬움이 안 남도록 열심히 포즈를 취해보았다.

 
 

가이드와 함께 사진도 찍었다. 나보다 한참 어린 가이드지만 열심히 일하는 모습에 나 자신에 대해 반성해 보았다.

 
 

우리 가이드는 다른 팀의 부탁을 받고 사진을 찍어 주러 갔다. 다른 팀은 어떻게 사진을 찍나 구경을 했다.

 

해는 벌써 하늘 어딘가에 떠 있었지만 날은 우중충했다.

 
 

가이드가 인기가 많은지 이 팀 버팀 사진을 찍어주고 있어서 여유시간이 생겼다.

 

하늘의 구름은 할슈타트에서 보았던 산구름을 생각나게 했다. 화산 속의 화산에 있는 우리. 첫 번째 폭발이 얼마나 컸을까. 우린 지금 칼데라 안에 있는 화산에 있다. 다른 화산 폭발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화산. 자연의 경이로움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날이 밝아오니 우리 뒤로 수많은 팀들의 모습이 보였다. 새벽 시간 동안 수십 팀이 이곳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 모였던 것이다.

 
 
 

검은 흙이 어색하고 생소했다. 이곳에서도 식물이 자라며 생명을 이어가고 있었다.

 
 
 

우리 자리가 명당이긴 한가보다 다른 팀에서 우리 차로 와서 독사진을 찍고 갔다. 아빠는 여성분들의 포즈가 인상 깊었는지 따라서 사진을 찍으셨다. 비록 일출은 못 보았지만 살아 있는 화산에 와봤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투어였다. 이제는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몇 십 년 전 실제로 흘렀던 용암대지로 갔다.

https://youtu.be/Z0EYCaFO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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