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omodation

2022 Jan 제주 감성 숙소, 우연한동

너어디까지가봤니! 2022. 4. 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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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가는 제주라 숙소에 신경이 쓰였다. 휴식도 하면서 뭔가 특별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숙소로 정하고 싶었다. 제주 시내나 서귀포로 숙소를 잡으면 가격도 저렴하고 편하지만 제주의 느낌이 덜한 것 같기에 이번에는 제주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숙소로 예약했다. 나는 주로 호텔을 이용하는 편이다. 성격이 눈치를 너무 많이 보는 편이라 호텔은 그래도 눈치를 덜 보게 되는데 개인이 운영하는 숙소인 경우 시설을 사용할 때 나도 모르게 눈치를 본다. 그런데 이번에는 큰마음을 먹고 개인이 운영하는 숙소로 정했다.

 
 

제주 시내에서 우연한동까지는 4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퇴근시간에 걸려서 제주 시내에서 조금 차가 막힌 것 빼고는 차 막힘없이 숙소까지 도착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숙소는 두 개의 객실이 있는데 주차장은 하나여서 먼저 오는 사람이 숙소 앞 주차장에 주차를 할 수 있었다. 숙소 근처에 또 다른 주차장이 있기는 하지만 짐을 싣고 내리려면 바로 앞이 편하기에 주차장이 없을까 걱정을 하며 숙소로 왔다. 다행히 우리가 다른 객실의 사람보다 먼저 와서 주차를 할 수 있었다. 캐스퍼가 경차이다 보니 주차장이 남았다.

 
 

우연한동은 총 2개의 객실이 있는데 우리는 아빠와 나 두 명이기에 작은 객실로 예약을 했다. 잔디밭을 지나면 현관이 나왔다. 주인분께서 사전에 문자로 비밀번호를 알려 주셨다. 코로나 때문에 비대면으로 하는 것이 나같이 소심한 사람에게는 너무 편한 것 같다. 궁금하거나 필요한 것은 주인분께 문자를 하거나 전화를 해서 물어보면 되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주방이 나오고 뒤로 침실이 있었다. 방은 2명이 사용하기 딱 적당한 크기였다.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마음에 딱 드는 사이즈였다.

 

주방은 꽤 넓은 편이라 마음에 들었다.

 

특히 창문 넘어 보이는 풍경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감성이 아닌 갬성을 자극하는 풍경이었다. 그리고 식탁 밑에는 그릇과 주방용품 등이 구비되어 있었다.

 

청소상태가 너무 좋아서 주인분의 성격을 대략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우리도 사용할 때 되도록이면 조심히 사용하려고 했다.

 
 

침실은 주방 바로 옆에 낮은 칸막이로 분리가 되어 있는데 침대에 누워있으면 뭔가 모르게 아늑한 것이 누우면 일어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단지 아쉬운 점은 침대 뒤에 있는 창문의 블라인드를 올리면 주르륵 다시 내려와서 침대에 앉아서 풍경을 즐길 수 없다는 점이었다. 아마 내가 블라인드의 사용방법을 몰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이 숙소는 어느 방을 가던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점인 것 같다. 화장실도 큼직한 게 사용하기 편했고 타월을 이틀분을 한꺼번에 주셔서 넉넉하게 사용했다. 타월도 뽀송뽀송한 게 느낌이 좋았다.

 

이런 냉장고를 하나 사고 싶었는데 가성비가 떨어지는 것 같아서 사지는 못했는데 이곳에서 이용해 볼 수 있었다. 냉장고 안에는 우유 2개, 물 2병, 버터와 잼이 있었다. 우리는 2박이기 때문에 2박에 맞춰서 물건을 준비해 둔 것 같았다. 어차피 이마트에서 장을 봐서 왔기 때문에 음식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캡슐형 커피와 머신이 있고 전자레인지까지 모든 게 구비되어 있었다.

 
 

우리도 태백에 이런 비슷한 집이 있어서 그런가 이곳에 비치된 물건들을 하나하나 자세히 보고 이곳의 싱크대는 어떻고 가스레인지는 어떤지 화장실은 우리와 뭐가 다른지. 다음에 리모델링을 하면 이런 방식도 좋을 것 같다 등 태백 집과 비교하며 집을 구경했다.

 
 
 

그리고 싱크대 밑에는 밥솥과 프라이팬, 냄비, 칼 등이 있었다.

 

그리고 이곳에서 지켜야 할 사항이 적힌 안내문을 읽어 보았다. 문제는 쓰레기통이 너무 작아서 조금만 넣어도 금방 차버렸다. 다음날 우연히 주인분을 만나서 쓰레기통이 작아서 쓰레기를 버릴 곳이 마땅하지 않다고 하니 큰 봉투를 주시면서 그냥 큰 봉투에 넣어서 신발 신는 곳에 놓으라고 했다. 만약 하루만 숙박하는 경우 쓰레기는 모아서 신발 신는 곳에 모아두면 다음날 청소를 하시는 것 같았다.

 

방에서 본 풍경도 마음에 들고 마을도 조용한 것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다음날 옆방에서 숙박한 분을 만났는데 하루밖에 지내지 못해서 아쉽다고 하셨다. 인기가 많은 숙소라 연박으로 숙소를 예약하는 것이 힘들다고 하시는 것을 보고는 우리는 2박이나 지내는데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멍이 쏭쏭난 돌담을 보며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저녁을 먹기 전 잠시 동네 구경을 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호텔에서 지낼 때와는 기분도 느낌도 사뭇 달랐다. 아주 잠시 동안이지만 현지인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돌담 너머로 보이는 집이며 돌담을 따라난 길들. 평소라면 그냥 넘겼을 풍경이지만 이틀 동안 지내야 할 동네가 되니 우리에게 특별한 풍경으로 다가왔다.

 
 
 

외지인이라는 티가 나지만 이렇게 동네를 걷고 있으니, 한 달쯤 이곳에 살아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스쳐갔다. 제주의 느낌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너무 좋았다. 이래서 감성 숙소, 감성 숙소라고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는구나를 알 것 같았다.

 
 

숙소에서 나와 바다 쪽으로 걸어가다 이쁜 숙소가 보이기에 잠시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았다. 인터넷으로 이 숙소를 찾아보니 우리가 지내는 우연한동보다 훨씬 비싼 숙소였다. 역시 감성 숙소는 감성을 충만하게 하지만 내 지갑은 빈곤하게 만드는 것 같다. 빈곤한 만큼 감성을 느끼는 것 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바다가 보이고 마당이 넓다는 점이 좋아 보였다.

 

우연한동에서 빨리 걸으면 2~3분 천천히 걸어오면 5분이 채 안 걸리는 곳에 바다가 있었다. 역시 제주는 바다인 것 같다. 제주에 왔는데 바다는 꼭 보고 가야 하지 않을까.

 

날이 좋았다면 푸른 바다를 볼 수 있었을 텐데, 날이 흐려 바다도 을씬년스럽게 보였다.

 
 

해가 나지 않으니 몸도 으슬으슬하게 춥게 느껴지고 바람이 계속 불었다.

 
 

친구에게 빌린 삼각대를 열심히 세운 후 사진을 찍었는데, 카메라를 설치하는 데 한참이 걸려서 아빠한테 구박을 받았다.

 

삼각대 설치는 귀찮았지만 한번 설치하니 여러 가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점이 좋았다.

 
 

특히 같이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점이 너무 좋았다. 대신 삼각대를 설치하는 것도 오래 걸리고 무거운 점 때문에 자주 들고 다니지는 않을 것 같다.

 

2월이라 어둠이 빨리 찾아왔다. 사진 몇 장을 찍었을 뿐인데 벌써 날이 어두워졌다. 그리고 바람은 더욱더 차가워졌다.

 
 

이렇게 제주에서의 첫날이 지나가고 있었다.

 
 

가로등에는 불이 들어왔다. 집집마다 불이 들어오니 마을은 더욱더 조용해졌다.

 
 
 

우리 숙소도 불이 들어왔다. 조명을 받은 건물은 더욱더 아름답게 보였다.

 
 

이마트에서 사 온 음식으로 저녁을 대신했다. 첫날이니 맥주도 한잔했다. 둘이 먹기에는 너무 많은 양인 것 같지만 음식을 버리면 벌을 받을 것 같아서 열심히 먹었다. 행복하게 먹었으니 오늘은 살이 찌지 않을 것 같다.

 
 

밤은 고요했다. 혼자 잠시 밖을 나갔는데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다.

 
 

첫날의 여독 때문인지 잠을 설쳤다. 그래도 개운한 게 좋았다. 자고 일어나서 보이는 풍경이 너무 좋기에 잠을 설쳤지만 상쾌했다. 아침은 간단하게 빵과 우유, 샐러드로 대신했다. 식빵 한 봉지는 숙소 측에서 제공하는 것이었다.

 

차를 타고 구경 가기 전 전날 걸어갔던 바다로 다시 걸어가 보았다.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는 아침. 공기도 시원한 게 몸도 마음도 가벼웠다.

 
 
 
 

전날 흐린 하늘은 어디로 갔는지 오늘은 눈이 시릴 정도로 하늘이 파랬다.

 

아침 마실을 다녀오시는 할머니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하시다, 돌담길을 따라 어디론가 가셨다.

 
 

도로 끝에 보이는 푸른 바다. 이게 마을에 숙소를 잡으면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닐까!

 
 
 

전날의 바다는 을씨년스러웠으나 오늘의 바다는 상큼했다. 이 맛에 제주로 오지! 거칠 것 없는 수평선을 보고 있으니 어제까지 일로 받았던 스트레스가 전부 날아가는 것 같았다.

 
 
 
 

일정 없이 그냥 바다를 따라 걷고 싶었다. 오늘의 일정이 있기에 짧게 아침 바다를 느껴야만 했다. 이 느낌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었다.

 
 

아침부터 마음이 들떴다. 여행으로는 정말 오랜만에 제주에 왔다. 그래서 그런지 그냥 이곳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설레었다.

 

매일매일 이렇게 지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또 매일 보면 약간 질리지 않을까? 여행이 좋은 것은 잠시 일상을 잊게 해주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잠깐이지만 이곳에서 지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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